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65>2012년 투자 포인트

  • 장경철 2002cta@naver.com
  • 등록 2012.02.01 11: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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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임진년, 용(龍)될 틈새 상품은?

2012년 임진년 설 연휴가 끝나면서 용(龍)될 부동산 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아파트나 토지 등 ‘시세차익형’ 투자상품보다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틈새상품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파트, 토지 등 시세차익형 인기 떨어질 전망
시장 장기침체 영향 소액 투자 대상 부상할 듯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점포형상가, 중·소형 빌딩 등 직접투자와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부동산펀드, 부동산부실채권(NPL) 등 간접투자 상품이 틈새 투자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시장의 장기간 침체 영향으로 아파트 거래를 통한 ‘시세차익’방식을 벗어나 소액으로 다양하게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대상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입지선정 상당히 중요
교통 요충지 선택해야

아파트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한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적지 않은 공급물량이 예정되어 있어 입지가 좋은 곳이 아니면 상당히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임대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입지선정이 상당히 중요한데 좋은 입지란 우선 교통여건이 우수한 곳을 꼽을 수 있다. 역세권은 대표적인 교통 요충지로 꼽히지만 수요가 뒷받침 돼 주지 못하는 ‘무늬만 역세권’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학가, 산업단지, 업무밀집지역, 대기업수요, 관공서 밀집지역 등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위한 좋은 입지로 평가 받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눈여겨 볼 수익형 부동산 유망 투자지역은 어딜까.
먼저 역의 본격적인 개통으로 서울 및 도심 접근성이 좋아지는 온수∼부평구청 7호선 연장선, 선릉∼왕십리 분당선 연장선 라인, 올해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광교·세종신도시 등 한동안 신규 공급이 없었던 지역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올해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선, 분당선 연장선, 의정부 경전철 등 수도권에서만 5개 노선 이상 전철이 개통 예정이다. 10월 개통 예정인 7호선 연장선(서울 온수역∼부평구청역 10.2㎞)은 부천 중·상동 신도시의 교통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며 환승 없이 서울 강남 지역을 오갈 수 있을 전망이다.
분당선 연장선도 개통된다. 서울 왕십리에서 강남을 거쳐 분당, 수원으로 이어지는 분당선 연장선은 죽전∼기흥 구간이 지난해 12월28일 개통됐는데, 올 9월 선릉∼왕십리 구간에 이어 연말 기흥∼방죽, 2013년 방죽∼수원이 개통될 예정이다.

경의선 복선전철 공덕∼디지털미디어시티(DMC) 구간은 연말 개통된다. 수원∼인천 복선전철 일부구간은 6월 개통되며, 시흥 오이도∼인천 송도지구가 연결된다.

광교신도시와 세종신도시도 관심지역이다. 광교신도시는 작년 7월 한양수자인 214가구가 입주를 시작으로 총 6349가구의 입주가 예상된다. 올해에는 도청사 부근 에듀타운, 삼성래미안 등 약 8000여 세대의 입주가 더해지면서 활기를 띌 전망이다. 작년 말 첫 집들이가 시작된 충남 연기군 세종시는 오는 2월 말까지 1단계 아파트 1582가구가 입주 예정에 있다.

다소 주춤하던 판교신도시 상가분양 시장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근 판교역 주변으로 알파돔 사업 재개 소식과 테크노밸리 입주자 증가로 판교역을 중심으로 분양대전이 예상된다.

주의점도 몇 가지 있다. 최근 공급이 늘어나면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대학가·역세권 등 기반시설 및 배후수요가 풍부한 일부 지역은 적정 수익률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임차인 구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주차시설이 미비하거나 지하철역과 떨어져 있을수록 공실 가능성이 높아 임대수익률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자산가는 여전히 빌딩
강남 거래 늘어날 듯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익형 부동산은 입지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는 만큼 투자하려는 상품이 임대수요를 집객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하며, 주변에 개발호재가 풍부해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한지도 살펴야 한다”며 “향후 1∼2년간은 다양한 수익형 부동산이 선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경쟁력을 갖추지 않았다면 투자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빌딩도 10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부동산투자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30억∼50억원 규모에서 최근에는 100억원 이상 건물도 투자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도권에 있는 중·소형 빌딩에 투자하려면 최소 30억원 이상은 있어야 하지만 자산가들의 수요가 많은데다 가격이 꾸준히 올라 매물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앞으로도 자산가들은 중·소형 빌딩에 대한 투자를 선호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빌딩전문 한 중개법인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가 중개한 소형 빌딩은 서울지역에서만 198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의 거래물량이 121건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해제 등을 담은 부동산활성화대책 발표에도 부동산시장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빌딩 투자에 대한 문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처럼 중·소형 빌딩이 선호되는 몇 가지 이유로는 최소 은행예금이자율 이상으로 임대수익이 보장되는 데다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이 침체될수록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중·소형 빌딩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형 강세
중·소형 빌딩, 리츠 등도 활짝

부동산간접투자시장도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리츠(부동산투자신탁)는 일반 국민이 적은 자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향유하는 투자구조를 갖췄다. 리츠의 투자대상은 오피스빌딩 외에 비즈니스호텔, 도시형 생활주택, 복합쇼핑몰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리츠 운용 규모도 70개에 달해 전년(52개) 대비 3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리츠에 투자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우선 리츠회사의 일반공모(발행 주식의 30% 이상)에 참여하는 방식이 있다. 이 리츠가 증시에 상장될 경우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사면된다.

실제로 지난해 골든나래·광희·케이알2호 등 6개 리츠는 유가증권 시장에도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리츠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지난 2010년 업계 평균 연 8.6%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연 5∼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리츠시장 활성화로 기업에는 재무구조 개선 등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부동산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저금리 등의 상황에서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펀드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설정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7조원 수준이었지만 꾸준히 증가해 2010년 말 11조원, 지난해 말에는 13조원을 돌파했다.

“펀드·부실채권에
투자 사례도 확산”


다만 현재 투자주체는 개인보다는 기관투자가들이 다수를 이룬다. 이밖에 은행이 보유했던 부동산 담보물건 가운데 부실이 심화된 부실채권(NPL)에 투자하는 사례도 확산되고 있다.

은행은 부동산NPL 가운데 일부를 자산관리회사(AMC) 등에 넘긴다. 이에 개인들이 부동산NPL에 투자하려면 AMC나 NPL 투자교육기관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AMC는 그동안 저축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으나 최근 자금조달이 끊기자 개인투자자들을 접촉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NPL 투자교육기관은 수강생들의 돈을 모아 소규모 NPL 입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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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