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의 도시 접수한 ‘춘천식구파’ 대해부

너희가 춘천 조폭을 아느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경찰이 강원 춘천지역 4개 토착 세력이 합쳐진 ‘통합춘천식구파’ 두목과 조직원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이로써 이들은 결성 7년 만에 사실상 와해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불법으로 지역 내 각종 이권 사업을 독점하고 범죄단체를 구성해 폭력을 행사했다. 손가락을 잘라 충성을 맹세하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생존권을 위협하는 조직폭력배 와해 소식에 시민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지난 27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통합춘천식구파’ 두목 A(48)씨와 고문 B(48)씨 등 12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5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범죄단체 구성·활동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4개 조직 동맹
단지로 충성맹세

통합춘천식구파는 2011년 춘천 승택파와 동기파, 생활파, 식구파 등 4개 조직이 뭉쳐 탄생했다. 경찰은 소규모로 해체와 재결성을 반복하며 힘을 잃은 토착 폭력조직이 재기를 위해 손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조직은 2011년 6월 홍천군 모 리조트서 결성식을 개최하고 A씨를 두목으로 추대했다. ‘선배를 만나면 90도로 인사한다’ ‘선배가 부르면 즉시 출동한다’ 등의 행동강령도 갖췄다. 

이들은 이후 유흥업소·보도방·사채업 등 각종 이권 사업을 독점하며 다른 조직폭력배들과 대치했다. A씨가 이끌었던 통합춘천식구파는 직종을 가리지 않고 세력을 확장해나갔다. 


먼저 지난 2011년 두목으로 추대된 이후 A씨는 장례식장 조화 납품 사업을 시작했다. 조직원을 동원해서 기존 사업자들에게 사업을 포기하도록 협박했다. 결국, 조직은 춘천·홍천지역 일대 사업을 독점했다. 

2012년에는 보도방 영업에 손을 뻗어 독점을 시도했다. A씨는 조직원들을 시켜 노래방서 도우미를 불러 술을 마시게 한 다음 경찰에 ‘불법 영업’으로 신고해 가게 문을 닫게 했다. 

2013년부터는 고수익을 위한 사채업에 눈길을 돌렸다. 이들은 각종 흉기를 이용해 다른 지역 사채업자들을 협박해 영업하지 못하도록 위협했다. 

A씨는 춘천지역의 소위 ‘밑바닥’을 장악해 나가는 한편 필리핀에 근거지를 두고 도박사이트도 운영했다. 2015년 3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운영된 16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통해 2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필리핀 리조트서 일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유인해 도박사이트 관련 일을 시키고 여권을 빼앗아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도록 철저히 관리했다. 

일부 조직원들은 조직에 충성한다는 명목으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다. 핵심 조직원 6명은 모두 자신의 새끼손가락 한마디씩 잘랐다. 맹목적 충성을 맹세한 이들은 탈퇴한 조직원을 그냥 두지 않았다. 

전국구 범서방파와 ‘조직 빼가기’ 갈등
칼부림 집단패싸움 벌이면서 실체 드러나


야산으로 끌고 가 구덩이에 묻고 휘발유를 뿌릴 듯이 위협하고, 술집 등에서 조직원들을 동원해 흉기로 위협하는 등 위력을 과시했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핵심조직원들은 두목인 A씨 보호에 열을 올렸다. 조직원들은 “‘큰 형님에 대해 진술하면 나중에 가만히 두지 않겠다. 무조건 모른다고 해라’고 협박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의 눈을 교묘히 피해가던 통합춘천식구파는 2015년 11월 춘천시 효자동 주점과 송암레포츠타운 등지서 범서방파와 집단 패싸움을 벌이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당시 범서방파와 통합춘천식구파 조직원들은 미리 준비한 흉기와 야구방망이 등으로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집단 패싸움의 원인은 ‘조직 빼가기’에 대한 갈등이었다. 지난해 11월9일 새벽 3시 춘천의 한 주점서 춘천생활파 조직원이 범서방파 조직원에게 “서울에 왔다갔다 하지 말고 춘천서 생활해라’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게 발단이 됐다. 

이 이야기는 곧바로 춘천 생활파에 있다 범서방파로 이적한 조직원에게 전해졌고 양측은 전화로 욕설을 하며 크게 다퉜다. 

결국 두시간 뒤 양측 조직원은 춘천 도심서 만나 흉기와 둔기 등을 사용해 집단 패싸움을 벌였고 경찰이 출동하자 도주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7시 외곽지역인 송암스포츠타운 주변 공간서 또다시 만나 싸움을 벌였다. 

검찰은 집단 흉기 등 상해와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이들을 기소했다. 이후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조직원이 조직과 관련된 사실을 누설하지 않도록 협박을 일삼고 일부 조직원에게 변호사 비용을 지원하면서 회유하는 등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했다. 

손가락 자르고 
야산에 파묻고

이들의 마수는 학생들에게까지 뻗어나갔다. 2012년 춘천경찰서는 불량서클인 ‘강후파’를 결성한 뒤 지역내 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품을 빼앗고 폭행과 협박을 일삼은 혐의로 청소년 19명을 검거했다. 강후파의 배후에는 통합춘천식구파 행동대원들이 있었다. 

강후파에 가입한 학생들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동급생 35명을 대상으로 810회에 걸쳐 21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고 27회에 걸쳐 골프채, 과도 등으로 집단·보복폭행을 했다. 

이들은 팔과 등에 문신을 새기고 인터넷 블로그 등에 단체로 회합하는 사진을 게시해 “우리들은 조직폭력배의 비호를 받고 있다”고 과시하며 피해 학생들을 협박하고 자신들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수시로 보복 폭행을 가했다. 

통합춘천식구파 행동대원과 그 추종세력들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불량서클 학생들에게 춘천 모 대학교 근처서 호떡 장사를 시키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불법 게임장의 종업원으로 일하게 하는 등 825만원을 빼앗고 편취했다. 


또 피해학생들에게 과외를 해준다면서 부당한 과외비를 챙기고 호떡 장사를 하다 매일 10만원 이상의 매출을 못 올릴 경우 보복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심지어 이들은 호떡 장사를 하며 반죽을 망치거나 호떡을 태웠다는 이유를 핑계 삼아 피해학생 부모들을 찾아가 500원짜리 호떡을 태운 값을 물어내라며 5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수시로 피해 학생들을 괴롭혔다.  
 

통합춘천식구파의 세 조직들은 통합되기 전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통합춘천식구파가 만들어지기 직전인 2011년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보호비 명목으로 보도방 업주로부터 금품을 갈취하고 폭행한 혐의로 동기파 행동대장 조직폭력배 B씨 등 7명을 구속하고, C씨 등 1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B씨는 동기파 행동대장으로 4명이 운영 중인 보도방 영업이 불법인 점을 이용해 “더 이상 다른 보도방이 생기지 않도록 해주고 미수금을 해결해 줄테니 함께 먹고 살자”고 협박, 수익금의 25%를 보호비 명목으로 챙기는 등 48차례에 걸쳐 6개 업소로부터 1억9000만원을 갈취했다. 

또 일명 ‘바지 사장’을 고용하는 방법으로 직접 보도방 영업을 한 동기파의 또 다른 행동대장 C씨는 2009년 1월부터 1년간 여종업원 13명을 고용해 유흥주점에 소개하는 등 무등록 직업소개소 영업으로 1억8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또 승택파의 D씨는 2009년 12월 보도방 업주들을 집합시켜 자신들이 운영하는 유흥주점에 여종업원을 제때 공급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시로 협박과 폭행을 일삼았다. 당시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세력을 키우기 위해 홍천 A콘도서 단합대회를 가지는 등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전국 ‘식구파’
하나둘 사라져

현재 통합춘천식구파의 부두목은 달아난 상태다. 경찰은 부두목과 조직원 4명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다른 조직폭력배에 대한 첩보 수집도 강화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각종 사행성 사업으로 조직 운영 자금을 확보한 만큼 조직 와해를 위해 몰수보전 조치 등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통합춘천식구파는 와해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폭들이 와해된 후 재건하는 경우가 허다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통합춘천식구파에 속해 있는 ‘춘천생활파’만 하더라도 2004년 경찰 단속으로 와해된 일명 ‘신생활파’ 조직원들이 모여 다시 만든 조직이다. 

전국적으로 ‘식구파’라는 이름의 조직은 수십개가 넘는다. 보통 지역이름을 앞에두고 식구파라는 이름을 붙인다. 

대부분의 식구파들이 통합춘천식구파와 같은 결말을 맞았다. 2015년 경기도 남양주와 구리 일대를 몰려다니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업주들을 상대로 돈을 갈취해온 ‘구리식구파’ 조직폭력배 70명이 무더기로 잡혔다. 

당시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폭력 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리식구파 두목 김모(42)씨 등 13명을 구속하고 행동대원 최모(34)씨 등 조직원 5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10∼2015년 남양주와 구리 일대 유흥가·도박장 10여곳서 업주들을 협박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보호비 명목으로 총 73회에 걸쳐 2억7000여만원을 빼앗았다. 구리식구파는 1996년부터 활동하다 2001년 조직원이 대부분 검거된 후 세력이 약해졌지만 2010년 행동대원이었던 김씨가 남아 있는 세력을 모아 조직했다. 

이후 2013년 조직원 홍모(33)씨 등 4명이 구리시의 한 유흥주점서 업주가 술값을 달라 하자 맥주병으로 때리고 갈비뼈를 부러뜨리는 등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렸다. 또 ‘조폭 대우를 하지 않고 인사를 안한다’는 이유로 같은 동네 주민을 집단 폭행해 기절시키는가 하면 차에 싣고 가다 길에다 내팽개치는 등 일대를 공포 속에 몰아넣었다. 

토착 4개 조직 동맹 맺고 협력관계 유지
업소, 보도방, 사채업 등 이권사업 독점

구리시의 한 빌라서 공동생활을 해온 이들은 공원서 30여명이 웃옷을 벗어 등에 있는 문신을 드러내며 단체 사진을 찍는 등 세력을 과시했다.  

같은해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일대를 주름잡던 일명 ‘봉천동식구파’의 두목도 경찰에 붙잡혔다. 봉천동식구파 두목 양모(48)씨는 조직 강령에 따라 조직서 탈퇴한 간부 이씨가 운영하던 주유소 운영권과 재산 등을 빼앗고 살인까지 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양씨는 2009년 2∼9월 사이 이씨가 운영하던 주유소 3곳에 조직원을 보내 영업을 방해하고 위협을 한 끝에 주유소 운영권을 빼앗았다. 
 

이듬해 그는 강도상해죄 등 전과가 있는 김씨에게 “이씨가 주유소 사업을 하다 갈라섰는데 생각이 있으시면 이씨를 제거해달라”는 취지의 부탁까지 했다. 

그러나 착수금 등을 놓고 의견이 맞지 않아 실제 살해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양씨는 또 봉천동식구파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2005년 1월∼2010년 12월까지 이 씨로부터 빼앗은 주유소 등 25곳서 톨루엔과 메탄올 등을 섞은 ‘가짜석유’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가짜 석유로 약 20억여원을 벌어 조직원에게 200만∼500만원의 월급과 보너스 등을 지급하며 조직을 운영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봉천동식구파서 탈퇴한 간부의 재산 등을 빼앗고 살해 하려한 혐의(살인예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양씨를 구속기소했다.

2016년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폭력을 휘둘러 신흥 유흥가 상권을 접수한 폭력조직 ‘음성식구파’ 조직원 정모(33)씨 등 5명을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이모(33)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정씨 등은 지난해 유흥업소가 밀집된 충북 음성군 금왕읍 일대에 여성 도우미를 공급하는 이른바 ‘보도방’을 통합하면서 폭력을 행사했다. 이들은 이 과정서 한 보도방 업주를 야산으로 끌고 간 뒤 야구방망이로 마구 때리고 대로변서 무차별로 폭행하는 등 수차례 폭력을 행사했다. 

이렇게 금왕읍 일대 보도방을 장악한 정씨 등은 자신들이 지정한 유흥업소에 도우미를 공급 받으라고 강요했다. 

2008년부터 폭력을 행사하고, 불법 게임장을 운영하던 음성식구파는 2013년 검찰의 수사로 30여명의 조직원 중 두목급을 포함해 15명이 구속되며 세력이 다소 약해졌으나 음성유흥상권이 커지면서 활동을 재개했다가 경찰에 꼬리를 잡혔다.

10대들에 마수
불량서클 운영 

한편, 선량한 시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조직폭력배 와해 소식에 네티즌들은 반색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2018년에도 조폭이 있었다니”라며 혀를 차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인권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악의 무리에 대해서는 칼 같은 강력한 공권력이 투입되길 원할 것”이라며 “요즘에도 조폭이 설칠지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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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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