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 다시 뜨는 <이명박 리포트> 들춰보니

재산·여자·부도덕성 “X파일 수도 없이 많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최근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SNS에서는 <이명박 리포트>가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하 의원)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를 지낸 김유찬씨가 지난 2007년 펴낸 책이다. 김씨는 허위사실 유포죄와 자신의 주장을 반박하는 박형준 당시 한나라당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해 무고죄로 징역 1년 2월 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정권말기로 접어들며 SNS에서는 법의 잣대와 상관없이 이 책 내용이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어 그 내용을 살펴봤다.

비서관 출신 김유찬 대폭로... 출소 후 현재 행방 묘연 
“적십자회비 많이 내자” 건의한 직원에 재떨이 날려 


최근에는 자취를 감춰 구하기조차 힘든 <이명박 리포트>. 책의 저자인 김유찬씨는 대통령선거를 앞둔 지난 2007년 4월9일 출판기념회 및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명박 의원의 지지율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작용이지, 그가 만들어놓은 것이 아니다”며 “이명박 의원은 대통령 후보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이명박 X파일이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는 게 제 대답!”이라며 “이명박씨 X파일은 수도 없이 많다. 저도 X파일 중 하나다. 1년 같이 있다 보니 책 한 권 낼 정도 X파일이 생기더라”며 폭포수처럼 말을 쏟아냈다.

‘이명박 X파일’이라는 별칭이 붙은 김씨의 책에는 ‘이 의원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되는 이유 20가지’를 나열해 논란이 됐었다.

200만원에 7년 일한
운전기사 다음 날 해고


최근 트위터에서 돌고 있는 <이명박 리포트>에 대한 내용을 정리 해보면 ▲현대건설 사장 재직시절 인턴 여직원과의 염문사건 ▲에리카 김 이야기 ▲유부녀 모씨 이야기 ▲에세이집 <신화는 없다> 대필의혹 제기 ▲책 마케팅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는 이야기 등 알려지지 않았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적나라하게 담겨져 있었다.

첫 번째 내용으로 김씨가 1998년 제2회 민선 구청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을 때 이 의원을 모셨던 운전기사 이모씨에 관한 내용이 소개됐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사우나를 가게 됐고 이모씨는 당시 눈물을 글썽이며 “내가 생활이 어려워서 이명박 의원에게 200만원만 꿔달라고 했어. 전세금이 올라 200만원을 갑자기 만들 길이 없었어! 바로 다음 날부터 그만 나오라고 그러더라고. 그래도 성실하게 이 의원을 7년간이나 모셨는데…”라고 해고당한 사실을 밝혔다고 한다.

또한 서울시장 선거기간 회의시간에 있었던 일화도 공개했다. 적십자로부터 물난리 수해 때문에 ‘적십자 회비’를 내라는 전갈을 받은 주무부장은 이 의원에게 보고하며 중진의원으로서의 무게도 있고 하니 통지받은 금액보다 좀 더 후하게 납부하는 것이 어떻겠는가를 건의했다고 한다.

주무부장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 의원은 “야! 그게 네 돈이냐?”라고 소리 지르며 재떨이를 집어던졌다고 한다.

책에는 재산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이 의원의 공식등록 재산은 178억여 원이었지만 그를 잘 아는 대부분의 참모들은 이것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

김씨가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된 명동 사채시장의 웬만한 큰손들도 모두 이 의원의 재산이 178억여 원보다 훨씬 상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178억여원이라는 액수를 듣고 코웃음을 쳤다고 밝혔다.

김씨는 국회담당비서로 근무하고 있던 1996년 5월 어느 날 국회감사관실의 한 감사관으로부터 “이 의원의 신고재산 중 누락된 부분이 많으니 소명하라고 하세요!”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를 즉시 보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의원은 “너는 모른 체하고 잠자코 있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라고 말했고 그 후로 이 문제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샐러리맨에서 거부가 될 때까지의 천문학적인 재산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해 과연 어떠한 소명자료를 제출했는지는 모르지만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기 때문에 측근에 있는 사람들에게서조차 정확한 정보는 흘러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로부터 받은 제보 중에 구체적인 정황을 가늠케 하는 증언이 있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그는 국민들을 감쪽같이 기만하고 재산을 은닉해왔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된다는 것이다.
 
김씨가 많은 진위여부 공방과 논란이 나올 소지가 있지만 국민들과 함께 검증이 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기술한다고 밝힐 정도였다. 외형적으로 178억뿐인 것으로 보이지만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이 그것.

당시 이 의원은 자신의 친형인 이상은씨와 처남 고 김재정씨 명의로 모두 위장 분산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김씨는 이에 대해 “현대건설 회장 시절 일을 열심히 해서 정주영 회장으로부터 하사받은 재산이라고 했지만 만일 떳떳하게 불린 재산이라면 왜 자신의 이름으로 하지 않고 모두 제3자 명의로 돌려놓았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 답으로 재산형성 과정이 떳떳치 못하다는 주장이었다.

처남인 김씨가 이 의원의 재산을 관리했고 매일 자금상황을 보고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명의상으로 처남 김씨의 것으로 되어 있지만 그렇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숱한 재산공방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철저하게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들 가족들 간에 입을 맞추고 재산관련 서류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우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명박 여인들
여자관계 리포트


이 의원의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이 의원을 현대건설 회장 시절부터 모시고 오른팔과 같은 역할을 한 이광철 비서관은 이 의원에 대한 사생활 정보까지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 비서관은 현대건설 사장·회장 재직시절 인턴 여직원과의 염문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고, 자신이 롯데호텔의 방에서 이 의원과 함께 나오는 여인을 목격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어 에리카킴 이야기, 유부녀 모씨와의 염문 이야기 등의 실 사례를 열거하며 이 의원의 여성편력을 이야기한 일이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이미 자신이 뿌린 씨앗들이 있으며 그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참담하고 아픈 인생을 더 이상은 만들지 말라”고 이 의원에게 경고하기까지 했다.

또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는가”라며 “아무리 돈이 많고 출세했다고 해도 상대는 인격을 가진 가여운 여성들이며, 약한 인간들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돈 몇 푼 주고 그들의 정조를 짓밟고, 또 그 사실을 감추려고 온갖 작전을 다 꾸며도 송곳이 주머니 속에서 삐져나오듯 감출 수 없는 법”이라고 했다.

이 의원의 인사관리 실태에 대해서도 정곡을 찔렀다. 제15대 총선을 준비하며 이 의원은 선거를 대비하여 보좌진들의 거주지를 모두 종로로 옮길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주거지 이전문제를 놓고 필요한 경우 전세비용을 6개월간 보조하겠다는 약속까지 곁들였지만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다 되어가도 전세비용을 대겠다던 이 의원의 공언은 실천되지 않아 보좌진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 의원의 조직관리 스타일은 절대로 어느 한 사람에게 전권을 위임하지 않고 각개전투식 조직관리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좀처럼 사람을 잘 신뢰하지 못하는 이 의원의 성격 탓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히 간섭하고 챙기려는 통에 전체적인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또한 듣는 귀가 얇은지 한 번 결정을 내렸다가 느닷없이 번복해 버리는 통에 실무자들이 골탕을 먹는 예가 많았다고 한다.


공식재산 178억원 공개에 명동 사채시장 큰손들 코웃음
돈 몇 푼 주고 여인들 정조 짓밟은 후 감추려 온갖 작전?

한번은 선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기부행위 금지규정’에 따라 책자 발송을 그만하자고 건의 했지만 “법 다 지켜가며 선거하다가는 어느 세월에 선거에서 이길 수 있냐”고 강경한 반응을 보인 일도 전했다.

또한 김씨는 이 의원의 측근 중에는 ‘사람’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신화적인 인물’이라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가신(家臣)’다운 가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김씨는 “동료애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다. 20대 이사, 30대 사장, 40대 회장이라는 초고속 승진만을 보더라도 주변을 돌아보고 아랫사람을 챙길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라며 앞만 보고 달려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충성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이 의원의 그러한 모습을 문득문득 발견할 때면 정이 뚝뚝 떨어졌다고 했다. 어떻게 현대건설 회장까지 올랐을까 의아했고 정주영 회장의 인사관리에 대해 의문점을 느끼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의원의 용인술(用人術)은 ‘충성의 이반’을 초래하기 쉬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인사관리 스타일이었다고 힐난했다.

김씨는 당시 월급이 120만원 정도였음을 밝히며 권영옥 사무국장이 헌신적으로 일하는 몇몇 지구당 조직책들의 박봉을 거론하며 30만원 정도 인상해 줄 것을 정식으로 건의하니 “도대체 조직부장이 하는 일이 뭐가 있느냐”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한다.

김씨는 그때를 회상하며 “참 그 소리 들으니 밥맛이 없더구만. 이명박씨는 대부분 자신을 모시는 참모들을 자기가 거두어주지 않으면 오갈 데가 없는 인물들 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실제로 자신이 아직도 현대건설 회장이고, 지구당 조직책들은 오갈 데 없어 자신에게 빌붙어 지내는 식객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 그러니 제대로 충성하는 이들이 없는 거야!”라고 분개했다.

김씨는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서 이 의원이 매우 ‘박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자신을 위해 몸을 던진 그 숱한 참모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할망정 늘 그들을 의심하고 능욕하니 과연 정신이 제대로 된 사람들이 자존심을 버리고 그 곁에 어찌 단 하루를 버티겠나 싶었다고 하며 심지어는 아주 원수가 되어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고 밝혔다.

“법 다 지키며
 어떻게 이겨!”

이상이 최근 트위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명박 리포트>에 대한 압축된 내용이다.

김씨는 지난 2008년 10월 만기 출소했지만 현재까지 그에 대한 소식은 전혀 알려진바 없다. 때문에 각종 SNS에서는 ‘실종설’ ‘해외도피설’ ‘사망설’까지 나돌고 있다.

최근 연이어 터지는 측근비리로 곤경에 처한 이 대통령은 자신의 전직 비서였던 김유찬씨를 둘러싼 염문이 다시금 확산되며 더욱더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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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