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65>2012년 투자 포인트

  • 장경철 2002cta@naver.com
  • 등록 2012.02.01 11: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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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임진년, 용(龍)될 틈새 상품은?

2012년 임진년 설 연휴가 끝나면서 용(龍)될 부동산 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아파트나 토지 등 ‘시세차익형’ 투자상품보다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틈새상품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파트, 토지 등 시세차익형 인기 떨어질 전망
시장 장기침체 영향 소액 투자 대상 부상할 듯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점포형상가, 중·소형 빌딩 등 직접투자와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부동산펀드, 부동산부실채권(NPL) 등 간접투자 상품이 틈새 투자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시장의 장기간 침체 영향으로 아파트 거래를 통한 ‘시세차익’방식을 벗어나 소액으로 다양하게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대상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입지선정 상당히 중요
교통 요충지 선택해야

아파트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한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적지 않은 공급물량이 예정되어 있어 입지가 좋은 곳이 아니면 상당히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임대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입지선정이 상당히 중요한데 좋은 입지란 우선 교통여건이 우수한 곳을 꼽을 수 있다. 역세권은 대표적인 교통 요충지로 꼽히지만 수요가 뒷받침 돼 주지 못하는 ‘무늬만 역세권’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학가, 산업단지, 업무밀집지역, 대기업수요, 관공서 밀집지역 등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위한 좋은 입지로 평가 받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눈여겨 볼 수익형 부동산 유망 투자지역은 어딜까.
먼저 역의 본격적인 개통으로 서울 및 도심 접근성이 좋아지는 온수∼부평구청 7호선 연장선, 선릉∼왕십리 분당선 연장선 라인, 올해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광교·세종신도시 등 한동안 신규 공급이 없었던 지역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올해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선, 분당선 연장선, 의정부 경전철 등 수도권에서만 5개 노선 이상 전철이 개통 예정이다. 10월 개통 예정인 7호선 연장선(서울 온수역∼부평구청역 10.2㎞)은 부천 중·상동 신도시의 교통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며 환승 없이 서울 강남 지역을 오갈 수 있을 전망이다.
분당선 연장선도 개통된다. 서울 왕십리에서 강남을 거쳐 분당, 수원으로 이어지는 분당선 연장선은 죽전∼기흥 구간이 지난해 12월28일 개통됐는데, 올 9월 선릉∼왕십리 구간에 이어 연말 기흥∼방죽, 2013년 방죽∼수원이 개통될 예정이다.

경의선 복선전철 공덕∼디지털미디어시티(DMC) 구간은 연말 개통된다. 수원∼인천 복선전철 일부구간은 6월 개통되며, 시흥 오이도∼인천 송도지구가 연결된다.

광교신도시와 세종신도시도 관심지역이다. 광교신도시는 작년 7월 한양수자인 214가구가 입주를 시작으로 총 6349가구의 입주가 예상된다. 올해에는 도청사 부근 에듀타운, 삼성래미안 등 약 8000여 세대의 입주가 더해지면서 활기를 띌 전망이다. 작년 말 첫 집들이가 시작된 충남 연기군 세종시는 오는 2월 말까지 1단계 아파트 1582가구가 입주 예정에 있다.

다소 주춤하던 판교신도시 상가분양 시장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근 판교역 주변으로 알파돔 사업 재개 소식과 테크노밸리 입주자 증가로 판교역을 중심으로 분양대전이 예상된다.

주의점도 몇 가지 있다. 최근 공급이 늘어나면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대학가·역세권 등 기반시설 및 배후수요가 풍부한 일부 지역은 적정 수익률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임차인 구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주차시설이 미비하거나 지하철역과 떨어져 있을수록 공실 가능성이 높아 임대수익률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자산가는 여전히 빌딩
강남 거래 늘어날 듯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익형 부동산은 입지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는 만큼 투자하려는 상품이 임대수요를 집객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하며, 주변에 개발호재가 풍부해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한지도 살펴야 한다”며 “향후 1∼2년간은 다양한 수익형 부동산이 선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경쟁력을 갖추지 않았다면 투자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빌딩도 10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부동산투자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30억∼50억원 규모에서 최근에는 100억원 이상 건물도 투자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도권에 있는 중·소형 빌딩에 투자하려면 최소 30억원 이상은 있어야 하지만 자산가들의 수요가 많은데다 가격이 꾸준히 올라 매물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앞으로도 자산가들은 중·소형 빌딩에 대한 투자를 선호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빌딩전문 한 중개법인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가 중개한 소형 빌딩은 서울지역에서만 198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의 거래물량이 121건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해제 등을 담은 부동산활성화대책 발표에도 부동산시장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빌딩 투자에 대한 문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처럼 중·소형 빌딩이 선호되는 몇 가지 이유로는 최소 은행예금이자율 이상으로 임대수익이 보장되는 데다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이 침체될수록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중·소형 빌딩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형 강세
중·소형 빌딩, 리츠 등도 활짝

부동산간접투자시장도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리츠(부동산투자신탁)는 일반 국민이 적은 자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향유하는 투자구조를 갖췄다. 리츠의 투자대상은 오피스빌딩 외에 비즈니스호텔, 도시형 생활주택, 복합쇼핑몰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리츠 운용 규모도 70개에 달해 전년(52개) 대비 3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리츠에 투자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우선 리츠회사의 일반공모(발행 주식의 30% 이상)에 참여하는 방식이 있다. 이 리츠가 증시에 상장될 경우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사면된다.

실제로 지난해 골든나래·광희·케이알2호 등 6개 리츠는 유가증권 시장에도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리츠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지난 2010년 업계 평균 연 8.6%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연 5∼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리츠시장 활성화로 기업에는 재무구조 개선 등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부동산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저금리 등의 상황에서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펀드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설정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7조원 수준이었지만 꾸준히 증가해 2010년 말 11조원, 지난해 말에는 13조원을 돌파했다.

“펀드·부실채권에
투자 사례도 확산”

다만 현재 투자주체는 개인보다는 기관투자가들이 다수를 이룬다. 이밖에 은행이 보유했던 부동산 담보물건 가운데 부실이 심화된 부실채권(NPL)에 투자하는 사례도 확산되고 있다.

은행은 부동산NPL 가운데 일부를 자산관리회사(AMC) 등에 넘긴다. 이에 개인들이 부동산NPL에 투자하려면 AMC나 NPL 투자교육기관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AMC는 그동안 저축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으나 최근 자금조달이 끊기자 개인투자자들을 접촉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NPL 투자교육기관은 수강생들의 돈을 모아 소규모 NPL 입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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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