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임기말 ‘방탄인사’ 파동 막전막후

충성파’들 불러들여 ‘방호벽’ 쌓기 시작됐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보은인사’ ‘회전문인사’에 이어 이번엔 ‘방탄인사’까지 결합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사들이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에 내정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때만 되면 공직기강을 바로잡겠다고 외쳤던 이 대통령. 이에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국민들은 역시나 하고 실망하고 말았다. 무엇이 이 대통령을 거센 비난 속에서도 계속 친위인사를 강행하게 만드는 것일까.

낙하산인사, 보은인사, 회전문 인사에 이은 방탄인사
총선 ‘여소야대’ 상황역전 가능성에 안전판 깔아두나?


이명박 대통령은 첫 내각 인선에서부터 도덕적 결함이 적지 않은 창업공신들을 줄줄이 주요요직에 앉혀 놨고, 곳곳에 심겨진 보은인사들은 저축은행 사태와 같은 초특급 비리폭탄을 터트렸다.

현 정부는 믿는 도끼에 계속 발등 찍히며 골머리를 앓고 있고, 피해본 서민들은 피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이번엔 더 강력해 보인다. 보은인사 차원을 넘어 방탄인사라는 평이다. 갈수록 당 안팎의 비판은더욱 거세지고 있다.

MB 친위인사 가동
이젠 ‘누님라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당 안팎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장관에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과 검찰총장에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을 내정하는 인사를 강행했다.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할 지휘부에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 불리는 비서와 ‘고소영’ 인사 선임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권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전형적인 TK(대구·경북)인사로 현재는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정수석비서관이다. 권 후보자는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개입과 저축은행 구명로비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BBK 수사 발표 지연부분에서도 의혹이 불거지며 강력한 비판여론이 조성됐었다.

또 권 후보자가 초등학교 선배인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누님’이라고 부르는 각별한 사이라는 점에서 ‘누님라인’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낙하산 인사로 비춰지고 있다.
 
한 검찰총장 후보자도 이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고대 후배로 고소영 연장선상에서 단행된 인사라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한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BBK 기획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장본인이다. BBK사건 당사자인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김이 한국에 들어와 ‘BBK는 이 대통령과 무관하다’고 밝힌 뒤 일사천리로 사건을 종결지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의 충성파로 꼽힌다.

게다가 한 후보자는 벌써부터 의혹들이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위장 전입과 함께 병역 기피 의혹까지 불거졌다. 한 후보자는 당초 1급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사법시험 합격 뒤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았고, 재검을 신청해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문이 거세지자 한 후보자는 직접 자녀 진학 문제로 두 번의 위장 전입을 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하지만 병역기피와 관련해 그는 “대학 1학년 시절 부실한 장비로 미식축구를 하면서 허리디스크가 어긋나게 됐고,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불안정한 자세와 스트레스로 증상이 악화돼 수술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입퇴원 내용이 담긴 서울대병원 의무기록 사본을 공개하며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라 법무관으로 가면 경력, 호봉 다 인정받기 때문에 군대를 기피하려고 위험한 허리 수술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야당은 물론 여당내의 소장파 의원들조차 두 사람의 임명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향후 거센 후폭풍이 예고된다. 특히 지난달 말 영수회담 당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친위인사 강행 중단을 요구한 바 있음에도 또다시 내정된 최측근 인사들로 한 때 형성됐던 온기류가 사라지고 다시 냉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갈며 청문회 벼르는 박지원, 낙마왕 재도전 김진표
남은 개각도 벌써부터 후끈~ 총리?통일부 장관은 누구?

더 큰 문제는 이번 인사 내정을 두고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소장파인 남경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권 수석을 법무장관에 기용할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공정성 시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정두언 의원 역시 트위터를 통해 “대학시절 군대문제로 고민하다가 깨달았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대체로 군대 가는 계급과 안 가는 계급으로 나뉘어 있었다”며 “그런데 더 의아스러웠던 건 부잣집 아들들은 대부분 디스크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부잣집 아들과 디스크의 상관관계는 무엇인가”라고 뼈 있는 말을 던지며 한 후보자에 대해 우회적이면서도 강력하게 꼬집었다.

안전판 역할 위한
정략적 인사 논란

이처럼 두 후보자에 대해 의혹들이 난무하는 가운데에서도 인사 내정을 강행하자 이 대통령의 의중에 관한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임기말을 대비해 안전판을 설치한 것이라는 보는 관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검찰총장의 경우 보장된 임기가 2년이어서 이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에도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현 정부 관련인사들의 비리들이 지속적으로 터지는 가운데 언제든 검찰의 수사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결국 검찰의 선택에 따라 이 대통령의 정치운명이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다. 따라서 충성파인 친위인사 구축으로 안전판을 깔아두기 위한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또 최근 쏟아지는 19대 총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느냐는 시각도 있다.  현재로선 속단하기 이르지만 여야의 의석수가 역전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추측이다. 

이렇게 될 경우 거대해진 야권이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특히 야권이 줄기차게 반대해온 4대강 사업에 관해서 청문회 등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BBK 수사 역시 아직도 깨끗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다. 한국에서는 일단락 지어졌지만, 미국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고 지난 8일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발표가 한미외교회담 이후로 무기한 연기되며 또 다시 갖가지 의혹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정하고 엄정한 법 집행은 이 대통령에게 불안한 임기말을 예고하는 것이란 관측이다. 이 때문에 사전 방탄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민주당의 각오는 남다르다 못해 비장하다. 청문회를 통해 엄격한 잣대와 검증으로 후보자의 임명을 막겠다는 단호한 태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과거 참여정부시절 한나라당이 문재인 수석의 법무장관 임명을 강력 저지했었던 전례가 있어 집중공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경우 지난 5·6개각과 관련해 장관 후보자 5명의 도덕적 흠결에도 누구 하나 낙마시키지 못했고,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두고 리더십 논란이 제기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기필코 후보자들을 낙마시켜 리더십 논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특히 청문회 낙마왕으로 꼽히는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번에도 직접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권 후보자에게 제기되고 잇는 저축은행 사태 구명 로비 대상 의혹이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자신이 저축은행사태에 지속적으로 연루되는 것에 불쾌감을 표출하며 국정조사 증인으로 나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권 후보자의 저축은행 관련 의혹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며 날선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남은 정부 개각에
벌써부터 관심 쏠려


이 대통령의 친위인사는 이번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내정이 끝이 아니다.

오는 9월에는 대법원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이고, 국무총리 역시 한 번 더 개각이 남았다. 여기에 통일부 장관 교체설까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임기말로 갈수록 레임덕 현상을 보이는 이 대통령은 남은 개각에서 다시 한 번 친위인사 카드로 국정운영에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벌써부터 차기 총리에는 이 대통령의 오른팔이라 불리는 임태희 비서실장이, 류우익 전 주중대사는 통일부 장관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류 전 대사는 대운하 공약 입안을 주도해 권력창출에 결정적 기여를 했고 첫 대통령실장과 주중대사를 지내며 이 대통령의 깊은 신임을 얻고 있는 충성파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마지막 히든카드가 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이번 이 대통령의 정략적인 인사 구성을 두고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임기 말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과 내년 총선에 끼칠 여파 등이 종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최측근 비서를 기용하는 것은 자기 임기말 안전판 역할을 세워두는 것이다”며 “국민들 눈에는 지속적으로 터지고 있는 측근비리를 은폐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법무장관은 공정하게 법 집행을 지휘해야 할 의무가 있어 대통령의 비서는 안된다. 이 대통령이 권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비난이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현 정부의 친위인사 정책을 두고 비난이 거세지며 야권이 단단히 벼르고 있는 가운데 과연 두 후보자들이 청문회의 벽을 뚫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