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야구부 탐방 -서울 신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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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8.01.29 11:14:17
  • 호수 1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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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흰색 헬멧 “상대팀이 벌벌 떨었죠”

1975년 당시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했던 한동화 감독을 초대 감독으로 선임하며 야구부를 창단했던 신일고등학교 야구부는 창단 1년 만인 1976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서 우승을 차지, 단숨에 야구 명문고로 부상했다. 이후 현재까지 반세기 가까운 세월을 바라보며 국내 고교야구의 최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신일고 야구부는 가장 많은 프로야구(KBO) 선수들을 배출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신일고 출신의 선수들은 광주일고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역대 신일고 야구부의 전성기는 크게 3세대로 분류된다. 1세대는 창단 1년 만에 황금사자기를 제패하며 단숨에 신일고를 국내 명문의 고교야구 팀으로 만들었던 세대로서, 박종훈(현 한화 이글스 단장), 양승호(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 고 김정수·고 김경표(전 MBC 청룡) 등이다.

2세대는 슈퍼스타급 선수들이 배출됐다는 이른바 ‘92학번’의 선두주자였던 고 조성민(전 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지금도 야구인들 사이에서는 야구천재의 전형이라고 평가받는 설종진(전 현대 유니콘스), 타격 천재 강혁(전 두산 베어스), 김재현(전 LG 트윈스), 대형포수였던 조인성(전 LG 트윈스), 수비력과 타력을 겸비했던 백재호(전 한화 이글스) 등이다. 

이들의 고등학교 재학 시절 신일고 특유의 ‘흰색 헬멧’은 상대하는 모든 팀들에게 공포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창단과 함께 고교야구 최강자로
프로야구 선수들 가장 많이 배출


3세대는 신일고 야구부의 무적시대를 이끌었던 선수들은 봉중근(LG 트윈스), 안치용(LG 트윈스), 현재윤(삼성 라이언즈), 김광삼(LG 트윈스), 채병용(SK 와이번스), 김현수(두산베어스)와 나지완(KIA 타이거스), 이대은(경찰청), 박해민(삼성 라이언즈) 등이다. 

이들 중 일부는 아직도 국내외 프로야구 리그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다. 별개로 하주석(한화 이글스)과 추재현(넥센 히어로즈) 등은 국내 프로야구 차세대 주자들로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신일고 야구부는 자사고 전환 이후 선수층이 엷어지면서 최근 수년 동안 침체기를 겪고 있었다. 이 와중에 지난해 11월 제18대 감독으로 모교 야구부 17기 출신의 정재권 감독(전 청원중학교 야구부 수석코치)이 선임됐다.
 

스스로를 역대 신일고 야구부 감독들 중 가장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물이라고 자평하지만, 사실 정 감독은 초등학교 감독과 중학교 코치 등 지도자의 길을 걸어오며, 이미 야구계에서는 빼어난 인격과 품성을 가진 명장으로 꼽혔다. 

야구 이론에 능하고 현장지도의 경험이 풍부한 사려 깊은 지도자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인물이다.

정 감독이 앞으로 전통의 명문 신일고 야구부를 어떻게 새로이 구축하고 이끌어 갈까. 먼저 2018년 동계전지훈련이 실시 중인 강원도 횡성으로 찾아가 3학년을 주축으로 주목할 만한 선수들도 만나봤다.

[투수진]


야구부의 3학년 투수진은 단 3명이다. 백민영(185cm/95kg, 우완 오버핸드, 광진구리틀-건대부중)과 김이환(181cm/85kg, 우완 오버핸드, 동대문리틀-잠신중), 이재광(180cm/ 75kg, 우완 사이드암, 마포리틀-영남중) 등이 바로 그들이다.

자사고 전환 후 침체기
옛 영광 재현에 안간힘

우완의 정통파 스타일인 백민영과 김이환은 훌륭한 신체조건을 갖춘 투수들로 140km/h 중반의 빠른 직구를 던진다. 백민영은 커브를 주무기로, 슬라이더를 변화구로 구사한다. 김이환은 슬라이더와 함께 체인지업을 구사할 줄 아는 투수다. 사이드암의 이재광은 130km/h 중반대의 볼 끝의 변화가 심한 직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와 싱커 등의 변화구를 구사한다.

[포수진]

신일고 야구부에는 김도환(180cm/86kg, 우투우타, 의정부리틀-영동중)이라는 단 한 명의 걸출한 포수가 존재한다. 영동중학교 시절부터 동 세대의 최고 포수로 손꼽히던 김도환은 지난 2016년 국내서 개최됐던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의 대표 A팀 주전 포수로 맹활약했다.

결승전에서는 만루홈런을 기록했을 만큼 포수로서의 능력과 타격 솜씨가 검증된 전국적인 최고 레벨의 선수다. 신일고 1학년 때부터 주전 포수로 안방을 지키며 마스크를 써왔던 그가 이제 3학년이 돼 야구인생의 최고 커리어를 기대하게끔 하고 있다. 

2018년 청소년대표 포수 후보 1순위의 선수다. 작년 시즌 신일고의 4번 타자 등 주축 타선서 활약하며 2할5푼(홈런 1개)의 타율을 기록했다.

[내야진]

신일고 내야진은 문보경(3루수, 182cm/93kg, 우투좌타, 동대문리틀-덕수중), 송대현(유격수, 180cm/77kg, 우투우타, 중대초-자양중), 현지공(2루수, 180cm/76kg, 우투우타, 도곡초-대치중) 등이 주축이다.

문보경은 타고난 타격 재질과 신체조건으로 대형 내야수로서의 기대감을 품게 하는 선수다. 신일고 출신의 강혁과 김재현, 그리고 김현수와 하주석의 대를 이을 수 있을 만큼의 타격 재능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로, 언제나 동 세대 중에서 가장 훌륭한 타격 능력을 보여 왔다.

2016년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의 가장 강력한 주축 타선 선수 후보로 물망에 올랐으나 직전의 이적(배명고-신일고) 때문에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불운을 겪었다. 이제 그의 존재를 확실히 알릴 만한 시즌을 목전에 두고 있다.
 

2학년인 작년 2016 시즌에도 신일고 야구부의 붙박이 3번 타자로 활약하며 3할8푼의 타격을 기록했다. 문보경 역시 금년 2018년 청소년 대표의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송대현과 현지공은 각각 유격수와 2루수로 내야진의 키스톤(Key-stone)을 이루며 올 시즌 신일고 야구부의 진흥에 있어 선두에 선다. 포구 능력과 특히 정확한 송구 능력을 둘 다 갖추고 있다. 

잔동작이 없는 내야 수비 솜씨는 기본기가 잘 갖춰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쾌한 푸트워크로 두 명 모두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며 신일고 타선서 리드오프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

[외야진]

외야진에는 송재선(중견수, 180cm/75kg, 우투우타, 수유초-충암중)과 김동규(좌우익수, 174cm/80kg, 우투우타, 성북리틀-대치중) 등이 존재한다. 송재선은 올 시즌 신일고 야구부의 주장으로 100m를 11초 후반대에 주파하는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스피드를 바탕으로 수비의 범위가 넓으며, 포구의 감각과 송구능력도 일품이다. 타격의 컨택 능력과 주루 플레이에 능하다. 내야수 송대현, 현지공과 더불어 신일고 타선의 리드오프 역할을 기대케 하고 있다.

김동규는 작년 시즌 신일고 타선의 대타로 종종 기용되며 4할의 타격 기록을 남겼다. 신체조건에 비해 힘이 뛰어나 장타력을 보유하고 있다. 타율서 보듯이 컨택능력도 뛰어나다. 외야의 좌익수 혹은 우익수를 번갈아 맡으며 포구와 송구능력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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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