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국민바라기’ 프로젝트 가동 내막

이(李) 바득바득 갈더니만 드디어 대권행보 ‘스타트’?

[일요시사=이주현 기자]박근혜 전 대표는 그간 ‘조기 등판론’ ‘탈당설’ ‘신당설’ ‘책임론’ 등 각종 설에 시달렸다. 지난 4년간 대세론을 확고히 굳혀온 박 전 대표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묻어난 구설수 들이었다. 안철수 태풍으로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고 경쟁 대선주자들은 박 전 대표 흠집 내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는 그간 정중동 자세를 유지하며 각종 설들에 대해 한 발짝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본격 대선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칩거 아닌 칩거’를 접고 드디어 치열한 전쟁터에 발을 내딛는 것이다.

11월 말, 대학 강연으로 대권행보 시작 직접 알려 
‘해바라기가 해를 향하듯이 국민만을 바라본다’

최근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신당설에 홍역을 치렀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신당 추진을 공식화하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게도 불똥이 튄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신당설을 일축하자 한동안 잠잠했던 ‘대표론’이 다시금 떠올랐다. 대세론이 흔들리자 전면에 나서 뭔가를 보여줘야 된다는 것이다.

또한 12월 중순께 통합 전당대회를 추진하고 있는 야당의 움직임에 대응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대표설은) 있을 수도 없는 이야기”라고 거듭 일축했다.

4년 전과 동일하게
대학 강연으로 시작


이런 ‘설’들은 대세론이 흔들렸다고는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영향력과 파워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권에서 대안론으로 구체적인 인물들이 거론되고 자신을 견제하는 ‘반 박근혜’ 성격의 신당이 창당된다 해도 박 전 대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 보인다. 언제나 그랬듯 자신의 템포에 맞춰 묵묵히 ‘대권계단’을 밟아 올라가고 있다.

오래 전부터 나오라는 갖은 등판 요구에도 답답하리 만큼 침묵으로만 일관하던 박 전 대표의 심경에 변화가 생긴 것일까. 이번에는 그간 있었던 각종 추측이나 측근의 의견이 아닌 박 전 대표가 직접 자신의 대권행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중소상공인대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제 얘기도 하겠다”면서 사실상 출격을 선언했다.

이정현 의원도 “이달 말에서 12월 초 사이에 지방대 강연을 시작으로 박 전 대표가 활발하게 활동을 할 것”이라며 시점 또한 못 박았다. 이 의원은 이어 “그동안 박 전 대표가 무대 위에서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무대 아래서 듣는 위주로 다가서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경선 때도 대권행보의 시작을 대학 강연에서 했다. 이 때문에 내년 대선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은 이달 말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박 전 대표가 어느 지역의 대학에서 첫 강연 스타트를 끊을지는 미정이지만, 과거 ‘내미는 손을 잡는’ 방식이 아니라 ‘먼저 손을 내밀고 다가가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으로 측근들은 전했다.

그렇다고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안 원장의 ‘청춘콘서트’ 방식을 따라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최근 ‘청춘콘서트’를 따라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드림토크’와 <나는 꼼수다>를 따라한 <홍준표의 라디오스타>를 의식한 탓 인이지 ‘박근혜 형식’의 강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측근은 “기존에는 무대에 올라 이야기를 하고 들었다면, 이제는 무대에서 내려와 함께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청춘콘서트와도 전혀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에 ‘수첩공주’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즉흥적인 만남과 대화의 시간도 충분히 가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지나칠 정도로 준비된 답변만 내놔 ‘수첩에 적힌 것만 이야기 한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지난 10·26 재보선 지원 유세에 나섰던 당시 한 커피전문점에서 여중생들과 30분 이상 자유롭게 대화한 것이나, 택시를 잡아타고 기사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 같은 맥락이다.
 
좀 더 유연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현장에서 즉석 간담회를 하거나 예정되지 않은 대화의 시간을 만들겠다는 이야기다.

정책 행보는 이미 시작된 만큼 기존에 발표한 정책들을 보완해 나가며 분야를 확대화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박 전 대표는 조만간 장기 성장 전략과 노동시장 활성화 전략, 미래 먹거리 산업 전략 등 국가 성장 정책을 잇달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그동안 고용과 연계시키기는 했지만 박 전 대표 정책의 초점이 ‘복지’에 맞춰져 있었다”며 “골고루 잘살게 하는 게 목표라면 그 핵심 수단은 경제 성장일 수밖에 없다. 성장에 대한 박 전 대표의 비전을 곧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기존에 발표한 정책을 정교화하고 경제·교육·여성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계획을 밝힐 전망이다. 다만 이런 와중에서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배려가 담긴 정책을 더 강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권행보의 콘셉트도 정해졌다. ‘해바라기가 해를 향하듯이 국민만을 바라본다’는 의미로, 최근 각종 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불만을 파악해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뜻인 ‘국민바라기 정치’를 대권 콘셉트로 정했다. 

안철수와는 다르다
‘박근혜 형식’ 강연


대권행보를 시작한 박 전 대표는 당내 권력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친이계가 박세일 이사장의 신당과 교감을 나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으며, 이에 박 전 대표는 쇄신파와의 연대설이 떠돌고 있다.

이에 연말 당 쇄신 국면에서 정치와 정책 분야에서 친박과 쇄신파의 연대가 강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만약 박 이사장과 친이계가 손을 잡고 신당을 만든다면 친박계는 쇄신파와 손잡고 한나라당을 이어 갈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한나라당이 ‘두나라당’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당내 권력지형에도 영향력, 쇄신파와 연일 교감
새롭게 떠오르는 ‘쇄-박 연대’로 당 장악한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쇄신파 의원들과 긴밀한 교감을 나누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당내 초선 쇄신파의 맏형 격인 김성식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지난 1일엔 자신이 주최한 고용·복지 세미나의 사회를 김 의원에게 맡긴 바 있어 두 사람 간의 관계설정이 주목된다.

지난 15일에는 한·미FTA 여야 합의 처리를 주장하며 단식 농성 중인 정태근 의원을 찾아 “몸 잘 추스르라”고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다음달 2일 열리는 권영진 의원의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주변에선 이미 양쪽이 교감을 나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는 쇄신파 의원들을 한나라당의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세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도 “안면이 없는 사람에게 선뜻 다가서지 않는 게 박 전 대표의 스타일인데, 쇄신파 의원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것을 보면 서로 개별적인 접촉을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평소 쇄신파 의원들이 주장하는 정책이나 법안을 유심히 봐왔다고 한다.

박 전 대표의 행보가 정책적인 차원을 넘어 정치적인 외연 확대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 전 대표의 한 참모는 “큰 틀에서 보면 합리적인 의원들부터 품고 같이 가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로서는 쇄신파와의 연대를 통해 당이 친박에 치중됐다는 이미지와 20~40세대의 지지가 공고하지 않다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한 수도권 초선의원도 “당 쇄신 국면에서 함께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양쪽 모두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한·미FTA 국면 이후 닥칠 당 쇄신 국면에서 ‘쇄-박 연대’가 실체를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정현 의원은 “당 내 편가르기 차원이 아닌, 국민의 삶을 챙긴다는 차원에서 합리적인 의원들과 뜻이 맞으면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시화 되는
‘쇄-박 연대’


이처럼 아무리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는 박 전 대표이지만 그의 움직임에 여권이 요동치고 있다.

그를 흠집 내기 위한 세력도 숱하게 많지만 박 전 대표는 담담해 보인다. 그만큼 그가 가지고 있는 ‘보수의 차기 대통령’ 이미지가 강하고 여권에서 가지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미래권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4년을 ‘이를 갈고’ 준비한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안철수 신드롬’에 맞선 그의 영향력과 파급력은 어디까지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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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