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MB맨들’ 배수진 치는 내막

“이렇게 끝낼 순 없다! 내 살길 찾아간다!”

[일요시사=손민혁 기자]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 되고 있는 시점에 ‘MB맨’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점차 주변을 정리하고 각자 지역구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그늘에서 권력의 단 맛을 본 이 들이 ‘제 살길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현상은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더욱더 가속화 되고 있으며 소폭 개각설과 맞물려 탄력을 받고 있는 양상이다.

‘왕 차관’ 박영준 출판기념회 시작으로 본격 활동 시작
이동관, 박형준 특보 지역구 돌보며 출마 움직임 보여

‘MB맨’들에게 내년 총선은 정치적 활로를 찾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이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정치인생도 함께 끝난다는 위기감으로도 작용하고도 있다.

이는 이 대통령의 레임덕을 더욱더 가속화 할 것 이라는 전망은 물론, 내년 총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배수진을 친 이들의 행보 역시 순탄치 만은 않아 보인다.

MB의 ‘출마조’
3인방 지역구는?

지난 5월27일 이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 회의에서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사람들은 5월 안에 거취를 정리하라”고 밝혔다.
 
총선 준비를 위해 지역구 활동을 병행한다면 담당업무에 차질이 생기니 ‘마음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임기 말에 열심히 일할 인재들을 지근거리에 두고 가급적 레임덕을 줄여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런 이 대통령의 뜻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입성’에 뜻이 있는 ‘MB맨’들은 그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출마 명분, 지역구 선정에 고민하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다. 따라서 이들은 현역 본연의 업무와 지역구 관리를 병행하면서 서로 치열한 눈치를 보며 시기를 노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출마조’로 분류된 인사로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2차관, 김희정 전 대변인, 이성권 전 시민사회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청와대에 있을 땐 ‘왕 비서관’, 정부에 있을 땐 ‘왕 차관’으로 통했던 박영준 전 차관은 6월 퇴임 후 가급적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한 채 이명박 정부의 치적과 노하우를 담은 책을 쓰며 19대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주변의 덕만 봤다는 세간의 평가를 이번 책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진정성을 전하겠다는 각오이다.

박 전 차관은 고향인 경북 칠곡과 대구 중·남구, 3곳 중 출마 지역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차관은 10월경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과 최근 지역구 정서가 한나라당과 멀어진 점은 그에게 악재로 다가설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주문을 받은 출마 예정자 김 전 대변인은 17대 최연소 국회의원을 지냈던 부산 연제구에서 출마가 유력하다. 최근에 구민체육센터 건립을 위한 교부금 7억원을 지역구에 할당되도록 행정안전부를 설득하며 지역구 관리에 힘쓰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당내 공천에서 탈락한 바 있는 이 전 비서관은 부산진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순장조’는 NO!
‘여의도 입성’ OK!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순장조’로 거론돼 온 이동관, 박형준 특보도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현직에 있는 만큼 자유롭지 못해 왕성한 활동은 못하고 있지만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지역구 행을 택하며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박근혜 대세론은 독”이라고 주장한 이동관 특보는 서울 강남권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특보는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지만 최근에는 “마음속으로야 모든 걸 다 준비하고 있다”며 “가능성이라면 부인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이 특보는 공성진 전 의원이 의원직 상실로 공석인 강남을과 오랫동안 살아온 서울 서초지역에 출사표를 낼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이 부인의 선거법 위반으로 내년 총선에서 출마하기 어려운 만큼 김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동갑에 나선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하지만 이 특보는 “(아무리 살아남는 게 중요하더라도) 별 연고도 없는 거기에 내가 왜 나가느냐. 붙으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며 강남과 서초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부산 수영에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형준 특보는 이 대통령의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매 주말마다 부산행 비행기를 탄다. 노인정 방문 등 정치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행사에는 현역 의원 때보다 더 자주 얼굴을 비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보 역시 강남을 지역에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본인은 부산 수영구 출마로 결단을 내린 듯 하지만, 현재 부산·경남지역 민심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그의 주변 사람들은 강남을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정진석 전 정무수석도 의원시절 지역구인 충남 공주·연기에서 출마가 유력하다. 정 전 수석은 이미 “내년 한나라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출마의 변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충청권은 자유선진당 및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가 민심을 다져 놓은 지역으로, 한나라당으로선 쉽지 않은 지역이다. 현재 여권에 대한 충청권 민심도 싸늘하기만 하다.

이 때문에 정 전 수석 측근들도 강남과 수도권 출마를 적극 권유하기도 했으나, 정 수석은 자신의 고향에서 출마하겠단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정 전 수석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초대 세종시장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정 전 수석은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방호, 김희정, 김대식, 이성권, 맹형규 등도 출마 예상
바닥치고 있는 민심, 입지 좁아진 ‘친이계’ 악재로 작용


2008년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으로 ‘공천 파동’의 한복판에 있었던 이방호 지방분권촉진위원장은 최근 1주일에 절반가량은 이전 지역구인 경남 사천시에 머물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맞붙어 패한 이 위원장은 내년 19대 총선을 겨냥해 수시로 표밭 시뮬레이션을 하는 등 벌써부터 실전 준비 체제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때 친박계의 공적으로 꼽히기도 했던 그는 “총선 후 6개월간 화병도 생기고 인간적으로 힘들었다. 나중에는 종교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오로지 다시 실수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맹형규 행정안전부장관이 의원시절 지역구였던 서울 송파갑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맹 장관은 장관직을 수행하며 틈나는 대로 송파구를 방문하며 지역구 관리에 들어갔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선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치고 있으나, 맹 장관은 “현재로서는 장관직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한나라당 전남지사 후보로 나섰던 김대식 부위원장도 수도권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순탄치만은 않은
‘여의도 입성’ 길

이처럼 MB맨들은 제 살길을 찾아 청와대를 벗어나 총선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MB맨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역구의 인지도도 인지도지만 당내에서 조차 이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계속될 것 이라는 전망 속에 공천권 확보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전에 당의 선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크다. 더군다나 당 지도부에서는 ‘물갈이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4·27 재보선 참패 후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은 바닥을 치고 있다. 반값등록금, 무상급식 주민투표, 저축은행 사태, 집중호우 수재 등 연이은 악재로 당의 텃밭인 부산·경남과 대구·경북 지역까지 흔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민투표가 투표함을 열어보지도 못하고 끝난 만큼 ‘복지’가 내년 총선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MB맨들은 이미 복지를 ‘포퓰리즘’으로 선을 그은바 있어 더욱더 어려운 상황으로 작용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의 ‘부자감세’ 강행도 이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를 통해 공생발전을 강조했는데 말과 정책이 너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행보가 이어진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민심은 등을 돌릴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여러 상황들은 ‘비주류’로 밀려나 당내 입지가 더욱 좁아진 친이계의 핵심 멤버들인 MB맨들로서는 상황이 안 좋아도 너무 안 좋다.

중앙정치권에선 주목받으며 화려한 공직생활을 한 이들이 내년 4월 이후에도 정치명운을 이어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결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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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