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이 있는 여행 ③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 구간

두 발이 들려준 가을의 노래

 

길에서 가을을 만난다. 타박타박 걷기 좋은 계절, 길 따라 가을의 노래가 펼쳐지는 지리산둘레길로 가보자. 3개 도(전북, 전남, 경남)와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을 연결하며, 21개 읍·면과 120여개 마을을 잇는 장장 295km 걷기 길이다. 그중 인월-금계 구간은 보석처럼 빛나는 비경을 품었다. 저녁노을보다 붉게 익은 고추,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 다랑논에서 황금빛으로 춤추는 벼, 건넛마을로 향하는 촌로의 느린 걸음이 마음을 달랜다. 용광로보다 뜨거운 여름을 온몸으로 견뎌낸 농작물은 흙을 떠날 채비를 마쳤다. 수확의 계절, 지리산둘레길의 가을은 도리어 푸르디푸르다.

 

 

지리산둘레길 걷기가 처음이라면 인월센터에서 시작하길 추천한다. 센터는 인월장터로에서 구인월교를 건너기 전, 왼쪽으로 200m 가면 나온다. 센터에는 구간 지도와 숙박 정보, 주변 관광지 안내 리플릿 등이 있다. 때론 함께 채비 중인 길동무도 만난다. 길의 상태, 기상 상황 등을 센터에서 확인하고 나서자(월요일은 휴관이니 참고할 것).

 

 

총 8시간 코스

출발 전 인월전통시장에 들러 뜨끈한 순댓국으로 배를 채워도 좋겠다. 여행 일정이 맞으면 끝자리 3·8일에 서는 오일장 구경도 재밌다. 제철 산나물과 약초를 파는 할머니와 인사 나눈다. 장거리 트레킹을 앞두고 가방에 나물 가득 담고 싶은 맘을 꾹꾹 참는다. 4~10월 토요일에는 풍물 시장, 할머니 장터, 음악 공연 등이 펼쳐지는 인월토요장터가 열려 볼거리가 많다.
이제 본격적으로 지리산둘레길 탐방에 나서보자. 구인월교를 건너 좌회전하면 인월-금계 구간(20.5km) 여정이 시작된다. 1시간에 대략 2.5km 이동하니 총 8시간 코스다. 점심나절에 첫발을 뗐다면 중간 지점에서 하루 머물고, 다음 날 금계까지 남은 구간을 걸으면 무리가 없다. 해가 짧아지는 시기이므로 늦어도 오후 1시에는 출발할 것을 권한다.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를 바라보며 타박타박 걷다 보면 중군마을을 만난다. 고려 시대에 오군(전·중·후·좌·우군) 가운데 중군이 이 마을에 주둔해서 붙은 이름이다. 벽화를 따라 천천히 오르막을 걸으면 황매암갈림길이 나온다. 어느 길로 가도 수성대에서 합쳐지는데, 황매암으로 향하는 길은 산그늘이 있어 시원한 대신 조금 가파르다.
인월-금계 구간은 옛 고갯길 등구재를 중심으로 지리산 주 능선을 조망하며 걷는다. 6개 산촌이 정겹고, 둑길과 임도, 농로, 숲길, 산길, 차도 등 모든 길을 만난다. 걷다 보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순간에도 불안감이 찾아든다. 첩첩산중에 홀로 걸으면 괜한 두려움에 걸음이 빨라진다. 그때쯤 나뭇가지에 매달린 리본이 나풀댄다. 먼저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 때론 생명의 신호다. 갈림길마다 방향을 표시한 나무가 산과 나를 지켜주는 장승 같다. 빨간색은 인월-금계 구간 끄트머리인 금계로 향하는 길이요, 검은색은 시작점인 인월로 가는 방향이다.

 


지리산둘레길은 500m마다 이정표가 있다. 길을 잃었다면 지나온 길을 되돌아가서 놓친 이정표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곳곳에 쉼터와 약수터, 요깃거리를 판매하는 식당이 있으니 배고플 걱정은 없다.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은 지친 발에 최고 명약이 아닐까. 이정표마다 더해지고 덜어지는 숫자가 걸어온 길의 거리를 말해준다.

 



인월에서 5.8km, 출발한 지 2시간이 흘러 배너미재를 넘는다. 침엽수림 사이로 달걀버섯이 얼굴을 내민다. 달걀버섯은 독버섯인 개나리광대버섯과 유사하여 착각하기 쉬우므로 잘 구분해야한다. 달걀버섯은 로마 시대에 네로 황제가 황금과 바꿔 먹었단다. 천천히 숲길을 빠져나오니 장항마을이다. 수령이 410년이나 되는 당산나무가 마을을 지킨다. 장항교를 지나 매동마을을 거쳐 하루 일정을 마친다.

 


인근의 실상사도 볼 만하다. 실상사는 보통 첩첩산중에 들어앉은 사찰과 달리 산내면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어, 걷다가 들러도 부담 없다. 단일 사찰 중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데다, 실상사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천왕봉의 웅장한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실상사에서 상황마을로 가는 길목, 산내면은 두 번째 고향에 터를 잡은 사람이 많다. 지리산과 땅의 부름을 받아 귀농한 이들이다. 사연 많은 젊은 날을 보내고, 이곳에서 자연의 속살을 누린다. 세척된 채소를 문 앞에서 받는 편리함 대신, 가축 분뇨 섞인 흙에서 살아 있는 먹거리를 마련하려고 밤낮으로 몸을 쓴다. 흙과 바람, 자연에 순응하며 수확한 모든 것은 건강함 이상의 정신적 산물이다. 하룻밤 묵어가는 객은 귀농한 용기와 부러움에 박수를 보내지만, 겪어본 이들은 감내해야 할 무게가 적지 않음을 안다.

 

 

3개 도, 5개 시·군 연결하는 295km 걷기
인월전통시장·중군마을 등 다양한 볼거리

지리산에서 맞는 아침은 황홀하다. 일정이 되면 무리하지 않고 하루를 머무는 이유다. 차가운 공기가 귓바퀴를 감돌아 마음으로 파고들다 나간다. 정화다. 동틀 무렵 능선을 차고 오르는 태양 앞에 마음은 지리산에 터를 잡았다. 가을볕에 익은 벼는 고개 숙이고 땅을 바라본다. 땅과 이별을 고하고 누군가의 손에서 입으로, 다시 흙으로 돌아올 채비를 하는 듯 보인다.

 


길을 나서는데, 상황마을 민박에서 기르는 개 ‘바래’가 앞장선다. 간혹 민박한 손님과 금계까지 함께 걷고 돌아온단다. 오르막길을 포함해 7.5km나 되는 거리를 함께 걸었다. 발걸음이 느려지면 멈춰서 기다려준다. 정자에 올라 물도, 바람도 나눠 마셨다. 혹여 걷다가 바래를 만나면 인사를 건네시라. 언제고 당신의 든든한 안내자를 자처할 터이니. 상황마을은 다랑논이 폭포처럼 흐른다. 다랑논은 산골짜기 비탈진 곳에 층층으로 일군 논이다. 자동차로 오르면 순식간에 지나쳤을 풍경이 온몸으로 와락 안긴다.

 


숨이 가빠진다. 상황마을에서 제법 오르막길을 오르면 등구재다. 고개를 사이에 두고 행정구역이 바뀌는 지점이다. 왼발은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 오른발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에 있다. 옛사람들은 함양에서 오도재, 등구재를 넘어 남원으로 왕래했단다. 이내 창원마을 전경이 펼쳐진다. 지리산둘레길은 왼쪽, 창원마을로 향하는 빠른 길은 오른쪽이다. 왼쪽으로 돌아가라는 안내판 때문에 둘러 가는 느낌이지만, 둘레길은 왼쪽이 맞다. 오른쪽 길은 사유지이므로 빨리 가고픈 맘 다잡고, 몸을 왼쪽으로 틀자. 이내 다다른 창원마을은 곳간이 많던 곳이다. 활짝 열린 대문으로 일광욕하는 고추가 보인다. 가을이 마당에 펼쳐지니 넉넉한 수확의 계절을 실감한다.
금계마을을 마지막으로 인월-금계 구간의 목적지에 다다랐다. 20km 남짓 걸었는데 마음이 홀가분하다. 지리산둘레길이 열린 지 10년이 흘렀다. 지천으로 난 고사리는 새순을 10번 냈고, 흙길은 더러 시멘트 길로 바뀌었다. 땅거미 지면 겨우 한두 채 불빛이 보일까 말까 하더니, 이제 민박도 여럿 있다. 외지인은 산 중턱에 그림 같은 집을 마련하려고 부지런히 망치질한다. 고요한 산에 총성이 울려 퍼진다. 그저 사람이 지금보다 조금 더디게 다가서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리산 속 석굴암’ 서암정사

아직 걸을 힘이 남았다면 ‘지리산 속 석굴암’ 서암정사로 가자. 지리산 제1교에서 농어촌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벽송사에서 서쪽으로 600m쯤 떨어진 곳이다. 서암정사(瑞庵精舍)는 ‘상서로운 바위를 장엄(莊嚴)했다’는 뜻으로, 석굴 법당이 인상적이다. 아기자기한 조경과 함께 지리산의 품에 안겨 불교 석조 작품을 감상하기 좋다.


<여행 정보>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구인월교→중군마을(2.1km)→황매암갈림길(0.8km)→수성대 입구(1.1 km)→수성대(0.3km)→배너미재(0.8km)→장항마을(1.1km)→실상사(2.66 km)→상황마을(1.9km) 
둘째 날: 등구재(1km)→창원마을(3.1km)→금계마을(3.5km)→서암정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지리산둘레길 http://jirisantrail.kr
- 지리산국립공원 http://jiri.knps.or.kr
- 실상사 www.silsangsa.or.kr
- 서암정사 www.sueam.net 

문의 전화 
- 남원시청 관광과 063)620-6163
- 사단법인 숲길 055)884-0850
- 지리산둘레길 인월센터 063)635-0850
- 지리산둘레길 함양안내소 055)964-8200
- 실상사 063)636-3031
- 서암정사 055)962-5662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인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8회(07:00~23:59) 운행, 약 3시간20분 소요. 인월-금계 구간 시작점(구인월교)까지 도보 270m.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 co.kr 지리산공용터미널 063)636-2000
기차: 용산역-남원역, KTX 하루 14~15회(05:10~21:50) 운행, 2시간~2시간40분 소요. 서울역-남원역, KTX 하루 4회(07:05~17:36) 운행, 약 2시간15분 소요. 남원역 정류장에서 121·133·142번 버스, 파출소사거리(아영 방면) 정류장 하차. 인월-금계 구간 시작점(구인월교)까지 도보 24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 com 남원여객자동차 063)631-3116, 남원공용버스터미널 1688-6021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논산천안고속도로→순천완주고속도로→오수IC교차로에서 구례·남원 방면 우회전→춘향로→백공산사거리에서 장수·남원 IC 방면 좌회전→충정로→광주대구고속도로→인월교차로→황산로→신촌교차로에서 지리산국립공원·인월 방면 우회전→지리산둘레길 인월센터

숙박 정보
- 감자바우민박: 남원시 산내면 매동길, 010-5254-3087
- 소소게스트하우스: 남원시 산내면 천왕봉로, 010-8589-0148
- 일성지리산리조트: 남원시 산내면 천왕봉로, 063)636-7000, http://jirisancondo.net
- 노고지리산방: 남원시 산내면 황치길, 010-9901-4726, http://nogojiry.com(민박은 예약 필수다.)

식당 정보
- 박서방해물칼국수(칼국수): 남원시 인월면 인월로, 063)636-2202
- 시장식당( 돼지국밥): 남원시 인월면 인월로, 063)636-2353
- 박서방해물칼국수(칼국수): 남원시 인월면 인월로, 063)636-2202
- 시장식당(돼지국밥): 남원시 인월면 인월로, 063)636-2353
- 강쇠네흑돼지(구 금계식육식당)(돼지고기김치찌개): 함양군 마천면 금계안길, 055)962-5098

주변 볼거리
금대암, 국악의성지, 뱀사골계곡, 남원백두대간생태교육장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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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