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특활비’ 해외사용 내역 공개

몰래 받아 다른 나라서 펑펑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참여연대가 공개한 국회 특활비 내역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활비는 기밀유지가 필요한 활동에 드는 경비다. 그러나 특활비가 사용된 내역을 보면 기밀 유지가 필요한 사안이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의원친선협회 방문이 대표적이다. 의원외교활동을 명목으로 의원친선협회 방문 경비에 특활비가 사용된 사례가 꽤 된다. 물론 의원외교는 기밀이 요구될 수 있다. 그러나 의원친선협회 방문 결과 보고서는 여러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지난 5일 참여연대는 국회의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 지출 내역을 공개했다. 참여연대가 공개한 특활비 자료(2011∼2013)에 따르면 3년간 240억원의 특활비가 지급됐다. 영수증은 단 한 장도 없었다. 특활비가 국회의원의 ‘제2의 월급’ ‘쌈짓돈’ 으로 불리며 비판을 받는 까닭이다.

목적에 부합
하지만 비밀?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쓰이는 비용’이다. 사용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다. 특활비를 사용하게 된 근거가 그 목적에 부합한다면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특활비 사용 내역은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일요시사>는 의원외교활동 중 ‘의원친선협회 방문’에 사용된 특활비를 주목했다. 의원친선협회 방문이 기밀 유지에 해당되는 활동이었는지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친선 목적의 방문과 기밀 유지의 성격은 다소 거리가 있다.

물론 의원들의 외교활동 자체를 지적하기엔 무리가 있다. 국회의 역할과 권한에 ‘외교’도 포함된다. 국회는 ‘초청외교활동’ ‘방문외교활동’ ‘국제회의 참석’을 보장한다. 의원친선협회 방문은 방문외교활동에 속한다. 

방문외교활동은 방문국 의회 및 정부 주요인사와의 면담과 산업체 및 교육·문화시설 등의 시찰로 이뤄져있다.

또 의원들의 원활한 외교 활동을 위해 의회외교단체가 구성돼있다. 의원친선협회 역시 이 중 하나다. 

국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의회외교단체는 ‘의원외교협의회’ ‘의원친선협회’ ‘한·중의회정기교류체제’로 구성돼있다. 의원외교협의회는 주변 주요국 의회와의 상호교류 및 합동회의 개최 등을 바탕으로 한다. 또 단순한 친선단체의 성격을 넘어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전문의회외교단체를 뜻한다. 

현재 국회는 미국·중국·러시아·EU 의회와 의원외교협의회를 결성했다.

한·중의회정기교류체제는 한중 간 우호협력 관계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양국 의회 간 정기적 교류를 목적으로 한다. 한·중의회정기교류체제는 협력의정서를 통해 결성된 외교단체다.

주안점을 두고 있는 의원친선협회의 경우 대한민국 국회의원과 상대국 의회 의원 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에 있어서 양국 간 이해증진과 협력강화를 목적으로 결성된 외교단체다.

기밀 유지 필요 때 쓰이는 특활비
의원친선협회 방문 시 사용, 왜?

국회에선 의원외교를 위한 예산을 따로 책정한다. 그러나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의원친선협회 방문에 특활비가 사용됐다. ‘기밀을 유지할 만한’ 방문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의원친선협회의 경우 상호교류 및 기타 친선활동의 성격이 강하다. 국회사무처에 공개된 방문 결과보고서를 살펴보면 기밀 유지와 친선의 거리가 더욱 멀어 보인다. <일요시사>는 공개된 2011∼2013년 의원친선협회 특활비 사용 사례 중 각 해마다 가장 많은 특활비가 사용된 경우를 꼽았다.
 

2011년 가장 많은 특활비를 사용해 의원친선협회 방문 명목으로 상대국을 방문한 사례는 ‘한·자메이카-도미니카-파나마 의원친선협회 상대국 방문경비’다. 총 478만950원의 특활비가 사용됐다. 

국회사무처에 공개된 방문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상대국 방문은 지난 2011년 8월8일부터 17일까지 8박10일 일정이었다. 이곳을 방문했던 대표단은 총 5명이었다. 

당시 한나라당 박종근·진영·이애주 의원과 민주당 이미경 의원 그리고 자유선진당(이하 선진당) 박선영 의원이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당시 박선영 국제협력관이 동행했다. 대표단이 이용했던 비행기 좌석은 모두 비즈니스석이었다.

보고서의 주요일정에 따르면 이들은 8월8일 인천을 출발해 같은 날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비행기 경유를 위해서였다. 미국에 도착한 이들은 당시 김영목 뉴욕 총영사 주최의 오찬에 참석했다. 

이후 대표단은 다음날인 8월9일 미국 뉴욕을 출발해 같은 날 도미니카 산토도밍고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날 교민 간담회를 가졌다. 다음날인 8월10일에는 도미니카 하원의장을 예방했고, 도미니카·한 의원친선협회 주최의 오찬에 참석했다. 이어 대표단은 당시 박동실 주도마니카공화국 대사 주최의 만찬을 가졌다.

예산 있는데
추가로 사용

대표단은 이튿날 8월11일 도미니카 산토도밍고를 출발해 같은 날 파나마 파나마 시티에 도착했다. 도착한 이들은 당시 두정수 주파나마 대사 주최의 만찬에 참석했다. 다음날 8월12일에는 파나마 국회의장을 예방했고, 한·파나마 의원친선협회 주최의 오찬을 가졌다. 

이후 현지 진출 국내기업과 교민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대표단은 이튿날 8월13일에 파나마 파나마 시티를 출발해 같은 날 자메이카 킹스턴에 도착했다. 이들은 다음날인 8월14일 교민 초청 간담회를 가졌고, 이튿날 8월15일 자메이카 하원의장을 예방했다. 

대표단은 이날 자메이카 킹스턴을 출발해 자정이 다 돼서야 경유지인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이들은 다음날 8월16일 미국 뉴욕을 출발해 인천에 도착했다.

방문 결과 보고서에 기록된 이들의 주요 일정은 오찬과 만찬 그리고 교민간담회와 예방이다. 의원친선협회의 목적인 ‘상대국 의회의원 간의 상호교류 및 친선활동’과 상통한다. 그러나 특활비가 지급된 것은 의문이다.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국정수행 활동을 찾아보기 어렵다.

당시 진 의원은 개인일정으로 7월28일 인천을 출발해 같은 날 미국 시애틀에 도착했다. 그는 개인일정 후 8월9일 미국 플로리다를 출발해 같은 날 도미니카 산토도밍고에 도착했다.

민주당 이 의원 역시 개인 일정으로 8월5일 인천을 출발해 같은 날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이후 8월8일 뉴욕에서 대표단과 합류했다. 이 의원은 대표단에 합류하기 전인 8월5∼7일까지의 체재비와 숙박비를 개인 부담했다. 
 

이 의원은 개인 사정으로 자메이카 일정에 불참했다. 자메이카 일정을 취소한 이 의원은 8월 13일 파나마 파나마시티서 출발해 같은 날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이 의원은 대표단과 달리 8월15일 미국 뉴욕을 출발해 8월16일 인천에 도착했다.

선진당 박 의원은 개인 일정으로 같은 해 7월22일 사전 출발했다. 박 의원은 8월8일 미국 로스엔젤레스서 출발해 같은 날 미국 뉴욕에 도착했고 이어 대표단과 합류했다. 이후 일정은 대표단과 같다.

2012년엔 ‘한·대만, 한·싱가포르 의원친선협회 대표단 상대국 방문경비’서 의원친선협회 방문 명목으로 가장 많은 특활비가 사용됐다. 총 297만9020원이었다. 공개된 방문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5월7일부터 13일까지 6박 7일 일정이었다. 

이곳을 방문했던 대표단은 총 4명이었다. 당시 새누리당 조진형·강승규 의원과 민주통합당 유선호·박우순 의원이었다. 대표단을 지원하기 위해 당시 이덕형 국제협력관이 동행했다. 대표단이 이용했던 비행기 좌석은 모두 비즈니스석이었다.

보고서 주요 일정에 따르면 이들은 5월7일 인천을 출발해 같은 날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했다. 이날 대표단은 당시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 대표 주최의 만찬을 가졌다. 이들은 다음날인 5월8일엔 임덕복 대만 입법위원 주최의 오찬에 참석했다. 

이후 대표단은 교민 간담회를 가졌다. 이튿날 5월9일 대만 타이베이를 출발한 대표단은 같은 날 싱가포르의 수도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이날의 공식 일정은 보고서에 기록되지 않았다.

다음날인 5월10일 대표단은 주싱가포르 대사주최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싱가포르 국회부의장과 싱가포르 의원 3명이 동석했다. 이어 대표단은 주싱가포르 한인회장 주최의 만찬에 참석했다.

대표단은 그 다음날인 5월11일 싱가포르 싱가포르를 출발해 같은 날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했다. 필리핀을 방문한 까닭은 경유를 위해서였다. 이들은 이날 주필리핀 한국대사 주최의 만찬을 가졌다. 대표단은 5월13일 필리핀 마닐라를 출발해 같은 날 인천에 도착했고 공식 일정은 마무리됐다. 그러나 그 사이 5월12일의 일정은 보고서에 기록되지 않았다.

대표단 역시 상대국 의회의원과 만나 교류하는 등 의원친선협회 방문 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을 했다. 그러나 친선협회 방문 차 기밀을 요하는 특활비를 받은 것에 대해선 의문이다. 보고서에 기록된 대표단의 공식 일정은 오찬과 만찬 그리고 간담회뿐이었다.

밥 먹고 구경
굳이 써야?

2013년에는 ‘인도, 스리랑카, 미얀마 의원친선협회 상대국방문 경비’서 방문외교 명목으로 가장 많은 특활비가 지급됐다. 총 721만5100원이었다. 

공개된 방문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7월28일부터 8월6일까지 8박 10일 일정이었다. 대표단은 총 6명이었다. 당시 새누리당 송광호·정갑윤·신성범 의원과 민주당 백재현·이찬열 의원 그리고 통합진보당 오병윤 의원이었다. 의원외교활동을 보좌하기 위해 당시 이경은·임진표 국제협력관이 동행했다.

대표단은 비행기를 총 9번 이용했다. 이 중 비즈니스석이 5번, 일반석이 2번이었다. 나머지 2번은 ‘현지항공’ 이라고 보고서에 기재됐다. 이 현지공항은 모두 일반석이었다.

대표단은 7월28일 인천을 출발해 같은 날 인도 델리에 도착했다. 이들은 도착 후 숙소서 휴식을 가졌다. 대표단은 다음날 7월29일 델리 시내를 시찰했다. 이후 자유오찬을 가진 대표단은 인도·한 의원친선협회장과 면담을 했다. 이후 인도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저녁엔 대사주최 만찬을 가졌다. 이튿날 7월30일엔 인도 델리를 출발해 인도 바라나시에 도착했다. 보고서엔 이날 대표단이 전일 문화 시찰을 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다음날 7월31일 대표단은 인도 바라나시를 출발해 인도 델리로 복귀했다. 

대표단은 이날 델리 시내를 시찰하며 자유일정을 가졌다. 이들은 이날 인도 델리를 출발해 스리랑카 콜롬보에 도착했고 숙소서 휴식을 가졌다.
 

다음날 8월1일 대표단은 콜롬보 시내와 스리랑카 국회를 시찰했다. 이후 스리랑카·한 의원친선협회장을 면담했고 선물가게를 방문하는 등 시내 시찰에 나섰다. 이어 이들은 스리랑카 경제개발부장관과 만났고 숙소 체크아웃 후 골(스리랑카 도시 이름)로 향해 만찬을 가졌다.

이튿날 8월2일 골 주변을 문화시찰하고 콜롬보로 돌아와 시내시찰을 이어갔다. 이후 대표단은 대사주최 만찬으로 하루를 끝냈다.

다음 날 8월3일 이들은 스리랑카 콜롬보를 출발해 태국 방콕에 도착했다. 비행기 경유를 위해 태국에 도착한 것이다. 대표단은 공항 근처서 오찬을 가진 뒤 미얀마 양곤으로 향했다. 미얀마 양곤에 도착한 이들은 만찬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튿날 8월4일은 전일 문화시찰과 자유일정을 가졌다고 기록돼있다. 이들은 8월5일엔 미얀마 양곤을 출발해 미얀마 네피도에 도착했다. 대표단은 이날 하원 국회부의장을 예방하고 하원 국제관계위원장과 면담했다.

같은 날 오후 미얀마 네피도를 출발해 미얀마 양곤에 도착했다. 대표단은 대사주최 만찬을 가졌고 오후 늦게 미얀마 양곤을 출발해 다음날 8월6일 인천에 도착했다.

보고서에 기록된 대표단의 일정은 문화시찰 및 시내시찰과 자유일정, 면담과 예방 그리고 오찬과 만찬이 전부였다. 기밀 유지를 필요로 하는 특활비가 지급된 것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 까닭이다.

의원외교 예산 따로, 특활비 따로
국회 외유성 논란 스스로 해결해야

국회에선 의원들의 외교활동을 위한 예산이 따로 책정된다. 그러나 의원들은 친선협회 방문을 명목으로 특활비를 받았다. 결과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의원들의 외교활동엔 기밀과 관련된 사안을 찾아보기 어렵다. 물음표가 찍히는 까닭이다. 최근 공개된 특활비 내역으로 의원 외교활동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의원외교 활동은 필요성은 인정된다. 그러나 그 절차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반복된다면 의원들의 외교활동이 자칫 외유성 출장으로만 비춰질 수 있다. 국회 스스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시각이 대두되는 까닭이다.

언급된 사례뿐 아니라 특활비가 사용된 대부분의 의원친선협회 방문은 오찬과 만찬, 면담과 예방 그리고 문화시찰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기밀성이 요구될만한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활비 논란이 부상하면서 정당들은 특활비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특활비의 폐지보다 제도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평화당 역시 이와 대동소이하다. 반면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특활비 폐지를 내세우고 있다.

외교? 외유성?
경계 선명해야

특활비 폐지에 앞장서고 있는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지난 8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서 의원 외교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 원내대표는 ‘의원외교가 기밀 유지 등이 요구되기에 특활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는 질문에 “나도 의원외교를 해 봤지만 기밀을 요구하는 활동을 해 본 적이 없다”며 “의원 외교 명목의 특활비는 거의 다 외국 나가는 의원들에게 용돈 비슷하게 지급된 사실을 감안하면 국회에선 필요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특활비 폐지법’ 이름 올린 의원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지난 5일 특활비 폐지 내용을 담은 국회법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 총 11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정의당 심상정·김종대·윤소하·이정미·추혜선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서형수·표창원 의원,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 그리고 민중당의 김종훈 의원이다. 

개정안은 국회의장이 국회 소관 예산요구서를 작성할 때 특활비를 제외하고, 국회의장 소속 국회예산자문위원회를 신설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도록 했다.

한편 이보다 앞서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작년 11월 특활비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 당시 공동발의한 의원은 바른미래당 권은희·오신환·유승민·유의동·이언주·정병국·정운천·박인숙 의원 등이다.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은 국회의장이 국회 소관 예산요구서를 작성할 때 특활비 등 별도의 총액으로 제출하는 항목을 포함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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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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