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격전지] ‘보수 배수진’ 경상북도

7번째 외치는 ‘미워도 다시 한 번’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의 후보들 간 경선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후보로 확정된 출마자들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본격적인 지방선거 본선이 시작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일요시사>는 6월 지방선거 전까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구’ 중 격전지로 예상되는 곳을 선정해 분석하고자 한다. 
 

경상북도 도지사직은 진보진영에게 난공불락의 험지로 꼽힌다. 총 6차례 치러진 지방선거서 경북도지사는 전부 보수인사의 차지였다. 보수진영 후보자들은 대부분 압승을 거뒀다. 그 격차는 최소 40%p 이상이었고, 최대 70%p 이상의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경북은 보수 측 입장서 한 치의 양보도 허용되지 않는 곳으로 통한다.

보수의 아성

이번 경북지사 선거는 그전과는 다르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승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상대적으로 우세한 정당지지도와 여당 출신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그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30일과 지난 2∼4일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조사한 전국 대상 5월 1주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도는 53.9%,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77.4%다.

대구·경북(TK)서도 민주당 지지도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30.7%로 한국당보다 9%p 차이를 보인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63.4%를 기록했다. 경북지역서도 민주당 바람이 통할지 주목되는 까닭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민주당에서는 오중기 예비후보가 출마한다. 오 예비후보는 지난 2월 경북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직을 내려놨다. 이어 민주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에 그를 단수 공천했다. 오 예비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서 경북지사에 도전했다가 60%p 넘는 격차로 패배한 적 있다.

오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오 예비후보는 공천을 받은 지난달부터 민심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지역민심을 청취하고 종합하겠다며 ‘경청 투어’를 실시했다. 

자신이 준비한 정책이 민심과 맞아 떨어지는지 직접 도민들에게 묻겠다는 것이다. 오 예비후보는 가식 없는 행보로 감동을 이끌어 내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장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오 예비후보는 “하심으로 서민과 약자를 위한 도지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하심은 자기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을 뜻한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에서는 이철우 예비후보가 출마를 선언을 했다. 당내 경선서 승리한 이 예비후보는 지난달에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경북지사 후보에 확정됐다.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이 예비후보는 지난 2일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 이번에도 계란으로 바위치기?
“반전은 없다” 굳히기 들어간 한국당


이 예비후보는 노동자와 여성, 농업인 등과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도민들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를 직접 듣고, 입장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예비후보는 한국노총 경북지역본부 사무실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경북형 상생 노사공동체’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IT여성기업인협회 영남지회서 여성 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농업경영인협회 전·현직 회장단을 만나 농민과 경북의 상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권오을 예비후보는 어린이 보호구역 확대, 범죄예방 CCTV 추가 설치 등 ‘7개 아동공약’을 내놓았다. 그는 포항 지진과 관련해 심리치료클리닉 상설 운영과 국립지진연구소 설립을 약속했다.  

정의당 박창호 예비후보는 3대 노동 적폐 청산과 10대 노동 정책공약을 발표하며 ‘노동이 당당한 경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기업 갑질 등을 적폐로 선정해 노동 상담창구를 도지사 선거운동본부에 설치했다. 또 노동이사제, 청년수당 도입 등 10대 노동공약을 내세웠다.
 

NSP뉴스통신 대구경북본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경북도지사 후보군·정당별 지지도에 따르면 이 예비후보와 한국당의 지지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당 이 예비후보의 지지도는 53.77%로 예비후보들 가운데 가장 앞섰다. 이어 민주당 오 예비후보가 13.09%, 바미당 권 예비후보가 12.22%로 그 뒤를 이었다. 두 예비후보는 오차범위 내 차이를 보였다. 정의당 박 예비후보는 2.98%를 기록했다.

정당별 지지도서도 한국당이 61.23%로 선두를 유지했다. 민주당은 16.35%로 2위를 차지했고, 바미당과 정의당은 각각 7.34%, 1.90%를 기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9일 경북도내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37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선전화 ARS-RDD 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2.1%이며 표본추출은 성, 연령, 지역별 인구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경북지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예비후보와 한국당의 지지도가 가장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반전을 꾀하고자 하는 모양새다. 당과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서 비롯된 민주당 바람을 경북서도 일으키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된다.

유지? 반전?

반면 일각에선 보수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권이 교체되고 ‘민주당 대세론’이 펼쳐지는 상황만으로 바닥민심의 반전을 기대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역대 경북지사는?

제1회 지방선거 때는 민주자유당 소속 이의근 전 지사가 당선됐다. 이 전 지사와 맞붙었던 무소속 이판석 후보는 3.61%p로 석패했다. 2회 선거 때 이판석 후보는 자민련 소속으로 출마해 이 전 지사와 재대결을 펼쳤지만 패배했다. 재선에 성공한 이 전 지사는 이후 선거에서도 승리해 3선에 성공했다. 4~6회 지방선거에서는 김관용 전 지사가 연이어 당선 돼 3선을 지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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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