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튈’ 9월 정기국회 쟁점

‘창과 방패’ 협치 시험대 오르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여야의 첨예한 갈등이 9월 정기국회를 향하고 있다. 여야는 규제개혁·민생법안을 8월 임시국회서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9월 정기국회로 넘길 공산이 크다. 최대 100일간의 회기로 이어지는 정기국회에선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이 예고돼있다. 여야가 빠듯한 일정 속에서 협치를 통해 국회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야는 지난 16일 임시국회를 개원했다. 8월 임시국회는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여야는 개원 첫날부터 대립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남북 평화와 민생경제를 위한 국회의 역할을 강조한 반면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은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다만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오찬을 통해 규제혁신 법안에 합의하는 등 협치 가능성을 열어뒀다.

굵직한 사안

이튿날 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민주당·한국당·바미당)는 국회서 조찬회동을 갖고 규제프리존법 등 규제혁신법안 처리에 합의했다. 국회 정상화에 물꼬를 튼 것이다.

우선 여야는 바미당 이학재 의원의 ‘규제프리존법’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민주당 의원 시절 발의한 ‘지역특구법’, 한국당 추경호 의원의 ‘규제프리 3법’을 병합해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할 경우 여야 민생경제법안 TF(태스크포스)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 외에도 여야는 정보통신융합법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서, 산업융합촉진법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서, 개인정보보호법을 행정안전위원회서 논의해 8월 국회서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완전히 합의하지 못했지만 원칙적으로 뜻을 모았다.

여야는 8월 임시국회 개원과 동시에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나서는 모양새다. 여야가 합의한 대로 법안 처리가 이뤄진다면 9월 정기국회는 동력을 이어갈 수 있다.

반면 여야가 합의한 사안이 8월 임시국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법안 처리는 9월 정기국회서도 지지부진할 공산이 크다. 새로운 쟁점이 논의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9월 정기국회에선 100일간의 회기 동안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그리고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 등이 예정돼있다. 시간적 여유가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성패는 8월 임시국회에 달려있다는 해석이다. 여야가 이 시기에 법안 처리의 활로를 얼마나 개척하느냐가 관건이란 것이다.

국정감사, 예산안 심사 등 예고
향후 100일 정국 분수령될 듯


9월 정기국회만 따로 때본다면 여야가 갈등을 보일 만한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꼽힌다. ▲4·27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안 ▲선거제 개편 ▲일자리 예산이다.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안 논의는 3차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와 결과에 따라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오찬을 갖고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다. 여야는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그간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 쇼’라고 비판해온 한국당의 변화된 태도는 눈길을 끌었다.

다만 판문점 선언의 비준 동의는 합의문에 담기지 않았다. 당시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을 때 가능한 일”이라며 일축했고, 바미당 김관영 원내대표 역시 “비핵화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며 한국당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결국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의 결과가 북한의 전향적 비핵화 조치에 근접할수록 국회 비준안 논의는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정상회담이 원론적 합의에 그친다면 한국당과 바미당은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 대통령은 선거제도 개편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너무 입장을 강하게 내면 혹시라도 국회서 자유롭게 논의하는 데 장애가 될까 봐 망설여졌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국회의 역할을 존중한 것이다. 그러나 선거제 개편 역시 판문점 비준안과 마찬가지로 합의문에 담기지 못했다.

선거제 개혁안은 비례성 강화를 골자로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이 거론된다. 야당은 선거제 개혁을 추진하고자 한다. 한국당 김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다당제 민주주의와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에 참석해 “선거제 개혁을 통해 한 단계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는 중차대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바미당과 민주평화당 그리고 정의당이 화답하면서 선거제 개편 추진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역시 지난 17일, 국회 최고위원 회의서 “선거제도 개편은 앞으로 야당과 충분히 협의하면 풀어나갈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혀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뒀다.

4·27선언 비준안, 선거제 개편
일자리 예산…여야 뭘 주고받나

다만 민주당은 여타 정당들보다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총선 승리를 목표로 두고 있다. 민주당에겐 현행 소선거구제가 유리한 까닭에 민주당이 얼마나 나설지 미지수다. 반면 낮은 지지율을 맴돌고 있는 야당은 선거제 개편에 적극적이다.

일자리 예산이 역대 최고치로 확장된 것 역시 쟁점 사안이다. 9월 정기국회에선 예산 논의가 이뤄진다. 최근 고용 지표가 연일 악화되는 가운데 발표된 예산이라 뜨거운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민주당은 지난 23일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재정을 최대한 확장하기로 합의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일자리 예산을 역대 최고수준으로 확대해 민간, 공공일자리 창출에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장 재정 투입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간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고용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한 까닭이다. 

처리가 관건

한국당 김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국회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물만 들이붓는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소득주도 성장론 3인방(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김수현 사회수석·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의 퇴진 없이 이번 정기국회 예산 논의는 무의미하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국회 파행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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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