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43> 8·18 대책 해부

‘전월세 안정’ 3번째 야심작 먹힐까


정부가 또 다시 전월세 시장 안정대책을 내놨다. 올해 들어서만 6번째 정책이며, 전월세 대책으로는 3번째다. 이번엔 과연 ‘약발’이 먹힐까. 8·18 전월세 대책을 해부해봤다.

세제지원 요건 완화 등 파격적인 혜택 부여
공급 늘리고 시장 활성화 ‘일석이조’기대

정부는 앞으로 다가올 가을철 이사수요와 재정비 이주수요 증가, 전세선호 현상 등으로 전월세가격 상승세가 확대되는 등 시장불안 우려가 나타남에 따라 서민 주거불안을 해소하고 전월세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전월세 안정대책을 지난 8월18일 확정·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13일과 2월11일에 이은 세 번째 전월세 시장 안정대책으로 민간의 여유자금을 끌어들여 민간에서 전세 물량 공급을 더 늘리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8·18 전월세 대책의 주요 골자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2차 기존 대책서
더 나아간 내용없다”

하반기 전월세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추가대책 마련으로 수도권 매입임대사업의 세제지원 요건을 현행 3호에서 1호 이상 임대하는 경우로 완화, 임대주택사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또 주거용 오피스텔도 임대주택으로 등록 가능토록 해 임대주택 수준의 세제혜택을 부여,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을 늘리고 LH공사에서 민간이 신축한 다세대주택 2만호를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추가 공급한다.

위의 대책과 관련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1·2차 전월세 시장 안정대책에서 기존 대책과 더 나아간 내용이 별로 없고 지금의 세제혜택은 공급량을 늘리기보다 등록절차의 변화로 달라질 뿐이기 때문에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이 국토부에 도입을 요청한 부분적 전월세 상한제는 전월세 상승률을 연간 5% 이하로 유지하는 임대사업자에게 소득세 및 재산세를 인하하는 방안이지만 이번 안에는 빠졌다.

한 세무전문가는 “정부의 이번 대책은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 효과보단 1가구 2주택 중과세가 완화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맞다”며 “이번 같은 감세 혜택은 기존의 다주택 보유자들에겐 희소식으로 임대사업자로 정식 등록하는 사람은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새로운 임대주택 희망자들의 부동산 구입 동기를 자극할 순 있어도 부동산 시장 회복과 가격 상승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민간 임대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세무전문가는 정부의 주거용 오피스텔 확대 방안에 대해 “오피스텔의 경우 이미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지만 세금 문제로 주거용 등록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피스텔도 임대주택으로 등록 가능토록 해 임대주택 수준의 세제혜택을 부여한다면 지금보다 오피스텔 거래가 활발해 지는 것에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정보업체 관계자는 “매매의 경우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하거나 떨어지면 구입을 미루거나 포기해도 되지만 전월세의 경우는 매매와 달리 꼭 사야 하는 생필품과 같아 수요를 조정하기 어렵다”며 “때문에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향성은 맞다. 다만 지금 정책들로는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이미 월세 시장은 차고 넘친다. 이번에 감세 혜택을 주는 임대사업자나 오피스텔의 경우 대부분 월세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번 정책이 실질적인 전세 값 안정에 도움이 되진 못 할 것”이라며 “현재 소형평형에만 감세 혜택을 주고 있는데 최소 106㎡(32평) 이상은 돼야 월세가 아닌 전세로 넘어가기 때문에 혜택을 주는 평형 규제를 없애는 것이 좋다. 또 월세가 아닌 전세를 놓는 임대사업자들에게 또 다른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보다 현실적인 효과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어떨까. 정부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들썩이는 전세시장을 잡겠다며 올해 들어 세 번째 전월세 대책을 내놨는데도 부동산 현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8·18 전월세 안정방안은 수도권 임대주택사업자에게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부여해 전월세 주택 공급을 늘리고 거래시장도 활성화하겠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지만 시장 침체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뭘 알고나 하는거야”
현장 반응 ‘시큰둥’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8·18 대책이 발표된 이후 수일이 지나도록 임대주택사업에 새로 관심을 보이는 수요자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취득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도권 임대주택사업자 요건을 종전 3가구 임대에서 1가구 임대로 대폭 완화하고 본인 거주 주택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를 허용함으로써 가을 전세시장을 안정시킨다는 방침이지만 시작부터 벽에 부딪힌 모습이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 대책에 대한 문의가 전혀 없다”며 “매매시장이 죽어서 별 효과가 없을 것 같다. 더구나 대출 규제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니 서민들은 더욱 사정이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이번 전월세 대책이 발표된 지난 8월18일 시중은행들이 신규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함으로써 정책 효과가 반감되고 수요자 심리가 더욱 얼어붙었다는 전언이다. 은행들은 금융 당국의 경고로 실수요자를 상대로 대출을 재개하기는 했지만 위축된 심리가 쉽게 살아나지는 않는 모습이다.

‘증시 폭락, 대출 중단…’ 별다른 호응 얻지 못해
"정부 정책 믿지 않으니 관심 보이는 사람 없다”

노원구의 한 부동산 종사자도 “정부 정책을 믿지 않으니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다”며 “민간 임대사업도 이익이 나야 하는 것이지 지금은 전망이 어두워 세제지원을 해준다고 선뜻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간 임대주택사업의 문턱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부동산 투자의 최우선 고려사항은 가격 상승으로 인한 투자 수익이지 임대 소득이나 세제 혜택은 부차적인 문제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미국발 금융불안 사태로 연일 증시가 폭락하는 바람에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고 전반적인 경제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마저도 반응이 신통찮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시세가 전주 대비 0.01% 떨어져 4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재건축 아파트만 따지면 -0.08%라는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는 일주일 동안 0.31%나 떨어져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는 개포지구 인근의 중개업자는 “재건축은 투자자 중심의 부동산이라 미국발 금융사태의 영향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일부 단지는 7월 말 실거래가에 비해 1000만∼3000만원 정도 조정됐다”며 “아직 임대사업 세제 지원에 관해 묻는 손님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남권은 이번 대책으로 임대주택사업을 하면 세제혜택을 누릴 다주택자가 많고 늘 투자 수요가 대기하는 곳이라 잠재적인 수요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대표는 “8·18 대책이 강남에는 호재가 된다. 중과세 폐지나 마찬가지여서 상당한 호재이기는 한데 미국발 신용위기로 당장 반응은 없다”며 “앞으로 시장이 안정되고 매수심리가 살아날 때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보다 가격은 좀 더 저렴하면서 학군 수요가 탄탄한 양천구 목동의 경우에는 실제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통한 세제 혜택이 얼마나 될지 계산기를 두드리는 다주택자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목동의 부동산 관계자는 “1가구 2주택자를 중심으로 전화 문의가 많이 온다. 세금을 줄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에 임대주택사업자 등록에 관한 질문을 해오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앞으로 시장 안정되면
대책 효과 나타날 것”


수도권에서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임대주택은 전용면적 149㎡ 이하, 취득가액 6억원 이하로 정해져 있어 4억원대 중반에서 5억원에 이르는 목동 일대의 70∼90㎡ 크기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사업을 해볼까 고민하는 수요자들이 문의를 해온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 경기도 용인과 고양 등에 광역 급행버스 노선을 확충키로 한 데 대해서도 해당 지역에서는 미분양 해소 기대감이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다.

용인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광역버스가 생기면 강남까지 20분이면 가니까 문의가 조금씩 들어온다”며 “원래 용인시에서 추진하던 사업인데 광역버스망의 소관 부처인 국토해양부가 직접 힘을 실어줬으니 거의 확정이 될 것으로 본다. 버스가 신설될 때 본격적으로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전월세 대책으로 나홀로 호황인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부동산 분양시장 열기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임대사업자의 세제지원을 확대하고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대상에 오피스텔을 포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집을 한 채만 더 사면 임대사업자로 등록 후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에 관심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금액 부담이 크고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파트보다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을 임대상품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1가구 이상만 임대를 해도 취득세는 전용면적 기준 60㎡ 이하는 면제되고 60∼149㎡는 25% 감면받는다. 재산세는 40㎡ 이하는 면제되고 40∼60㎡는 50% 감면, 60∼85㎡는 25% 감면된다. 여기에 양도세를 일반세율(9∼35%)로 적용받고 종합부동산세에도 합산배제 된다.

특히 지금까지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 쓰더라도 주택이 아닌 업무시설로 분류됐기 때문에 임대해도 주택임대사업자로는 등록할 수 없고 세제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오피스텔 보유자가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취득세, 재산세 등의 세금을 지금보다 절반 이상 줄일 수 있게 돼 수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도시형생활주택도 주택법상 주택으로 간주돼 주택 보유자가 도시형 생활주택을 사들이면 다주택자로 분류돼 매매에 제한이 있었는데 이번 조치로 도시형 생활주택 선호도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양도세 부담 때문에 추가로 주택 구매를 꺼리는 1가구 1주택자가 많았다. 이번 정책 이후로는 다주택자가 되더라도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기존 주택에 양도세 비과세가 적용, 매매 동기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