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59>12·7 대책 대해부

올해만 6번째…결국 서민은 ‘들러리’

 

지난 7일 정부가 또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대책은 올해만 6번째. 이명박 정부 들어 정책 횟수를 살펴보니 총 20회가 넘는다. 너무 자주 대책을 발표하다보니 이제는 헷갈릴 정도다.

주택시장 정상화·서민 주거안정 지원 방안 발표
일반국민들 의견 수렴…쪽방 등 현장점검도 반영

정부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토대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거쳐 지난 7일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등에 따른 주택시장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전월세 등 서민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전세가 상승 우려
…선제적 대응방안”

최근 유럽 재정위기 등 세계경제 불확실성 증가, 주택 구매심리위축, SOC 예산 축소 등으로 주택·건설시장의 어려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서민 주거안정도 저해될 우려가 있어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취지다. 전월세시장의 경우 내년 초 봄 이사철 수요 등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특히 이번 대책은 시장 전문가, 관련업계, 대학생 등 일반국민들의 의견수렴 결과와 쪽방·재건축 단지·대학가 등 다양한 현장 점검결과 등을 반영했다.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시장 과열시기에 도입된 과도한 규제 완화, 건설업계 유동성 지원 등을 통한 원활한 주택건설·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실수요 주택구입자의 내집 마련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전월세가구와 대학생 등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다양한 주거비부담 완화방안을 강구했다.

이에 따라 2005년 8·31 대책을 통해 발표되고 1년간 유예기간을 거친 후 2007년 1월1일부터 시행됐던 2주택 이상 다주택 보유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조치가 이르면 2012년 초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2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는 햇수로 4년, 3주택 이상은 7년만으로, 마지막까지 쥐고 있던 거래 규제를 푼 것이다.

규제를 푸는 배경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현 가능성과 가계부채급증으로 내년 내수시장 및 경제성장률 위축이 가시화되자, 주택시장이 수도권 위주로 재차 추락할 움직임을 조기에 차단하고 주택거래량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내년 세제개편이 현실화되면 양도세의 절세 요령이 보다 간편해지고, 다주택 판정과 기간에 구애 없이 다주택자의 시세차익을 정부가 묵시적으로 용인한 셈이어서 수도권 주택시장의 가격조정과 바닥 다지기도 보다 빨리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심리가 저조하고 당분간은 계절적 비수기가 겹쳐 거래활성화 효과를 단기간 기대하기 어렵겠으나, 지난 3월 수도권 DTI규제 부활로 조정되던 주택가격의 하락폭을 저지하는데 일조할 수 있으리라 전망된다.

국토해양부는 강남 3구에만 적용하고 있는 투기과열지구를 폐지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강남·서초·송파구가 있다.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청약자격 제한 등의 규제가 완화된다.

2003년 12월31일 이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 안에서 설립된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은 조합인가일로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됐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보유자 및 신규 매수자의 진출입이 자유로워져 매수·매도 타이밍에 여유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이 다시 과열될 경우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힘들어 졌다.

강남 3구의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금번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2년 부과중지와 맞물려 강남재건축 규제완화 호재로 작용해 집값 낙폭을 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조합설립 인가된 26개 단지 1만9000명의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해지고, 조합설립을 추진  중인 22개 단지 2만2000명도 향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혜 대표 단지로는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서초구 방배 5차, 대치동 청실 등이 있다.

정부는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우선 시장과열 시 도입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 주택거래·공급에 애로가 없도록 해 나갈 예정이다. 부동산시장과열 시 투기방지를 위해 주택소유와 거래를 제한하는 제도가 도입됐었으나, 현재 시장상황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어려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분양가상한제 폐지 법안 개정을 지속 추진하되, 우선 주택법 하위법령을 대폭 정비해 주택건설에 사용된 비용이 분양가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분양가 공시항목(공공 61개, 민간 7개)도 축소해 다양한 주택이 공급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은 개발이익 환수라는 제도 도입취지를 감안하여 제도자체는 유지하되, 현재의 재건축 위축상황을 고려하여 2년간 부과중지할 계획이다. 주택 청약제도도 과거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기에 마련된 무주택자 위주의 규정이 시장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비수도권의 경우 청약가능지역이 시·군단위로 제한되어 있으나, 앞으로 청약가능지역을 도단위(인접 광역시 포함)로 확대하여 교통여건 개선으로 확대된 생활권역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되 당첨기회는 당해 시·군 거주자에게 우선 부여할 계획이다.

또 현재 1순위, 2순위 순차적으로 분양하도록 되어 있는 청약제도를 미분양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1·2순위를 동시 분양할 수 있도록 개선하여 미분양이 최소화되도록 할 예정이다.(당첨은 현행대로 1순위 우선) 장기간 미사용 되는 용지 등을 지역수요에 부응하는 시설부지로 활용하는 등 토지이용도를 제고하고, 뉴타운사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택지지구 등에 학교용지·관공서 부지 등으로 계획되었으나 여건변화로 불필요해져 장기간 미사용 상태인 용지나, 대도시 주변의 개발가능지를 지역수요에 부응하는 시설부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 교과부, 지자체 등 관계기관 TF를 구성하여 실태조사와 부지 사용가능성, 특성, 수요, 지역여건 등을 면밀히 점검하여 추진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강남·서초·송파
투기과열지구 폐지

주민들과 업계의 토지거래·택지확보와 관련된 애로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지가가 안정되고 투기우려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장기간 토지이용이 제한되고 있는 지역(수도권 녹지·비도시지역 등)에 대해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고, 과거 후분양 조건(40% 이상 공정 시 주택분양)으로 공급받았으나 자금부담 등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택지도 경기상황을 감안하여 선분양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뉴타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뉴타운 지구에 대한 기반시설 설치비 국고지원을 ‘12년에 대폭 확대’(11년 500억원)하고, 향후에도 수요를 보아가며 지속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건설업계 경영난 완화와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PF 정상화, 유동성 지원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사업추진이 부진한 공모형 PF 정상화를 위해 정부 내 조정위원회를 설치하여 사업조건 조정(사업계획 변경, 토지대금 납부조건 완화 등) 등 추진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한주택보증에서 시행 중인 PF대출 보증도 지속 시행하되, 사업성 있는 중소업체의 사업위주로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성이 있는 부실 PF 사업장은 PF 정상화뱅크 등에서 인수하여 최대한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미 PF 정상화뱅크를 통해 지난 6월 19개 사업장 1억2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입한 바 있으며, 금년 말까지 2차 부실채권을 매입할 예정이다.

은행권 부실 PF사업장 증가 등 수요발생 시 2012년 제2차 PF 정상화뱅크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 자산관리공사가 매입한 저축은행 PF사업장 중 사업성이 높은 사업장은 민간사업자를 유치하여 정상화할 계획이다.

MB정부 들어 정책만 20여 회
매번 다주택자에 초점 맞춰

또한 건설업계 유동성 지원을 위해 건설사 P-CBO 추가발행과 대주단 협약 운영기간 연장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P-CBO는 2010년 12월 이후 4차례 총 1조1000억원 발행하였으며, 발행수요 등을 보아가며 2조원 규모 내에서 추가 발행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실수요 주택구입 지원 강화를 위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지원하기로 되어 있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지원기간을 1년간 연장하여 내년 말까지 1조원 한도에서 지원하되 금리를 연 4.7%에서 4.2%로 인하하고, 지원대상도 부부합산 연소득 40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확대하여 구입자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8·18 전월세대책으로 금리를 0.5%p 인하(5.2→4.7%)한 이후 월평균 지원 실적이 500억원 이상 증가(1·8월 월평균 120억원→10∼11월 월평균 673억원)했으며, 1조원이 모두 지원될 경우 약 1만5000가구가 내집 마련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애최초 구입자가 아닌 일반 무주택자에 대한 구입자금(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 지원대상도 부부합산 연소득 2000만원 이하에서 3000만원 이하로 확대할 예정이다.


전월세가구의 주거지원 강화를 위해 전세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다양한 주거비부담 완화방안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저소득 세입자 등의 주거안정을 위해 내년 중 전세임대주택 1만5000호를 공급하기로 했다.

전세임대주택은 LH·지자체 등이 수요자가 원하는 기존주택을 임차하여 저소득가구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주택을 말한다. 임대주택 건설·매입에 장기간 소요되는 단점을 극복하여 단기간에 서민 주거안정을 지원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다. 쪽방 등 비주택 거주자나 소년소녀가장 및 시설퇴소아동 등에 대한 지원물량을 확대(1000→3000호)할 계획이다.

전월세 소득공제 적용대상이 확대되도록 제도 적용 시 ‘배우자 또는 부양가족 있는 자’요건을 폐지하여 1인가구 등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주거용 오피스텔 세입자에 대해서도 국민주택기금에서 저리(2∼4%) 전세자금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대학생 주거안정을 위해 대학생용 임대주택과 기숙사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학생용 전세임대주택은 대학기숙사 수준의 임대료로 1만호를 내년 신학기에 맞춰 공급하기로 했다. 그 대상주택을 주거용 오피스텔(85㎡ 이하)까지 확대하고, 대학가 주변에 월세형 임차방식의 공급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여 종전 전세주택뿐만 아니라 보증부 월세도 지원 대상에 포함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원 대상지역도 확대해 대학이 도 지역에 위치하는 경우 대학소재 시·군 지역의 전세주택만을 지원하던 것을 해당 도 전체의 전세주택까지 지원하기로 하였다.

과도한 규제들 완화
공제 적용대상 확대

대학기숙사 확충을 위해 자금과 택지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대학이 소유부지 등에 기숙사 건설 시 주택기금에서 저리(2%) 자금을 지원하고, 국·공유지나 장기 미사용 중인 학교용지 등을 용도 변경하여 기숙사 부지로 활용되도록 할 방침이다. 대학가 하숙집 등 노후주택 개량 시 주택기금에서 저리(2%) 자금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도시 내 중소형·임대주택이 많이 건설될 수 있도록 관련 지원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보금자리주택(연 15만호)은 지구여건에 따라 분양주택 용지 일부를 5년 임대 또는 10년 임대로 전환하여 임대물량을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도시 중소형·임대주택 건설 활성화 추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다세대·연립·도시형 생활주택 등에 대한 저리(연 2%) 건설자금 지원을 내년 말까지로 연장하고, 택지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는 토지 임대부 임대주택 방식을 제도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만 6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정책 횟수를 살펴보니 총 20회가 넘는다. 그때마다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울러 서민들의 주거안정기반이 한층 더 공고해질 것이라 자신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이번 대책도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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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