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64>아파트 대체할 투자 상품

  • 장경철 2002cta@naver.com
  • 등록 2012.01.19 16: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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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이 물 ‘여의주’어디에 묻혔나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황금알을 낳던’ 아파트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가격이 오르긴커녕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난감하다. 어디에 돈을 묻어야 할지 고민이다.

‘투자효자’아파트 가격 주춤 ‘실수요자 중심 재편’
저출산 등 수요인구 줄고…공급 늘어 선호도 떨어져

과거 하루에 몇 천만원씩 올라주면서 효자 노릇을 해주던 아파트 가격이 주춤하면서 아파트를 대체 할 수 있는 다른 부동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은 이미 투자 중심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이 됐고, 저출산 등으로 아파트 수요인 인구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다. 반면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시프트 등 메리트가 큰 주택 공급을 늘리면서 일반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앞으로 부동산 투자자들은 다변화된 주거문화와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봐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아파트의 효자 노릇을 대신해 줄 부동산은 무엇이 있을까?
▲시니어타운 =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지난 200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7%가 넘는 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데 이어 2018년에는 노인 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 업계에서도 고령화 시대에 발 맞춰 다양한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에서 시니어타운이 바로 그 상품이다. 생애 주기가 길어져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시니어타운은 편안하고 행복한 노후를 위한 매력적인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 깊숙이 자리 잡던 실버주택이 아니다. 주거, 의료, 문화, 헬스가 복합된 선진형 ‘시니어타운’의 매력이 노인들에게 크게 어필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노인복지법 개정에 따라 60세 미만인 사람도 입주가 가능하고 일반인에게도 양도 및 임대할 수 있는 등 재산권 행사 또한 자유로워져 앞으로 일반인들의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주택 구입자 입장에서는 취·등록세를 50% 감면받고 전기요금 20%를 할인 받는 이점으로 앞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고령화 시대 돌입
노인주택 뜰 전망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724-8번지 ‘로드랜드MC’ 시니어타운이 분양 예정이다. 대지면적 약 17만3000㎡, 10개동 지하 5층~지상 23층 규모로 임대형식인 멤버십타입 595가구와 분양형태인 오너십타입 595가구 총 1190가구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안내데스크인 컨시어즈 데스크가 단지 입구에 들어서 생활편의 서비스 및 주치의 진료연결, 집사 역할, 영화·여행 예약 등의 전담비서 역할을 담당해 준다. 또 동백세브랜스병원과 연계해 입주자들은 건강검진은 물론 응급처지, 전담 의료진의 맞춤 상담 등이 가능하다.

시니어들은 얼마나 쉽게 시설을 이용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주목한다. 건국대 자산관리법인인 건국AMC가 설립한 서울 ‘더 클래식500’은 이런 시니어들을 만족케 한다. 더 클래식500은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병원 앞에 위치해 있으며 건대병원 의료센터와 연계돼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관리업체인 건국대재단은 입주자 개개인에게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금곡동의 ‘더헤리티지’시니어타운은 단지 안에 458베드 규모의 보바스병원을 갖추고 있다. 단지와 맞닿아 있는 노인 전문 재활병원 ‘보바스기념병원’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 등 의료서비스는 기본이다. 바로 인근에는 요양원 ‘헤리티지너싱홈’이 있는데 뇌졸중, 치매 등 장기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은 너싱홈으로 옮겨 간병 받을 수 있다.

▲소호임대사업 = 과거 일부 부동산 투자자 사이에서만 영세적으로 시도됐던 ‘소호(Small Office Home Office)’임대사업이 향후 인기 상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소호(소형 오피스)란 공급면적이 70∼80㎡ 수준인 사무실을 말한다.


소형 오피스 임대사업이 인기를 끄는 것은 최근 1인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국내 1인 창조기업 숫자는 23만5000여 개로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 중 1%를 차지한다. 2009년 기준 20만3000여 개보다 3만2000개(15.7%) 늘어난 수치다.

‘작은 사무실 선호’
 소형 오피스 주목
 
1인 창조기업은 무(無)고용 기업인만큼 부담은 덜하고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잇따른 경제난으로 인해 최근 기업들의 마인드 변화도 한몫 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비교적 넓은 공간에서 모양새를 중시하던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작은 사무실을 선호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소형 오피스는 오피스텔과 달리 화장실과 주방 공간이 없어 같은 면적이라도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서울지하철 충무로역 인근에서 ‘엘크루 메트로시티’를 분양한다. 공급면적 73∼84㎡로 소형 아파트 크기다. 충무로역과 을지로3가역이 가깝고 대기업, 은행 본사, 언론사 등이 인접해 있다. 입주는 2013년 8월이다.

쌍용건설은 명동에서 ‘쌍용플래티넘’오피스를 공급한다. 지하철 4호선 회현역과 명동역 사이에 있다. 주변에 LG CNS, 한국화이자제약, 우리은행, 한국은행 등 대기업과 관공서가 밀집해 있다.

신안건설은 성남 모란역 인근에서 ‘메트로칸’오피스를 분양한다. 중소형 오피스 120실이 상가·오피스텔 등과 함께 공급된다. 지하철 8호선과 분당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인 모란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다.

▲레저형 수익형 = 주5일 근무제 전면 도입, 생활수준 향상, 한류의 확산 등으로 국내 관광객은 물론 외국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어 앞으로 ‘레저형’수익형 부동산 인기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레저형 수익형 부동산은 비수기에는 휴양·레저용 주택으로 사용하다가 성수기에 임대를 놓아 높은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본인이 필요할 때에는 레저용 주택으로 사용하다가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임대를 줘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1석 2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레저형 수익형 부동산으로는 펜션, 콘도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은 환금성이 떨어져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

최근에는 휴양지 중심으로 임대형 아파트, 레저형 오피스텔 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레저 오피스텔 개념을 처음 도입한 부산 해운대 ‘해운대 수자인 마린’은 이틀간의 청약 접수 결과 570실 모집에 총 7203명이 신청해 평균 12.6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레저 휴가철에는 콘도나 별장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부산 외 지역의 투자자들도 몰렸다.

레저형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에는 위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레저형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레저 문화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관광객이 많아야 한다. 특히 성수기에 본인이 이용하면서 임대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많은 곳을 선택해야 한다.

강원도는 기본적으로 관광 수요가 많을 뿐만 아니라 평창 올림픽 개최 등으로 수요 유입이 꾸준하다. 부산 해운대 등도 국내 관광객들이 많이 몰릴 뿐만 아니라 일본 관광객들이 많다.

다변화 주거문화 맞춰 포트폴리오 구성해야
시니어타운·소호임대업·레저수익형 인기

제주도의 경우에는 4계절 내내 인기 지역으로 꼽힌다. 제주도 서귀포에 들어서는 ‘제주 오션팰리스’는 10년간 위탁관리를 통해 임대수익을 준다. 계약자가 사용하지 않을 때 방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분양가 3억원 수준인 105㎡의 경우 1박당 40만∼50만원의 숙박비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257실 규모로 공급면적 59∼142㎡로 구성됐다.


서희건설은 부산 광안리 인근에 ‘스타힐스 센텀프리모’오피스텔을 2월에 분양 예정이다. 지하 5층∼지상 19층으로 전용 19∼46㎡ 667실로 이뤄졌다. 최상층인 18∼19층은 테라스가 있는 복층구조로 설계된다. 광안리 해수욕장이 걸어서 5분 거리고 광안대교 조망도 가능하다.

▲서비스드 레지던스 =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불법 영업소 낙인이 찍혔던 ‘서비스드 레지던스’가 연초 합법화에 성공하며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부활할지 주목된다.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존 장기 체류형 호텔인 서비스드 레지던스가 취사시설을 철거하지 않더라도 체류형 숙박업으로 등록하기만 하면 계속 영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이용가가 특급호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취사도구 외에 세탁기까지 갖춰져 있어 중국 관광객 등 저가형 투숙객에게 인기가 높다. 투자자로선 은행금리보다 훨씬 높은 확정된 투자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도 많아 관심을 끌 만하다.

레지던스 투자자들이 관심을 둘 만한 지역은 주로 외국인 임대 비율이 높은 지역이나 금융가 주변 지역이다. 기존 레지던스 역시 서울 중구 의주로나 서초구 서초동, 강남구 논현·청담·역삼동 등에 몰려 있다. 직접 임대도 가능하지만 현재 대세는 임대위탁 방식이다. 분양을 받은 투자자가 운영을 운영업체에 맡기면 업체가 임대를 통해 수익을 내고 미리 정해진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한때 유명인 스캔들로 유명세를 탔던 서울 종로구 수송동 소재 ‘서머셋팰리스’는 분양가 대비 연 8% 안팎 수익금을 지급한다. 당시 분양가가 2억8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은 매년 168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편리한 교통과 함께 경복궁이 내려다보이는 우수한 조망권 덕분에 인기가 높다. 투숙객 중 80% 이상이 1년 이상 사용자라 안정성도 갖추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728실 규모로 들어선 오목교 ‘코업’은 4년 전부터 분양가 대비 연평균 ‘9.7%+α’수준의 연수익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투자자에게 9.9% 고수익을 배당했다.


앞으로는 리츠나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이 더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공신력 있는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설립하고 펀드가 다시 운영업체를 세워 임대수익을 낸 후 이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서울과 수도권 주변에선 신규 개발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의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숙박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묻지마 투자 금물
‘시장조사 철저히’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고수익 보장 광고만 믿고 묻지마 투자에 나설 경우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비스드 레지던스 관계자는 “한류 열풍과 레지던스 합법화로 수많은 업체가 우후죽순 격으로 나타나면 2∼3년 후 조정기에 빠질 것”이라며 “레지던스가 들어설 위치, 입주 수요에 대해 시장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 서울 5000실 등 전국에 1만5000실 규모의 서비스드 레지던스가 있다”며 “시행령 개정 전부터 체류형 숙박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업체가 많았던 만큼 조만간 등록 신청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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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