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41>세제개편안 효과

또 촉매제…약발 먹힐까 ‘기대반 우려반’


정부가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폭 완화 또는 폐지안이 담길 전망된다. 양도세에 대한 궁금증과 세제개편안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알아봤다.

‘오락가락’다주택 양도세 중과 폐지안 급물살
야당 반발과 총선·대선 등 정치적 변수 주목

정부가 이번 달 내놓을 예정인 세제개편안의 부동산 관련 핵심 세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폭 완화 또는 폐지 기조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부처 장관이 ‘징벌적 과세’를 완화한다는 방침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고, 전·월세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반기에도 여전히 고유가 지속과 공공요금 인상 등에 따라 물가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소비자물가 비중이 큰 주택의 임대료의 안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재정부는 참여정부가 2005년 도입한 양도세 중과제도를 완화하거나 영구 폐지할 방침으로,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임대소득 과세와 전·월세 소득공제 등도 완화가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5월 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거주요건을 폐지하고 취득세 인하를 추진한데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의 폐지도 추진하기로 했다. 전 정부에서 부동산 투기 대책으로 내놓은 세제들이 차례차례 정리되고 있는 셈이다.

양도세 중과세는 참여정부 때인 2005년 3주택에 대해서 중과(60%)한 데 이어 2007년엔 중과대상을 비사업용 토지(60%)와 2주택(50%)으로 확대한 정책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다주택자에 대한 한시적 중과 완화를 시작으로 2009년 미분양·신축주택에 대한 한시적 양도세 감면 등 완화 기조가 이어졌다.

2009년 4월 양도세 중과제를 폐지하는 법안을 제출했지만, 이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2년 한시 유예로 통과됐으며 지난해에서 2012년까지 2년 추가 유예됐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에서 다시 완화 또는 폐지 법안을 제출할 방침으로 양도세 중과는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

전 정부 투기대책
하나하나씩 정리

양도세 중과에 대해서는 고가의 1주택 보유자는 9억원까지는 양도차익이 생겨도 비과세되지만, 저가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면 중과되는 모순과 양도세 부담으로 실수요 중심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호가만 높아지는 등의 문제점이 제기됐다. 다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야당의 강력한 반대가 예상되고 있어 양도세 중과 폐지가 정부의 원안대로 처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안의 시기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가뜩이나 정치권의 법인세·소득세 추가 감세 철회 주장과 맞서고 있는 정부는 논란거리가 더 생기는 것이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야당이 부동산 거품 축소를 위해서는 양도세 중과세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올해 양도세 중과세 제도 폐지에 나서지 않으면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라는 정치적 변수에 따라 휘둘릴 수도 있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고민스럽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양도세 중과세 제도 폐지를 추진할 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이 서 있지 않다. 원칙적으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 폐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 우세하지만, 올해 세법 개정에서 이를 다룰 필요가 있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오는 2012년까지 양도세 중과 제도가 한시적으로 유예되면서 실제로 세금이 부과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매매심리 살려 주택거래 활성화
단기적으론 매물 쏟아져 집값 하락 부채질

올해 폐지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세제개편안에 반영돼야한다는 입장이다. 시중의 여유자금이 주택시장으로 들어오면 주택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전세 수요가 줄어드는 동시에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이 전·월세 시장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주택거래를 옥죄는 대표적 규제로 지목돼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의 폐지 방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얼어붙은 주택시장을 녹이는 기폭제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달 발표할 예정인 세제개편안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완전폐지와 장기보유특별공제 4년 만의 부활 등 다주택자 세제완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한마디로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장기적으로는 거래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다주택자들이 한꺼번에 매물을 내놓을 경우 집값 하락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잇달아 내놓은 방안들
오히려 거래 더 줄어

비관론의 중심에는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으로 삼기에는 이미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가 자리 잡고 있다. 2년 전 당시 폐지 방안이 처음 나왔을 때 현실화됐다면 당장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가 컸겠지만 보금자리주택 등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크게 떨어진 데다 주요 대책들이 정치권에서 번번이 흐지부지된 상황에서 시장에 약발이 먹힐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올 들어 정부는 여러 차례 주택시장 정상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그때마다 기대감은 커졌지만 시장에서는 거래가 더 줄고 집값 하락폭은 더 커져 반대로 흘러갔다. 분양가상한제 등 발표만 하고 실망감만 키운 내용이 적지 않은 데다 5·1대책 중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2년 거주 요건을 폐지했지만 되레 거래는 줄고 집값이 더 떨어진 게 대표적이다. 엇박자 정책이 불신을 키웠다는 비판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그동안 징벌적 과세로 집을 못 팔았던 다주택자들이 이제야 팔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매물을 쏟아내면 주택시장 침체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며 “내년 말까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유예한 상황에서도 매수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고 양도세 비과세 요건 중 2년 거주 요건 폐지 후 매물이 늘어난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장기적으로는 매매심리를 살리는 순기능으로 작용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더 큰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발표시점도 실제 시행시기보다 한 달 이상 앞선 데다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도 불투명해 뭐라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쪽에서 묶고 한쪽에선 풀고
‘엇박자 정책’부터 개선해야”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지속되고 있고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 규제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폐지한다고 해서 거래가 살아나길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한쪽에서는 규제를 풀고 한쪽에서는 묶는 엇박자 정책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2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시 세금은 얼마나 줄까.

서울 강남과 강북에 각각 아파트를 한 채씩 소유한 허창(40)씨는 3년 보유한 강북 아파트를 최근 매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08년 구입한 강북 아파트를 팔 경우 1억원 정도의 양도차익이 생기는데 현재 세율과 공제 항목을 적용하면 2110여만원가량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부활하면 세금 부담액은 350여만원가량 줄어들게 된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를 폐지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일반 부동산에 적용되는 3% 수준에서 부활한다고 가정하면 주택 여러 채를 갖고 있다가 팔아 차익을 얻는 이들의 세금부담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줄어든다는 결론이 나온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상한제 폐지도 관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이외에도 하반기 주택시장의 향배를 가를 몇 가지 변수가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또는 폐지, 아파트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이 대표적인 관전 포인트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각종 규제완화 대책들이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에서 본격 심의될 예정에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월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도 완화되고 여기에 이사철로 접어드는 계절적인 성수기로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취득세 감면 종료시점도 3개월 정도 앞두고 계절수요와 절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최근 강남권 중심으로 재건축시장 바닥 기대감과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주요 매매수요로의 전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내달 주택시장에서 각종 호재들이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추세가 바뀌는 변곡점이 되기는 힘들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물량과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들고 9월부터 각종 규제완화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에는 특히 9월이 가장 중요한 시기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들이 나올 것으로 보여 긍정적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이 불투명하고 금리상승 기조 등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유동성도 한계가 있어 보이고 규제완화 등 호재가 많지만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로의 변화를 주도할 만한 강력한 변수가 명확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이 멈추고 전세가율은 꾸준히 상승하는 등 수치상으로는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거래가 급매물 위주로 이뤄지고 급매물이 빠지면서 관망세로 돌아서는 등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회복을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상황 위기에 따른 불안과 물가 및 금리 인상 요인 등이 상존해 전세에 눌러앉아 있는 매수대기수요가 본격적으로 매매시장으로 뛰어들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