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최악의 시나리오

결국 중국에 달렸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북미정상회담 시간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시기를 “11월 중간 선거 이후”라고 밝혔다. 양국은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두고 협의 사안을 매듭지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북미가 아직 세부적으로 합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정국은 불투명하다. 지난 1차 북미회담이 좌초 끝에 성사된 것처럼 다양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궤도에 안착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서한을 주고받으며 관계 증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가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시기를 두고 ‘10말 11초(10월 말∼11월 초)’ 등 여러 해석이 쏟아졌다.

중간선거 이후로

분수령은 내달 6일 치러지는 미국의 중간선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치적 세우기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도 그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역사상 최초의 만남이라고 소개하며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성과로 내세웠다. 

이번 2차 정상회담 역시 성과로 여길 공산이 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개최 시기를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못 박았다. 선거서 비핵화 이슈가 정치적 성과로 작용하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북미는 종전선언과 비핵화 조치라는 큰 틀에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진척 정도는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핵화 ‘검증’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핵 사찰단 허용이 대표적이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의 국제 사찰단 방북을 허용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선 풍계리 핵 실험장이 지난 5월 이미 폭파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핵 실험장에 언론을 초청한 것과 전문가 사찰단을 초청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며 풍계리 사찰을 비핵화의 긍정적 진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비판적인 여론 역시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북미 간에 흐르고 있는 따뜻한 분위기는 좋아 보이지만, 북한의 움직임은 걸음마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에선 사찰단 방북을 통해 미국의 상응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은 북한의 조치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의 비판일 수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모험을 택하기엔 현실이 녹록지 않다. 각종 스캔들로 인한 정치적 부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험 대신 ‘안정’을 선택하면서 정상회담 개최를 중간 선거 이후로 미뤘다. 지난 1차 정상회담 때 공언한 북한의 비핵화와 여론의 기대감을 현실로 실현할 자신감이 크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기존에 제기됐던 회담 시기는 북미의 빠듯한 일정을 예고했지만 회담이 다음 달로 넘어가게 되면서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동시에 비핵화를 둘러싼 다양한 위험 요인들도 회담 개최 전까지 상수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북미는 비핵화 협의를 두고 두 차례 좌초한 적이 있다. 지난 6월 있었던 1차 북미정상회담 때와 지난 8월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의 방북이 대표적이다. 두 사례는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통보로 발생했다. 그 이면에는 중국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물밑 접촉을 진행하는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적극적으로 견제했다. 북한의 최대 우방국인 중국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차 북미정상회담 취소 시기부터 ‘중국 배후론’을 끊임없이 주장했다. 

연내 성사 목표로 다양한 관측이 제기
1차 때처럼…일방적 취소 통보 가능성?

나아가 그는 최근 불거진 미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은 양국의 외교·안보 분야로 확산되면서 패권 경쟁 구도로 형성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상황에 발맞춰 중국을 압박해 대북 영향력을 최소화하려는 모양새다.

시 주석은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시 주석은 무역 분쟁을 두고 “자력갱생에 내몰리고 있지만 나쁘지 않다”며 경제 자립을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까지 감수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 해군은 남중국해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이다 중국 군함과 충돌 직전까지 갔다. 

당시 양국 군함의 거리는 41m에 불과했다. 남중국해는 이곳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 간 분쟁이 벌어지는 곳이다. 중국은 이곳에 인공섬을 지어 군사기지화를 추진 중이고, 미국은 이를 견제하고 있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미중 분쟁이 이어지면서 북한의 비핵화 역시 그 영향력서 자유로울 수 없다. 비핵화의 직접 당사자인 미국과 가장 강력한 대북 영향력을 구사하는 중국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북미 정상회담 이후 종전선언 발표가 점쳐진다. 중국의 개입은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전 중국의 영향력을 확보하고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북미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다. 결국 중국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비핵화 협상의 최전선에 나가있는 최선희 북한 외무부상은 지난 4일 중국을 찾았다. 최 외무부상은 2박3일 일정으로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 겸 조선반도문제특별대표를 만나 비핵화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시 주석의 방북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중국이 밀월관계를 대대적으로 과시하는 형국이다.

북미 간 세부 협의 자체만으로도 합의점을 찾기 힘든 데다 중국의 개입이 교차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까닭이다. 상황에 따라 북미가 최악의 상황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중국 중간 선거 개입론’을 꺼내들며 “시진핑은 더 이상 내 친구가 아니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정면충돌을 불사하고 있는 두 국가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가운데 중국의 개입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차 정상회담 때와 같은 취소 통보를 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8일 비핵화 의제를 들고 중국에 도착했다. 그러나 미중은 한반도 비핵화에 공감대를 형성했을 뿐, 원론적 수준에 머물렀다. 오히려 양국은 현재 겪고 있는 갈등 국면을 드러냈다. 

<로이터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미관계 회복을 위해 미국은 잘못된 행위를 멈춰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근본적인 견해 차이가 있다”라고 맞받아쳤다.


미중 갈등 여전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방중 이전에 일본과 북한 그리고 한국을 차례로 방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3개국 모두 최고 지도자와 만났지만 중국에선 시 주석을 만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북미 회담 개최 전까지 양국의 마찰음이 비핵화 의제를 어떻게 관통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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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