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정국’ 민주당 손익계산서

진보적 유권자 60만의 탄생?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청와대가 3차 개헌안을 발표했다. 개헌안에 따르면 선거 연령은 ‘만 18세’로 하향 조정됐다.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은 “선거 연령 하향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의 요구”라고 밝혔다. 선거 연령 하향으로 선거권을 얻게 되는 유권자는 약 6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통상 선거 연령이 낮으면 진보적 정치성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2일, 청와대는 총 세 차례의 헌법 개정안 발표를 마쳤다. 청와대 한병도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여야 지도부에게 대통령 개헌안을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그리고 정의당은 한 정무수석을 만났지만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과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은 면담 자체를 거절했다. 

명분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해외 순방 중 전자결재로 개헌안을 발의했다.

이번 개헌 발의에 민주당은 어느 정도 명분을 갖고 있다. 

대선 후보였던 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미당 유승민 공동대표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그리고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난 대선 때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이유에서다. 여론 역시 개헌에 긍정적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18일 발표한 ‘정부 개헌안 발의 관련 의견 공감도’에 따르면 ‘야당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정부가 직접 개헌안을 발의해야 한다’는 의견에 59.0%가 공감했다. 

또 ‘2022년 대선/지선(지방선거) 동시실시 제안 찬반’ 조사에서는 찬성 의견이 전체의 67.7%를 차지한다. 

다만 ‘개헌국민투표 진행 의견 공감도’에서는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개헌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에 대해 찬성 49.1%, 반대 43.4%로 의견이 팽팽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번 개헌안서 여야가 주목하는 사안 중 하나는 ‘선거연령 하향’이다. 

개헌안에 따르면 선거연령은 만 18세로 낮춰진다. 여기에 선거운동의 자유를 대폭 확대한다. ‘교실의 정치화 논란’과 함께 ‘청소년의 의사를 공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선거 연령이 낮을수록 정치적 성향이 비교적 ‘진보’에 가깝다는 건 어느 정도 정설로 통한다. 진보진영에 속해있는 오늘날의 여당과 대통령에 대한 젊은 층의 지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2017년 8월21일∼23일 조사해 23일 발표한 때부터 2018년 3월19일∼21일 조사해 22일 발표한 내용을 주차별로 분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분석 결과에 따르면 19∼29세의 정치적 성향은 단적으로 ‘진보’에 가깝다고 풀이된다.

통상 대통령 당선인의 허니문 기간을 100일로 본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작년 5월9일서 100일가량 후인 8월 셋째 주 여론조사부터 2018년 3월 셋째 주까지의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 평균은 56.88%, 한국당은 10.05%다. 
 

1월 첫째 주서 2월 첫째 주까지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을 가정한 여론조사로 나뉜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민주당 55.36%, 한국당 10.06%로 큰 차이가 없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평가 여론조사 역시 19∼29세 연령층서 후한 점수를 줬다. ‘매우 잘함’과 ‘잘하는 편’을 합쳐 봤을 때 평균은 76.58%다.

연령 낮을수록 진보성향 평가
나이 자체가 이유 될 수 없어

연령이 낮다는 이유로 지지를 보낸다고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러나 만 18세의 유권자들 다수가 정부와 여당에게 지지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과 관련된 정책과 환경이 지지의 바탕이 될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이번 개헌안 발표서 청와대는 선거에 따라서 선거 연령을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교육감 선거가 대표적이다. 

청와대는 “학생들도 교육의 주체이기 때문에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어도 되지 않느냐는 논의가 있다”며 “국회가 교육감 선거 선거권자 연령을 낮추는 게 필요하다면 법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교육감 선거와 관련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교육의 주체인 청소년들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지만 정부의 발언은 청소년들의 지지를 받을 만하다. 

단지 그들이 연령이 낮아 진보적인 정부를 지지하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청소년들은 직접적인 행동을 통해 정치적 의사를 관철시킨 경험이 있다. 지난 촛불집회가 그것이다. 당시 집회서 상당수의 청소년들이 참여했다. 그들은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결정적인 정치적 경험을 갖고 있다. 

진보적인 성향이 강해 참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들은 대통령이라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문재인정부는 촛불집회의 정당성을 부여한다. 촛불집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현 정부 탄생의 고리로 보는 것이다. 그 중심에 섰던 청소년들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지지나 기대가 진보라는 정치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건 이유라고 보기 어렵다.


청소년의 정치적 참여에 따른 행동의 결과는 현 정부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당 출신 대통령이라는 연유로 민주당 역시 그 영향을 받게 될 여지가 있다. 

뭐가 이득?

선거 연령을 하향한다는 개헌안에 따라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4월 임시국회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한국당·바미당·평화당·정의당은 선거 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초기에 ‘교실의 정치화’를 야기한다며 반대했지만 22일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는 ‘홍준표식 신(新) 보수주의’ 정책으로 선거연령 하향을 추진하기로 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공동교섭단체 원내대표 협상 순항 중?

평화당·정의당 공동교섭단체서 원내대표를 어느 당이 맡을지 주목된다.

21일 평화당 최고위원 김경진 의원에 따르면 “의석은 14 대 6으로 저희가 두 배 조금 넘는데 그렇게 되면 협상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기본적으로 당 대 당 협상을 할 생각”이라며 “양보할 건 최대한 양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상임위원장 배정에 대해서도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평화당과 정의당은 지난 20일 공동교섭단체 첫 협상 자리를 가졌다. 두 당은 이번 달 안에 협상을 마무리 짓고 4월 임시국회에 교섭단체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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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