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56>{세계 7대 자연경관}제주도 투자 포인트

세계 명소 급부상…삼다도에 집 지어볼까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 제주도가 개발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해외관광객의 증가로 신공항, 신항만, 호텔 등 관광 인프라 구축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해외관광객 증가 등 막대한 지역경제 파급효과 예상
“외국인 73.6%↑”연간 6300억∼1조2000억원↑ 전망

제주발전연구원은 제주도가 세계 7대 경관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연간 관광객이 외국인의 경우 최대 73.6%(57만1872명), 내국인은 8.5%(57만8111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연간 6300억원에서 1조200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개발 기대감 ‘업’
외지 투자자 ‘찜’

그렇다면 부동산 투자 1순위 상품은 무엇일까.
제주도의 1순위 부동산 투자 상품은 펜션 혹은 펜션을 지을 수 있는 1000∼1500㎡ 규모의 부지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주 5일제 시대를 맞아 사시사철 관광객이 줄을 이어 방문하는 제주도에서는 숙박시설 운영을 통한 임대수익을 노리는 외지 투자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관 좋은 해안도로 부지가 3.3㎡당 20만∼30만원선에 가격이 형성돼 2억∼3억원선이면 괜찮은 펜션, 별장 부지를 매입할 수 있다. 직접 건물을 짓거나 10억원대에 형성된 펜션을 매입할 경우 월 700만∼800만원에 달하는 임대수입을 거둘 수 있다고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설명했다. 연간 7∼8%대의 수익률은 너끈히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2∼3년 전부터는 외지의 30∼40대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으며 노후를 준비하는 은퇴자들은 전원주택에 관심이 많다. 공항 기준으로 30∼40분 거리에 있는 외곽지 농가주택 등은 1억∼1억5000만원선에 매입이 가능하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아파트 등 주택은 어떨까.

제주도에서 주택은 투자가치가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매수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얼마 전까지 아파트 매매나 임대는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별로 취급도 안 했다는 게 대부분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금 사정이 달라졌다. 제주도가 노스런던컬리지에이트스쿨(NLCS), 한국국제학교(KIS) 등이 들어서는 영어교육도시로 조성되는데다 다음·넥슨 등의 기업도 본사 이전을 꾀하고 있어 관광 수요뿐 아니라 실거주 수요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3.3㎡당 445만원이었던 제주도 평균 아파트값은 2년간 꾸준히 올라 최근 3.3㎡당 521만원대로 올랐다. 여기다 제주도만의 독특한 임대문화인 ‘연세(年貰)’제도로 높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노형동·아라지구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웬만한 광역도시 아파트값 못지않은 매매값과 임대료를 자랑한다.

제주도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제주도에서는 집주인의 80∼90%가 연간 월세를 미리 지불하는 연세를 선호한다”며 “노형동 전용 85㎡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증금 3000만원에 연세 1200만∼1500만원 선이 시세로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제주 지역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앞으로도 영어 교육도시 조성, 제주 신공항 건설 등 부동산 호재가 잇따를 것이란 예상이다.

지금까지 제주도 땅값 및 집값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여 왔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제주도의 누적지가 변동률은 7.1%로, 서귀포시(8.5%)가 제주시(5.9%)를 앞서고 있다.

아파트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국토해양부 아파트 실거래정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제주시 노형동의 노형 e편한세상 126㎡의 경우 4억5500만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2009년 3분기 3억7500만원에 거래됐던 이 아파트는 지난해 3분기 4억3000만원으로 오른 뒤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귀포시 동흥동 주공5차 50㎡의 경우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09년 같은 기간 5300만원, 지난해 같은 기간 6500만원을 기록한 후 올해 3분기 839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제주도에 분양한 한 업체의 경우 순위 내에 마감한데다가 분양가와 경쟁률도 꽤 높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올해 7월 제주시 연동 제주연동 펠리체 48가구와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 영어교육도시 캐논스빌리지 79가구가 분양된 바 있다. 분양가는 3.3㎡당 723만∼831만원이다.

땅·집값 지속 상승세
“앞으로도 호재 많다”

이달에는 제주시 아라동에 현대산업개발의 제주아라 아이파크시티 614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제주시 아라동 제주아라지구 스위첸은 공급면적 108㎡의 경우 분양가가 2억2620만원을 기록했다. 170㎡의 경우 3억99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것 자체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번 호재로 여행객이 증가하는데다 제주도를 주말 및 전원주택으로 선호하는 예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 아파트 가격도 생각보다 높고, 월세 비율도 높아 제2주택으로 삼고자 하는 수요가 많다”며 “제2주택으로 사놓고 평소에는 여행객 대상으로 임대를 놓는 투자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익형 부동산이 각광을 받으면서 제주도에도 수익형 부동산 공급이 잇따라 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주도에는 이렇다 할 수익형 부동산의 공급이 없었던 터라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현재 제주 부동산시장에는 개발호재가 적지 않다.

먼저 지난 11월12일 제주도가 7대 자연경관 선정되어 세계 명소 급부상했다. 따라서 국내외 인지도가 높아져 관광객 증가 등의 막대한 경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추진 중인 영어교육도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헬스케어타운 조성 등의 호재도 풍부하다.

장기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이는 제주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추진 중인 6대 핵심 프로젝트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제주는 현재 영어교육도시, 헬스케어타운, 첨단과학기술단지, 휴양형 주거단지 등의 6대 핵심 프로젝트를 실행 중이다.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더 오래 만끽할 수 있는 관광자원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수익형 부동산을 비롯한 부동산시장의 전망이 아주 밝다.

제주 1순위 투자상품은?
펜션 등 숙박시설 인기!
외곽 농가주택 1억∼1억5000만원선
아파트는 매수하는 사람 거의 없어


권혁춘 상가114 팀장은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비행 거리 2시간 이내에 서울, 베이징, 상하이, 도쿄 등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대도시로 갈 수 있어 입지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2015년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완성되면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대만 등지의 아시아 지역 유학생들도 몰려들 것으로 기대되어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제주도에 분양 중인 수익형 부동산 현황이다.
▲서귀포 캐논스빌리지 =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D-2 블록에 캐논빌리지 상가를 분양 중에 있다. 지하 1층∼지상 3층 총 점포수 21개 연면적 2073.44㎡ 규모로 1층은 금융, 근린생활용품, 음료·기호음식, 커피전문점 등, 2층은 메디컬, 미용·뷰티, 3층은 외식관련업종, 스포츠관련업종으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1층 1080∼1200만원선, 2층 720∼800만원선, 3층 513∼540만원선이다. 캐논빌리지는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지원시설로 제주영어교육도시 내에는 12개의 명문국제학교를 비롯한 영어교육센터, 교육·문화·예술단지, 대학존 등이 조성된다. 또 국책사업으로 2017년까지 인구 2만3000명을 계획하고 있으며 국제학교 학생수도 약 1만2000명이 수용된다.

캐논빌리지는 제주영어교육도시 독점상권으로 KIS Jeju와 BHA의 중심부인 NLCS Jeju 정문 앞에 위치해 있다. 시행은 (주)제주아카데미, 시공은 한화건설 등이 맡았으며 2011년 11월 말 준공예정이다.

▲서귀포 오션팰리스 = 부동산 개발업체인 유동개발은 제주도 서귀포시 바닷가에 짓는 별장형 오피스텔 오션팰리스를 분양 중이다. 시공사는 진흥기업이다.

지하 5층∼지상 11층 총 257실 규모로 공급면적 기준 59∼142㎡로 구성됐다. 세련미를 강조한 유럽형, 다다미방을 재현한 일본형, 한옥 전통미를 살린 한국형 세 가지 타입이다. 서귀포 바닷가를 모든 실에서 조망할 수 있게 설계됐다. 분양가는 105㎡형이 3억원선이다.

서귀포시에서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발족 이후 대규모 사업과 국내외 투자유치가 추진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스트소프트 등 국내외 30여 개 기업이 첨단과학기술단지 입주계약을 마쳤다. 서울지하철 2호선 역삼역 8번 출구 인근에 모델하우스가 있다.

▲삼화택지지구 아빌로스 = 아이콘아이앤씨는 제주 삼화택지지구에서 오피스텔 아빌로스를 분양한다. 제주 최초로 레지던스형으로 운영되는 오피스텔로 분양면적 47∼83㎡ 171실로 이뤄졌다. 분양가는 3.3㎡당 680만원부터. 청솔종합건설이 시공한다.

상가, 오피스텔…
수익형도 전망 밝아
 
회사에서 2년 단위로 분양가의 연 7%로 수익률을 보장해주며 개별 이용자나 별장용으로 쓸 이용자는 일반 오피스텔처럼 사용하면 된다. 본보기집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주택전시관 1층에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