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제1야당 원내사령탑 김성태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12.18 11:22:52
  • 호수 11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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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집 돌아간 철새의 비상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유한국당 내 친박(친 박근혜)색이 빠질 모양새다. 신임 원내대표에 김성태 의원이 선출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친홍(친 홍준표)’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철새 대장’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탈당과 복당을 반복했다. 이번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며 이 같은 오명을 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원내대표에 3선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이 지난 12일 선출됐다. 이 가운데 비박계(비 박근혜)이자 친홍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이 55표라는 표를 얻은 데에는 일부 친박계들의 표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차 투표 과반
홍과의 궁합은?

김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인 함진규(재선)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서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거에서 전체 108표 중 절반을 넘긴 55표를 얻으며 1위를 차지해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35표의 홍문종(4선, 의정부을)-이채익(재선) 조를 20표 차로 눌렀다. 한선교(4선, 용인병)-이주영(5선) 조는 17표를 얻는 데 그쳤다. (무효 1표)

김 원내대표의 55표를 분석해보면 바른정당 복당파 22명과 심재철 부의장 등 한국당에 잔류했던 비박계, 강효상·전희경·윤한홍 등 친홍계 의원들을 포함하면 대략 30∼40표가 된다. 


따라서 김 원내대표에게는 15∼25명의 친박 내지는 범친박 표가 더 모인 것이다. 당내 대략 60여명으로 분석되는 친박들 표가 홍문종-한선교-김성태 후보에게 각각 나뉘어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해진다. 

지난해 12월16일 치러진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친박계인 정우택 대표가 119표 중 66표로 당선된 바 있다. 당시 정우택 후보를 뽑은 66명의 표가 친박계 지지를 나타낸다면,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선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35표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나머지 30여표가 김 의원이나 한 의원에게 옮겨간 것이 된다.

문 정권 상대로 날카로운 전사 역할
탈·복당 반복 대표 철새 정치 각인

김 원내대표 당선은 ‘비박·친홍계’로 분류되는 한국당의 한계를 절감한 의원들이 변화를 선택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도로 친박당’ 타이틀로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의원들의 평가가 1차 투표서 과반의 지지를 보내 김 의원을 원내사령탑으로 탄생시켰다는 것.

홍 대표의 지원사격도 김 원내대표의 당선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홍 대표는 당내 반발을 의식하면서도 경선 초반부터 김 원내대표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우군 노릇을 해왔다. 

자신과 정치적 방향성을 같이 하는 김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이 되면서 친박 좌장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의원총회 개최와 당협위원장 등 당 조직 정비에도 힘을 받게 됐다. 

홍 대표는 선거 결과 발표 직후 “오늘부터 친박은 없다”며 “제대로 된 야당을 한 번 만들어 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친홍 대 비홍(비 홍준표)’ 대결구도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선서 친홍 측과 복당파의 지지를 받은 김-함 조가 당선됨에 따라 홍 대표에게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홍·한 의원은 ‘홍준표 사당화 방지’와 ‘계파 청산’ 등을 내세워 옛 친박계와 중립지대 의원들을 공략하며 비홍 표심 결집을 시도했지만 결국 표가 분산되면서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하고 분루를 삼켜야 했다.

중동 건설현장 
노동자 출신

여기에 김 원내대표의 정책 선명성과 야성 강화 메시지도 막판 표심 획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김 원내대표의 등장은 당내에선 인적 쇄신 동력, 정치권에선 보수통합 가능성 증가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우선 김 원내대표를 지지했던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당의 인적·조직·정책 쇄신을 완성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기반을 마련했다. 

김 원내대표가 원내 권력을 장악함으로써 한국당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강성 야당’과 투쟁력을 내세운 김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정국 주도권을 놓고 여야 간 힘겨루기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우선 ‘강력한 대여투쟁’을 선언한 김 원내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만큼 한국당의 향후 원내 전략은 여권과 잦은 파열음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권력 지형 역시 홍 대표의 장악력이 커지는 방향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 내 친박 청산 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소감을 통해 “우리는 야당이다. 잘 싸워나가는 데 너와 나가 있을 수 없다”며 “의원 각각의 의견을 용광로에 모두 녹여 문재인정권의 독주를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정견발표를 통해 “친박·비박 찾다가 쪽박찬 집구석인데 또 무슨 염치로 친홍·비홍이냐”며 “어떤 사당화 계파가 우려되면 앞장서서 깨겠다. 당면과제는 문재인정권과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원내대표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향후 원내 관계를 고려해 미묘한 차이가 담긴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쟁이 아닌 생산적 관계 속에서 개혁 입법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한 반면 야당인 국민의당은 국정 농단 세력임을 재확인한 뒤 거대 양당의 공생정치를 지양하고 혁신의 길을 갈 것을 거론했다. 

바른정당은 이번 선거서 벌어진 친홍 패권의 줄 세우기를 비판하며 민생을 살피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당부했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공전상태인 국회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서는 신임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김 원내대표의 취임을 계기로 산적한 민생·개혁 입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시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사일정과 안건 등에 대한 조속한 협의에 나서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원내 동반자로서 정쟁이 아닌, 상생과 협치를 통한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은 “국정 농단의 책임 있는 세력으로 국민들에게 낙인찍혀 있는 현실서 혁신의 길을 잘 해나가길 바란다”며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의 정치형태를 지양하고 다당제 국회의 현실에 맞게 건전한 정당관계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많은 논의와 경쟁이 가능한 분들이 당선돼 다행스럽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제1야당의 모습이 변하여 대화와 타협의 생산적인 국회, 완승도 완패도 없는 대안을 내세우는 국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권성주 대변인은 “국민과 민생을 살피는 정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면서도 “대표 선출 과정에 친홍이냐 친박이냐 밖에 없었던 줄 세우기식 선거를 지켜보면서 씁쓸한 마음 금치 못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1958년 경남 진주서 출생했다. 가난했던 유년시절을 보낸 후 강남대학교 법학 학사 및 한양대학교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군복무를 마친 뒤 사우디아라비아 파견 건설 노동자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날라리 이미지 
벗을 수 있을까


KT에 입사, 노동조합 간부를 역임하고 한국노총 사무총장도 지냈으며 1998년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비례대표 서울시의원에 당선돼 4년간 활동한 후 다시 한국노총 사무총장으로 복귀했다. 2003년에는 노사정위원회 노동계 대표로 나서 주5일 근무제 시행 관련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2008년 한나라당에 입당,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특별시 강서구을에 출마했으며 당시 현역이던 통합민주당의 노현송 의원을 꺾으면서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서도 호남 3선 중진 출신의 김효석 의원을 누르고 당선,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도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을 이기며 3선의 중진 의원이 됐다.

국회에서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명절 떡값 신고’난을 개설하는 데 앞장섰고 정년을 60세로 늘리는 ‘고용상 연령차별 및 고령자 고용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 통과를 주도했다. 

친홍체제 더욱 강화 전망
친박계 표심 작용 분석도 

지난해 말 ‘국회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세간에 이름을 알렸다. 국정조사에 부적절한 사유서를 제출한 최순실이나 불성실하고 거만한 태도를 취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증인들의 불량한 태도에 호통을 쳐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에는 탄핵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난 7월 최순실 일가의 은닉 재산을 몰수하기 위한 특별법 발의를 위해 열린 의원모임서 유일하게 한국당 의원으로 참여했다. 

 

그랬던 그가 2017년 5월2일 비 유승민계 의원들과 함께 또 다시 탈당해 홍 대표 지지를 선언하며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당시엔 대선 패배가 확실시되는 상황서 차기 정권 안에서 권력 지분과 지방선거 밥그릇 챙기기 위해 한국당에 백기 투항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정치 철새’라는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게다가 김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창당의 이유를 ‘보수개혁’이 아닌 대선 후보를 내기위한 방편에 불가했다는 것을 직접 언급해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이 때문에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한국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김성태 의원에 대해 ‘대장 철새‘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하 위원은 김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해 “당선 이유는 (김 원내대표가) 홍준표를 비판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먹혔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놀란 것은 김성태 (원내)대표는 자기가 친홍이 아니라고 계속 부인을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사실 친홍계라고 하기 어렵다”며 “홍 대표 쪽의 표를 잡기 위해 뒤로 손을 잡고 앞으로는 아닌 척 했지만 두 사람 간의 갈등도 생길 수가 있다”며 “그 두 사람이 ‘독고다이’, ‘독고다이’끼리 화합이 잘 되겠냐”고 힐난했다. 

야합? 협치? 
당분간 대치정국 

 
한때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국민들 사이서 ‘갓성태’로 불리던 김 원내대표의 주홍글씨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탄핵을 주도하며 좋은 이미지를 쌓았지만 명분 없이 복당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야당 대표라기보다는 철새 대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향후 김 대표의 첫 과제는 철새 이미지를 어떻게 불식시킬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cmp@ilyosisa.co.kr>

 

[김성태는?]

▲경남 진주(59) ▲국립 진주기계공고 ▲강남대 법학과 ▲한양대 행정대학원 석사 ▲한국노총 사무총장 ▲국회 비정규직차별해소포럼 대표의원 ▲국회 예결위·환노위·국토위 간사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위원장 ▲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위 위원장 ▲18·19·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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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