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①관상학 대가 노승우가 본 잠룡 6인 대권운

흑룡의 해 여의주 물고 승천할 관상은?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임진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는 해로 정치적으로 무게감이 쏠리는 해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잠룡들의 치열한 신경전이 극에 달할 것으로 여겨지며 대선행보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일요시사>는 신년특집으로 관상학에 능통한 ‘청송학’ 노승우 철학박사를 만나 잠룡6인(안철수·박근혜·문재인·김문수·정몽준·손학규)의 관상학적 특성과 신년운세를 점쳐봤다. 

안철수,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해
박근혜, 꽃샘추위에 김장독 깨질까 염려 되는 도전
문재인, 옥쟁반 위에 진수성찬을 잘 차려놓은 형국


예로부터 새해가 되면 관상가를 찾아가 신년운세를 보던 것이 오늘날 세시풍속화 되었다. 이러한 풍속을 ‘미신’이라고 간과할 수만은 없을 터, “사물이 있으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법칙이 있다”는 노승우 박사는 잠룡들의 관상을 풀이하며 인물을 직접 관상할 수 없어 사진으로 관상해 “기색(氣色)은 그때그때 수시로 바뀔 수 있는데 최근, 어제, 오늘, 내달(來月) 운세풀이가 불가능 한 점이 안타깝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관상학의 대가인 그의 풀이를 들어보자.

▲ 섬면별항형(蟾面鱉項形) 안철수

면상이 두꺼비 형이요. 안색이 티 없이 깨끗한 백색(鐵色)을 띠었고, 목이 자라목으로 신체에 비해서 굵고 짧은 편이며 턱이 가슴 앞으로 약간 내민듯한 자태이다. 즉, 조심성이 있고, 신체에 비해 세심하면서도 사불여의하면 자라목처럼 바짝 움츠리고 납작 엎드리며 때를 기다리는 침착형으로 보인다.
자태는 후중지상(厚重之相)이며 구자형(口字形)으로 사람됨이 두텁고 무게가 있어 마치 국량(局量)은 바다와 같이 넓어 보이고, 그 그릇은 반근의 짐과 같이 무거워 끌어도 끌리지 않고 흔들어도 움직이지 않는 후중지상이라 주로 늦게 말년까지 복록을 누릴 것으로 엿보인다.


- 임진년 운세는
금년 51세가 되니 관상학상 유년운으로 보아 하정(下渟)중 인중(人中)을 지나는 해이니 올곧은 인중과 선명한 팔자주름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해로 엿보이나, 주로 후중지상은 명예보다는 부나 이재(利財)방면이 더 앞서는 운세로 엿보인다. 안곽(顔廓)이 있어서 늦게 세월이 가면 갈수록 진취발전의 관상으로 대단히 훌륭한 관상으로 엿보인다.


▲ 봉면호비형(鳳面虎鼻形) 박근혜

봉의 얼굴에 봉의 눈매를 닮아 눈썹이 가지런하고 눈 끝이 약간 위로 올라간 듯하며 목이 길고 체격이 늘씬하여 총명이 비범하고 성격이 고상하고 청렴결백하며, 거동이 단정하여 품위가 있는데 극귀(極貴)의 자태이다. 특히 호랑이코 모양으로 콧구멍이 작고 난대 정위(콧망울)가 준두에 비해 작기에 여성으로서도 단호한 용단력이 있어 공명(功名)의 크기가 비할 데 없으리라. 단, 와잠(눈 아래 살)에 이중주름으로 인해 자녀궁의 결함이 그대로 노출된 점이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종상(從相)은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동(同)자형으로 모가진 형이라, 오행으로는 금국토체형(金局土體形)에 해당된다. 이 형을 가진 사람은 육부 중 좌우보골(左右輔骨)이 함(陷)하여 중년(40대 중반) 이후부터 말년까지 대길(大吉)하는 상(相)으로 엿보인다.


- 임진년 운세는
차디찬 습한 계곡에 봄이 돌아오는 한곡회춘(寒谷回春)이니, 여름이 오기 전에 봄 날씨는 때에 따라 꽃샘추위에 김장독 깨질까 염려 되는 도전도 기다리는 형국이니 하절기 전의 봄철은 각별한 주의가 요하는 운세로 엿보인다.


▲ 사면일자구형(獅面一字口形) 문재인

머리털이 많고 뻣시며(거칠고 까끌까끌하다) 얼굴이 모가 난 듯하고 눈동자가 빛이 나고 신체가 튼튼한 듯한 사자의 얼굴을 띠었으니, 부(富)보다는 군인, 사법계통으로 나가면 한없이 의롭고 권세를 누릴 얼굴이요. 굳게 다문 입은 한일자형으로 의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자태이다. 특히 코가 올곧아 성품은 온화하나 일자 입은 의지가 철석같이 굳다.
종상(從相)은 위후지상(威厚之相)이라 인품이 엄숙하고 늠름하며 용맹스러워 보이는 자태로써 한 번 쳐다보면 자연히 신색이 엄숙해지고 머리가 저절로 숙여지는 상이며 사람됨이 태산같이 무겁고 마음은 바다와 같이 넓은 자태이다.


- 임진년 운세는
금반성찬형국(玉盤盛饌形局)으로 옥쟁반위에 진수성찬을 잘 차려놓은 형국이다. 일단은 수저만 들면 되겠으나, 다 같이 싸움 없이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나누는 일에 신경 써야 되는 해로 엿보인다. 대인관계의 반목 등에 특히 주의를 요하는 해이다.


김문수, 만반의 역량을 키우는 진취발전하는 운세
정몽준, 대인관계에서 신의와 화합이 요하는 해
손학규, 대인관계의 조화에 성패가 달린 운세

▲ 마면궁구(馬面弓口) 견현일월지자(肩懸日月之姿) 맹완지상(猛頑之相) 김문수

말의 얼굴에 활의 입을 띠었다. 콧대가 길고 턱이 길고 모지고, 안으로 옥은 듯하고 허우대가 늘씬하며 입모양이 활을 당긴 것 같은 모양으로 위아래 입술이 두툼하다. 이런 입을 가진 사람은 정신이 맑고 재주가 뛰어나 대귀의 상(相)이라 하겠다. 양 어깨에는 해와 달을 달고 다니는 자태를 띠었다. 얼굴에는 위맹과 고집과 승부사 기질을 띠었다. 특히 관골(얼굴 양쪽에 돌출하여 한쌍을 이루는 뼈. 광대뼈 또는 협골(頰骨))이 발달되었다. 비교컨대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에 가깝다 하겠으니 정의를 신조로 삼고 앞만 보고 돌진하는 형상이다. 모든 힘이 어깨에서 나오는 듯하니 자태가 엄숙하고 용맹스러워 보이면서도 고집스럽고 완고해 보이니 한때 파란을 겪기도 할 것으로 보인다.

- 임진년 운세는
유동(流動)운으로 매사 확신이 보이지 않는 묘신 불명하니 주위를 잘 살피고 만반의 역량(力量)을 키우는 진취발전(進取發展)하는 운세로 엿보인다.


▲ 인면상비(麟面象鼻) 응포건곤지자(膺抱乾坤之姿) 중후지상(重厚之相) 정몽준

얼굴과 목과 신체가 긴 것이 기린의 얼굴에 코끼리 코를 닮았기에 심사가 모나지 않고 인자하며 남의 말을 끝까지 듣고 가부(可不)를 말하는 청취지성(聽取之性)이다. 이러한 상서지면(祥瑞之面)이면 성품이 고상하고 마음속에는 언제나 꺼지지 않는 정대지척(正大之尺)이 자리 잡고 있으니 평생이 대길하다.
형자(形姿)는 가슴으로 건곤을 안은 모양(膺抱乾坤之姿)를 뜻하는데 앞으로 여생도 강건전진(剛健前進)하는 형자(形姿)이나 음성(雷霆)이 울려 퍼지지 못하여 안타깝다.
종상(從相)이 후중지상(厚重之相)이라 사람됨이 무게가 있고 국량(局量)은 바다보다 넓어 복록이 진진해 보이는 상이다.


- 임진년 운세는,
 유년(流年)운상 지각(地閣)중 아래 입술 아래 오목한 곳(승장)을 지나는 운세이니, 어느 해보다 대인관계에서 신의와 화합이 요하는 해로 엿보인다. 


▲  만월면응안(滿月面鷹眼) 배응태악지자(背應泰岳之姿) 한후지상(寒厚之相) 손학규

얼굴이 보름달 같이 빠진 곳이 없이 둥근, 고로 어떤 상황에서도 모난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고 매의 눈인 관계로 매사 상황 판단이 남보다 빠르고 정확한 장점이 있는데도 다소 차갑고 실리에 강하여 인정에 미흡해 보이는 점도 있다.
형자(形姿)는 총체가 등(背)에 있다. 일찍이 정계에 입문하여 명진사해(이름을 사해(온 천하)에 떨친다)할 수 있는 배후지덕(背後之德)이다. 결론적으로는 사리에 냉정하여 진퇴여부를 판단하는 성품으로 모나 보이지 않게 심지(心志)를 헤아리는 덕을 배양한다면 지존의 자리도 엿볼 수 있는 입신양명 형자의 대길상이다.


- 임진년 운세는
삼양회춘(三陽回春)하니 개화영춘(開花迎春)하는 상으로 봄에 피는 꽃은 한 송이로서 아름다움보다는 여러 가지 색채와 모양의 꽃이 어우러져야 아름다움을 더하듯이 대인관계의 조화에 성패가 달린 운세로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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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