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 대항마 <그래 너는 꼼수다>의 굴욕 내막

<나꼼수> 퇴출시킨다더니 14시간 만에 접었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에 대항하기 위해 친박 진영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그래 너는 꼼수다>(이하 너꼼수)가 화제를 모았다. <나꼼수>의 팟캐스트 퇴출이 방송목표라고 밝힌 <너꼼수>는 방송 전부터 <나꼼수>의 아류라는 비난을 받았기도 했지만 친박과 일부 보수성향의 지지자들에게는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갖은 지적과 비난에 14시간 만에 방송을 접는 수모를 당하고야 말았다.

‘박근혜 헌정방송’이라는 갖은 비난 일색
잘나가는 <나꼼수> ‘민주언론 본상’ 수상


<너꼼수>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지지하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관련 인사들이 진보 진영의 <나꼼수>에 대항해 추진한 인터넷 방송이다.
 
<너꼼수>는 지난 24일 공식 게시판에 “<너꼼수>의 궁극적 목적은 <나꼼수> 같은 저질 방송을 팟캐스트에서 영구 퇴출시켜 건전하고 유익하되 재미있는 비판과 대안을 추구하는 것”이며 “<나꼼수>를 영구 퇴출시키는 날 <너꼼수>는 훨씬 멋진 방송명과 내용으로 청취자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셀프 빅엿 먹여?

<너꼼수>는 이어 “<나꼼수>식 허위사실 유포와 헛발질 가득한 저열한 방송이 아닌 사실에 입각한 보도를 할 것”이라며 “꼼수로 가득 찬 여야 정치판과 <나꼼수>의 꼼수를 통렬히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1회 방송은 엄호성 전 한나라당 의원과 서성건 변호사, 정광용 기자(박사모 회장), 안철수 교수의 서울대 의대 선배 김영호 원장 등 4명의 멤버와 중소기업인 박미경 사장, <바른뉴스>의 한병택 발행인이 패널로 출연했다.

<너꼼수>의 시작은 ‘꼼수~꼼수 봄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봄날은 오늘이래요~’라고 동요를 개사한 노래로 시작됐다.

노래가 끝나자 출연진들은 <그래 너는 꼼수다>라고 제목을 붙인 이유에 “자기네들이 자기들을 스스로 꼼수라고 하니 인정해주는 의미에서 <그래 너는 꼼수다>라고 제목을 붙였다”고 설명하며 “우리사회가 다 꼼수로 돌아가는데 우리는 꼼수라 인정하지 않고 꼼수에서 탈출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사실만을 말하는 정도언론이다”며 “꼼수라고 선언을 하니 꼼수라고 규정을 짓고 우리는 꼼수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다. <나꼼수>에서 ‘나’는 김어준 총수, 정봉주 전 의원, 주진우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를 의미 하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꼼수> 팬들은 ‘꼼수라고 인정 한다’는 것은 이 대통령을 꼼수로 인정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며 즐거워하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실제 인터넷과 각종 SNS에서는 “너네 말대로라면 ‘그래 가카는 꼼수다’이거냐? 셀프 빅엿을 먹이는 거야?”라며 조롱투의 댓글과 멘션이 줄을 이었다.

비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실제 <너꼼수> 카페와 박사모 카페에서조차 첫 방송 내용이 너무 ‘친박근혜’ 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고 ‘방송이 재미가 없다’ ‘억지로 웃고 너무 틀에 박혔다’ ‘진부하고 고딩도 말할 수준의 분석뿐’이라는 비난과 분석이 상당수 제기됐다.

논란과 비난이 계속되자 방송파일을 삭제한 뒤 “1차 시험방송의 총평 대부분이 박근혜 헌정방송,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라는 등 집중 지적·비판을 받았다”며 “해당 방송을 내리고 새로운 기획과 출연진 조정으로 10일 이내에 친박 방송이 아닌 진짜 중립적인 방송으로 청취자들을 찾겠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24일 오후 7시부터 25일 오전 9시까지 게재 되고 8000여명 정도만이 청취하며 14시간 만에 막을 내리고 만 것이다.

제작진은 이어 “다시 들어도 박근혜 헌정방송에 동의할 수 없지만 자의적인 판단보다 청취자의 판단과 비판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랜 세월 친박으로 활동해 관성에 젖을 수도 있는 판단에 대해 청취자의 시각은 달랐다”고 말했다.

청취자 비판에 대해 <너꼼수> 측은 “제작진 내부에서도 그런 지적에 공감하는 멤버와 동의하지 못하는 멤버도 있다”며 “지적에 대항하여 싸우는 것보다 단 한 번이라도 청취자 지적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 최종 결론”이라고 전했다.

제작진은 또한 <너꼼수>의 정광용 기자가 지난 21일 CBS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에 출연해 “친박 방송 등으로 대선 돕기 역할을 할 경우 방송을 접겠다”고 한 것에 대해 약속을 지키겠다고도 공지했다. 이어 판단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모든 것을 원점에서 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송을 들은 네티즌은 “<나꼼수>는 직접 발로 뛰고 사회현안에 대해 직접 공부하면서 메시지를 전해준다면 <너꼼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막연한 비판만 있었다”고 지적했고 “<나꼼수>는 청취율 높은 ‘정치예능’이라면 <너꼼수>는 사실을 근거로 정치성향을 배재한 다소 ‘지루한 뉴스’”라는 의견이 있었다.

잘나가는 <나꼼수>

한편 방송을 접는 수모를 당한 <너꼼수>와 달리 <나꼼수>는 지난 24일 언론노조가 수상하는 제21회 민주언론상 시상식에서 본상을 수상해 인기와 가치를 인정받아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민주언론상 시상식은 언론노조가 지난 1991년부터 매년 열어온 것으로, 언론의 역사적,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언론민주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 등을 선정해 그 공을 인정하고 시상하고 있는 가치 있는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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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