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레드모델바’ 김동이 대표의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 48>

“실천하지 않는 사람에게 미래란 없다”

전국 20여개 지점을 가지고 있는 국내 최고의 여성전용바인 ‘레드모델바’를 모르는 여성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현재 레드모델바는 기존의 어두운 밤 문화의 하나였던 ‘호스트바’를 건전하게 바꿔 국내에 정착시킨 유일한 업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꽃미남’들만 전국적으로 무려 2000명에 이르고, 여성들의 건전한 도우미로 정착하는 데 성공했으며 매일 밤 수많은 여성손님들에게 생활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한때 ‘전설의 호빠 선수’로 불리던 김동이 대표의 고군분투가 녹아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삶과 유흥업소의 창업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를 펴냈다. 김 대표의 책 내용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손님 돈만 받아 챙기려 한다면 사업이 아니라 ‘사기’다
고객감동이란 ‘격한 마음이 들 정도의 예상치 못한 서비스’

■‘고마움’과 ‘감동’의 차이
특히 ‘손님이 돈을 주니 왕’이라는 생각은 피해야 한다.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고객이다. 고객이 만족하지 않고 감동하지 않으면 그 돈이라는 것도 있을 수 없다. 손님은 사업을 도와주는 파트너이고 조언자이며 컨설턴트라고 생각해보라. 그러면 이제 손님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그들을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객감동’을 외친다. 사업이란 자고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일이라는 것은 두말할 여지없는 진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말을 하는 사람들 스스로가 ‘고객감동’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선 서비스의 종류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자. 이 구분이 가능해야 진정한 의미의 ‘고객감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종류의 서비스는 ‘당연히 해야 할 서비스’다. 업소에 들어가면 친절하게 맞아주고 정성껏 주문을 받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서비스에 불과하다.

두 번째는 ‘해주면 고마운 서비스’다. 손님에게 안주 하나를 서비스 해주는 것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했을 때 손님은 그 서비스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서비스가 바로 ‘고객이 감동하는 서비스’다. 무엇보다 알아두어야 할 것은 ‘고마움’과 ‘감동’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감정이라는 것이다. ‘고마움’은 말 그대로 “너무 고맙습니다!”의 말이 나오는 서비스이지만 ‘감동’은 “어! 이런 것까지요? 정말 대단해요”라는 말이 나오는 서비스다.

바로 여기에 ‘감동’의 비밀이 있다. 내 나름대로 정의해 본 바에 따르면 고객감동이란 ‘격한 마음이 들 정도의 예상치 못한 서비스’라는 것이다. 격한 마음이라는 표현이 좀 거칠고 투박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서비스의 감동을 표현하기에는 적절하다. 일반적으로 손님들은 업소에서 서비스를 받으면서 평온한 감정 상태이다. 고마운 서비스를 받는다면 고맙다는 마음이 들겠지만 그것은 ‘격한 마음’의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감동을 받았을 때는 감정에 요동이 친다. 들뜨게 되고 흥분하게 되고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격한 감정의 상태를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서비스를 어떻게 잘 하느냐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는 이야기다. 대개 보면 사업에 실패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해야 하는데 서비스를 하지 않는 경우’이다. 이 경우 실패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좀 가혹하게 말하자면 이런 업소는 차라리 망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손님이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당연히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업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손님은 그 서비스를 제공받는 대가로 돈을 지불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당연히 해야 할 것’은 하지 않고 그저 손님의 돈만 받아 챙기려 한다면 이는 사업이 아니라 ‘사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위의 두 번째 서비스, 그러니까 ‘고마움을 주는 서비스’를 하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성공한다고 볼 수 있다.

■ 3대 바보 시리즈
하지만 이는 ‘대박’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정말로 큰 성공을 거두는 사람들은 바로 세 번째 서비스, 즉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하는 사람들이다. 사실 현대 사회를 살면서 감동을 할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는 느낄 수 있는 감동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받게 되면 그곳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게 되고 이것은 곧 ‘대박’에 가까운 성공을 가져다준다.

그런데 나는 종업원들에게 이러한 서비스의 종류와 고객감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꼭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를 짓는다. 그 말은 다름 아닌 ‘3대 바보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종업원이나 업주에게 모두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바보는 ‘알고 있으면서 실천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두 번째는 ‘가르쳐 줬는데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다. 세 번째는 ‘알고 있고 가르쳐도 줬는데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다. 실천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게 바로 이 바보 시리즈의 핵심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실천하지 않는 사람에게 미래란 없다.

<다음 주 마지막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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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