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선거전 물밑작업 논란

물불 가리지 말고 슈퍼파워 ‘철밥통 자리’ 지켜라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회장 선거를 앞두고 농협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단임 약속을 깨고 연임에 나서서다. 이번 선거는 최 회장과 김병원 조합장, 최덕규 조합장이 3파전을 이룰 전망이다. 하지만 농협 안팎에선 최 회장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견해가 많다. 일찌감치 물밑작업에 착수, 든든한 기반을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보는 농협 내부의 시선은 그리 달가워 보이지 않는다. 농협노조와 일부 조합장들은 단임제로 운영키로 한 취지를 거스르면서 연임을 추진하는 최 회장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이 같은 목소리에 귀를 막은 채 연임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임 노리고 대의원들에게 향응 제공 의혹 불거져
포항동지상고 동문 MB와의 학연 활용 주장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오는 18일로 확정됐다. 이번 선거에서 회장으로 선출되면 향후 4년간 농협을 이끌게 된다. 중앙회장 후보로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 전남 나주·남평 김병원 조합장, 경남 합천 최덕규 조합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농협 안팎에선 최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견해가 많다. 일찌감치 물밑작업에 착수, 기반을 든든하게 다져놨기 때문이다.

사실상 최 회장 연임
확정적 견해 많아

중앙회장 선거 방식은 최 회장 임기에 전국 조합장 1170여명이 뽑는 직선제에서 대의원 288명만 투표권을 갖는 간선제 방식으로 변경됐다. 최 회장은 올 들어 20여개 자회사의 임원 자리가 비면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들을 앉히고 있다. 농협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렇게 자회사 임원이 된 대의원이 54명에 달한다. 이는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의 18.8%에 해당한다.

농협 내부관계자는 “과거에는 농협 자회사 임원에 옛 조합장과 농협 내부 인사 등도 임명됐지만, 올 들어서는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만이 임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월 200만~300만원의 월급을 따로 받을 수 있다.

최 회장은 또 연임을 노리고 대의원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근 농협중앙회의의 자회사인 농협유통의 임원 17명이 미국 연수를 다녀오면서 명품 핸드백을 선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사람에 530만원씩 모두 9000만원의 연수비용은 농협중앙회가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뿐만 아니라 다른 자회사들도 해외 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연수 비용으로 올해 들어서만 60여차례 40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을 정도다.

이밖에 사업활성화 지원금 2조8500억원이 대의원 조합에 집중적으로 배정된 사실도 논란이 됐다.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최 회장은 현재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288명 가운데 150명 이상을 우군화 해놓은 상태라는 전언이다.

포항동지상고 동문인 이명박 대통령과의 학연을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청와대에서 열린 포항동지상고 동문회에 참석해 인연을 과시했다. 이어 지난 9월 서울 상암운동장에서 열린 ‘전국 농업인 한마음 전진대회’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이와 관련, 농협 내부관계자는 “농협 창립 50주년 맞아 열린 행사에서 4만 명의 농민 조합원을 위한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었다”며 “이 대통령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최 회장과의 우정을 과시하는 자리 같았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가 최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농협 내부에서는 ‘청와대가 최 회장을 도와주기 위해 투표권이 있는 농협 대의원 조합장 288명을 이달 중 청와대로 초청할 계획’이라는 설이 나돈 바 있다. 그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최 회장에게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할 계획이라는 말도 있었다.

이 같은 설은 현실이 됐다. 최 회장이 농협 사업구조 개편에 공헌한 공로로 금탑산업훈장 수상자로 선정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 최 회장은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 대통령에게 훈장을 수여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훈장 수여는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농협 내부에서 회자되던 ‘설’을 의식한 결과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현재 농협은 최 회장의 수훈 사실을 쉬쉬하고 있으며, 훈장은 추후 수여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탑산업훈장 수훈
농협?최 회장 ‘쉬쉬’

최 회장의 이 같은 연임 움직임을 바라보는 내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농협노조와 일부 조합장들은 단임제로 운영키로 한 취지를 거스르면서 연임을 추진하는 최 회장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최근 농협 공동대책위원회는 농협중앙회 중앙본부 본관 앞에서 노동자·농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최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공동대책위는 전국농민화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금융산업노조 농협중앙회지부, NH농협중앙회노조, 농협중앙회비정규노조, 전국농협노조, 전국축협노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동대책위는 “최 회장의 지난 임기 4년은 50년 농협이 일거에 해체될 수 있는 시한폭탄을 장착한 것이나 다름이 없고 회장직을 이용한 권력형 비리는 또 얼마나 드러날지 모를 일”이라며 “최 회장이 끝내 노욕을 버리지 못하고 농협중앙회 회장직에 도전하게 된다면 세상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회사 임원 자리에 투표권 있는 대의원 앉혀
농협노조 등 조직적 반발 외면한 채 연임작업


이 같은 반발에도 최 회장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모습이다. 주변의 비판에 귀를 막고 묵묵히 재임 물밑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이 이처럼 회장직에 목을 메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 230조원에 25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거대한 조직이다. 중앙회 산하에 지역조합만도 1170개가 있고 중앙회 임직원만도 1만8000명이나 된다. 조합원은 240만명에 이른다. 중앙회 회장은 이 조직을 등에업고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국회의원들조차 함부로 하지 못하는 게 농협 중앙회장이다.

중앙회장으로 선출된 이후에도 각종 이권과 얽혀있다. 이 때문에 회장 직선제로 바뀐 1988년 이후 3명의 회장이 모두 감옥살이를 했다. 한호선(14~15대, 1988~1994), 원철희(16~17대, 1994~1999) 회장은 공금을 개인적으로 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정대근(18~20대, 1999~2007) 회장은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이 때문에 회장의 인사권이 배제되고 회장직이 상임에서 비상임으로 바뀌는 등 중앙회장의 권한이 많이 축소 됐다. 그러나 이것은 형식일 뿐 아직까지 대부분의 권한은 회장이 행사한다는 설명이다.

농협 내부관계자는 “수십억원씩을 써가며 중앙회장이 되려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회장의 영향력은 연봉이나 조직의 수장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 있다”고 말했다.

단임제 바꾼 장본인
규정상 하자 없다

최 회장은 지난 2009년 농협법을 개정하며 임기를 연임제에서 단임제로 바꾼 장본인이다. 연임에 따른 조직의 파행운영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것이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은 의지를 꺾지 않았다. 이후 최 회장은 언론을 통해 올해를 끝으로 물러날 것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최 회장은 재출마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 지난 3월 ‘신용-경제 분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농협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장본인으로서 사업개편 작업을 제대로 마무리 하겠다는 게 최 회장의 연임 도전 명분이다.

단임제로 바뀐 건 최 회장 재임기간 중이므로 최 회장만은 연임이 가능하다. 규정 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 다만 연임제를 단임제로 바꿨던 이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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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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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