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보다 뜨거운’ 6·13 민주당 대진표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2.11 10:58:24
  • 호수 11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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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면 당선? 박터질 집안싸움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선 이후 정국의 중심축이 더불어민주당으로 기울었다. 현 흐름대로라면 내년 6·13 지방선거서 여당이 주요 지자체단체장을 석권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요시사>는 유력 민주당 후보들을 추려 내년 지방선거를 예측해봤다.  
 

사실상 대권코스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 민주당 유력 정치인들이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현 서울시장인 박원순 시장이 3선 도전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선 도전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서울시장으로서 역할을 강조하며 이미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사실상 대선코스 
치열한 서울시장

이밖에 민주당 내 서울시장 출마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박영선 의원이다. 박 의원은 인지도를 무기로 최근 ‘서울을 걷다’ 프로젝트를 통해 사실상 선거 캠페인에 돌입한 모양새다. 서울시민들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바닥민심 잡기에 힘쓰고 있다.

‘추다르크’란 별명으로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추미애 대표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여권성향의 정치권 한 관계자는 “추 대표는 사실 럭비공 같은 사람”이라며 “지금은 문 대통령한테 바짝 엎드린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의 본래 성향을 감추고 있다는 것 자체가 서울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추 대표는 늦어도 내년 2월13일 전에 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당직자(당 대표 및 최고위원)가 선출직에 출마하기 위해선 4개월 전에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말을 아끼고 있는 추 대표지만 본격적으로 지방선거 국면에 접어들면 ‘당 대표냐 서울시장이냐’를 두고 양자택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 박원순·박영선·추미애 3강 구도에 대적할 인물로는 민병두, 우상호, 이인영 의원등이 거론된다. 민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 헌정기념관서 ‘민병두의 문민시대-사람의 가능성을 크게 하는 서울탐구’라는 행사를 열어 서울 시정에 대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친구 사이인 3선의 우상호·이인영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우 의원은 이 의원의 결정을 보고 서울시장 출마를 결정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서는 우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 의원은 서울시장보다는 당내서의 역할 확대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 의원은 경선 승리를 위해선 당내 입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대외활동보다는 서울시당 조직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서울시장 다음으로 관심이 쏟아지는 지역은 단연 경기도다. 민주당서 경기도지사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재명 성남시장, 김진표 의원, 전해철 의원 등이다. 차기 경기지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 시장은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해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세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오는 1월 공식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시장은 본인을 지지하는 단체인 ‘손가락혁명군’을 중심으로 경기도 내 31개 시군별로 온·오프라인 조직을 강화해 경선에 대비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이 시장이 경기도지사 출마보단 성남시장 재선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시장은 재직시절부터 성남을 광역시로 승격시키려는 노력을 해왔다”며 “성남이 광역시가 되면 사실상 차기 대선후보로 나설 때 중량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시장이) 워낙 현실감각이 뛰어나 인지도만으로 경기지사 공천을 받는 것이 무리임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며 “안전한 시장직을 버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갈림길 선 이재명
다크호스 전해철

당내 이 시장 대항마로 떠오르는 인물은 김진표 의원이다. 경기도 수원서만 4선을 역임한 김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서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와 대결서 패배한 바 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만큼 정·관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김 의원의 출마는 민주당 내 경선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이 출마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그는 “사실 그를 진보인사로 보는 사람이 민주당 내에도 많지 않다”며 “출마 의지는 밝히지만 훗날 너그럽게 양호하는 모습을 보여줘 차기 총리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 떠오르는 인물은 전해철 의원이다. 전 의원은 '3철' 중 한 명으로 대표적인 문 대통령 측근 인사다. 출마 여부에 대해선 “가능한 내년 1월 초·중순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민주당에 있어 경기도지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전 의원은 “지난 20년간 민주당이 경기지사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경기도에선 실질적인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으로서는 경기도서의 승리가 결국 완벽한 정권교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내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시장을 언급한 듯 ‘치열한’ 당내 경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고 하더라도 본선에 돌입하면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며 “당내 경선을 치열하게 진행해 충분히 검증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3선 도전 내비친 박 시장…추미애·박영선 출격
성남이냐 경기도냐…갈팡질팡 이재명 노림수는?

문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시장도 관심이 쏟아지는 지역 중 한 곳이다. 부산서 민주당은 정당지지도 48%를 기록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다. 현재 후보군으로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 이호철 전 민정수석, 김영춘 해수부장관 등이 거론된다.


이 중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오 전 장관이다. 앞서 지난 2014년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는 오 전 장관은 서병수 시장과의 대결서 2만701표 차이로 석패했다. 지난 대선 과정서 오 전 장관은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문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한 바 있다. 

현재 오 전 장관은 민주당서 부산시장 후보로 추대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민주당 부산시당 내 남아있는 비토 분위기는 오 전 장관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경기도에 전해철 의원이 다크호스라면 부산에선 이호철 전 민정수석이 떠오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 전 수석은 PK지역서 상당한 결집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 전 수석은 2주간 부산을 떠났다가 지난달 30일 귀국했다.

지난 3일에는 이 전 수석이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한 1981년 ‘부림사건’을 재조명하는 토크콘서트를 갖기도 했다. 이 전 수석 지지자들 사이에선 그의 부산시장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지그룹 한 관계자는 “이미 이 전 수석이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거절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며 “연말·연초 여론조사 결과가 그를 추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영춘 해수부장관이 부산시장에 나설 것이란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정계에 밝은 한 인사는 “이 전 수석이 있어 김 장관이 무리할 이유가 없다”며 “그의 품성으로 볼 때 무리하게 들이대지 않고 장관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뜨는 ‘3철’ 
뜨는 장관들

인천시장에 누가 나설지도 내년 지방선거의 관전포인트다. 1995년 민선으로 전환된 뒤 인천은 송영길 의원을 제외하곤 모두 보수색채의 인사들이 시장에 올랐다. 현직인 유정복 시장(자유한국당)이 재선을 노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 내 인천서 텃밭을 일군 이들이 전면에 나설 예정이다. 

유력 후보로는 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꼽힌다. 박 의원은 인천시당위원장으로 ‘1당원, 1당원 늘리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인천시민 300만명 가운데 1%를 민주당 권리당원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현역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시장선거에 나선 다는 것이 부담이긴 하지만 지역 정가에선 유 시장에 대항하기에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 의원은 “그동안 올인했던 대선이 끝난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많이 듣고 신중하게 생각해 인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교흥 국회사무총장도 인천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송영길 의원이 인천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정무부시장을 지낸 행정가로, 당 안팎으로 평이 좋은 인사다. 특히 인천시장 출마 경험과 당내 지역 정치인 중 인지도가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김 사무총장이 당장 내년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인천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후보로서 인천 정가는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인천시장 후보에 여풍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홍미영 부평구청장이다.
 

2010년 인천지역 최초 여성기초단체장을 시작으로 2014년에 여성 최초 재선 기초단체장으로 선출됐다. 홍 구청장은 3선 도전보다는 인천시장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홍 구청장이 의원도 역임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이력만 놓고 봤을 때 박 의원, 김 사무총장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민주당 출신인 권선택 대전시장의 중도하차로 무주공산이 된 대전시장 자리를 놓고 여권후보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민주당서 대전시장 후보로 유력하게 꼽히는 인물은 이상민 의원과 박범계 의원이다.

이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 중 출마가 유력하다. 4선으로 지역 내 탄탄한 정치 기반과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정부출연연구소가 밀집한 유성지역서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각종 지역 행사에 자주 모습을 보이면서 사실상 대전시장 출마를 굳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측근 3철 등장…예측불허 선거판 다크호스 
무주공산 대전시장…전남도지사, 여야 빅매치 

박 의원의 대전시장 출마도 예상된다. 박 의원은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을 지내면서 지역 정치기반을 다졌고, 문재인정부 출범에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당내에서는 ‘적폐청산위원장’과 ‘최고위원’을 맡아 여의도서의 활동 또한 활발하다. 

박 의원은 “현안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입장을 내놓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박범계-이상민 의원이 양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후발주자로는 허태정 유성구청장이 꼽힌다. 참여정부서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실·인사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허 구청장은 ‘친 안희정계’로 꼽힌다. 

때문에 ‘친문계’인 박 의원과 허 구청장이 경선에서 맞붙을 경우 여권 내 권력 추이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시장 후보군은 야권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여권서도 소수 인사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현재 민주당서 대구시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사람은 김부겸 장관이다. 민주당은 김 장관을 필승카드로 여기고 있다.
 

당장 김 장관이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당 차원서 막판까지 출마를 종용해 분위기를 띄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민주당 내부에선 무소속서 민주당에 입당한 홍의락 의원도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홍 의원은 뚜렷한 입장표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낙연 전 전남도지사의 국무총리 임명으로 공석이 된 전남도지사 선거는 각축전이 예상된다. 민주당 소속으로 유일한 광주·전남 지역 국회의원인 이개호 의원은 지난달 6일 전남도지사 출마 의지를 드러낸 상황이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여론조사도 제가 1위이고 권유하는 분들이 더 많아졌다. 요즘 이런 상황이 거세게 일고 있어 출마 쪽으로 많이 기울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일한 현역의원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지 선수로 나가려고 하느냐는 말도 많다”며 “‘선거에 나가라’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고 설명했다. 

전남 난전 예상
이개호vs박지원

이 의원이 사실상 출마 의지를 밝힘에 따라 이미 출마 뜻을 밝힌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 등 전남도지사 후보군이 가시화돼 선거전이 조기 점화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서 주승용·황주홍 의원 등도 꾸준히 물망에 오르고 있어 여권 입장에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최근 ‘친문 차출론’이 등장하는 등 중량급 있는 인물들이 도전장을 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7대 비리’ 지방선거 적용?

청와대가 최근 고위공직자 임명 배제 7대 비리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가운데 내년 6·13지방선거 공천 과정서 해당 기준이 적용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화된 기준이 적용될 경우 공천 및 당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현역 및 출마예정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기존의 5대 배제 원칙(병역기피·부동산 투기·세금 탈루·위장 전입·논문표절)외에 음주운전과 성관련 범죄 이력을 가진 인사를 임용에서 원천 배제하는 안이다.

정치권이 이를 내년 6·13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적용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선 이후 지지율이 높이 올라가면서 예비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선 철저한 후보 검증에 박차를 가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국민의당 역시 광역단체장의 경우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기사 속 기사> 울상 짓는 한국당 출신 단체장들  

내년 6월 실시될 지방선거서 국민 절반 이상이 현역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을 뽑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민일보>가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성인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지방선거서 현역 광역지자체장을 계속 지지하겠다는 답변은 26.2%에 그쳤다. 

반면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답변은 51.6%에 이르렀다. 

지역별로 보면 박원순 시장이 있는 서울시장은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비율이 43.5%였고, 윤장현 광주시장, 송하진 전북지사 등 민주당 소속 지역의 ‘다른 후보지지’ 응답은 40% 대를 나타냈다. 

반면,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지사 등 자유한국당 소속 광역지자체장이 있는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응답자의 64.5%가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서병수 부산시장, 김기현 울산시장 등 한국당 소속 광역지자체장이 있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응답자 중 61.4%가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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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