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소셜테이너 출연금지’ 파문 일파만파

MBC, ‘김여진 잘못 건드렸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MBC가 만든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법’에 대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각종 사회 저명인사들이 MBC 출연을 거부하고 나섰으며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MBC노조는 사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헌법소원,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등도 검토하고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연예인들 사진이 발견돼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소셜테이너 출연자 고정출연 제한, 이명박 지지 인사들은?
“나 그렇게 무서운 사람 아닌데....” 촌철살인의 글 남겨

MBC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대립한 사안에 대해 특정인이나 특정 단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는 발언이나 행위를 한 사람’은 고정출연을 할 수 없도록 심의규정을 바꿔 배우 김여진의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을 차단한 데 대한 비판과 저항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너도나도 출연거부

문화방송(MBC) 새 방송심의규정에 따라 김여진의 출연이 무산된 뒤 트위터 등을 통해 지식인들의 MBC 출연거부가 잇따르고 있다.

출연을 거부한 대표적 인물로는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이며, 그 외에도 지식인 등 여러 저명인사들이 MBC 출연거부 의사를 밝혔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84여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는 소설가 이외수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소셜테이너란 society+entertainer 의 합성어로 ‘사회적 발언을 하는 연예인’ 이라는 뜻이랍니다”라며 “연예인은 언론의 자유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이 MBC의 견해인 셈인데요.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방송국도 있습니까”라고 MBC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인기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외수씨의 글을 신속히 RT하면서 사측에 반기를 들었다.

지난 17일 오후에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에 잡히는 경제>에 3년9개월 동안 고정출연해온 제정임 세명대 교수도 출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제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MBC가 방송출연자의 생각과 행동을 사실상 검열하는 취지의 ‘고정출연자 제한’ 규정을 확정했습니다. 저는 이 위헌적 규정의 폐지를 요구하며 MBC 출연을 중단합니다”라고 밝혔다.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MBC 여의도 본사 앞에서 ‘삼보일퍽’을 진행했다. 삼보일퍽은 MBC의 새 방송심의규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MBC 앞에서 세 걸음 걷고 한 차례 ‘팔뚝질’을 하는 삼보일배의 변형된 1인시위 방식이다. 탁 교수는 “언론이 권위를 갖는 것은 국민을 대변하기 때문”이라며, MBC가 이번 조치로 언론의 권위를 상실했음을 선언했다.

진중권씨도 자신의 트위터에 “MBC, 김여진 자르기 위한 고난의 행군”이라며 “흠, 김흥국에 이어 이순재, 이덕화도 출연을 금지하려나?”라고 비꼬았다. 새 심의규정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선 과거 이명박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다른 연예인들도 출연금지 시켜야 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더 나아가 “앞으로 MBC에 고정 출연할 수 없는 연예인들의 명단과 사진입니다”라며, 대선 직전이던 지난 2007년 12월6일 한나라당사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를 했던 연예인들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지지선언 회견에는 이덕화, 독고영재, 김건모, 박상규 등 중견연예인을 비롯한 김재원, 이재훈, 이훈, 소유진 등 젊은 연예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MBC라디오 평PD협의회도 15일 성명을 통해 “사측 논리대로라면 대선 때 특정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순재나 이덕화 등은 지금 당장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런 사태에 현역 PD들은 “분노하다 지쳐 이젠 허탈하고 창피할 뿐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전례가 없는 규정이다. 출연자 섭외할 때마다 사상검증을 하란 말인지 기가 막힌다”고 분노를 표출했으며, MBC 노조는 심의 대상이 되는 출연자 중 뜻을 같이 하는 인사들을 모아 사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비롯한 법적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사규는 심의 대상이 될 언행에 대한 시점 제한이 전혀 없고, ‘사회적 쟁점’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 ‘명예와 위신’ 등 추상적인 표현으로 채워져 있어 법적으로 논란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에 대해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사규는 더 공정한 방송을 만들기 위한 폭넓은 가이드라인에 해당하며, 사안이 발생하면 각 본부장이나 국장들이 판단할 일이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한편 당사자인 김여진은 방송 출연 금지가 확정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나 그렇게 무서운 사람 아닌데...”라는 촌철살인의 글을 남겼다.

MB 지지 연예인은?

김씨를 둘러싼 이 같은 논란에 아이디 pansoo**는 “얼빠진 MBC경영진 뭐가 원칙인지...? 원칙을 갖다 대려면 공정하게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해야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원칙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MBC경영진을 힐난했으며 아이디 vow** “김미화씨 하차와 시사평론가 김종배씨의 <시선집중> 외압 하차 등 라디오 시사프로에 대한 상식 밖의 외압과 칼질은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김여진과 관련된 이번 문제는 차원을 달리하는 코미디”라며 MBC를 규탄했다.

한편 아이디 hyva**는 “진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성인들 고맙습니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바른 생각을 펼칠 수 있으니... 멋있습니다. 힘내세요!!”라고 MBC 출연 거부를 선언한 지성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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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