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레포츠즐기기 ④봉화 승부역·분천역과 청송 얼음골

한겨울이 반가운 오지의 겨울 왕국

한겨울에는 폭폭 연기 뿜고 달리는 기차 여행이 제격이다. 경북 내륙의 첩첩산중 승부역으로 가는 기차에 올라보자. 눈이 오면 금상첨화다. 톡톡 차창을 두드리는 눈이 내려앉으면 세상은 겨울 왕국으로 변신한다. 
 

승부역은 경북 내륙의 오지다. 석포면서 승부역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있지만 겨울에는 노면이 얼어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다. 겨울철 승부역 일대는 기차가 지배하는 숨은 왕국처럼 느껴진다.

승부역으로 가는 관광열차가 그 유명한 ‘환상선 눈꽃열차’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겨울이면 한시적으로 운행한다. 일반 열차를 타려면 영주역으로 가야 한다. 영주역서 영동선 무궁화호를 타면 봉화역, 춘양역, 현동역, 분천역 등을 거쳐 승부역에 닿는다. 

분천역-승부역-철암역 구간을 왕복하는 V-train(백두대간협곡열차)과 서울역서 출발해 분천역과 승부역 등을 거쳐 제천에 도착하는 O-train(중부내륙순환열차)을 타는 방법도 있다. 
 

기차를 탔다면 우선 분천역에 내리자. 핀란드 로바니에미 산타클로스 마을이 유명한데, 우리나라에도 분천역 산타마을이 있다. 루돌프가 끄는 썰매를 탄 산타클로스와 기념 촬영하며 동심으로 돌아간다. 분천역은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무인화가 진행되다가 2013년 V-train과 O-train이 개통하면서 환골탈태했다. 

겨울에만 운행 ‘환상선 눈꽃열차’


산골에 있어 눈이 많고 춥다는 점을 고려해 ‘산타마을’로 테마를 정하고, 주민들이 아기자기하게 마을을 장식했다. 
 

분천역 앞에는 루돌프 네 마리가 끄는 썰매가 반긴다. 산타 옆자리에 앉아 사진 찍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다양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북극곰 조형물 등이 겨울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아이들은 썰매를 좋아한다. 

특히 꽝꽝 얼어붙은 개천에서 지치는 썰매는 요즘 아이들에게 생소한 놀이다. 코 흘리며 썰매 타던 추억을 간직한 어른들은 연방 넘어지면서도 즐거워한다. 
 

이글루소망터널서 새해 소망을 적었으면 승부역으로 이동하자. 덜컹덜컹 흔들리며 차창 밖으로 눈 덮인 산하를 보는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다. 승부역에 내린 사람은 필자와 할머니 한 분이 전부다. 

평일이라 더 한적하다. 할머니는 역사를 서성거리다가 간이 대합실로 들어선다. 따라가 슬쩍 말을 붙여본다. 나물 팔러 석포서 왔다고 한다. 대합실에 앉아 무작정 V-train을 기다린다. 기차가 오려면 두 시간 이상 남았다. 할머니 보따리의 나물이 전부 팔렸으면 좋겠다. 
 

할머니와 헤어져 설렁설렁 주변을 산책한다. 승부역서 분천역까지 걸어갈 수도 있다. 걷기 여행자에게 인기를 끄는 ‘낙동강 세평하늘길’이다. 강줄기를 따라 조금 걸어본다. 꽝꽝 언 강물에 눈이 살짝 덮였다. 앞쪽으로 수려한 절벽이 우뚝하다. 

마치 동강의 석회암 절벽, 뼝대를 보는 기분이다. ​겨울 강물은 사람을 차분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뼛속까지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승부역으로 돌아온다.
 


경북 청송에는 승부역에 버금가는 오지 골짜기가 있다. 주왕산이 남쪽으로 흘러내린 지점이며, 청송의 동쪽 끝이다. 청송은 2017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는데 그중에 얼음골은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신비로운 곳이다. 

얼음골에 도착하니 바람이 매섭다. 얼음골은 오후 2시가 지나면 해가 산등성이 뒤로 넘어가 춥다. 얼음골에서는 우선 약수를 맛봐야 한다. 징검다리를 건너 얼음골약수터로 향한다. 약수는 의외로 미지근하다. 이곳 약수는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차갑지 않다. 얼음골의 신비를 간직한 약수로, 물맛이 부드럽고 깊다. 
 

약수터 옆에 자리한 높이 62m 인공 폭포는 시나브로 얼어붙었다. 얼음은 천의 얼굴을 보여준다. 사람처럼 저마다 다른 표정으로 얼었다. 인공 폭포와 기암절벽이 꽝꽝 얼어붙으면 거대한 빙벽장으로 변신한다. 한겨울 청송 얼음골에는 땀을 뻘뻘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루돌프·산타 등 겨울축제 분위기 ‘분천역’ 
한여름에도 얼음 어는 신비로운 ‘얼음골’

얼음골이 꽝꽝 얼어붙으면 갈고리 같은 아이스바일을 손에 들고 크램폰을 발에 차고 빙벽을 오른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청송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이 열린다. 2017청송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 난이도 부문서 남자부 박희용 선수와 여자부 송한나래 선수가 동반 우승했다. 
 

얼음골을 즐겼으면 청송의 명소를 둘러보자. 주방계곡은 주왕산의 절경이 모인 곳이다. 대전사 보광전 뒤로 우뚝 솟은 기암(旗岩)은 주왕산의 상징이다. 생김새가 뫼산(山) 자 모양이라 웅장하고 당당하다. 주방천을 따라 걸으면 거인의 얼굴 같은 바위가 차례로 나타난다. 

먼저 급수대가 오른쪽서 고개를 쳐들고, 다음은 시루봉과 학소대가 차례로 얼굴을 내민다. 급수대가 험상궂다면 시루봉은 인자한 할아버지 같다. 느릿느릿 걷다가 용추폭포(제1폭포)에 이르러 발걸음을 돌린다. 
 

주왕산서 내려오면 청송수석꽃돌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청송 꽃돌과 수석을 전시한 문화 공간이다. 전시관에는 크기와 무늬가 다양한 꽃돌이 가득하다. 화산암 속의 광물질이 꽃처럼 아름다운 무늬를 그려내서 꽃돌이라고 부른다. 돌 속에 국화가 핀 듯하다. 
 

박물관서 나와 진보면으로 가다 보면 객주문학관을 만난다. 폐교된 고등학교 건물을 고친 객주문학관에서는 김주영의 소설 <객주>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 

꽃돌 가득한 ‘청송수석꽃돌박물관’

김주영은 청송 두메산골서 태어나 한국문학사에 남을 걸작 <객주>로 명성을 얻었다. 조선 후기 보부상의 삶과 애환을 그린 <객주>의 여러 장면과 깨알 같은 글씨로 노트를 가득 채운 작가의 육필 원고가 감동적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봉화] 영주역→분천역→승부역→영주역(영동선 무궁화호)→분천역-승부역-철암역(V-train) 
[청송] 청송 얼음골→대전사→청송수석꽃돌박물관→객주문학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영주역→분천역→승부역→청송자연휴양림 
[둘째 날] 청송 얼음골→대전사→청송수석꽃돌박물관→객주문학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V-train http://www.v-train.co.kr
- 봉화관광 http://www.bonghwa.go.kr/open.content/tour
- 청송관광 http://tour.cs.go.kr
- 청송자연휴양림 http://csforest.cs.go.kr

문의 전화
- V-train 054)1600-7788
- 봉화군청 문화관광과 054)679-6353 
- 청송군청 문화관광과 054)870-6240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역-분천역, O-train 하루 1회(08:20) 운행, 약 5시간 소요. 영주역-분천역, 무궁화호 하루 3회(08:41, 13:26, 18:59) 운행, 약 1시간 소요. 분천역-승부역, 무궁화호 하루 3회(09:48, 14:35, 20:06) 운행, 약 15분 소요. 분천역-승부역, O-train 하루 1회(13:38) 운행, 약 15분 소요. 분천역-승부역, V-train 하루 1~2회(10:20, 13:52) 운행, 약 30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www.letskorail. com 
[버스] 서울-청송,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6회(06:30~ 17:30) 운행, 약 4시간10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http://www.ti21.co.kr 

자가운전
- 중앙고속도로 풍기 IC→죽령로→원당로→파인토피아로→소천로→분천역
- 당진영덕고속도로 청송 IC→청송로→주왕산로→청송 얼음골 


숙박 정보
- 하얀달빛아래펜션: 봉화군 소천면 매현길, 054)672-0445, http://blog.naver.com/co5317
- 승부하늘세평펜션: 봉화군 석포면 승부길, 054)673-5402
- 송소고택: 청송군 파천면 송소고택길, 054)874-6556, 
https://songso.modoo.at(명품고택)
- 주왕산온천관광호텔: 청송군 청송읍 중앙로, 054)874-7000~6, 
http://www.juwangspahotel.co.kr
- 청송자연휴양림: 청송군 부남면 청송로, 054)872-3163, http://csforest.cs.go.kr  

식당 정보
- 분천역 먹거리장터(산채비빔밥): 봉화군 소천면 분천길
- 솔봉이(송이돌솥밥·송이전골): 봉화군 봉화읍 내성천1길, 054)673-1090
- 소슬밥상(소슬자연빛깔)(한식): 청송군 파천면 덕천길, 054)873-6300
- 달기약수닭백숙(토종닭백숙): 청송군 청송읍 약수길, 054)873-2351, https://blog.naver.com/sung1735
- 주왕산청솔식당(산채정식): 청송군 부동면 공원길, 054)873-8808
- 주왕산가든(소갈비):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로, 054)874-4991

주변 볼거리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봉화목재문화체험장, 낙동강 세평하늘길(승부역-양원역-분천역), 청송 송소 고택, 군립청송야송미술관, 청송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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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