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여성들의 카페 논란

금지된 사랑? 난 변하지 않을 거예요~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녀들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이들이 모인 카페 회원 수가 소리 소문 없이 수천 명을 돌파했다고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유부남 사귀기’ ‘유부남 사랑’ ‘유부남 애인’ 이란 키워드로 모인 카페가 수십 개나 되는 실정.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녀와 탈선하는 불륜행각이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달라진 점은 유부남과의 불륜관계가 과거에 비해 당당해졌다는 점이다. 예전 불륜 커플은 사랑을 쉬쉬하는데 급급했다면 최근에는 인터넷상에서 미혼여성들이 노골적으로 외도 사실을 밝히고, 유부남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아픔을 공유하기도 하는 한편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가정불화는 물론 간통죄까지 조장할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불륜중인 미혼녀들 카페’
가입자 대부분 “20~30대 직장여성 및 대학생”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OO카페는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녀’들을 위해 개설된 친목 공간이 있다.

“친구회사 회식자리에 우연히 가게 되었다가 알게 되었어요. 이후 몇 번을 그런 자리에 더 가게 됐고, 자연스레 그 사람과 가까워지게 됐죠. 여러 가지로 말도 잘 통했고 당연히 유부남이기에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해서나 제 신랑감에 대해서 이런저런 조언도 해주다가 이래저래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번호를 교환하게 되었고, 어느 날 점심을 같이 하자고 문자를 보내왔고 그렇게 시작이 됐죠…. 전 그 사람에게 이혼하고 나에게 오란 말도, 눈치도 안 줘봤습니다. 다만 몇 번, ‘아! 이사람 정말 내가 가지고 싶다’ 그런 생각은 했습니다. 근데 그렇게 까지는 하지말자고 계속 혼자서 되뇌는 중입니다.”

얼마 전 이 카페 게시판에 ‘떳떳하지 못함에 맘이 아프고 그럼에도 전 맘이 설렙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다.

미혼녀들 모이는
“탈선의 놀이터”

이 카페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이들은 이 공간에 모여 고민을 함께 나누거나 채팅창을 통해 대화를 하는 등 서로에게 상담자이자 조언자 역할을 했다.

카페대문에는 ‘금지된 사랑? 난 변하지 않을 거예요’라는 카페의 목적을 가늠케 하는 문구와 함께 사랑에 관한 짧은 시가 적혀있다. 또 유부남과 교제하고 있는 미혼들의 공간, 혹은 가정이 있음에도 다른 이성과 만나고 있는 기혼들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기본적으로 이 카페에 게시된 글을 읽을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는 회원이 되려면 가입 후 등급 상향(등업)이 되어야 한다. ‘등업신청’이라는 짧은 글만 올리면 되는 다른 일반카페에 비해 등업 조건도 까다롭다.

운영자는 “등업을 원하시는 분은 저에게 육하원칙에 의한 메일 보내주시길 바란다”며 “‘본인과 상대분이 기혼인지 미혼인지? 상대분과 어떻게 만났는지? 둘의 나이 차이는 얼마나 나는지? 사귄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왜 등업을 원하는지?’를 자세히 적어 메일로 보내면 선별하여 등업 해주겠다”고 공지했다.

그럼에도 이 카페 회원 수는 무려 6000명이 넘는다. 하루 방문자 수만 500여 명에 달한다.

해당 카페에 가입돼 있는 한 회원의 말에 따르면 카페회원 대부분은 20~30대 직장여성들로 심지어 이제 막 20살을 넘긴 대학생도 있었다. 이들은 자신이 만나고 있는 유부남과의 연애 담이나 고민사항들을 털어놓으며 서로에게 정보를 공유한다.

“4년 기다렸더니 결국 올 사람은 온다”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라는 희소식(?)을 나누기도 하고, “오늘 둘째가 태어난 지 1년 된 돌이래요” “그 사람 와이프에게 계속 전화가 오네요”라는 차마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자신들의 아픔을 나누고 있었다. 또 ‘와이프를 생각한다면 미안하지만 그 사람 뺏고 싶어요’, ‘그와 나눈 스킨십 얘기’ 등 은밀한 이야기까지 오가고 있다.

‘금지된 사랑’
그 치명적 유혹

이 카페 회원인 A(29·여)씨는 6년 전 21살의 나이차가 나는 유부남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A씨가 겨우 대학교 4학년 때 그의 회사에서 지원하는 행사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그를 처음 알게 됐고, 되돌아보니 힘들기도 했고 또 그만큼 행복했던 시절과 함께 벌써 6년이란 시간이 지났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A씨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투정도, 눈물도 그분 앞에서 보인 적 없다보니 밝았던 제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항상 우울한 모습만 보이는 것 같다”며 “시간이 흘러 지금은 마음을 많이 보여주시고 많이 다정해지셨지만 그분 눈에 비치는 건 사랑이 아닌 안쓰러움과 애틋함인 것 같다”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투정부리면 떠나버릴까 무서워 6년이란 시간동안 참는 법만 배워왔는데 이제 점점 지쳐간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님(카페회원)들한테 위로 받고 싶다”고 전했다.

또 다른 회원인 B씨는 같은 직장, 같은 부서에서 만난 유부남과 1년째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B씨는 “이 사랑을 왜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회사에 적응하고 일이 차차 손에 익어갈 때 쯤 하나 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사람과 일이 항상 부딪히니 가까워지면서 편해지기 시작했다”며 그와 처음 나눈 묘한 감정을 회상했다.

이어 B씨는 “1년이 지난 지금은 생각이 더 많아지고 복잡해졌다. 그 사람의 결혼생활을 지켜보는 것도 힘들고, 마음 편히 보지도 못 해, 데이트도 못 즐겨, 연락도 마음대로 못 해, 친구들한테 소개도 못 시켜, 남들처럼 주말데이트도 못 하는데 거기다 연락도 못해…. 이런 것들이 너무 힘든데 당연히 감당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에 투정도 못 부리겠다”며 “그 사람 항상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 ‘너밖에 없다는 말’ ‘마지막 여자가 나라는 말’을 많이 해주는데, 그럴수록 두 사람의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우리사이가 내 욕심 탓인지 내 남자였으면 하는 생각이, 그 사람 와이프 자리가 내 자리였으면 싶고, 아침에 같이 출근하고 싶고 퇴근하고 싶고, 주말에도 함께 보내고 싶고…”라며 깊은 속마음을 풀어놨다. 

이런 글들이 올라오면 몇 개의 댓글이 달린다. 이들은 유부남과 이제 그만 헤어질 것을 서로 종용하기도 하고, 결단을 내린 후의 아픔을 위로해주기도 한다.

이처럼 미혼녀들이 당당히 자신의 외도사실을 밝히고, 함께 고민을 공유하고 털어놓는 현실. 이 같은 최근의 세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유부남에게 더 끌린다는 그녀들, 도대체 왜?
불륜의 끝은 모두의 아픔, “사랑에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유부남과의 연애가 표면화되는 현상을 연애지상주의와 개인주의가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현대인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데, 그런 자신에게 만족을 주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사회 도덕률을 무시할 뿐 아니라 남의 사람까지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 현대 사회의 변화된 가치관이 이런 세태에 맞물려 있고 고전적이기는 하지만 유부남의 금전적 풍요와 연륜에서 나오는 매력도 미혼 여성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심리학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를 들어 불륜을 설명한다.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사랑에 장애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상대를 더 깊이 사랑한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불륜 커플이 늘고, 그들의 사랑이 더 열정적으로 달아오르게 되는 이유다. 

그러나 불륜 드라마 속 결말이 대부분 허탈하듯, 현실 또한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어찌됐건 불륜 커플의 사랑은 사회에서 통용되는 윤리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유부남의 애인을 둔 미혼녀들은 종종 “우리에겐 함께 꿈 꿀 미래가 없다” “그 사람을 갖고 싶어진다면, 이제 떠나야 할 때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헤어질 시점을 가늠하곤 한다.

유부남과의 위험한 연애. 그 야심찬 이별계획을 실천하고 있다는 C씨는 “나는 그 사람의 와이프에게 들킬까봐 불안해하진 않았다. 대신 나의 존재가 들킬까 전전긍긍해하는 오빠를 봐야했고 숨어야만 하는 내 신세를 보면서 삼류 같은 인생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던 부분이 컸다”며 “같이 있고 싶을 때 같이 있지 못하는 것도 참을 만 했고 목소리 듣고 싶을 때 못 듣는 상황도 참을 만 했었다. 그 어떤 것도 감내할 수 있었지만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나를 버려가며 숨어가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전락해버린 현실이 싫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와이프와 나와의 대등관계가 아닌. 그 사람의 와이프의 존재는 곧 나의 존재를 지워야만 정상궤도를 찾을 수 있는…. 마치 시소처럼 와이프가 상승하기 위해선 난 하락해야하는 그런 존재였다”며 순탄치 않았던 심정을 토로했다.

“우린 함께 꿈꿀
미래가 없어….”

또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라는 속담처럼 이들 또한 유부남 애인의 ‘또 다른’ 불륜에 대한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실제로 카페 내에선 알고 보니 유부남 애인이 와이프 외에 두 명의 여자와 동시에 만나고 있었다는 등, 사내연애 중이었던 나와 헤어진 뒤 다른 직원과 애정전선에 놓여있다는 등의 고민을 토로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았다.  

한편 지난 3년간 7살 어린 미혼여성과 연애를 했었다는 안모(37·남)씨의 충고는 인상에 남았다.

“미혼여성이시라면 유부남과의 연애는 아예 시작을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결혼생활이라는 게 혼자 있을 때와 달리 회사일, 집일이 생겨버리죠. 더구나 애도 있고 하면 여자는 힘들고 남자 또한 같은 생활에 새로움을 찾게 되죠. 와이프와 잠자리도 아이까지 있다면 잘 못 할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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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