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국회 성추문 파문 총정리

도 넘어선 ‘음기의 전당’ 국회의사당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현재 국회의사당이 자리한 곳은 조선시대 궁녀들의 무덤이 있던 공동묘지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탓인지 국회에는 음기가 충만하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실제 18대 국회 개원 전에는 1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남근석을 국회본청에 세워 음기를 억제하고 여인들의 한을 달랬다. 이런 자리 탓인지 국회에서는 성추문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국회 내 성추문 사건을 정리해봤다.

여기자 ‘뽀뽀괴담’, 여당 유력의원 ‘택시괴담’ 
유부남 보좌관이 미혼 여비서 성폭행 소문

국회에서의 성추문과 괴담은 끊임없이 흘러져 나오고 있다. 다만 그 당사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카더라’, ‘~누구라더라’는 식의 추측성 소문만 나도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벌어지는 사건은 구체적 정황과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어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의원 괴담

#1 지난 4월 국회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뽀뽀괴담’이 떠돌았다.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수도권 여당의원인 A의원과 술을 마시던 여기자가 A의원으로부터 ‘기습 뽀뽀’를 당했다는 것이다. 여기자는 선배기자와 함께 A의원에게 강력히 항의했고, A의원은 그 자리에서 바로 사과했다고 한다.

#2 이어 지난 5월엔 ‘택시괴담’이 국회를 강타했다. 여당의 B의원이 여의도에서 술에 취한 채 유흥업소 여종업원과 택시에 올라 농도 짙은 애정 행각을 벌였다 혼쭐이 났다는 내용이다. B의원의 이런 행각은 택시안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찍혔다. 기사는 "블랙박스에 다 녹화됐으니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했고 B의원은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으나 화면상의 선명한 자신의 모습에 망연자실해 5000만원을 주고 합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사자로 지목된 B의원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3 한편 2년이나 지나 뒤늦게 성매매 의혹이 밝혀진 의원도 있다. 지난 2009년 여름 서울 강남경찰서는 C의원이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는다는 제보를 받고 강남의 한 호텔로 출동했다. 이 자리에서 경찰과 맞닥뜨린 C의원은 “동남아시아로 여행도 함께 다녀온 ‘친구’ 사이”라고 사실을 부인하며 증거자료로 항공권까지 제출했다. C의원은 성매매 의혹은 떨쳤지만 유부남이 이성친구와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에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만 했다.

보좌진 괴담

#4 최근에는 수도권 여당 D의원의 유부남 보좌관이 미혼 여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사건의 장소는 다름 아닌 의원회관의 의원실이었다고 한다. 사건이 있은 후 여비서는 그만뒀고 해당 보좌관은 “소문내용이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5 지난해에는 야당 E의원의 방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E의원의 여비서가 영등포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자를 의원실로 데려와 동침을 했는데, 두 사람의 잠든 모습이 아침에 출근한 보좌관에게 발각됐고 이에 격분한 보좌관이 현장에서 여비서를 폭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여비서는 보좌관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한다.

#6 또한 지난 4월에는 여당의 F보좌관이 택시기사를 성추행해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F보좌관은 택시기사의 하반신을 3차례에 걸쳐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F보좌관은 이 사건으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F보좌관이 앞서 말한 B의원의 보좌관이었다는 소문도 돌아 B의원실은 한동안 택시 후유증에 시달렸다는 여담도 전해진다.

일반인 괴담

#7 지난달 모 의원의 운전사 G씨가 국회 운동장 부근 여자화장실 빈칸에 숨어 있다 옆칸에 들어온 모 의원의 9급비서 H씨를 훔쳐본 사건이 있었다. 사건 발생 당시 H씨는 한나라당 보좌진협의회 체육대회 도중 용변을 보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잠시 후 칸막이 아래로 남자 손이 들어와 놀란 H씨가 비명을 지르자 G씨는 황급히 달아났다. G씨는 이날 비명소리를 듣고 출동한 국회 경비대원에 붙잡혔다. 그는 일전에도 여자화장실에서 나오다 국회사무처 방호원에게 적발됐지만, 화장실 안에 아무도 없어 그냥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8 이와 비슷한 사건은 지난해 11월에도 있었다. 한나라당 모 의원실을 방문하려던 사회복지사 I씨가 의원회관 8층 여자화장실에서 몰카를 촬영하다 적발됐던 것이다. I씨는 여자화장실에 숨어들어가 휴대전화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용변을 보러 온 여직원들을 촬영하다 발각됐고, 경찰 조사결과 I씨의 휴대전화에는 국회 여직원을 촬영한 영상이 5개나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 수위가 지나치게 높고 빈도가 잦아지자 한때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성 추문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소문도 돌았다.

북유럽 발트 3국을 순방 중 수시로 전화 보고를 받았고 이에 국정원과 경찰청 정보라인까지 동원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취재결과 이러한 소문조차 루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여부를 떠나 국회를 둘러싸고 이런 소문까지 나돈 것은 그만큼 국회 내 성범죄가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위 8가지 사건들 중 실명이 거론되고 있는 이들은 하나같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이에 여당 소속 미혼의 한 비서는 “이런 소문이 나도는 자체가 무섭고 나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생각하니 두렵기까지 하다”며 “경비대원을 늘리던지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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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