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2012 대선 천기누설}잠룡 3인 대권운③백운비 원장의 ‘사주팔자 풀이’

‘난고의 역시’ 일으켜 세울 진정한 ‘흑룡’은?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2012년 임진년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천간 중 검은색에 해당하는 임(壬)과 용을 뜻하는 진(辰)이 더해져 ‘흑룡(黑龍)의 해’로 불린다. 60년 만에 한 번 돌아온다. 흑룡의 해라는 점 이외에도 올해는 특별하다. 20년 만에 대선과 총선이 함께 열리는 해이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정계개편은 물론 한국을 이끌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잠룡들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리란 건 두말 할 것 없다. 그렇다면 올해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쥐고 흑룡으로 거듭날 잠룡은 과연 누굴까. 그 해답을 사주풀이의 대가로 통하는 ‘백운비역리원’ 백운비 원장에게 구해봤다.

백운비 원장에 따르면 임진년은 예로부터 난고가 많은 해다. 임진왜란이 대표적인 예이다. 국운이 불안해 나라 전체가 중심과 방향을 잃고 흐트러진다. 특히 정치는 통합되는 듯 보이다 결국 파행으로 끝을 맺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어지러운 정국의 소용돌이를 뚫고 승천할 잠룡은 과연 누굴까.

#박근혜 “재상의 운 타고나”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섰다. 각종 외부 특강 및 정책세미나에 나서는가 하면 언론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직을 맡아 ‘은둔의 공주’에서 ‘거침없는 여장부’로 변신, 쇄신의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다. 더 이상 뒤편에 머물며 수첩에 메모를 끄적이기만 하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백 원장은 박 위원장에 대해 “재상의 운을 타고나 국가를 통치할 수 있는 천운의 명인임에는 틀림없지만 결정적인 운이 약하다”고 표현했다. 실제 박 위원장은 1964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따라 청와대에 입성, 10여년을 ‘공주’로 지냈다. 그러던 1974년 광복절, 모친인 육영수 여사가 괴한의 총탄에 쓰러지면서부터는 ‘퍼스트레이디’로서 박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정치인으로서도 승승장구했다. 1998년 대구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2000년 총선에선 당시 여권 실세인 엄삼탁씨와 겨뤄 승리했다. 당내 부총재 경선에서도 2위로 선출됐다. 이후 각종 선거에서 전승을 거두면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후에도 그녀는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며 전국민적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엔 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08년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지만 고배를 마신 게 대표적인 예다.

백 원장은 박 위원장이 “현재로선 국가 대세의 흐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반된 운도 있다. 사람이 잘 떠나는 운이 있어 핵심측근 등의 배신으로 인간관계가 흐트러지게 된다는 것이다.

박근혜, 공주→퍼스트 레이디→거물 정치인→대통령(?)
핵심측근 배신, 사방의 위협만 조심하면 문제없어

실제 박 위원장은 과거 수차례 배신을 당한 경험이 있다. 우선 박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권력을 좇아 주변에 머물던 사람들은 철저하게 그를 외면했다. 결국 박 위원장은 ‘독재자의 딸’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기약 없는 은둔생활에 들어가야만 했다.

18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이후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박 위원장의 측근들이 등을 돌리는 일이 반복됐다. 그러다보니 박 위원장에게 ‘배신’은 트라우마로 남을 정도가 됐다. 박 전 대표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배신이라거나, 유독 ‘신뢰’와 ‘약속’을 강조하는 것도 모두 이런 이유에서다. 박 위원장은 올해는 측근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 원장은 또 “사방으로부터의 위협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며 “특히 올해엔 큰 맥이 끊길 만한 ‘충격사’가 자주 발생하게 된다”고 관망했다. 충격사는 올해가 시작된 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터져 나왔다. 최근 검찰이 수사 중인 2008년 7·3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불똥이 박 위원장에 옮겨 붙을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만일 돈봉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 위원장의 정치생명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백 원장은 “타고난 운의 근기가 강해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라며 “배짱과 기력을 아낌없이 발휘하라”고 조언했다.


#안철수 “정치하면 다 잃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해 정치권에 혜성처럼 나타났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로 10?26재보선이 예정된 가운데 안 원장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비록 불출마를 선언하며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단일화를 이뤘지만 안 원장의 10?26재보선 출마설이 떠돌던 당시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단숨에 타 후보들을 압도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2007년 대선 이후 계속된 ‘박근혜 대세론’을 불과 6일 만에 흔들었다는 점이다. 기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백 원장은 안 원장의 폭발적인 인기가 ‘추화단기(秋花短期)’에 불과하다고 했다. 봄에 피는 꽃과 달리 가을꽃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권직행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안 원장에겐 그리 달갑지 않은 말이다.

다만 백 원장은 “학자로서의 길에선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우뚝 설 수 있다”고 호언했다. 이어 백 원장은 “재복이 있어서 재물도 자연스레 따라 붙게 되는 선학후재(先學後財)격”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오래 가지 못하는 가을 꽃…학자로선 대승
정치에 뛰어들면 자리 잃고 재산 잃고 ‘개털신세’

실제 그는 학자로서 승승장구 해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한 안 교수는 의학석사, 박사과정을 마친 뒤 27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단국대학교 의대 최연소 학과장을 맡기도 했다.

안 원장은 서울대 의대 대학원 박사과정 시절 처음으로 바이러스를 발견,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낮에는 의사, 밤에는 백신 제작자로 7년간 생활했다. 그러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매년 증가해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안 원장은 14년간의 의사 가운을 벗어던지고 1995년에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하게 된다.

그러던 2005년 안 원장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학업의 길로 접어든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벤처비즈니스 과정을 밟고 한국에 돌아와 카이스트 석좌교수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을 맡았다.
자연스레 부도 잇따랐다. 연구소는 1999년 흑자로 전환되고 매출이 급증해 연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며 자리를 잡은 데 이어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 끝에 안 원장은 1500억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기부할 수 있을 정도의 재산을 끌어 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백 원장은 “정치가 길이 아니다”라며 “치입부덕(治入不德)의 운세를 타고나 정치에 뛰어들게 되면 모든 덕이 흩어져 자리는 물론 돈도 잃게 되는 허장산금(虛場散金)의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재인 “신하에 만족해야”

지난해 5월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2주기. 정치권엔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지됐다. ‘노풍(盧風)’을 타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대망론’이 제기된 것. 4·27재보선에서 노 전 대통령의 텃밭인 김해을 지역을 한나라당에 빼앗긴 게 마땅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자체진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문 고문은 순식간에 대선주자로 부상하게 됐다.

문 고문에 대해 백 원장은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문 고문은 1982년 사법연수원을 차석 졸업하고 부산으로 내려가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경남지역 시국사건을 함께 맡으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문 고문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두 차례, 그리고 시민사회수석과 비서실장을 한 차례씩 맡았다. 하나같이 대통령을 최근거리에서 보필하는 직책들이다.


문 고문은 노 전 대통령이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방패막이가 돼 준 ‘든든한 우군’이었다. 간혹 업무 영역을 넘나드는 행보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아랑곳 않았다. 문 고문은 묵묵히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노 정부 초기에 대통령 측근 비리, 부산고속철 노선 변경, 보길도 댐 건설 논란, 한총련 합법화 및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논란 등 굵직굵직한 갈등이 터질 때마다 중재와 진화에 나선 것도 모두 문 고문이었다.

문재인, 관운은 있지만 임금은 무리…지원에 만족해야
과거부터 몸 낮추고 보필에만 충실…같은 기조 유지

하지만 그에겐 평생에 대통령이 될 운이 없다고 한다. 백 원장은 “문재인은 ‘군신상회(君臣相會)’ 운을 타고나 임금의 신하는 될 수 있어도 임금은 될 수 없다”며 “정치인이나 단체를 협조 또는 지원하는 역할에서 만족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문 고문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음에도 결코 자신을 내세우는 법이 없었다. 대신 노 전 대통령을 보필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는 술을 끊고 인맥이나 지연, 학연을 노출하지 않고 몸을 낮췄다. 괜한 스캔들로 ‘주군’의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노 전 대통령은 줄기차게 그를 주요 보직 혹은 지방선거 무대에 세우려 했다. 법무부 장관에 앉히려고도 했고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있을 때마다 부산지역 출마를 권유했다. 그러나 문 고문은 끝내 노 전 대통령의 제안을 고사했다.

대망론이 제기될 당시에도 문 고문은 “현실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 고문은 “정치세계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내공을 쌓아 경력과 능력을 검증받은 후보들도 많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신의 대망론을 거듭 부정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문 고문으로선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어찌됐든 내년 총선과 대선을 통해서 정권교체를 반드시 해야 되는데, 우리 쪽 상황이 쉬워 보이지 않고 어려우니 다들 힘을 모아야 된다는 생각에서 ‘당신도 나와서 역할을 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혹시 도움이 된다면 피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여운을 남긴 바 있다. 또 최근에는 방송에 출연해 적극적으로 얼굴을 알리는가하면 총선 출마지인 부산 사상구에서 선거운동에 돌입하며 정치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놨다.

그러나 백 원장은 가차 없었다. 그는 문 고문을 향해 “대세를 움직일 운이 조금도 없으므로 여기서 만족하고 변호사나 지원하는 들러리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운비 원장은?>

40년 외고집 역학인생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철>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