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기부-청계재단-정수재단 전격비교

‘재단’과 ‘기부’라는 명칭아래 너무나 다른 ‘실체’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달 15일 1500억원대의 주식을 기부하기로 한 이후 안철수연구소도 전담팀을 만들어 사회공헌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또한 안 원장은 기부한 금액을 ‘성실공익법인’으로 재단을 설립하기로 해 이래저래 이명박 대통령의 ‘청계재단’과 박근혜 전 대표의 ‘정수재단’과 비교되고 있다. 현직 대통령과 차기 유력 대선주자 2인의 재단과 기부를 전격 비교해 보았다.

안철수 재단, 설립하지만 ‘성실공익법인’ 설립으로 가닥 잡힌 듯
청계재단 ‘공익법인’, 사위 및 지인들이 이사진 대거 포함돼 논란


안철수 원장은 지난달 1500억대의 주식 환원으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안 원장이 2위 박근혜 전 대표와의 격차를 더욱더 벌리는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치권에서는 기부를 대권을 겨냥한 일종의 정치적 행보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안 원장은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던 걸 실행에 옮긴 것뿐이다” “그간 사회에 대한 책임, 사회 공헌을 많이 말했는데 그걸 행동으로 옮긴 거다”는 두 마디로 일축했다.

한국사회 롤모델 될
안철수 원장의 기부

 
세간의 관심은 자연히 1500억원의 용도와 사용 방식에 몰렸지만 안 원장은 입을 굳게 다물었었다

. 하지만 안 원장의 한 지인은 지난달 말 기부방식과 관련해 “정치인들의 기존 기부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성격이 될 것”이라며 “기부금 운용은 초저금리 혹은 무이자로 돈을 빌려줬다가 상환 받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학생들에게 장학금 등을 몇 차례 나눠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기부의 초점을 ‘자활’에 맞추겠다는 게 안 원장의 뜻”이라는 얘기다.

다시 말해 안 원장의 기부금 1500억원은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무이자나 거의 제로금리로 학자금을 대출해 주는 데 쓰이게 될 듯하다.

안 원장은 또한 주식을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끌었던 ‘아름다운재단’ 같은 단체에 기부하지 않고 직접 복지재단을 설립하되 재단형태는 ‘성실공익법인’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공익법인 중 주식 배당금 같은 운용소득을 원래 목적에 80% 이상 사용하고, 이사 자리에 특수관계인을 5분의 1 이하로 쓰면 성실공익법인으로 인정받는다.

그만큼 많은 금액을 원래 목적인 기부에 사용할 수 있고 이익관계가 없어 보다 투명한 재단을 운영할 수 있다.

주식을 기부해 증여세를 내야 하는 안 원장으로선 세금 부담을 덜고 기부액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성실공익법인을 택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이 법인은 당국의 관리감독을 더 철저하게 받되 주식을 기부할 때 비과세 범위가 두 배로 늘어난다.

안 원장의 이 같은 행보에 발맞춰 안철수연구소는 지난 1일 경기도 판교 사옥에서 안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회공헌팀’ 신설과 이를 체계적·혁신적으로 발전시켜 한국 사회의 롤모델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 원장과 함께 사회공헌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안 원장은 간담회에서 “사실 안철수연구소는 창업 당시부터 이윤보다는 사회공헌을 생각해온 ‘소셜벤처(사회적 기업)’였다”며 “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선 지 7년째 접어드는데 구성원들과 경영진이 제가 생각한 마음을 간직하며 발전시키고 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청계재단’(이사장 송정호)은 과연 어떠할까? 일단 재단의 성질부터 안 원장이 설립하게 될 성실공익법인이 아닌 ‘공익법인’이다.

청계재단은 이사진에 이 대통령의 사위 및 지인이 대다수 포함돼 논란이 있었다. 지인을 배치해 ‘원래의 목적인 기부는 등한시 하고 재산관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처남 김재정씨 사후에 그가 가졌던 ‘다스 지분’ 5%의 ‘청계재단 기부’가 문제 되기도 했다. 이 주식기부 행위는 2007년 대선 당시 논란이 되었던 BBK와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문제를 다시 불러일으키는 파장을 몰고 왔다.

청계재단 주식기부에는 진통이 있었다. 다스의 주식은 비상장 주식이다. 서울시교육청 담당 교육지원청은 주식배당금 등 수익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청계재단 측의 서류를 반려했다.

그 후 청계재단 측은 주식배당을 하겠다는 다스 측의 확인서를 담당 교육지원청에 제출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수입 대부분 MB 빚 갚는데 사용, 실제 기부는 연간 3억 수준
박근혜 ‘정수재단’ 이사장직 놓았지만 측근 배치로 영향력 행사 논란

또한 세금을 조금이라도 줄여 기부를 많이 하기 위해 노력하는 안 원장과 달리 청계재단의 연간 기부금은 얼마 되지 않는다.

청계재단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청계재단의 연간수입은 약 15억~16억원 수준이다. 수입의 대부분은 이 대통령이 기부한 세 건물의 임대료가 차지한다. 이 중 장학금으로 지출된 액수는 지난해의 경우 약 6억2000만원이다.

하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이 중 3억원은 이 대통령의 사위가 부사장으로 있는 한국타이어가 기부한 것이다.
 
따라서 청계재단이 지출한 실질 장학금 금액은 3억2000만원에 불과하다. 15~16억원의 수입을 올리는데 비해 순수 목적인 장학금 금액이 적은 이유는 청계재단에 부채가 많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천신일 전 세중나모 회장의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은행에서 30억원을 대출받아 사용했다. 여기에 대한 이자만 해도 연간 2억6000만원에 이른다.

연간 장학금과 별반 차이가 없는 금액이 재단 설립자인 이 대통령 개인채무탕감에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부채 변제 액수를 제외하더라도 장학금 액수가 너무 작아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본래 목적인 장학사업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계재단의 목적사업은 장학사업이다. “장학사업보다는 이 대통령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재단이 아니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청계재단’ MB 재산
지키기 위한 수단?


안 원장과 함께 최고의 잠룡으로 분류되는 박근혜 전 대표도 재단과 관련해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부산일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정수재단 이사장직에서 2005년 물러났지만 본인의 비서였던 최필립씨를 이사장으로 앉혀 실질적 운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부산일보>가 지난 1988년 편집권 독립 쟁취 투쟁 이후 23년 만에 신문이 발행되지 못했고 인터넷 홈페이지도 폐쇄됐다.

사건의 발단은 노조와 편집국이 이날 자 신문 1면에 이호진 노조위원장에 대한 해고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기사와 2면에 해설기사를 싣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김종렬 <부산일보> 사장이 이런 신문을 발행할 수 없다며 돌아가는 윤전기 가동 중단 지시를 내린 것이다.

앞서 <부산일보> 사측은 지난달 28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수재단으로부터의 경영권 독립’을 요구해 온 이호진 노조 위원장에 대해 업무질서 문란 등을 이유로 최고의 징계 수위인 ‘면직’을 결정한 바 있다.
 
사측은 또한 노조의 ‘정수재단 사회 환원 투쟁’ 기사를 <부산일보> 18일자 1~2면에 보도하고 사측의 입장을 담은 사고 게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정호 편집국장까지 징계위에 회부시켰다. 이 국장은 ‘편집국장 직선제’에 의해 선출된 편집국장으로, 노조와 입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측이 이처럼 극단적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은 노조가 내년 총·대선을 앞두고 보도의 공정성 확립을 이유로 ‘정수재단 사회 환원 투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내년 선거 공정보도를 위해선 최 이사장이 퇴진하는 등 명실상부한 정수재단 사회환원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 같은 노조 주장에 대해 언론노조를 비롯해 언론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전폭적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야당도 이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표가 <부산일보>의 소유주인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정치인이 언론사 하나를 통째로 소유하고 그 보도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고 민주주주와도 관련이 없다”며 “결국 <부산일보>발행 중단 사태를 해결하는 열쇠는 박 전 대표에게 있다”고 압박을 가했다.

따라서 <부산일보> 파문 확대는 대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된 시점에서 박 전 대표에게 또 하나의 악재가 될 전망이어서, 향후 박 전 대표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23년 만에 신문 발행
못 한 <부산일보> 논란


이처럼 이 대통령과 차기 유력 대통령 후보로 손꼽히는 안 원장과 박 전 대표의 기부 및 재단운영 방식은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며 비교대상이 되고 있다.

재단의 본래 목적과 기부라는 순수하고 좋은 행위에 정치적 색깔을 입히고 진보와 보수를 구분할 이유는 없다.

다만 보다 더 효율적인 기부를 하려고 하는 모습에 시민들은 감동할 것이고, 역으로 기부라는 명분을 내걸고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국민들은 이를 좌고우면 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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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부인은 통신상 기밀을 요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저 ‘대통령의 아내’다. 비화폰이 필요하지도 않고 쓸 일도 없다. 김건희씨는 그 어떤 영부인과는 달랐다. 윤석열정부 초부터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정치권을 포함해 이곳저곳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고 내용도 암호화된다. 정부와 대통령실 경호처·안보 담당 고위 관계자, 군·정보기관에 근무 중인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민간인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김건희씨는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비화폰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지켜졌던 관행을 파괴하고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수사기관·정치권 등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사 개입 정황 확인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씨가 사용했던 비화폰 통신 기록 확보에 나섰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 관계자 비화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당사자 21명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외압이 의심되는 기간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김씨도 비화폰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본인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8월 소위 ‘VIP 격노’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점으로 한 수사 외압과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인물의 자택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들이 당시 보안성이 높은 비화폰을 사용해 연락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통신 기록 확보에 추가로 나선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일반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들은 어느 정도 확인됐는데 중간중간 비화폰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누구와 어떤 시기에 수발신이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 윤·김 통신 기록 확보 조태용·김태용 등 “VIP 격노 사실” 앞서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통신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고, 경호처 측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화폰 기록을 모두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됐던 2023년 7월31일 VIP 격노 회의 전후 기간 이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씨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내가 VIP(윤 전 대통령)한테 얘기하겠다”고 지인에게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아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비화폰 기록을 토대로 김씨가 이 전 대표와 어떤 통화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씨의 비화폰 사용에 의문을 제기한다. 윤석열정부 이전엔 대통령 부인이 비화폰을 상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경호처 출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부인이 비화폰을 쓰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여러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에 관행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 경호처는 “비화폰은 국가정보원의 ‘국가정보보안 기본 지침’ 등을 근거로 한 대통령경호처의 내부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김씨에 대해서는 관련 내부 규정에 따라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에게 지급된 비화폰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은 사용할 수 없고 송수신 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만 가능하다. 그의 비화폰 기록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의 비화폰 기록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도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검찰 출장 조사를 받기 전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30분 넘게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부 맞다” 줄줄이 실토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김 전 수석이 당시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비화폰으로 2차례 통화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한 김씨의 비화폰 기록이 추가로 확인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특검팀은 최근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쯤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을 당시 배석한 것으로 알려진 7명 중 한 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 내선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로만 보면 4번째다. 정 특검보는 “해병대수사단이 이첩한 수사 기록의 회수와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확인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순직 사건 기록을 이첩한 당일 임 전 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하며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대통령실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북경찰청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첩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하던 박모 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이 전 비서관이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박 총경은 대통령실과 국수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8월2일 이모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유 전 관리관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경북청이 연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과장도 특검에 출석해 박 총경이 이 전 비서관 이름을 언급하며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기록을 이첩한 직후 2023년 8월2일 오후 1시21분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하고 뒤이어 오후 1시42분 유 전 관리관에게 전화했다. 누구와 통화했나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에서 전화를 걸어올 것이란 말을 들었고, 경북청 관계자와 통화하며 수사 기록 회수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관리관은 노모 당시 경북청 수사부장과의 통화에 대해 “경북청에서 ‘아직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회수해 갈 것인가’라고 물었고, 판단하기론 ‘항명에 따른 무단 이첩이라 회수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유 전 관리관과 경북청의 통화 이후 해병대수사단에서 이첩한 수사 기록은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 국방부검찰단에서 회수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8명으로 혐의자가 적시된 해병대 수사 기록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를 거쳐 2명으로 축소돼 경북청에 다시 보내졌다. 특검팀은 수사의 초점을 점차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와 국방부조사본부의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 확인으로 옮기고 있다. 정 특검보는 “기록 회수와 재검토 등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 초반에 비해 기록 회수나 (조사본부) 재조사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진락 전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장(육군 대령)의 2023년 8월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한 20여쪽 분량의 수첩을 확보해 국방부의 외압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아닌 2023년 초부터 사용 “문제 생기거나 위기 때마다 애용”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년 8월9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해병대수사단 수사 기록 재검토에 들어갔고 닷새 후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혐의자로 판단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국방부조사본부는 총 6차례에 걸친 보고서 수정을 거쳐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적시한 재검토 결과를 경북청에 재이첩했다. 김씨와 비화폰으로 통화한 인물들은 모두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에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이나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비화폰으로 김 전 수석과 조 전 원장 등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한 인물은 윤석열정부 초대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한다. 김씨가 비화폰을 많이 사용하던 시기는 2023년 초부터다. 특검팀도 2023년 3월부터 김씨가 비화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지난해 9월부터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사 안팎에서는 노 전 사령관과 김씨가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직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연남 역할은? 한 정보사 관계자는 “김씨의 어머니인 최은순씨의 내연남 의혹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노상원을 후원하던 사람이라는 풍문은 많이 알려진 얘기”라며 “노상원과 내연남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내연남이 노상원에게 돈을 퍼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연남이 노상원과 비화폰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무속과 고민 상담 등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