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 다시 뜨는 <이명박 리포트> 들춰보니

재산·여자·부도덕성 “X파일 수도 없이 많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최근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SNS에서는 <이명박 리포트>가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하 의원)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를 지낸 김유찬씨가 지난 2007년 펴낸 책이다. 김씨는 허위사실 유포죄와 자신의 주장을 반박하는 박형준 당시 한나라당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해 무고죄로 징역 1년 2월 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정권말기로 접어들며 SNS에서는 법의 잣대와 상관없이 이 책 내용이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어 그 내용을 살펴봤다.

비서관 출신 김유찬 대폭로... 출소 후 현재 행방 묘연 
“적십자회비 많이 내자” 건의한 직원에 재떨이 날려 


최근에는 자취를 감춰 구하기조차 힘든 <이명박 리포트>. 책의 저자인 김유찬씨는 대통령선거를 앞둔 지난 2007년 4월9일 출판기념회 및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명박 의원의 지지율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작용이지, 그가 만들어놓은 것이 아니다”며 “이명박 의원은 대통령 후보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이명박 X파일이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는 게 제 대답!”이라며 “이명박씨 X파일은 수도 없이 많다. 저도 X파일 중 하나다. 1년 같이 있다 보니 책 한 권 낼 정도 X파일이 생기더라”며 폭포수처럼 말을 쏟아냈다.

‘이명박 X파일’이라는 별칭이 붙은 김씨의 책에는 ‘이 의원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되는 이유 20가지’를 나열해 논란이 됐었다.

200만원에 7년 일한
운전기사 다음 날 해고


최근 트위터에서 돌고 있는 <이명박 리포트>에 대한 내용을 정리 해보면 ▲현대건설 사장 재직시절 인턴 여직원과의 염문사건 ▲에리카 김 이야기 ▲유부녀 모씨 이야기 ▲에세이집 <신화는 없다> 대필의혹 제기 ▲책 마케팅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는 이야기 등 알려지지 않았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적나라하게 담겨져 있었다.

첫 번째 내용으로 김씨가 1998년 제2회 민선 구청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을 때 이 의원을 모셨던 운전기사 이모씨에 관한 내용이 소개됐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사우나를 가게 됐고 이모씨는 당시 눈물을 글썽이며 “내가 생활이 어려워서 이명박 의원에게 200만원만 꿔달라고 했어. 전세금이 올라 200만원을 갑자기 만들 길이 없었어! 바로 다음 날부터 그만 나오라고 그러더라고. 그래도 성실하게 이 의원을 7년간이나 모셨는데…”라고 해고당한 사실을 밝혔다고 한다.

또한 서울시장 선거기간 회의시간에 있었던 일화도 공개했다. 적십자로부터 물난리 수해 때문에 ‘적십자 회비’를 내라는 전갈을 받은 주무부장은 이 의원에게 보고하며 중진의원으로서의 무게도 있고 하니 통지받은 금액보다 좀 더 후하게 납부하는 것이 어떻겠는가를 건의했다고 한다.

주무부장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 의원은 “야! 그게 네 돈이냐?”라고 소리 지르며 재떨이를 집어던졌다고 한다.

책에는 재산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이 의원의 공식등록 재산은 178억여 원이었지만 그를 잘 아는 대부분의 참모들은 이것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

김씨가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된 명동 사채시장의 웬만한 큰손들도 모두 이 의원의 재산이 178억여 원보다 훨씬 상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178억여원이라는 액수를 듣고 코웃음을 쳤다고 밝혔다.

김씨는 국회담당비서로 근무하고 있던 1996년 5월 어느 날 국회감사관실의 한 감사관으로부터 “이 의원의 신고재산 중 누락된 부분이 많으니 소명하라고 하세요!”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를 즉시 보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의원은 “너는 모른 체하고 잠자코 있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라고 말했고 그 후로 이 문제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샐러리맨에서 거부가 될 때까지의 천문학적인 재산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해 과연 어떠한 소명자료를 제출했는지는 모르지만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기 때문에 측근에 있는 사람들에게서조차 정확한 정보는 흘러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로부터 받은 제보 중에 구체적인 정황을 가늠케 하는 증언이 있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그는 국민들을 감쪽같이 기만하고 재산을 은닉해왔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된다는 것이다.
 
김씨가 많은 진위여부 공방과 논란이 나올 소지가 있지만 국민들과 함께 검증이 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기술한다고 밝힐 정도였다. 외형적으로 178억뿐인 것으로 보이지만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이 그것.

당시 이 의원은 자신의 친형인 이상은씨와 처남 고 김재정씨 명의로 모두 위장 분산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김씨는 이에 대해 “현대건설 회장 시절 일을 열심히 해서 정주영 회장으로부터 하사받은 재산이라고 했지만 만일 떳떳하게 불린 재산이라면 왜 자신의 이름으로 하지 않고 모두 제3자 명의로 돌려놓았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 답으로 재산형성 과정이 떳떳치 못하다는 주장이었다.

처남인 김씨가 이 의원의 재산을 관리했고 매일 자금상황을 보고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명의상으로 처남 김씨의 것으로 되어 있지만 그렇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숱한 재산공방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철저하게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들 가족들 간에 입을 맞추고 재산관련 서류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우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명박 여인들
여자관계 리포트


이 의원의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이 의원을 현대건설 회장 시절부터 모시고 오른팔과 같은 역할을 한 이광철 비서관은 이 의원에 대한 사생활 정보까지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 비서관은 현대건설 사장·회장 재직시절 인턴 여직원과의 염문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고, 자신이 롯데호텔의 방에서 이 의원과 함께 나오는 여인을 목격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어 에리카킴 이야기, 유부녀 모씨와의 염문 이야기 등의 실 사례를 열거하며 이 의원의 여성편력을 이야기한 일이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이미 자신이 뿌린 씨앗들이 있으며 그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참담하고 아픈 인생을 더 이상은 만들지 말라”고 이 의원에게 경고하기까지 했다.

또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는가”라며 “아무리 돈이 많고 출세했다고 해도 상대는 인격을 가진 가여운 여성들이며, 약한 인간들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돈 몇 푼 주고 그들의 정조를 짓밟고, 또 그 사실을 감추려고 온갖 작전을 다 꾸며도 송곳이 주머니 속에서 삐져나오듯 감출 수 없는 법”이라고 했다.

이 의원의 인사관리 실태에 대해서도 정곡을 찔렀다. 제15대 총선을 준비하며 이 의원은 선거를 대비하여 보좌진들의 거주지를 모두 종로로 옮길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주거지 이전문제를 놓고 필요한 경우 전세비용을 6개월간 보조하겠다는 약속까지 곁들였지만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다 되어가도 전세비용을 대겠다던 이 의원의 공언은 실천되지 않아 보좌진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 의원의 조직관리 스타일은 절대로 어느 한 사람에게 전권을 위임하지 않고 각개전투식 조직관리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좀처럼 사람을 잘 신뢰하지 못하는 이 의원의 성격 탓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히 간섭하고 챙기려는 통에 전체적인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또한 듣는 귀가 얇은지 한 번 결정을 내렸다가 느닷없이 번복해 버리는 통에 실무자들이 골탕을 먹는 예가 많았다고 한다.


공식재산 178억원 공개에 명동 사채시장 큰손들 코웃음
돈 몇 푼 주고 여인들 정조 짓밟은 후 감추려 온갖 작전?

한번은 선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기부행위 금지규정’에 따라 책자 발송을 그만하자고 건의 했지만 “법 다 지켜가며 선거하다가는 어느 세월에 선거에서 이길 수 있냐”고 강경한 반응을 보인 일도 전했다.

또한 김씨는 이 의원의 측근 중에는 ‘사람’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신화적인 인물’이라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가신(家臣)’다운 가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김씨는 “동료애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다. 20대 이사, 30대 사장, 40대 회장이라는 초고속 승진만을 보더라도 주변을 돌아보고 아랫사람을 챙길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라며 앞만 보고 달려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충성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이 의원의 그러한 모습을 문득문득 발견할 때면 정이 뚝뚝 떨어졌다고 했다. 어떻게 현대건설 회장까지 올랐을까 의아했고 정주영 회장의 인사관리에 대해 의문점을 느끼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의원의 용인술(用人術)은 ‘충성의 이반’을 초래하기 쉬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인사관리 스타일이었다고 힐난했다.

김씨는 당시 월급이 120만원 정도였음을 밝히며 권영옥 사무국장이 헌신적으로 일하는 몇몇 지구당 조직책들의 박봉을 거론하며 30만원 정도 인상해 줄 것을 정식으로 건의하니 “도대체 조직부장이 하는 일이 뭐가 있느냐”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한다.

김씨는 그때를 회상하며 “참 그 소리 들으니 밥맛이 없더구만. 이명박씨는 대부분 자신을 모시는 참모들을 자기가 거두어주지 않으면 오갈 데가 없는 인물들 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실제로 자신이 아직도 현대건설 회장이고, 지구당 조직책들은 오갈 데 없어 자신에게 빌붙어 지내는 식객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 그러니 제대로 충성하는 이들이 없는 거야!”라고 분개했다.

김씨는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서 이 의원이 매우 ‘박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자신을 위해 몸을 던진 그 숱한 참모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할망정 늘 그들을 의심하고 능욕하니 과연 정신이 제대로 된 사람들이 자존심을 버리고 그 곁에 어찌 단 하루를 버티겠나 싶었다고 하며 심지어는 아주 원수가 되어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고 밝혔다.

“법 다 지키며
 어떻게 이겨!”

이상이 최근 트위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명박 리포트>에 대한 압축된 내용이다.

김씨는 지난 2008년 10월 만기 출소했지만 현재까지 그에 대한 소식은 전혀 알려진바 없다. 때문에 각종 SNS에서는 ‘실종설’ ‘해외도피설’ ‘사망설’까지 나돌고 있다.

최근 연이어 터지는 측근비리로 곤경에 처한 이 대통령은 자신의 전직 비서였던 김유찬씨를 둘러싼 염문이 다시금 확산되며 더욱더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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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