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②재벌총수들의 ‘여름나기 밥상’ 공개

“세끼 꼬박 챙겨먹는 게 최고의 보양식!”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전례 없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람들은 상승하는 기온과 반대로 기력이 떨어져만 간다. 스태미나를 보충해줄 삼계탕 한 그릇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요즘이다. 재벌 총수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수많은 임직원을 거느리고 기업을 이끌어가야 하는 탓에 정신적?육체적 체력소모가 누구보다 심할 수밖에 없다. 총수들 대부분이 고령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체력관리가 필수다. 특히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엔 ‘수라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더운 여름, 총수들의 기력을 빵빵하게 채워줄 ‘그들만의 밥상’을 들여다봤다.

90세 재계 맏형 신격호 회장, 돌솥비빔밥 예찬론 펼쳐
이건희 회장 서민적 입맛에 눈길…“된장찌개가 최고”

올해 90세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명실상부한 재계의 ‘맏형’이다. 신 총괄회장의 공식적인 나이는 1922년생이지만, 실제론 1918년생이란 얘기도 있다. 지난 2월 차남 신동빈에게 회장직을 넘겨주면서 ‘명예회장’이라는 직함 대신 ‘총괄회장’이라는 직책을 맡아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1970년대 중반부터 한일 양국을 오가는 이른바 ‘현해탄 경영’을 시작, 3?11 대지진 직전까지 홀수 달엔 ‘신격호’가, 짝수 달엔 ‘시게미쓰 다케오’가 됐다. 현재 4개월째 한국에 머물고 있지만 거의 매일같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주요 경영현안과 관련한 업무보고를 받는 등 왕성한 경영활동을 펴고 있다. 그만큼 ‘건강’에 자신 있다는 반증이다.

강신호 회장
건강비결 ‘소식’

그는 평소 한식과 일식을 즐긴다. 40년 넘게 해온 셔틀 경영패턴이 식탁 위로 고스란히 이어진 셈이다. 아침은 통상 죽으로 해결하지만 점심과 저녁은 한식과 일식을 번갈아가며 먹는다.

그런 신 총괄회장이 으뜸으로 꼽는 여름 건강식은 돌솥비빔밥이다. 별다른 양념 없이 7가지 야채와 갈비만으로 맛을 낸다. 여름철 무더위로 잃어버렸던 입맛을 되찾아 준다는 게 그 이유다. 신 회장은 “무더운 여름철에는 부담을 주지 않는 담담한 맛이 좋다”며 돌솥비빔밥 예찬론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보양식보다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건강관리에 가장 중요하다는 게 신 회장의 지론이다. 신 회장은 아무리 급한 현안이 있어도 식사시간만큼은 정해진 시간에 거르지 않는다. ‘밥이 보약’이라는 생각에서다.

신 회장 다음으로 재계 큰형님 위치를 지키고 있는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도 85세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강 회장은 재계의 여러 모임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해 골프를 즐길 정도의 ‘건강맨’이다. 골프 정규홀을 이동카트 없이 장장 6시간 동안 걷는가 하면 동아제약이 주최한 국토대장정에 참가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특별한 보양식을 즐기진 않는다. 다만 강 회장은 ‘소식’을 건강비결로 꼽는다. 그는 식사량을 80%로 엄격히 제한한다. 총 식사량을 100으로 보면 ‘아침 30, 점심 40, 저녁 30’이 강 회장의 식사 비율이다. 짜고 매운 음식은 절대로 입에 대지 않는다. 특히 아침은 필수. ‘토스트, 인절미, 주스…’가 강 회장의 아침 식단이다. 자사에서 만드는 건강음료나 건강보조식품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올해 70세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식단은 ‘재계 1위 기업 총수’라는 타이틀과 달리 굉장히 서민적이다. 어떤 음식보다 전통 한식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된장찌개를 가장 선호한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이 외식을 할 때 주로 찾던 신라호텔의 된장찌개가 국내에서 가장 맛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식당은 현재 없어진 상태다.

이 회장은 여름철 별미로 콩국수를 즐긴다. 실제,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이 회장을 위해 삼성본관 부근 식당에서 냉콩국수용 국물을 사가는 모습이 이따금씩 포착되기도 했다. 간식으로는 곰보빵, 단팥빵, 크림빵 등을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창시절 추억 때문이라는 게 삼성그룹 측 설명이다.

67세인 구본무 LG그룹 회장 역시 소탈하고 검소한 입맛을 가졌다. 구인회 창업자부터 내려온 근검절약 정신이다. 그래서 구 회장도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식성 또한 왕성하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과거 보신탕을 즐겼지만 선친 구자경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로는 거의 먹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소식을 원칙으로 찌개와 생선류 등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한다. 구 회장의 간식거리는 수제비와 칼국수 등이다.

강철체력 박삼구
가리는 것 없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재계 대표 강골이다. 타고난 건강체질인 정 회장은 젊은 시절부터 럭비, 레슬링 등으로 몸이 단단히 다져져있다. 74세인 지금도 젊은 시절의 유연성과 근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의 활발한 현장경영 행보는 현재 건강 상태를 대변하기에 충분하다. 국내외 사업장 등을 점검하기 위해 해외출장도 자주 나갈 정도로 건강만큼은 자부하고 있는 것.

재계 대표 강골 정몽구 회장, 가리는 것 없는 잡식성
조양호·조석래 회장 보양식보다 운동 등으로 건강관리

선천적으로 건강한 때문인지 특별한 보양식을 챙기진 않는다. 삼시세끼를 꼬박 챙겨 먹는 게 전부다. 딱히 가리는 음식도 없다. 뭐든 잘 먹는 잡식성(?)이다. 임직원들과 직원식당을 찾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띌 정도로 서민적인 식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굳이 선호하는 음식을 꼽자면 김치찌개가 있다. 해외출장 중에도 오로지 김치찌개를 먹기 위해 현지 한식당을 찾을 정도다. 정 회장은 라면을 자주 먹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해외 출장길에 오르는 정 회장의 가방 한켠엔 늘 라면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정 회장 못 지 않은 ‘강철 체력’의 소유자다. 매일 아침 5시면 집을 나와 조깅과 헬스로 아침을 시작한다.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에 그룹 임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만능 스포츠맨 회장님’. 특히 수영과 골프는 즐기는 수준을 넘어 프로급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력만큼이나 식성도 정 회장과 큰 차이가 없다. 평소 ‘음식을 가리지 말고 잘 먹자’고 강조하며 한·중·일·양식을 가리지 않는다. 비서실에서 식사예약을 할 때 딱히 주문하는 메뉴가 없다는 게 그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젊은 회장님’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은 ‘젊은 입맛’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이 회장은 전통 한식을 좋아한다. 눈에 띄는 점은 다른 총수들과 달리 자극적인 음식을 선호한다는 것. 매운 볶음류 등을 자주 먹는다. 종종 사무실에서 햄버거나 피자 등 패스트푸드를 시켜 먹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한다. 올해 56세로 다른 기업 총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공감되는 식단이다. 다만 아침식사는 ‘정도’를 지킨다.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밥, 국, 찌게에 생선류 등 다양한 반찬을 곁들인다.

올해 52세인 최태원 SK 회장은 숨가뿐 현장경영으로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최 회장의 밥상은 잘 차려진 성찬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차려진다. 특히 현지 사업장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할 때가 많다. 고생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가리는 음식이 거의 없으며 워낙 바빠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 먹기보다 하루 세끼를 빠뜨리지 않고 챙겨 먹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 회장은 아침을 빵과 주스로 대신한다. 미국 유학시절부터 몸에 밴 습관이다. 행사가 있을 때는 장소에 따라 양식, 한식, 일식을 가리지 않는다. 요즘 같은 여름엔 삼계탕과 대구탕 등 얼큰한 탕 종류를 즐긴다.

서경배(49)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추어탕으로 여름을 버텨낸다. 홍보 및 비서실 관계자에 따르면 추어탕과 함께 복요리를 즐겨 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계탕도 가끔 먹지만 보신탕은 가까이 하지 않는 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웅렬 회장
젊은 입맛 눈길

이밖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3)은 특별한 보양식을 찾기보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제때 먹는 스타일이다. 대신 걷기를 운동 이상 취미 활동으로 즐기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 운동을 겸해 각지를 돌며 찍은 사진을 달력으로 만들어 매년 지인들에게 선물할 정도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77)도 마찬가지다. 음식보다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목욕법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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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