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서울역 노숙인 강제 퇴거 논란

‘기생’과 ‘공생’ 사이에서 갈 곳 잃은 노숙인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전국 철도역의 불청객이 되어버린 노숙인. ‘그들의 생존권이냐 시민의 편의가 우선이냐’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딜레마이다. 이 가운데 예고했던 대로 지난 8월 22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서울역 노숙인 퇴거 조치를 단행했다. 코레일은 “이용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5%가 이런 조치에 동의했다”며 “공공역사에서 노숙하는 이들 때문에 발생하는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방침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네티즌들도 노숙인 강제 퇴거 조치를 놓고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엄연한 인권침해다”와 “노숙인 퇴거는 불가피하다”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퇴거 반대측 “강제 통제전에 대책부터 마련해라”
퇴거 찬성측 “범죄에 노출된 시민의 권리 챙겨야”


지난 8월 22일 새벽 1시20분께 서울역사에서는 크고 작은 고성이 오고갔다. 경찰과 역무원 등 20여 명이 나서 잠자는 노숙인들을 역 밖으로 내?기 시작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지금까지는 노숙인들이 새벽 1시 반부터 4시 반까지 출입하는 것만 통제가 됐었지만 코레일은 이날부터 시민 안전 및 서울역 이미지 제고를 위해 역내 야간 노숙행위를 전면 금지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지만 노숙인들은 역사에서 계속 노숙을 한다는 입장이어서 쫓고 쫓기는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예고된 퇴거였지만 시행 첫날, 밖으로 내몰린 일부 노숙인들은 역 주변을 떠나지 못했다. 일부는 주변 공원이나 인근 을지로입구역과 영등포역 등 또 다른 공공장소로 몰리기도 했다.

안타깝지만 불가피한 조치

강제 퇴거조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항의 집회도 이어졌다. 코레일의 퇴거 조치에 항의한 노숙인들은 홈리스행동 등 20여곳 시민단체들과 연계해 이날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밤샘 문화제를 열었다. 일부 노숙인들은 “우리에게 잠잘 곳을 달라”고  항의를 표출했고,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에서 “노숙인들은 청소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인권보호를 위해 퇴거 조치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코레일 측은 노숙인들의 퇴거조치가 불가피 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서울역은 최근 노숙인 관련 고객들의 민원(VOC)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역사 내 노숙인에 의한 악취, 구걸, 음주, 흡연, 소란, 폭언, 성추행 등으로 서울역 이용 고객들의 관련 민원이 2009년 49건에서 2010년 87건으로 증가했으며, 2011년 6월까지 상반기에만 90건이 접수됐다.

노숙인 관련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는데, 지난 2월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해온 가출 10대가 대합실에서 KTX승객에게 흉기를 휘둘러 부상을 입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역사 내에서 정신질환자가 승객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등 서울역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테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네티즌들도 코레일이 결정한 퇴거 조치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찬·반 양론을 벌이고 있다.

찬성 측은 “공공장소에서의 노숙인 퇴거는 언젠가는 이루어져야 할 일이고, 이제는 그 때가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들의 인권문제와 대책 없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내모는 건 오히려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네티즌들은 노숙자들이 안고 있는 사연이야 딱하지만, 이들이 서울역에 머물면서 행인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는 건 엄연한 사실이고, 노숙인들의 무단점거와 같은 무례한 행태를 더 이상 용인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노숙인들로 인해 피해를 입었거나 목격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아이디 sm-j***는 “출장을 다닐 때면 주로 기차나 버스를 이용하는데, 서울역이나 터미널에는 어김없이 노숙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며 “수일간 씻지 않아서인지 지나치기만 해도 상당히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구걸행위를 한다. 만일 응하지 않으면, 뒤에 대고 살벌한 욕설을 내뱉을 뿐만 아니라, 덤벼드는 노숙자들까지 목격을 했다”라고 말했다.

서울역 앞 빌딩에서 재직하면서 오랜 기간 노숙자들을 지켜봤다는 아이디 into_the_***는 “구걸하는 노숙인과 싸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고 멱살잡이까지 한 적도 허다하다”며 “경찰도 여러 번 출동했지만 노숙인들은 무서운 게 없어서 경찰이 와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의 중심이자 얼굴인 서울역에서 홀딱 벗고 돌아다니는 노숙인들이 있는가 하면 외국인들에게 ‘머니’라고 말하며 구걸하는 노숙인도 봤다. 연약한 여성들의 길을 막고 돈을 구걸하고 안주면 행패까지 부렸다”며 과연 이런 사람들을 배려해 줄 이유가 있는지를 반문했다.

이들은 노숙자들의 인권이 존중받아야 하는 만큼 일반 시민들의 권리도 존중받아야 마땅하며 이번 퇴거는 노숙인들에게 점거당한 어두운 철도역사를 되찾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노숙인들 또한 재기할 수 있는 자극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쫓겨난 노숙인 갈 곳 잃어

이와달리 반대의 입장에 선 네티즌들은 공공역사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인데 노숙인만을 겨냥해 자유로운 이용을 제한하고 강제로 퇴거까지 시키는 것은 노숙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작용하는 것이며, 이는 곧 인권침해라고 반박했다. 또 갈 곳을 잃은 노숙인들을 위한 보호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퇴거 조치는 제2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아이디 qpx***는 노숙자들을 보호해야 하고 그들에게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숙자로 전락한 그들의 사연이야 제각각이겠지만 이유가 어떻게 됐든 간에 기본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갖추어져 잘 작동하고 있다면 노숙자들이 서울역에 모여 노숙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그런 문제점을 지적하기 전에 먼저 평소에 서울역에서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한번만이라도 봐 준적이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 if***는 “노숙인들은 대부분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거나 알콜중독자들이 많고, 이들은 치료 보호를 필요로 하는 존재이며 당연히 국가는 이들의 병을 고쳐줄 의무가 있다고 본다”며 “불문곡직 서울역에서 쫓아낸다면 이들이 어디로 가겠나? 영등포역 아니면 용산역으로 갈 것인데 이들을 방치함으로써 생기는 행인의 불안, 불결은 계속될 것이고 이것이 노숙인 문제를 위한 최선의 해결책인지 되묻고 싶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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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