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바이오매스 소문과 진실

신재생에너지? 죽음의 재?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신재생에너지원으로 대표돼왔던 우드펠릿이 지난 국정감사 이후 친환경성 논쟁에 휩싸이면서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이 전국 곳곳 무산되고 있다. 정부도 펠릿을 신재생에너지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안)’을 통해 기본추진 방향을 삶의 질을 높이는 참여형 에너지체제로 전환하고, 펠릿 등 일부 바이오매스와 폐기물 중심서 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 보급체제로, 사업 주체를 기존 외지인·사업자 중심서 지역주민 및 일반국민 참여를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잇단 사업 철회

지난 2012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제도(RPS)’를 시행하면서 발전사들이 의무이행률을 채우기 위해 펠릿을 사용하기 시작해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빠르게 늘어났다. 

현재 전국적으로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인근 주민은 물론 지자체와 정치권까지 가세해 건설 계획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펠릿이 연소하고 남은 재가 환경 오염과 유해물질을 일으킨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얼마 전 평택 포승읍에 바이오매스 사업신청이 들어왔다가 사업신청을 철회하는 사건이 있었다.  A업체는 이미 2016년에 포승에 바이오매스 발전시설 허가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 추가로 열병합발전소를 설치하고자 한 것. 

이에 주민들은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발전소를 허가하는 것은 시민의 건강할 권리를 침해하는 최악의 결과”라며 극구 반대했다. 

A업체는 이미 여러 군데서 바이오매스 사업을 실행하려다 실패했다. 지난 8월 바이오매스 화력발전소를 전남 광양에 건설하려다 주민들의 반대에 막혔다. 당시 광양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광양환경 시민단체는 국내 최대규모(220MW)의 광양바이오매스 화력발전소 건설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인근 화력발전소가 밀집돼 있는 공단으로 인해 이산화탄소량이 전국 1위로 중금속, 폐기물, 오염물질 배출량이 포화상태”라며 “우드펠릿을 사용하는 바이오매스 역시 화력발전소이므로 환경오염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양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바이오매스 화력발전소 주변 반경 5km 해수면이 3도가량 올라간 것으로 측정됐다”며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점에서 화력발전과 다를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드펠릿은 난방이나 열병합발전 정도에 사용하기로 됐는데 한수원과 한전 자회사 등이 이를 대규모 전기 생산에 사용하고 있어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반대로 전남 고흥에선 바이오매스 건설이 완전히 취소됐으며 구미와 남원 등도 주민반대에 진행이 멈춰있다. 


친환경 논쟁…발전소 건설 곳곳 무산 
유해물질 석탄보다 많이 배출 주장도

감사원이 올해 1월 공개한 ‘신성장동력 에너지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5개 한전 발전자회사의 바이오매스 혼소발전 실적서 우드펠릿 혼소에 의한 의무공급량 비중은 2012년 4.5%서 2015년 34.5%로 증가했다.
 

2015년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발표한 ‘폐자원 및 바이오에너지의 용도별 적정 배분방안(Ⅱ):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유해물질을 분석한 결과 다환족 유기물질의 경우 바이오매스가 오히려 석탄보다 많았다. 

또, 포름알데히드의 경우에도 바이오매스가 석탄보다 더 많이 배출됐다.

보고서는 “바이오매스는 다환족 유기물질 및 포름알데히드 배출에서 석탄보다 더 불리한 연료로, 인구가 밀집한 지역서의 바이오매스 연소는 신중히 검토되어야 할 대안”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발전기업과 산업부는 바이오매스 발전이 환경오염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환경부 자료서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의 화력발전의 5% 이내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소량의 탄소가 배출되지만, 파리기후협약 등 국제기준서 우드펠릿은 나무에서 생성됐던 산소와 연소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서로 상쇄된다고 보고, 신재생에너지로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유연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보다 못하지만 우드팰릿 역시 연소과정서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정부는 태양광, 풍력 발전을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입장에서 우드펠릿을 이용한 바이오매스 발전은 추가 화력발전소 건설이 막힌 가운데, 화력발전서 나오는 탄소대비 RPS(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을 단기간에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본래 신재생발전은 비용이 많이 들고,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화력발전에 비해 서도 기술상 효율이 좋지 못하다.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는 “펠릿이 신재생에너지원임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 비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펠릿은 온실가스 저감과 미세먼지 감소 효과 등이 즉시적으로 나타나는 매우 효율적인 에너지원”이라고 설명했다. 

펠릿이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주장에 대해 협회측은 대기 오염 원인 물질인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발생량을 바탕으로 종합적 영향을 파악해야 하지만 질소산화물로 한정했으며, 대량 소비되는 석탄이 아닌 연탄과의 비교는 무의미한 결과라고 전했다. 


상반된 의견

협회는 “펠릿과 폐기물 고형연료(BIO-SRF)는 구분 범주가 모호한데 두 연료는 엄연히 다르다. 폐목을 사용하는 폐기물 고형연료와 달리 오염되지 않은 목질 원재료만 사용하는 펠릿은 일각서 주장하는 석탄과 비슷하거나 수십배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며 지적에 대해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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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