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미혼모 여대생의 거짓말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18.02.05 10:54:48
  • 호수 1152호
  • 댓글 0개

소리도 안 내고 애를 낳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되는, 그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미혼모 여대생의 거짓말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강추위 속에서 아파트 복도에 버려진 신생아를 주민이 발견해 구조했다. 주민은 여대생. 이 얘기는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진실이 밝혀지면서 충격 사건으로 반전됐다.

반전 스토리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달 30일. 이날 오전 4시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8층 복도서 탯줄이 달린 여자 신생아가 울고 있는 것을 주민 A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광주의 기온은 영하 8도 아래로 떨어진 상태였다.

여대생인 A씨는 “새벽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바깥서 울음소리가 들려 나가봤더니 탯줄도 안 뗀 아기가 알몸으로 바닥에 있었다”며 “아기를 집으로 데려와서 50분 동안 안고 있으면서 체온을 올렸다”고 했다.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119는 신생아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고,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여대생의 선행으로 마무리될 듯했던 사건은 경찰의 끈질긴 수사로 다른 결말로 변질됐다. 


A씨의 자작극으로 드러난 것.

신고를 접수한 광주 북부경찰서는 유기된 아이의 산모를 찾기 위해 아파트 내외에 설치된 CCTV를 조사하고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조사를 벌였지만 수상한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에 양수와 혈흔 등 출산 흔적도 없었다.

새벽 아파트 복도에 신생아 유기 신고
알고보니 자작극…직접 낳고 구조한척

경찰은 A씨를 수상히 여겼고, 유전자감식을 요구하자 결국 A씨는 실토했다. 경찰 조사결과 전남 목포에서 부모와 함께 살던 A씨는 주말을 맞아 언니 부부 집을 찾았다가 화장실서 홀로 아이를 낳았다. 

이를 숨기고자 마치 유기한 아이를 구조한 것처럼 속였다. 아이의 아버지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던 A씨는 혼이 날까 두려워 가족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은 평소 A씨가 두꺼운 겨울옷으로 몸을 가려 배 속에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허위신고 소동 이후 지역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아이는 현재 건강한 상태로, A씨 친부모 등 가족이 돌볼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아무리 옷을 두껍게 입어도 임신을 모를 수 있나?’<jmky****> ‘아기만 불쌍하다’<kcyb****>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지요’<sang****> ‘이건 아동학대가 아닌 거야?’<park****>

‘처음엔 괘씸하기도 했지만 여러 가지로 안타깝네요. 미역국 든든히 먹고 산후 조리에 힘쓰세요’<giri****> ‘어린나이에 준비 없이 엄마가 되었네요. 주변에서 다그치기보다 잘 키울 수 있게 용기를 주었음’<haze****>

‘혼자 새벽에 소리도 안 내고 애를 낳았다니…그게 가능한 일인지. 둘 낳은 나는 도대체 이해가 안 되네요. 두려움이 아픔보다 더 컸던 건가요? 애기는 건강할지도 걱정이네요’<moni****>

혼날까 두려워
가족에 임신 숨겨

‘안타깝다. 남자는 연락두절된 채 출산까지 혼자 하면서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 겁나서 거짓말 한 것 같은데 키운다니 다행이네요’<pass****> ‘악한 사람은 아닌데 남자 잘못 만나 고생길이 열렸네요’<hell****>

‘여기서 여자만 욕할 게 아닌 듯. 근본적으로 애를 혼자 만든 것도 아니고 둘이서 책임을 져야하는데…남자가 제일 비겁하고 무책임하다’<skyr****> ‘너무 심하게 욕하고 비난하지 마요. 여자는 그래도 아이를 살리려고 한 거네요’<lee0****>

‘잘못했지만, 안됐고 짠하기도 하네요. 혼자 임신기간을 두려움과 걱정 속에서 보내고, 살이 찢어지는 고통까지 참아가며 화장실에서 숨죽여 아이를 낳다니…미안한 만큼 아이한테 잘해주고, 건강하게 잘 키우시길 바라요’<shei****>

‘유기하지 않은 건 잘한 거야. 얼마나 예쁘고 고마운 존재인지 키우다보면 알게 될거야’<scar****> ‘세상을 떠들썩하게 태어났으니 나중에 세상을 위해 좋은 일로 떠들썩하게 만드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jaek****>

‘잘 키워요’

‘몰래 배속에서 열달 키우며 얼마나 상심이 컸겠는가. 혼자 애를 낳고 치우고 자작극을 꾸며야 할 만큼 사회는 미혼모를 따뜻이 받아줄 준비가 없었던 거다’<haru****> ‘미혼모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길 희망합니다. 모든 생명은 존귀합니다’<kyre****>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신생아 유기 자작극 여대생 어떤 처벌?


신생아 유기 자작극을 벌인 여대생은 어떤 처벌을 받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여대생에 대해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귀가 조처한 상태로 내사 종결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여대생이 아이를 아파트 복도에 내놓았다면 영아 유기 혐의가 가능하지만 실제로 유기하지는 않아 적용할 수 없다. 허위신고 혐의도 신고한 사람이 처제에 속은 언니의 남편이란 점에서 불가능하다. 언니 부부도 동생이 아이를 낳은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허위신고 혐의 적용이 어렵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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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