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별대담] ‘한나라당 야전사령관’ 권영세 사무총장

“뼛속까지 바꾸는 ‘환골탈태’로 위기 극복 하겠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현재 한나라당에는 ‘설상가상’으로 악재가 겹치며 ‘백척간두’의 위기 상황이다. 지난해 지방선거부터 줄줄이 이어진 선거마다 패배했다. 여기에 ‘디도스 파문’ ‘금권정치 폭로’ ‘계파 간 갈등’ 등 당의 분열조짐마저 보이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인 법. 위기를 잘 극복하면 더욱더 도약할 수 있어서다. 때문에 갖가지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한나라당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며 쇄신과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이처럼 가장 어려운 때에 당의 살림을 도맡은 권영세 사무총장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갖가지 악재에 휘청거리는 한나라당 살림 도맡은 사무총장
“‘밀실공천’ 악습 뽑으려 국민에게 공천권을 주는 방안 선택”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햄릿>에 나오는 너무나도 유명한 대사다. 지금 한나라당의 상황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현재 한나라당은 ‘측근비리’ ‘디도스 파문’에 이어 ‘돈 봉투 살포’ 의혹까지 더해지며 최대 위기의 상황을 맞고 있다. 여기에 쇄신파 의원들의 ‘탈당’이 줄을 이었고, 양대 계파 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며 당이 쪼개질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고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지 않았던가. 생사의 기로에서 위기를 잘 극복하면 더욱더 비상할 수 있는 법이다. 이에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위원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가동됐다.


비대위는 쇄신의 칼을 빼들며 갖가지 위기에 정면돌파로 맞서는 양상이다. 특히 당의 살림살이와 총선 공천의 실무를 책임질 권영세 사무총장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당이 직면한 생사의 기로에서 뼛속까지 변화시켜 다시 한 번 민심을 사로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그는 ‘밀실공천’ ‘특정 인맥공천’ 등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되돌려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총?대선이 겹친 해인만큼 자칫 정당들이 선거에 몰두하여 민생문제를 소홀히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권 총장은 민생을 챙기는 정책정당으로 선거를 치러 민심의 지지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금의 상황을 비단 한나라당만의 위기가 아니라 ‘정치의 위기’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그는 민심의 이탈을 두고 특히 집권여당이 더욱 부족했다는 반성과 환골탈태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권 총장은 ‘박근혜 대세론’과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도 민심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4?11 총선의 공천 기준은?

▲비상대책위원회 정치쇄신분과 차원에서 대략적인 공천 기준이 제시된 상황이다. 구체적인 방식은 계속해서 논의 중이다. 일단 당내 경선과 전략공천의 비율을 8:2로 하자는 큰 틀의 방향이 논의되었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또 비례대표 의원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강세지역보다 어려운 지역에서 당을 위해 봉사하자는 취지로 논의 중이다. 여성정치신인에 대해서는 가산점 20%을 주어서 여성의 적극적인 정치진출을 지원하여야 한다는 원칙정도를 확인한 상태다.

 

-이전의 공천 기준과 비교해서 어떤 점이 진일보 했는지?
▲정당의 공천에 있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정당의 공천과 관련하여 ‘사천’ ‘밀실공천’ ‘특정 인맥공천’ 등의 부정적인 주장들이 등장했던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이번 한나라당의 공천은 지켜야 할 원칙을 준수하되 부정적인 논쟁을 없애기 위해 국민에게 공천권을 되돌려주는 방안을 선택하게 되었다.

 

-한나라당의 쇄신과 변화의 방향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표현처럼 지금은 한나라당의 위기가 아니라 ‘정치의 위기’다. 여야 모두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어 제대로 된 변화 없이는 국민으로부터 믿음과 지지를 얻을 수 없을 것으로 본다. 그 동안 저희 한나라당이 국민의 삶을 더 잘 챙기고, 우리 사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는 반성과 더불어 뼛속까지 바꾸는 환골탈태의 노력으로 쇄신을 해 나갈 것이다.

 

-올해는 총?대선을 함께 치르는 해이다. 한나라당의 전략은?


▲2012년 한해는 세계경제의 침체와 유럽의 위기 확산여부, 우리경제의 저성장, 사회양극화 등 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는 해이면서 총선과 대선, 두 번의 선거를 치러야 하는 해이기도 하다. 자칫 정당들이 선거에 몰두하여 민생을 방기시할 수 있어 한나라당은 책임여당으로서 민생을 잘 챙기는 정책정당으로 선거를 치를 것이다. 후보의 공천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해당 지역의 주민들의 지지를 받는 공천을 실시하여 국민이 지지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다.

 

-당내(친이계)에서 이상돈?김종인 비대위원에 대한 사퇴요구 목소리가 높아지며 갈등이 불거지는 것 같다.

▲비대위가 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위해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는 중이다. 그중에는 서로간의 생각이 달라 갈등으로 비추어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목소리가 없고, 이를 경청만하여 새로운 생산적인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쇄신의 효과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아직 산고를 끝낸 과정이 아니니 지켜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당 정강·정책에서 ‘보수’라는 문구 삭제에 대한 입장은?

▲일단 ‘보수’라는 말 자체에 반감을 갖는 국민들이 많은 것 같다. 본인의 삶의 행보나 지향점이 보수적임에도 누가 “너 보수적이다”라고 하면 이 말 자체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제는 더 이상 보수니 진보니 하는 논의 자체가 무의미 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고, 조금이라도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지, 보수냐 진보냐에 따라 편 가르고 싸우고 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10?26 재보선 당시 디도스 공격과 관련한 검?경의 수사결과에 대해 비판적 여론이 거세다.

▲디도스 공격은 두 가지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먼저 정당이 국가기관인 선관위를 공격하였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공정한 룰을 준수해야 할 정당이 이를 관리하는 선관위를 공격하였다는 부분이다. 이런 부분은 무조건 잘못된 부분이다. 따라서 우리 한나라당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조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이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나경원 후보가 부재자투표에서 전승한 결과를 두고 의혹을 제기했다.

▲디도스 공격이 나오자 야당이 무차별적으로 근거 없는 의혹을 부풀리면서 정치공세를 하는 것이다. 디도스 공격이 무조건 잘못된 행위라고 인정하듯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의혹을 부풀려서 사회에 불신풍조를 만드는 것 또한 좋은 모습은 아니다.

 

한나라 유불리 떠나 ‘돈 봉투 살포’ 검찰수사로 바로잡아야 
박근혜?안철수 대세론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 필요

 

-고승덕 의원의 전당대회 돈 봉투 폭로를 어떻게 보시는지?

▲만약 고승덕 의원의 주장처럼 그런 사실이 존재한다면 구태정치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당연히 검찰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우리 한나라당은 유불리를 떠나 고 의원의 주장이 제기된 다음 서슴없이 검찰의 수사를 의뢰하였고,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이상득 의원에 이어 최시중 방통위원장 측근들의 비리가 연일 드러나고 있는데.

▲만약 측근비리가 존재한다면 당연히 수사기관을 통해서 밝혀야 한다. 아울러 국민이 납득할 만한 사법조치를 취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본다.

 


-당 사무총장으로서 금권정치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신다면.

▲우선 이기고 보자는 식의 사고방식,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승리하고 보자는 식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선거결과가 나타나면 그 다음 사후조치가 흐지부지되니 일단 이기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돼버렸다. 때문에 뿌리 깊은 잘못된 관행이 있었다면 지금부터라도 개선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실천해 나갈 때만이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명 ‘트윗심’이라고까지 불리며 정치권에 SNS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는 것 같다.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소통의 통로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입증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개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나쁜 사실을 SNS를 통해 급속도록 유포하는 행위는 부정적인 점일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SNS를 제대로 사용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고자 노력한다면 좋은 소통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생각은?

▲민심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의 높은 지지율은 그분이 지닌 국가에 대한 헌신적인 생각, 원칙과 신뢰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세,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2007년의 경선승복 등의 감동적인 모습 속에서 얻은 것이다. 앞으로 훌륭한 정치인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요구될 것이다.

 


-‘안철수 현상’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안철수 현상은 안철수 개인에 대한 지지보다는 기성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집약현상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기성정치권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했고, 국민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비정치권의 새로운 인물에게 일시적으로 쏠리는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안철수 현상도 안철수 교수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다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고착화된 개인지지율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권영세 사무총장 프로필>

▲1997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 
▲2001년 하버드대학교케네디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1983년 사법고시 합격
▲1989년 수원지방검찰청 검사
▲1998년 서울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
▲2002년 제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2004년 제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2006년 한나라당 최고위원
▲2008년 제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2008년 한나라당 사무총장
▲2009년 한나라당 서울특별시당 위원장
▲2012년 한나라당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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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