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레임덕 불 지른 ‘3대 악재’ 집중분석

측근비리·정권심판론·경제위기 ‘쓰나미’에 “허걱”

[일요시사=이주현 기자]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말 ‘3중고’에 휘말리며 레임덕이 초가속화 궤도에 올라섰다. 잇달아 터지는 측근 비리로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고,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본격화하면서 정권심판론이 다시금 불거질 전망이다. 여기에 국제경제 상황이 또 다시 악화 기로에 접어들면서 고물가 등 경제위기론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측근비리 엄정수사를 촉구하며 진화에 나섰고 부산을 방문하며 민심잡기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이는 경제위기와 마찬가지로 레임덕이 가속화 되어가는 현상을 막을 묘책 또한 없다는 게 중론이다.

김두우, 신재민 도덕성에 치명타 안겨준 최측근비리
제2경제위기에도 자화자찬, 근거 없는 자신감만 충만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침통한 표정이 역력하다.
 
특히 임기 초부터 “최초로 친·인척과 측근 비리가 없는 정권으로 남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여러 차례 한 이 대통령이 대선 캠프 핵심인사나 청와대 보좌진들의 비리 의혹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또한 ‘경제대통령’을 자처하며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당선 된 이 대통령으로서는 연이어 계속되는 국제경제위기가 야속하기만 해 보인다.

‘용서받지 못할 비리’
부산저축은행 사태

측근 비리는 치명적 타격을 안겨줬다. 올 1월에는 ‘함바비리’ 의혹으로 배건기 청와대 감찰팀장의 사직, 2월에는 최영 강원랜드 사장의 구속과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의 사직으로 시작된 측근비리는 이 후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 스스로 ‘용서받지 못할 비리’로 규정한 부산저축은행사태에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로비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이국철 SLS 회장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수십억원을 줬다는 폭로까지 줄을 잇자 이 대통령 스스로 측근들의 잇단 권력형 비리에 칼을 빼들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이면 측근일수록 더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며 “법무부는 권력형 비리나 가진 사람들의 비리를 신속하고 완벽하게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김 전 홍보수석과 신 전 차관 등 당사자들이 비리의혹을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먼저 측근비리 강력 대처를 주문한 것은 이번 일이 임기 말 심각한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의 지시 전날까지만 해도 신 전 차관 의혹에 대해 ‘소설 같은 이야기’ ‘개인비리에 국한되지, 정권차원의 비리는 아니다’는 식으로 권력형 측근 비리 의혹과는 선을 그었던 청와대의 입장이 하루 만에 확 바뀐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말 측근 비리나 권력형 비리가 터지면, 부인하고 막기에 급급하다 사실이 밝혀지면 국민적 망신을 당했던 전례를 염두에 둔 듯 이 대통령은 정면 돌파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로비스트 박태규와 이 회장의 입에서 어떤 증언이 나와 어디로 불똥이 튈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서둘러 수사를 조기에 마무리하려는 의도로도 보여진다.

검찰은 일단 주말도 반납한 채 이 회장을 소환조사하고 신 전 차관도 출국 금지시키며 강한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적지 않은 현 정권 실세들의 이름이 부산저축은행 로비와 관련해 오르내리고 있어 이 대통령을 더욱더 깊은 수렁에 빠트리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만약 대통령 측근이나 여권 인사의 비리 의혹이 추가로 나올 경우 이명박 정부는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고 급속한 레임덕과 함께 국정수행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양건 감사원장도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장에서 잇단 측근비리와 관련해 “측근비리 문제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고 여기에 대한 강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측근비리 폭발 원인에 대해선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임기말에 이런 사례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을 단순히 통상적인 사례라는 식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제위기에도
‘자화자찬’ 일색

여기에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경제가 다시 흔들리고 있어 이 대통령을 야속하게 만들고 있다.

이 대통령의 최고 브랜드는 ‘경제대통령’이고 이를 국민들에게 잘 어필해 대선에 승리했다. 그만큼 국민들이 경제에 대해 그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하지만 계속되는 고물가와 전세난, 유가급등, 구직난, 주가 폭락과 환율 급등으로 국가경제는 위기에 처했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날이 갈수록 힘들어 지고 있다.

‘MB노믹스’의 근간인 부자감세로 사회양극화는 더욱더 가속화 됐고, 위화감과 사회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이명박 정권은 출범부터 ‘비즈니스 프렌들리’란 말로 친기업 정책을 표방하면서 서민경제는 뒷전에 뒀다. ‘저금리-고환율’정책이 그것이다.

저금리로 기업의 금융비용을 경감해주고 고환율을 통한 수출촉진으로 경제성장을 주도한다는 것이었다. 선거공약인 ‘747’(경제성장 7%,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대국)의 실현전락이다.
 
전문가들은 “747이란 성장잠재력을 도외시했다는 점에서 엔진을 탑재하지 않은 비행기와 다름없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밀어붙여 그 후유증과 부작용이 고물가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는데 고환율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수입물가 앙등에 따른 물가상승을 유발 했다”며 “여기에다 재정-금융팽창에 따른 통화팽창이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권 심판론 부각시키는 촉매제 10?26 서울시장 선거
민주당, ‘MB정부 권력형비리진상조사특별위원회’ 꾸려


상황이 이러한데도 지난 1차 경제위기 때 이 대통령은 “미국발 경제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암흑기에 들어섰다”며 책임을 회피했고, 이번에도 2차 경제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태도에는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내가 대통령이면서 위기를 두 번 맞는 게 다행”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1차 경제위기를 잘 넘긴 것이 자신의 공적인 것 마냥 자화자찬 했다.
 
29일에는 “우리가 위기라고 해서 우리끼리 자꾸 위기라고 하면 위축된다”며 “경제는 위기대처는 철저히 하지만 지나치게 우리끼리 위기감을 조성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세계위기는 선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국이 지난번에 애먹이더니 유럽이 이번에...”라며 거듭 유럽을 힐난한 뒤, “뭐 옆에 나라가 위기가 오면 정말 위기다. 그렇게 되면 아마 수출이 줄 것이지만 아무튼 세계가 다 어려워져도 우리가 맨 나중에 어려울 것이다. 그런 자신감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 대통령 주장과는 달리 금융시장에서는 우리나라 주가가 45개 주요국 가운데 4번째로 많이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폭등하는 등 심각한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자신만만한 그로서도 별다른 대응책은 없어 보인다. 지난달 8일 추석맞이 특별기획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 물가 상승과 관련해 “최선을 다 하고 길을 찾으면 어느 정도는 잡을 수는 있을 것”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물가를 탁 잡을 방법은 없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물가정책에 불가항력적인 요소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특히, 취임 초기부터 성장에 몰두하느라 ‘물가잡기’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성장 때문에 물가가 올랐다고 생각 안한다. 서민들 고통을 덜어주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위기는 물가상승 등을 통해 서민생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이로써 경제대통령이란 브랜드는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완벽한 정권?
뻔뻔함의 극치

이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민심이반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되자 일부에서는 10·26 재보궐선거는 해보나 마나 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MB 심판”이라고 밝혔듯, 서울시장 선거는 정권심판론을 부각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자고 나면 터지는 측근 비리에 이명박 정권의 ‘블랙아웃’이 머지않았다”며 ‘이명박 정부 권력형비리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꾸린 상태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박원순 변호사도 최근 “현 정부 정치행태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추락해도 되는가 하는 측면에서 분노를 느꼈다”며 공세를 예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보궐선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보선에서 패하면 청와대는 급격히 힘이 빠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여권에서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자 이 대통령과 차별화에 힘쓰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차별화로 정권재창출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 대통령은 임기말 3중고를 겪으며 레임덕이 초가속화 되어가고 있다. 내우외환으로 국정운영의 동력이 급격히 약화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측근비리에 대한 대국민 사과는 커녕 지난달 30일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므로 조그마한 허점도 남기면 안된다”며 자신의 정권을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으로 규정해 앞으로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