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격전지] 안희정 빠진 충청남도

차기 대선, 여기부터 접수하라!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의 후보들 간 경선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후보로 확정 된 출마자들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본격적인 지방선거 본선이 시작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일요시사>는 6월 지방선거 전까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구’ 중 격전지로 예상되는 곳을 선정해 분석하고자 한다.
 

충청남도 도지사 선거에 여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충남은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1992년 이후 치러진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충남서 1등을 놓치고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는 없었다. 그만큼 충남서의 선거결과는 민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곳으로 통한다. 지방선거는 현 정부의 첫 번째 중간 성적표로 여겨진다. 

민심 바로미터

이번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이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충남서도 ‘여당 대세론’이 통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여당의 잇단 악재로 야당이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충남지사 선거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예측됐다. 당시 민주당 소속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지난 대선 때 ‘대권 잠룡’으로 평가받으며 그 입지를 높여가고 있었다.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로도 언급되며 충남지역 민심을 탄탄히 다져온 편이다. 

그러나 김지은 전 정무비서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안 전 지사는 도지사직을 물러났고 민주당은 그를 당에서 제명했다. 김 전 정무비서의 미투폭로로 그의 지지층과 민주당원들, 그리고 충청도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안희정 사람’을 표방하며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했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안희정 지우기’에 나섰다. 박 전 대변인은 당시 여권의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그는 흐트러진 충남 민심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내연녀 공천 의혹’이 불거지면서 결국 자진사퇴했다.

민주당 소속 구본영 천안시장의 구속 역시 여당의 악재로 통한다. 구 시장은 2014년 전 천안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500만원을 받고, 체육회 직원 인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3일 구속됐다. 

이후 그는 구속적부심서 보증금 2000만원 납입과 거주지 제한 등을 조건으로 3일 만에 석방됐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구 시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재판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구 시장을 천안시장 후보로 전략 공천했다.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의혹과 혐의가 풀리지도 않은 시점서 전략 공천한 것은 개혁을 바라는 시민 정서와 배치된다”며 반발했다.

이번 충남지사 선거에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그리고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의 3파전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에서는 양승조 전 의원이, 한국당에서는 이인제 전 고문이 충남지사 예비후보로 나선다. 바미당에서는 김용필 전 충남 도의원이 출마한다. 

양 예비후보는 ‘충남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그는 충남 천안 지역서 4선에 성공했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중진의원이기도 하다. 양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서 융합과 통합을 내세우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천안병 선거구서 경쟁했던 정순평 전 충남도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당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양 예비후보와 맞붙었다. 


양 예비후보는 충남지사 경선 상대였던 복기왕 전 충남 아산시장의 공약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보수 측 인사를 영입하고 경선 상대까지 품으면서 넓은 지대를 형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여당 대세론’ 충남서도 통할까
 미투·불법자금 등 잇단 악재 

양 예비후보는 보건복지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2007년부터 11년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서 활동했으며 20대 국회에서는 보건복지 위원장을 맡았다.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양 예비후보는 ‘보건복지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는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내포신도시 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를 친환경 발전소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충남에 소재한 모든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65세 이상 어르신 버스비 전면 무료화 정책’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소속 이 예비후보는 ‘풍부한 경험’을 내세우며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 예비후보는 국회의원 6선과 경기도지사, 노동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중앙과 지방서 굵직한 경력을 지니고 있는 중진의 정치인으로 꼽힌다. 

이 예비후보의 높은 인지도 역시 장점이다. 그는 대통령 선거 2번을 포함해 총 11번의 선거에 출마했다. ‘피닉제’란 별명도 여기서 기인했다. 피닉제란 불사조를 뜻하는 피닉제와 이인제의 합성어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 1일 충남도청을 방문해 충남공무원 노동조합 사무실서 노조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노조원들은 내포신도시 정주환경 개선 문제, 내포열병합 발전소 문제, 축사 악취 문제 등을 건의했다. 

이에 이 예비후보는 내포신도시 내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열병합 발전소는 친환경발전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축사 악취 문제는 도에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바미당에서는 김용필 전 충남 도의원이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김 예비후보는 어르신 맞춤형 복지 정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김 예비후보는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추세에 있는 만큼 노인들의 생활 만족도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을 개보수하거나 신축하고 이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충남지사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양 예비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3∼14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양 예비후보는 42.4%, 한국당 이 예비후보는 23.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선두는?

양 예비후보가 이 예비후보보다 19%p 높게 집계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잇단 악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충남지사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야당이 이를 반전의 기회로 삼아 기세를 잡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남서의 승리는 지방선거라는 성적표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역대 충남도지사는?

제1회 지방선거에선 당시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 소속 심대평 전 지사가 당선됐다. 심 전 지사는 2회, 3회 선거에서도 자민련 소속으로 충남지사에 당선돼 3선을 지냈다. 4회 때는 당시 한나라당 소속 이완구 전 지사가 당선됐다. 이완구 전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 의혹’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5회와 6회 지방선거에선 안희정 전 지사가 당선됐다. 안 전 지사는 ‘미투폭로’로 정치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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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