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서 ‘위기론’으로 급변한 박근혜 돌파구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현장정치’로 극복하라!

[일요시사=이주현 기자]4년간 여론조사 1위 자리를 고수하며 ‘대세론’을 지키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안철수 신드롬’에 부닥치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박근혜의 힘’은 여전했다. 안철수라는 강력한 쓰나미에 휩쓸려 추락한 지지율을 다시 회복하며 자신의 입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 신드롬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란 위기감이 박 전 대표의 대권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대세론에 처음으로 일격을 맞은 박 전 대표의 돌파구와 해법을 파헤쳐봤다.

5촌 조카 은지원과 친근한 사진 공개, “젊은층과 소통 예고?”
“제도·정책 잘 갖춰 ‘국민이 행복한 나라 실현’ 정치인생 꿈”

추석 전만 해도 박근혜 전 대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최대 26.4%포인트의 격차(7, 8일 MBC·엠비존 조사)를 보이며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하지만 추석 연휴 말미에 실시된 3개 여론조사에서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대세론의 위력’을 입증했다.
 
14일 발표된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13일 실시)에서 박 전 대표와 안 원장의 양자대결 지지율은 각각 45.2% 대 41.2%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4.0%포인트)긴 하지만 안 원장을 앞선 결과다.

같은 날 실시된 국민일보·GH코리아 여론조사에서는 둘의 격차가 9.7%포인트(박 전 대표 49.8%, 안 원장 40.1%)였으며 서울신문·여의도리서치 조사(12일 실시)에서도 박 전 대표가 근소하게나마 안 원장을 제쳤다.

탄탄한 지지기반,
대세 복원력 입증

이렇듯 민족의 최대 명절 추석을 거치며 박 전 대표는 탄탄한 지지기반을 거듭 확인했고 ‘대세 복원력’까지 증명해 보였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대세론의 내구력을 입증한 것이다.

이에 비해 안 원장의 지지층은 박 전 대표만큼 탄탄하게 다져지지 않아 향후 상당기간 ‘롤러코스터식’ 지지도를 보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안 원장의 지지율이 추석 전 ‘정점’을 찍고 앞으로 답보 상태이거나 등락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심각한 ‘반여 정서’가 감지되는 부산·경남(PK·울산 포함) 지역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이 현저하게 빠진 점이 그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지난 6, 7일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 조사 결과 안 원장은 PK지역에서 박 전 대표를 45.2% 대 37.7%로 앞섰으나, 국민일보 조사에서는 거꾸로 박 전 대표가 60.7% 대 30.1%라는 더블스코어 차로 안 원장을 눌렀다.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한 박 전 대표지만 당 안팎에서는 한번 흔들린 대세론이 다시 한 번 흔들릴 수 있다며 박 전 대표에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박 전 대표의 ‘경제선생’으로 통하는 이한구 의원은 지난 14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박 전 대표는 그동안 국민에게 많이 노출되면 현 정권에 부담이 된다고 판단, 현안 언급을 자제해 왔다”며 “그러다 보니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알고 싶은) 국민의 요구와 상충되는 모습이 보여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MB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박 전 대표가 의견 표명을 최소화한 것이 오히려 불통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축적시키는 역효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이어 “내용에 따라서는 MB와 100% 같을 수 없는 만큼 박 전 대표가 매사에 국민 중심으로 행동하고 이제 청와대도 양해를 해줘야 한다”고 차별화 행보를 촉구했다.

반론도 적지 않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이제 MB는 힘 빠진 약자인데 박 전 대표가 차별화하면 강자의 핍박으로 받아들여져 역효과가 날 것”이라며 “세종시 수정 등에서 MB와 대립하다 지지율이 하락한 경험이 있어 박 전 대표가 차별화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차별화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박근혜의 반전카드
‘현장정치’ 강화

내년 초 캠프를 꾸리고 대선행보를 박찰 계획이었던 박 전 대표는 상황이 반전되자 조금씩 정치행보를 내딛고 있다.

대세론이 흔들리는 상황을 맞은 박 전 대표가 내놓은 해법은 ‘현장정치’다. 박 전 대표는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취재진들과 만나 “어제 현장에 다녀와 정책에 많은 참고가 됐다”며 “가능한 한 현장에 자주 다니려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주력해 온 복지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방면에 걸쳐 현장 방문을 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박 전 대표는 “복지 외에도 다른 분야에서도 현장 목소리를 듣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자주 가려고 한다. 분야는 가리지 않겠다”며 적극성을 띠고 있다.

그동안 대외활동을 자제했던 박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에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의 행보가 자극제 노릇을 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청춘콘서트’를 비롯해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대중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선 안 원장의 모습에 자극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남아있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유연성 부족’을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인천지역 방문 때 취재진의 ‘안철수 지지율’에 관한 질문에 “병 걸리셨어요?”라고 말해 논란이 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바로 그 다음날 “부적절했던 것 같다”고 유감 표시를 했지만 이미지에 생채기를 입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민감한 사안에 대한 ‘유연성 부족’ 지적, 난제로 작용
대외적, ‘준비된 지도자’의 이미지 전파시키는 데 주력


또한 눈에 띄는 부분은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모토로 내걸고 이를 기자들에게 알리고 있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본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언급한 ‘새로운 정치’에 대해 “정치의 근본 목표는 국민의 행복”이라며 “국민이 안고 있는 어려움과 고통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정책을 만들어 국민의 피부에 와 닿게 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우리 정치가 미흡한 게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하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는 어떤 지역에서 살건 어떤 분야에서 일하건 국민 개개인이 꿈이나 열정을 실현시켜 행복과 자아를 실현하는 나라”라며 “제도나 정책을 잘 갖춰 그런 나라가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 정치를 하면서 꼭 실현하고 싶은 저의 꿈”이라고 덧붙였다.

국정감사를 전후해 자신의 정책기조를 펼칠 것으로 보였던 박 전 대표가 드디어 입을 연 것이다.

자신의 정책기조를 밝히는데 이어 현안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전날 발생한 정전사태에 대해 “시민들에게 굉장히 큰 충격과 혼란을 줬다. 수요예측 문제도 그렇지만 예고도 없이 정전사태가 났다는 게 당하는 시민으로서는 얼마나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웠겠느냐”면서 “이런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간 정책현안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 박 전 대표였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중요하게 여기는 주제가 등장한 것 같다”며 “국민 우선의 정치를 펴겠다는 정치적 캐치프레이즈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듯하다”고 해석했다.

최근 들어 ‘현장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박 전 대표이기에 ‘국민 행복’이라는 키워드는 앞으로 그녀의 대권행보에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도 커졌다는 얘기다.

눈에 띄게 활발해진 트위터
젊은층과 소통 강화

박 전 대표는 대중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SNS정치’가 그 힘을 발휘하고 있음에 착안한 것인지 트위터 활동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과 자신의 근황을 전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온 트위터를 이용자들과 자주 소통하는 것으로 바꾸고, 표현방식 또한 예전에 비해 한층 자유로운 형식으로 탈바꿈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90년대 아이돌 열풍의 원조이자 요즘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5촌조카 은지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되었다.
 
두 사람이 혈연인 사실은 이미 알려져 왔으나 두 사람이 나란히 찍은 사진을 공개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이는 현장방문 정치를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또 다른 네티즌이 최근 박 전 대표의 조카들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근혜님의 지지자는 아니지만, 이번 사건으로 마음이 천근만근 무거우실 것 같다. 힘내시라”고 글을 남기자 “감사합니다. 힘이 되네요”라며 답글을 달았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이 자신의 학교에 초청강의를 제안하는 글을 남기자 “초청 감사합니다. 하지만, 9.19~10.8까지는 국정감사 기간이기 때문에 이번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총학생회에서 준비하는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랍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말 인사동을 깜짝 방문해 만났던 젊은이들과도 트위터를 통해 인사를 주고받고 있다.
 
“오늘 인사동에 갔다가 우연히 박근혜 의원님을 뵈었습니다. 찻집에 올라오시는 모습을 보고 바로 달려가 사진 한방^^”이라는 글에는, “짧은 순간의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반가웠어요...^^”라고 화답했다.

인사동에서 만난 또 다른 트위터리안이 남긴 글에는 “직찍 선물 고맙게 잘 받았습니다~”라고 했다. ‘직찍’은 직접 찍은 사진의 줄임말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박 전 대표의 젊은이들과의 소통 행보는 향후 오프라인을 통해 더욱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동시에 박 전 대표는 지난 19일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그간 현장에서 전달받은 서민들의 목소리와 현장을 통해 확인한 정책들을 펼쳐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중심에서 행동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콘텐츠 부족’이라는 일각의 오해도 씻어버리겠다는 복안이다.

안철수 신드롬으로 대세론에 일대 위기를 맞았지만 박 전 대표는 보란 듯이 극복해 내고 있다. 마치 자신의 정치적 역량과 내공을 과시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10·26재보선과 총선 승리라는 날개를 단다면 ‘박근혜 대세론’은 위기가 아닌 굳히기에 들어가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관측이다.

선거의 여왕‘ 박 전 대표의 거침없는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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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