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되면 울릴’ 정계개편 총성

거대 야당이 꿈틀댄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정계개편의 바람이 여의도 국회를 관통하고 있다. 한국당은 바미당에게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평화당 내부에선 일부 의원들의 탈당설이 제기됐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치권 셈법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다만 정계개편의 바람은 선거제 개편에 달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선거제 개혁을 논의할 국회 정개특위의 활동기한은 12월31일까지다. 그 결과에 따라 개편 여부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정치권 최대 이슈로 정계개편이 손꼽히고 있다. 사실 20대 국회서 정계개편 이슈는 더 이상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계개편은 이미 지난 6·13지방선거 이후 한 차례 국회를 뒤흔든 바 있다. 개편 가능성을 두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와 각종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양당제 체제로의 회귀’까지 언급됐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다당제 체제
깔끔히 정리?

현재 국회는 다당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2020년에 치러질 총선이 차츰 가까워지면서 개편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형국이다.

정계개편 이슈가 국회를 덮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 위원의 ‘보수단일대오 형성’ 발언 때문이다. 

전 위원은 지난 4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대통령제를 계속 고수한다면 소선거구제와 양당제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며 “내년에는 보수 통합 전당대회로 가야 되고, 보수단일대오로 가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밝혔다. 

전 위원은 최근까지도 연일 ‘보수단일대오’를 주장하고 있다.

전 위원의 보수단일대오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과의 통합 가능성이 대두됐다. 한때 보수라는 가치아래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였기 때문이다.

바미당 소속 의원들 중 일부는 과거 한국당 의원들이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을 탈당하면서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소속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으로 바른정당은 위기를 겪었다. 바른정당은 훗날 국민의당과 합당했고, 오늘날의 바미당이 창당됐다.

그 연유로 전 위원의 보수단일대오 발언에 바미당이 가장 먼저 언급됐다. 바미당은 지난 6월 지방선거 이후 제기된 정계개편서도 한국당과의 통합이 거론된 바 있다.

한국, 연일 바미당 향해 러브콜
바미, 집안 단속 나서며 선긋기

그러나 바미당 손학규 대표는 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연일 선을 그었다. 손 대표는 지난 15일 다소 격앙된 상태로 “한국당과의 통합이라는 건 전혀 없다”며 “만약 우리 당에서 갈 사람이 있으면 가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중도우파의 새로운 통합은 바미당을 중심으로 이뤄지지 적폐 청산 대상인 한국당으로 안 된다”며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없어질 정당”이라며 작심한 듯 비판을 이어갔다.

한국당의 보수단일대오와 손 대표의 ‘갈 테면 가라’가 충돌하는 양상이다. 한국당은 보수 통합을 외치며 바미당을 흔들고 있다. 바미당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후 지지율 답보상태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손학규호가 출범했지만 취임 100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고질적인 당내 통합 문제도 큰 부담이다. 바미당은 손 대표 취임 이후 내부 통합 문제로 잡음이 잦아드는 형국이었지만, 최근 당 통합 문제가 다시금 불거져 나왔다. 이는 당 정체성 논란으로 번졌다.

바미당은 최근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안을 두고 당내 갈등이 수면위로 부상했다. 바미당 투톱인 손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는 판문점 선언 비준안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언주·지상욱 의원 등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 의원은 당의 정강·정책과 함께 지도부의 신임을 묻기도 했다. 바미당 지도부는 지난 8일 의원총회에 조명균 통일부장관을 초청해 당내 갈등을 매듭짓고자 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SNS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전문가를 모셔서 듣든가 할 일이지 장관을 부르다니 여당이라도 된 줄 착각한 모양”이라며 “아예 대놓고 2중대가 되기로 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아예 총회에 불참했다.

지선 이후
다시 화두로

지 의원은 의총에 참석해 “조 장관의 의견 개진을 공개가 아닌 비공개로 하겠다고 했고, 일정을 따로 잡아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에 반대하는 전문가의 시간을 잡아주기로 해서 오늘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며 한 걸음 물러섰다. 

다만 지 의원은 손 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 비준안에 반대하는 이들을 향해 “냉전적 안보관을 탈피하고, 평화 프로세스서 당당한 야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바미당에는 냉전적 안보관을 가진 의원은 없다. 걱정 말라”며 완전히 물러서진 않았다. 

바미당은 의총 이후 판문점 선언 비준에 대해 “국회 비준대상은 아니다”라며 “대신 당 차원의 지지결의안을 추진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당내 갈등과 지지율 답보 등 회복세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서 한국당의 보수단일대오 발언은 바미당에게 달갑지 않다. 현행 소선거구제로 2020년 총선이 치러질 때 바미당의 선전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바미당은 이미 지난 6월 지방선거서 참패에 가까운 성적을 냈고 지지율도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손 대표는 당의 상황을 고려해 “갈 테면 가라”며 사실상 집안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도 정계개편의 바람을 정면으로 맞고 있다. 평화당 초선 의원들의 ‘탈당설’이 새어나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다. 탈당설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김경진·이용주 의원이다. 김 의원과 이 의원은 왕성한 대내외 활동으로 평화당의 주력 인물로 평가받는다. 다만 이들의 탈당은 당장 일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 의원은 지난 11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12월 이후 탈당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선거법 개정이라든지 정계개편의 방향을 알아보고 필요하다면 탈당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의원은 “김 의원과 저는 12월 이전에 탈당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정계개편의 시기를 12월로 한정한 까닭은 그 시기에 마무리될 선거제 개편 논의 때문이다. 현행 소선거제로 다가오는 2020 총선을 치르기엔 평화당에게 다소 무리가 있다. 저조한 지지율 탓이다. 

바미당 역시 마찬가지다. 그 연유로 바미당과 평화당을 이끄는 정동영 대표와 손 대표는 취임 전후로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 “당 명운을 걸고 선거제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 대표 역시 선거제 개혁을 “정치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두 당은 정의당과 원외정당 그리고 시민단체 등과 함께 선거제 개편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선거제 개혁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지지율에 따라 의석수가 결정되는 것으로 현행 소선거구제보다 국회 진입장벽이 낮다.

여야는 지난 16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정개특위는 선거제 개편을 논의하는 창구다. 정개특위는 지난 7월26일 국회 본회의에서 구성안이 의결됐지만 원 구성을 두고 여야 간 합의가 늦춰졌다.

정개특위의 활동시한은 오는 12월31일까지다. 이 의원이 정계개편의 시기를 12월로 한정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선거제 개편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오는 2020 총선은 소선거제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바미당과 평화당은 현재 지지율로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정개특위가 내놓을 결과물에 따라 양당 소속 의원들의 ‘정치적 결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개특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 18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감대가 높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여러 가지 쟁점들을 조율할 것”이라며 사실상 선거제도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잡음 들리자
바로 흔들기?

바미당과 평화당을 비롯한 정의당 등 소수 3당은 선거제 개편에 적극 동의하고 있지만 관건은 거대 양당이다. 현행 선거제도가 민주당과 한국당에게 유리한 만큼 양보를 이끌어내야 한다.

민주당은 원내 정당 가운데 연일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인 한국당과도 그 격차가 크다. 민주당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것처럼 이번 총선서도 ‘민주당 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의 양보가 관전 포인트인 까닭이다.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보다 중·대선거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6월 지방선거서 크게 패배한 한국당으로선 한 선거구서 한 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보다 두 명 이상을 뽑는 게 유리하다. 한 선거구서 민주당 등에게 1등자리를 줘도 2등자리만큼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야 간 간극이 드러나면서 정개특위의 합의는 요원해질 전망이다. 특히 정개특위의 활동 시기는 두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또 국회는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위원회’의 구성 법정기한(총선 18개월 10일 전인 지난 15일)을 넘긴 상태다. 논의에 속도가 필요한 만큼 여야의 첨예한 갈등이 선명해질 전망이다.

정개특위 구성, 활동 12월까지
선거제 개편 불발시 이합집산?

여야가 선거제 개편 합의에 실패한다면 바미당과 평화당 의원들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이미 한국당이 보수단일대오를 외치며 바미당을 흔들어 놓은 상황이다. 바미당 소속 의원들의 한국당 행이 가시화될 경우 민주당서도 상응한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결국 의석수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평화당 의원들의 탈당이 이뤄진다면 민주당으로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평화당 의원들의 진영은 한국당보단 민주당에 가깝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한국당에선 ‘태극기 부대’를 통합의 대상이라 밝히면서 바미당 의원들의 한국당행은 가능성이 다소 낮아졌다는 해석이다. 
 

전 위원은 지난 15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과의 인터뷰서 태극기 부대에 대해 “(그분들은)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다. 극우가 아니다”라며 “그러면 그들을 보수 세력에서 앞으로 제외할 것이냐, 그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지난 17일 “태극기 부대까지 통합 대상이라며 수구세력의 몸집 부풀리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 역시 “보수대통합의 전제가 극우라는 것이 증명됐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한국당의 태극기 부대 발언으로 선거제 개편이 불발되더라도 바미당 의원들의 한국당행은 전보다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제 개편의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지만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과 문희상 국회의장이 선거제 개혁에 적극적인 까닭이다. 문 대통령은 선거제 개혁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 의장은 “선거제 개편에 합의하면 정치개혁을 제일 잘 한 국회가 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한편 최근 각 정당의 지지율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 1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5∼17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민주당 42.3%로 선두를 지켰다. 이어 한국당이 20%로 2위를 기록했고, 정의당9.8%, 바미당6.6%, 평화당 3.1% 순이었다.

보수 통합설
민주당 조치는?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포인트로 응답률은 7.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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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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