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개월, 흔들리는 홍준표 리더십 내막

당 대표는 아무나 하나~♪ 어느 누가 쉽다고 했나~♬

[일요시사=이주현 기자]‘홍준표호’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났다. 한나라당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나섰지만, 오히려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심지어 존재감이 최고위원 시절보다도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 선정 과정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했고, 선거 패배 시 선대위원장 체제로 총선을 준비할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흔들리는 홍준표 리더십’ 내막을 살펴봤다.

“당 변화 이끌겠다”고 나섰지만,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 높아 
서울시장 후보 선정 과정, 오락가락 행보 보이다 책임 회피

지난 7·4전당대회에서 압승을 거두며 당 대표최고위원에 선출된 홍 대표는 친이·친박·소장파로 3분화 된 당을 ‘홍당’ 체제로 바꾸기 위해 ‘계파해체’라는 야심찬 각오를 내비쳤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 ‘홍준표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많이 깨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자에게 “맞고 싶어?”라는 막말 파문과 처조카의 채용과정 등으로 구설수에 휘말려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전당대회 전에는 “박근혜의 보완재”가 되겠다고 자청해 친박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표에 당선 됐지만 당선 후에는 친박과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 선정에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다 결국 책임을 회피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오는 형국이다.

최고위원 때보다
떨어지는 존재감

홍 대표는 최근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 선정 과정에서 리더십 논란을 맞았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재보선을 향한 일정을 마무리 짓고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야권 후보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만 번복하며 확실한 윤곽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에 우왕좌왕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야당의 후보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 자체가 집권여당의 무기력증을 나타냈다는 비판이 거셌다.

홍 대표는 당초 나경원 최고위원의 서울시장 출마 움직임에 “이벤트·탤런트 정치인은 안 된다” “제2의 오세훈이나 오세훈 아류는 안 된다”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특정인을 지칭한 게 아니라고 밝혔지만 누구나 나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실제 홍 대표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나 최고위원의 ‘비토론’을 제기하며 대안 모색에 절치부심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등 외부인사 영입을 검토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손석희 교수가 진행하는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후보 제의를 했다가 “다 나가면 소는 누가 키우냐”는 손 교수의 촌철살인 답변을 듣고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 모두가 여의치 않자 김황식 총리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제안까지 했지만 청와대가 난색을 표했고 김 총리도 거듭 고사하며 무산됐다.

결국 주호영 인재영입위원장을 내세워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선거판으로 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 변호사가 지난달 16일 “한나라당으로 안 된다는 건 지도부도 알고 있는 상황이다. 어제 충분히 얘기했다”며 홍 대표와의 통화 사실을 공개해 당내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내 유력후보를 비토하며 영입을 추진했던 이 변호사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자 당초 이 변호사를 입당시켜 당내 경선에 참여시킨다는 복안이었던 홍 대표로서는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홍 대표가 서울시장 보선 책임론과 사퇴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이 변호사의 중도 사퇴 및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를 성공시키는 방법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당직자는 “홍 대표가 경선 패배 시 차기 총선에서 자리를 보장하겠다는 식의 섣부른 언급이 오히려 이 변호사를 자극하는 역효과를 불러왔다는 이야기가 당 내에서 나오는 형편”이라며 “이 같은 불신을 없애는 방법은 결국 후보단일화를 성공시켜 서울시장선거를 이기는 방법 밖에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나 최고위원도 홍 대표에게 섭섭함을 숨기지 않았다. 나 최고위원은 그동안 자신에게 향했던 비토론에 대해 “서운한 마음이 없었다고 하면 솔직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번 이 변호사건 역시 조율되지 않은 입장이 불쑥불쑥 나오면서 안타까운 부분이 많았다”고 홍 대표의 오락가락 행태를 지적했다.

복잡한 머릿속
오락가락 ‘홍반장’

이 변호사가 나 최고위원과의 여론조사 격차가 너무 커 경선 자체가 의미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나 최고위원이 한나라당 후보로 결정됨에 따라 홍 대표로서는 멋쩍은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자신이 반대해온 나 최고위원을 자기 스스로 전략공천 후보로 내세우며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일”이라며 “당에서 한 목소리로 도와주면 좋겠다”라고 입장을 선회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이 변호사의 지지율이 예상을 밑돌고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아 홍 대표가 입장을 선회해 나 최고위원을 지지하기로 했다’는 말들이 돌았고 홍 대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홍 대표의 후보선정 과정에 한나라당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데는 지난 6월 지방선거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서 시작된 것으로 풀이 된다.

당시 유력한 후보였던 강재섭 전 대표를 망신창이로 만들어 놓고 결국에는 그를 후보로 내세워 패한 아픈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10·26 재보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재보선 패배 시, 선대위원장 체제로 총선 준비 가능성 대두
‘비리 척결’과 ‘MB와 각 세우기’로 돌파구 모색하는 ‘홍반장’


홍 대표가 외부 인사를 영입해 패배할 경우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을 염려해 은근슬쩍 꼬리를 내렸다는 시각도 있다. 결국 ‘식물대표’가 될 것을 의식한 홍 대표가 책임을 피하기 위해 나 최고위원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면 한나라당은 바로 총선 체제로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당은 홍 대표 체제가 아닌 선거대책위원장 체제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재보선에서 패할 경우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 대표는 단호하다. “나는 오세훈이 아니다. 당 대표가 선거 때마다 직을 걸면 1년에 몇 번씩 바뀌어야 한다. 한나라당은 과거 열린우리당처럼 석 달 만에 지도부가 바뀌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10·26재보선 결과에 상관없이 대표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홍 대표의 이 같은 뜻에도 불구하고 선대위원장 체제로 당이 바뀌면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천에 민감한 박 전 대표로서도 선대위원장 체제로 전환한다면 밑질 것 없다는 생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

여권 관계자는 “홍 대표가 취임한지 3개월이 갓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선대위원장 체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그 만큼 홍 대표의 리더십에 금이 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 앞두고
선대위원장 체제로 전환?

책임론이 대두되자 홍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자신이 이 대통령에게 공개리에 촉구한 측근·친인척 비리 척결과 관련해 “대통령의 가까운 친인척과 측근들에 대해선 모두 그 뒤(비리의혹)를 살펴볼 것”이라며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도 예외가 없다”고 말해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어 28일에는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어떻게 임기 후반기에 몰락했나? 측근비리나 권력비리가 터지면 막기에 급급하고, 아니라고 부인했다가 나중에 사실이 밝혀지면 끌려 다니면서 임기말에 다 몰락했다”며 거듭 이 대통령을 압박했다.

그는 이어 “임기말 있을지 모르는 권력비리를 예방하는 특별기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어제 만들었다”며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아울러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로 그런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며 “당의 자체정화운동을 하겠다. 그렇게 해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우리가 과거 정부가 실패했던 그런 사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겠다”고 비리연루 인사들에 대한 공천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홍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비리 척결에 단호하게 임한다는 과거 ‘모래시계 검사’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MB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해 여론을 호의적으로 끌고 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공천 불가 방침을 내세우며 당 대표로서 가진 기득권을 최대한 활용해 책임론과 사퇴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도 보여진다.

취임 3개월 만에 악재를 만난 홍 대표. 10월 26일 이후에는 그가 ‘식물대표’인지, 승승장구 하는 ‘홍반장’인지 결과가 드러날 전망이어서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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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