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먹튀 사전 작업 돌입 의혹

정석대로 차근차근 ‘먹튀’ 악몽 재연!?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사모펀드 BIH의 ‘먹튀’는 금융권에서 두고두고 회자된다. 2000년대 초·중반 BIH는 피인수 기업인 브릿지증권의 배당률을 70%까지 높이거나 사옥을 헐값 매각하는 등의 수법으로 거액을 챙겼고 배를 두드리며 유유히 빠져나갔다. 브릿지증권은 졸지에 껍데기만 남은 신세가 됐다. 이는 최근 SC제일은행의 최대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행보와 정확하게 오버랩 된다. 먹튀를 위한 수순을 정석대로 밟아가고 있는 것.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아니라고 딱 잡아떼고 있지만 금융권은 되살아나는 먹튀의 악몽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쥐어짜기→단물 빨아 먹기→튀기!?” 의혹
자산 매각해 고배당 챙겨…단기 수익사업


#Step1 쥐어짜기

SC제일은행은 수년 전부터 보유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각하기 시작했다. 2005년 경북 포항합숙소를 시작으로 2008년 서울 우이동 연수원, 최근에는 서울 지점 수십 곳 까지 지속적으로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 기간 중 매각된 부동산은 모두 35건, 매각액수는 3003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서울 잠실 전산센터도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전산센터의 가치가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서울·경기·부산 등 전국에 있는 지점과 출장소 27곳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SC제일은행은 성과가 부진한 지점과 출장소를 통폐합해 비용을 줄이고 영업망을 효율적으로 재구축 하겠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자금회수에 나선 것이란 견해가 많다.

부동산 이외에 전략적 투자처였던 비씨카드 지분도 매각했다. 지난해 8월 14.85%(65만3400주)에 달했던 비씨카드 지분을 전량(940억원 상당)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보고펀드에 넘긴 것이다. 이전까지 이 은행은 비씨카드의 3대 주주였다.

인건비 감축에도 나섰다. 그 시작은 성과연봉제의 도입이다.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체질 개선이라는 명목에서였다. 이에 SC제일은행 노조는 성과연봉제를 빌미로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을 시행하려한다며 지난 6월27일부터 8월29일까지 은행권 최장기 파업을 벌였다.

이에 아랑곳 않고 SC제일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임원급 90여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단행한데 이어 조만간 전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명퇴를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명퇴는 사실상 ‘강제적인 구조조정’ 형식을 띄리란 게 내부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SC제일은행은 지난 2008년 명퇴 당시 퇴출대상 직원들에 대해 개인 이메일을 보내고 면담을 하는 등 직원들을 압박, 190명을 내보낸 바 있다.

#Step2 단물 빨기

문제는 부동산과 주식 매각과 구조조정 등 ‘쥐어짜내’ 회수한 자금 대부분이 SC제일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한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에 흘러들어갔다는 점이다. SC제일은행은 2011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2400억원 중 42%인 1000억원을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에 배당했다. 또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3220억원의 무려 62%인 2000억을, 지난 2009년에는 당기순이익 4300억원 중 58%에 해당하는 2500억원을 각각 배당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3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금융당국은 은행도 재투자를 통해 생산성, 수익성을 확보를 위해 고배당을 제한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또 2008년과 2009년 각각 9415만달러와 8662만달러를 영국 본사로 송금한 데 이어 지난해와 올해 1억523만2000달러와 6064만6000달러를 본사로 송금하기 위해 MR계정에 올려놨다.

SC제일은행은 영국 본사에 경영관리비, 보상비 명목으로 송금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각 항목들에 대한 적절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특히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인수한 직후 상장을 폐지해 기업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Step3 튀기

요즘 업계에선 SC제일은행이 먹튀를 위한 수순 가운데 단기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개편하는 일만 남았단 얘기가 나돌고 있다. 실제, 앞서 제일은행을 ‘먹튀’한 뉴브리지캐피탈은 인수 직후부터 부동산 금융과 고금리 가계대출 사업에 전념했다. 리스크가 큰 기업대출 비중은 크게 줄었다.

이 과정에서 외환위기 직전까지 국내 3대 은행으로 기업금융의 대명사였던 제일은행은 단기 수익을 노리는 가계대출 전문 은행으로 전락했다. 인수되기 전인 1999년 총여신 중 24%에 불과했던 가계대출이 2005년에는 80%로 늘었다. 뉴브리지캐피탈은 이런 식으로 1조2000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뒤 빠져나갔다.
SC제일은행도 최근 단기 고수익 상품에 열을 올리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시중은행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금리가 책정된 신용대출 상품인 ‘세렉트론’과 은행법상 허용되지 않는 귀금속 대여 거래 ‘메탈론’을 실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먹튀설’을 의식한 듯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시장이 좋든 나쁘든 항상 함께하고 싶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애정을 피력했다. 또 은행측은 오는 11월 말까지 조직개편을 마치고 12월 중 은행명을 ‘스탠다드은행’으로 변경해 명실공히 새로운 은행으로 출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언제 얼굴을 고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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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