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제1야당 원내사령탑 김성태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12.18 11:22:52
  • 호수 11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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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집 돌아간 철새의 비상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유한국당 내 친박(친 박근혜)색이 빠질 모양새다. 신임 원내대표에 김성태 의원이 선출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친홍(친 홍준표)’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철새 대장’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탈당과 복당을 반복했다. 이번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며 이 같은 오명을 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원내대표에 3선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이 지난 12일 선출됐다. 이 가운데 비박계(비 박근혜)이자 친홍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이 55표라는 표를 얻은 데에는 일부 친박계들의 표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차 투표 과반
홍과의 궁합은?

김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인 함진규(재선)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서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거에서 전체 108표 중 절반을 넘긴 55표를 얻으며 1위를 차지해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35표의 홍문종(4선, 의정부을)-이채익(재선) 조를 20표 차로 눌렀다. 한선교(4선, 용인병)-이주영(5선) 조는 17표를 얻는 데 그쳤다. (무효 1표)

김 원내대표의 55표를 분석해보면 바른정당 복당파 22명과 심재철 부의장 등 한국당에 잔류했던 비박계, 강효상·전희경·윤한홍 등 친홍계 의원들을 포함하면 대략 30∼40표가 된다. 


따라서 김 원내대표에게는 15∼25명의 친박 내지는 범친박 표가 더 모인 것이다. 당내 대략 60여명으로 분석되는 친박들 표가 홍문종-한선교-김성태 후보에게 각각 나뉘어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해진다. 

지난해 12월16일 치러진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친박계인 정우택 대표가 119표 중 66표로 당선된 바 있다. 당시 정우택 후보를 뽑은 66명의 표가 친박계 지지를 나타낸다면,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선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35표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나머지 30여표가 김 의원이나 한 의원에게 옮겨간 것이 된다.

문 정권 상대로 날카로운 전사 역할
탈·복당 반복 대표 철새 정치 각인

김 원내대표 당선은 ‘비박·친홍계’로 분류되는 한국당의 한계를 절감한 의원들이 변화를 선택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도로 친박당’ 타이틀로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의원들의 평가가 1차 투표서 과반의 지지를 보내 김 의원을 원내사령탑으로 탄생시켰다는 것.

홍 대표의 지원사격도 김 원내대표의 당선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홍 대표는 당내 반발을 의식하면서도 경선 초반부터 김 원내대표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우군 노릇을 해왔다. 

자신과 정치적 방향성을 같이 하는 김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이 되면서 친박 좌장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의원총회 개최와 당협위원장 등 당 조직 정비에도 힘을 받게 됐다. 

홍 대표는 선거 결과 발표 직후 “오늘부터 친박은 없다”며 “제대로 된 야당을 한 번 만들어 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친홍 대 비홍(비 홍준표)’ 대결구도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선서 친홍 측과 복당파의 지지를 받은 김-함 조가 당선됨에 따라 홍 대표에게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홍·한 의원은 ‘홍준표 사당화 방지’와 ‘계파 청산’ 등을 내세워 옛 친박계와 중립지대 의원들을 공략하며 비홍 표심 결집을 시도했지만 결국 표가 분산되면서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하고 분루를 삼켜야 했다.

중동 건설현장 
노동자 출신

여기에 김 원내대표의 정책 선명성과 야성 강화 메시지도 막판 표심 획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김 원내대표의 등장은 당내에선 인적 쇄신 동력, 정치권에선 보수통합 가능성 증가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우선 김 원내대표를 지지했던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당의 인적·조직·정책 쇄신을 완성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기반을 마련했다. 

김 원내대표가 원내 권력을 장악함으로써 한국당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강성 야당’과 투쟁력을 내세운 김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정국 주도권을 놓고 여야 간 힘겨루기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우선 ‘강력한 대여투쟁’을 선언한 김 원내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만큼 한국당의 향후 원내 전략은 여권과 잦은 파열음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권력 지형 역시 홍 대표의 장악력이 커지는 방향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 내 친박 청산 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소감을 통해 “우리는 야당이다. 잘 싸워나가는 데 너와 나가 있을 수 없다”며 “의원 각각의 의견을 용광로에 모두 녹여 문재인정권의 독주를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정견발표를 통해 “친박·비박 찾다가 쪽박찬 집구석인데 또 무슨 염치로 친홍·비홍이냐”며 “어떤 사당화 계파가 우려되면 앞장서서 깨겠다. 당면과제는 문재인정권과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원내대표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향후 원내 관계를 고려해 미묘한 차이가 담긴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쟁이 아닌 생산적 관계 속에서 개혁 입법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한 반면 야당인 국민의당은 국정 농단 세력임을 재확인한 뒤 거대 양당의 공생정치를 지양하고 혁신의 길을 갈 것을 거론했다. 

바른정당은 이번 선거서 벌어진 친홍 패권의 줄 세우기를 비판하며 민생을 살피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당부했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공전상태인 국회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서는 신임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김 원내대표의 취임을 계기로 산적한 민생·개혁 입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시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사일정과 안건 등에 대한 조속한 협의에 나서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원내 동반자로서 정쟁이 아닌, 상생과 협치를 통한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은 “국정 농단의 책임 있는 세력으로 국민들에게 낙인찍혀 있는 현실서 혁신의 길을 잘 해나가길 바란다”며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의 정치형태를 지양하고 다당제 국회의 현실에 맞게 건전한 정당관계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많은 논의와 경쟁이 가능한 분들이 당선돼 다행스럽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제1야당의 모습이 변하여 대화와 타협의 생산적인 국회, 완승도 완패도 없는 대안을 내세우는 국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권성주 대변인은 “국민과 민생을 살피는 정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면서도 “대표 선출 과정에 친홍이냐 친박이냐 밖에 없었던 줄 세우기식 선거를 지켜보면서 씁쓸한 마음 금치 못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1958년 경남 진주서 출생했다. 가난했던 유년시절을 보낸 후 강남대학교 법학 학사 및 한양대학교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군복무를 마친 뒤 사우디아라비아 파견 건설 노동자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날라리 이미지 
벗을 수 있을까


KT에 입사, 노동조합 간부를 역임하고 한국노총 사무총장도 지냈으며 1998년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비례대표 서울시의원에 당선돼 4년간 활동한 후 다시 한국노총 사무총장으로 복귀했다. 2003년에는 노사정위원회 노동계 대표로 나서 주5일 근무제 시행 관련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2008년 한나라당에 입당,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특별시 강서구을에 출마했으며 당시 현역이던 통합민주당의 노현송 의원을 꺾으면서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서도 호남 3선 중진 출신의 김효석 의원을 누르고 당선,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도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을 이기며 3선의 중진 의원이 됐다.

국회에서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명절 떡값 신고’난을 개설하는 데 앞장섰고 정년을 60세로 늘리는 ‘고용상 연령차별 및 고령자 고용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 통과를 주도했다. 

친홍체제 더욱 강화 전망
친박계 표심 작용 분석도 

지난해 말 ‘국회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세간에 이름을 알렸다. 국정조사에 부적절한 사유서를 제출한 최순실이나 불성실하고 거만한 태도를 취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증인들의 불량한 태도에 호통을 쳐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에는 탄핵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난 7월 최순실 일가의 은닉 재산을 몰수하기 위한 특별법 발의를 위해 열린 의원모임서 유일하게 한국당 의원으로 참여했다. 

 

그랬던 그가 2017년 5월2일 비 유승민계 의원들과 함께 또 다시 탈당해 홍 대표 지지를 선언하며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당시엔 대선 패배가 확실시되는 상황서 차기 정권 안에서 권력 지분과 지방선거 밥그릇 챙기기 위해 한국당에 백기 투항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정치 철새’라는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게다가 김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창당의 이유를 ‘보수개혁’이 아닌 대선 후보를 내기위한 방편에 불가했다는 것을 직접 언급해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이 때문에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한국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김성태 의원에 대해 ‘대장 철새‘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하 위원은 김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해 “당선 이유는 (김 원내대표가) 홍준표를 비판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먹혔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놀란 것은 김성태 (원내)대표는 자기가 친홍이 아니라고 계속 부인을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사실 친홍계라고 하기 어렵다”며 “홍 대표 쪽의 표를 잡기 위해 뒤로 손을 잡고 앞으로는 아닌 척 했지만 두 사람 간의 갈등도 생길 수가 있다”며 “그 두 사람이 ‘독고다이’, ‘독고다이’끼리 화합이 잘 되겠냐”고 힐난했다. 

야합? 협치? 
당분간 대치정국 

 
한때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국민들 사이서 ‘갓성태’로 불리던 김 원내대표의 주홍글씨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탄핵을 주도하며 좋은 이미지를 쌓았지만 명분 없이 복당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야당 대표라기보다는 철새 대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향후 김 대표의 첫 과제는 철새 이미지를 어떻게 불식시킬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cmp@ilyosisa.co.kr>

 

[김성태는?]

▲경남 진주(59) ▲국립 진주기계공고 ▲강남대 법학과 ▲한양대 행정대학원 석사 ▲한국노총 사무총장 ▲국회 비정규직차별해소포럼 대표의원 ▲국회 예결위·환노위·국토위 간사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위원장 ▲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위 위원장 ▲18·19·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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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