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色다른 맛 ‘부산 해운대 나이트’ 현장탐방

긴장의 끈 풀리니 속옷 끈도 ‘스르륵’

[서  준 헤이맨라이프 대표] 피서철 해운대 나이트클럽의 부킹은 여느 곳과 분명히 다르다. 국내 최고 피서지의 나이트클럽답게 청춘 남녀들의 복장은 극도의 노출 그 자체다. 여성들의 경우 핫팬츠는 기본이고 비키니 브래지어 정도만 살짝 걸친 게 보통이다. ‘노 브래지어’의 민소매 차림도 흔하다. 이런 차림으로 여성들이 화끈하면서도 ‘색끈한’ 춤으로 피서지 남성들의 오감을 유혹한다. 몸을 흔들어댈 때마다 따라 출렁이는 여성들의 가슴에 남성들의 눈길도 덩달아 출렁인다.

약속한 듯 핫팬츠에 비키니 브레지어·탱크탑만
휴가시즌 맞아 타지 손님에 부산 토박이도 가세

지난 12일 금요일 밤, 해운대 해변에 위치한 모 호텔 지하 나이트클럽 대형 스테이지에선 이런 차림의 여성들과 반바지에 민소매 패션의 남성들이 뒤엉켜 음악 속으로 녹아 들어갔다.

초만원의 젊은 남녀들이 열기를 뿜어낸다. 말 그대로 가관이다. 본격적인 휴가 시즌인데다 금요일 밤까지 겹친 터라 휴가손님들이 꽉 들어찼다. 여기에 부산 토박이들까지 가세했다. 초저녁이 지나면서 나이트클럽의 그 많은 룸은 어느 새 꽉 차버렸다.

취재기자를 포함해 3명의 일행이 나이트클럽에 입장한 시간은 오후 8시30분쯤. 일찌감치 룸을 예약해둔 터라 룸에서 편안하게(?) 부킹을 할 수 있었다.

이른 저녁시간인데
룸은 이미 초만원

술자리 세팅이 된 지 채 5분이 지나지 않았지만 ‘화끈한 노출’의 아가씨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지간한 화류계 아가씨들도 이런 노출을 하기란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휴가철 피서지 분위기에 아가씨들의 긴장은 한껏 풀린 듯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3인조 아가씨들은 거푸 양주를 두세 잔씩 마셔댔다. 여학생들이라고 소개한 그들은 ‘꺄르르’ 몇 차례 웃고 떠들더니만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이 여성들은 각 룸을 돌며 양주 맛을 탐닉할 기세였다.

이후부터 룸으로 들어오는 여성들 대부분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핫팬츠에 민소매 내지는 탱크탑 차림이었다. 배꼽을 드러내는 건 예삿일이고, 엉덩이가 반이나 드러나는 외국영화에서나 봄직한 반바지도 적잖았다.

네 번째로 룸으로 들어온 여성 2명은 포항에서 왔다고 했다. ‘포항 인근에도 좋은 바닷가가 있는데 왜 해운대까지 왔느냐’는 질문에 “해운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신나는 밤문화가 좋아서”라고 답했다. 양껏 노출한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고 밤엔 대규모 나이트클럽에서 밤새 실컷 부킹도 하려는 목적이었다. 2명 중 한 명은 유부녀였다. 남편은 해외 유학 중이라고 했다. 이 여성 둘은 연락처를 주고받자는 우리 일행의 제의에 흔쾌히 승낙까지 했다. 의외였다. 확실히 여성들의 경계가 느슨해져 있다는 게 느껴졌다.

해방감에 느슨해진 경계심
작업 걸기 ‘딱이야 딱’

웨이터에게 피서철 룸 안에서 벌어지는 일 중에 재미있는 에피소드 몇 가지를 알려달라고 부탁하며 팁을 건넸다. 별별 사건이 다 일어나지만, 가장 으뜸은 ‘묻지마 룸 섹스’라고 했다.

색다른 분위기 따라 타지에서 ‘원정 부킹’ 나서
룸 안에서 즉석 섹스도 빈번…스타킹·콘돔 나와


이 웨이터에 따르면, 새벽 2~3시가 되면 어지간히 다들 얼큰하게 취해있게 마련. 이쯤 되면 일탈을 꿈꾸려는 욕정의 청춘남녀들이 ‘짝을 찾을’ 시간대다. 급한 나머지 룸에서 성관계를 맺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테이블 구석에 분비물이 묻은 팬티가 구겨져 박혀있기도 하고, 간혹 철저한(?) 이들이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콘돔이 발견되기도 한다. 룸 섹스를 작정하고 나이트클럽에 들어온 게 아니고서야 룸에 콘돔이 있을리 만무한 일.

어떤 룸에선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남자들이 계속 부킹을 재촉해서 한 여성을 데리고 그 룸에 들어섰는데, 이게 웬걸. 불과 몇 분전까지 함께 있었던 일행들은 자리에 없고 한 남성이 여성과 선 채로 일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닌가. 여성은 만취상태로 테이블 위에 팔을 얹고 엎어져 있고, 남자는 그 뒤에서 열심히 일을 치르고 있는 장면이 목격된 것이다.

보는 줄도 모르고
성관계 삼매경

참으로 황당했던 것은 성관계 중이던 남녀가 누군가 자신들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하던 일’을 계속 하더라는 것. 더욱 놀라운 것은 웨이터에 이끌려 따라 들어온 여성이 어지간하면 놀라 돌아설 법도 한데, 한동안 그 자리에서 흥미진진하다는 듯 정사장면을 감상(?)하더라는 것이다. 이 웨이터는 “긴장의 끈을 놓아버린 피서지의 새벽녘 나이트클럽에나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자랑하듯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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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