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평창동계올림픽 화제의 선수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2.28 14:27:21
  • 호수 11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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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설상 뜨겁게 달군 최고 스타는?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이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서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 대해 외신들을 비롯해 세계가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주인공은 역시 선수들이었다. 17일 동안 메스컴을 뜨겁게 달궜던 화제의 선수들은 누구였을까.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서 열렸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전 세계 92개국서 선수 2925명과 임원 등 6500명이 참가했다. 88개국서 2858명이 참가했던 2014년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 대회보다 4개국, 67명의 선수가 늘었다. ‘적도의 나라’인 에콰도르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에리트레아, 코소보, 나이지리아 등 눈도 얼음도 구경하기 힘든 6개 나라가 평창올림픽을 통해 동계 스포츠 무대에 첫 선을 보였다.

[휘날린 한반도기]
[남북한 공동입장]

미국은 동계올림픽 역사상 단일국가로는 가장 많은 24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한국도 15개 전 종목에 걸쳐 선수 145명과 임원 75명 등 총 22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꾸렸다. 또 소치 대회보다 4개의 금메달이 늘어나 모두 15개 종목서 역대 최다 규모인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이전에는 소치 대회서 6개 종목, 71명이 출전한 것이 가장 큰 규모였다.

개막식서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공동 입장했다. 이날 개막식서 남북 선수단은 한반도 기를 들고 아리랑 선율에 맞춰다.


남북한이 국제대회서 공동 입장한 건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이래 역대 10번째고,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래 11년 만이었다. 남북은 올림픽 사상 최초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경기를 벌였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그야 말로 선수들의 축제였다. 메스컴을 뜨겁게 달궜던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화제의 선수들 면면을 살펴봤다. 

[개막식 이슈]
[통가 근육맨] 

영하의 날씨 속 ‘통가 근육맨’의 과감한 탈의가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서 통가 대표로 국기를 들고 나선 티파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였다. 

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땐 태권도 선수로 출전했다. 이번 동계올림픽서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변신한 것. 

리우올림픽 당시도 통가의 전통 의상인 ‘마나파우’를 입고 개회식에 나서 전 세계인의 집중 관심을 끌었던 그는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 속에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도 깜짝 상의 탈의한 채 기수로 등장해 큰 박수를 받았다. 
 

개회식이 끝난 뒤 타우파토푸아는 “나는 전혀 춥지 않았다”며 “나는 통가서 왔다. 우리는 태평양을 건너는 사람들이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6일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스키 15km 경기서 119명 가운데 114등으로 골인하며 완주에 성공했다. 타우파토푸아는 이날 우승자인 다리오 콜로냐보다 22분57초2 뒤처진 56분41초1에 경기를 마쳤다.

[아이언맨 비상]
[새 황제 등극]

설 연휴 ‘한국 스켈레톤 간판’ 윤성빈이 썰매 황제에 올랐다. 지난  16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서 속개된 남자 스켈레톤서 1∼4차 시기 합계 3분20초55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윤성빈은 이번 금메달로 평창올림픽 강원전사로 ‘아시아 최초’ 썰매종목 올림픽 금메달, 한국 설상·썰매종목 올림픽 메달획득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92개국 2925명 역대 최대 규모 자랑
평창서 울고 웃고…사건사고도 잇달아 

기록부문서도 윤성빈의 독주는 빛났다.이날 윤성빈은 2위 니키타 트레구보프(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3분22초18)와는 1초 이상의 완벽한 격차를 벌렸다.이날 윤성빈이 트레구보프와 벌린 1초63의 격차는 역대 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역사상 가장 큰 수치였다.

윤성빈의 활약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 세계 톱 이슈가 됐다.

미국 NBC 방송은 “윤성빈이 4차례 주행 모두 가장 빠른 기록을 내며 충격적인 업적을 남겼다.그의 주행은 세기의 퍼포먼스였다. 그는 이 종목의 전설처럼 보였다”고 극찬했다. 

[역시 최강!] 
[효자 쇼트트랙]

한국 쇼트트랙은 역시 세계 최강이었다. 쇼트트랙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서 한국에 역대 가장 많은 금메달을 안긴 ‘효자종목’으로 올라섰다. 

한국 쇼트트랙은 지난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서 금메달을 획득함에 따라 역대 동계올림픽서 통산 24개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양궁이 역대 올림픽서 수확한 ‘금메달 23개’를 뛰어넘는 수치다.

심석희-최민정-김아랑-김예진 조가 여자 3000m 계주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이날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서 1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앞서 준결승전서 넘어졌지만 탁월한 팀플레이로 최하위로 뒤쳐졌음에도 1위로 결승 티켓을 따냈던 건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동시에 올림픽 신기록을 세워 한국 쇼트트랙 여자 계주 선수들이 외신들의 극찬과 관심을 받았다. 


앞서 임효준은 지난 10일 오후 7시 강릉아이스아레나서 진행된 쇼트트랙 남자 1500m에 출전, 2분10초485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클린 올림픽?]
[또 도핑 파문]

‘클린 올림픽’을 표방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도핑한 선수들이 적발되면서 오점을 남겼다. 먼저 일본의 쇼트트랙 사이토 게이가 도핑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반도핑 분과는 지난 13일 사이토 게이가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반도핑 분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빙상연맹(ISU)의 요청에 따라 심사했고 도핑 위반 사실을 확정했다. 사이토가 복용한 약물은 이뇨제인 아세타졸아마이드 성분이다. 이뇨제는 보통 다른 금지 약물 복용을 숨기기 위한 ‘마스킹 에이전트(은폐제)’로 쓰여 금지 약물로 지정돼있다.

컬링 믹스더블 러시아 동메달리스트 알렉산드르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B 샘플서도 금지약물 멜도늄 성분이 검출됐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공보담당 콘스탄틴 비보르노프는 지난 20일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B 샘플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그의 몸에서 금지약물(멜도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근경색, 협심증 치료제인 멜도늄은 혈류량을 증가시켜 운동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6년 1월1일부터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금지약물로 등록됐다. 


슬로베니아 아이스하키 지가 제그릭도 금지약물 복용 의혹으로 퇴촌 명령을 받았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지난 20일 “제그릭의 소변 샘플서 페노테롤 성분이 검출됐다. 페노테롤은 호흡을 원활하게 하는 금지 약물”이라고 밝혔다. 제그릭은 이번 올림픽서 세 번째로 도핑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선수다.

[국제적 망신]
[팀 추월 논란] 

피겨스케이팅서 좋은 소식만 있던 건 아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과 왕따 논란이 불거지면서 평창올림픽 중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으로 구성된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지난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서 열린 준준결승서 네덜란드와 레이스를 펼쳤다. 

경기 중반 선수들 사이의 간격이 점차 벌어졌고, 결국 마지막 주자 노선영이 뒤늦게 결승선을 통과해야 했다. 이후 한국은 3조 경기가 종료된 시점서 6위로 밀려나며 준결승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각양각색 사연 가진 
이색 선수들의 향연 

팀추월은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선수의 기록으로 팀의 기록이 결정된다. 즉 3명의 선수가 함께 속도를 맞춰 타는 것이 기본인 종목이다. 그럼에도 김보름-박지우는 노선영을 두고 둘만 피니시라인을 들어왔다. 노선영이 한참 뒤에 들어왔고 한국의 기록은 노선영이 들어오면서 기록됐다.
 

김보름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노선영을 저격하는 듯한 인터뷰를 해 팬들의 분노를 샀다. 결국 두 선수의 대표 자격 박탈과 빙상연맹의 개혁을 촉구하는 국민운동으로 번졌다.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이 기자회견서 사과하고 해명했지만 노선영이 이를 또 부인하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논란에 외신 역시 질타했다. 

영국 BBC는 20일(이하 한국시각) “팀원을 왕따시킨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2명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한국 국민들의 청원이 35만 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 뉴욕포스트는 “(동료를) 괴롭힌 팀은 한국의 스케이터를 눈물 속에 남겨뒀다”는 제목으로 “한국의 3인조는 경기 동안 하나의 팀으로서 스케이트를 타는 데 실패했다. 노선영이 경기장서 울고 있을 때 밥 데 용 코치가 그를 위로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전하며 ‘국가적 망신’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재미로 출전]
[어쩌다 금메달]

스노보드 전문 선수가 생애 첫 올림픽서 스키를 겸업으로 출전해 우승까지 해버렸다. 그러고는 깜짝 우승만큼이나 깜찍한 믹스트존 인터뷰로 또 한 번 좌중을 웃겼다. 

에스터 레데카는 지난 17일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 출전, 1분21초11로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스키서 땄다. 다섯 차례나 스노보드 월드컵 시상대에 올랐으나 스키 월드컵 시상대에는 서지 못했고 활강서 거둔 7위가 최고 성적이던 터여서 주변을 놀라게 만들었다. 

레데카는 “전광판에 다른 선수 이름이 잘못 나온 것으로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레데카는 알파인스키 여자 평행대회전 금메달을 차지한 동갑내기 미케일라 시프린(미국)의 스키를 빌려 타고 우승했다. 

믹스트 존에서 기자들과의 인터뷰서 그가 고글을 벗지 않은 것에 대해 “사실 우승할 줄 모르고 화장을 하지 않아 고글을 벗을 수 없다”고 답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영국 BBC 해설자 맷 칠턴은 레데카의 이번 대회전 우승을 두고 ‘올림픽 역사상 가장 놀라운 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영미야∼]
[열풍의 갈릭걸스]

한국 컬링 여자대표팀은 이번 동계올림픽서 돌풍을 일으켰다. 약체라는 세간의 평가를 깨고 예선 1위라는 놀라운 활약을 펼친 컬스데이는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다. 1주일 동안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컬링 관련 글은 5940개에 달한다.(지난 21일 기준)

주요 커뮤니티에선 OAR팀과의 경기를 마친 뒤 올라온 글만 수백 개였다. 선수마다 별명도 생겼다. 네티즌들은 김은정에게 ‘안경선배’, 김선영에게 ‘안경동생’이라는 애칭을 지어줬다. 

김은정이 경기 중 스위퍼인 친구 김영미를 목이 터져라 불러서 “영미!”라는 이름을 모두가 알게 됐다. “영미 기다려”는 스위핑을 잠시 멈추라는 뜻이고, “영미 더더더”는 스위핑하라는 의미다. 

차분하게 부르면 ‘준비하라’는 뜻이고, 안 부르면 김선영이 닦는다. 김은정이 경북지역 어감을 담아 김선영을 부를 때 쓰는 “선녕이!”도 있다.
 

국내외 언론들은 ‘깜짝 스타’ 컬링팀에 갖가지 애칭을 붙였다. ‘갈릭걸스’(WSJ, ESPN) ‘의성 마늘 소녀’(WSJ) ‘팀 킴’(WSJ) 등이다. ‘팀 킴’은 선수 전원이 김씨인 데다 감독 또한 김씨(김민정)여서 붙은 별명이다. 

마늘을 콘셉트로 한 레스토랑 ‘매드 포 갈릭(Garlic)’에 빗댄 ‘매드 포 컬링’,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마드리드 별명인 갈락티코(galactico·은하수)에 빗댄 ‘갈릭티코’란 표현도 있다.

 선수들은 “갈릭걸스보다 예쁜 별명을 지어줬으면 좋겠다”며 “애칭 지어주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벤트라도 해달라”고 한 언론사에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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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