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색 청원’ 들여다보니…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1.13 10:39:19
  • 호수 11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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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여론재판 시작됐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문재인정부는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 하에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청원을 받고 있다.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의 국민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선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가 공식적인 답변을 하도록 돼있다. ‘소년법 폐지’부터 시작해 ‘조두순 재심’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의 관심은 뜨겁다. <일요시사>는 국민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청와대 청원들을 살펴봤다. 
 

지금까지 청와대가 청원을 통해 공식적으로 답변에 나선 경우는 한 번이다. 만 14세 미만은 형사처분을 받지 않게 돼있는 현행 소년법을 개정해달라고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청원이었다. 해당 청원은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과 같은 청소년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청소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청원 봇물

현재까지 총 39만명 이상이 청와대 청원에 동참했다. 20만명 이상이면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내놓기로 함에 따라 청와대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조국 민정수석이 답변에 나선 바 있다.

조 수석은 '친절한 청와대-소년법 개정 청원 대담'이라는 동영상에 출연해 “많은 시민들 입장에선 만 14세 미만이라도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면 감옥에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노하시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만 14세 기준이 국제적으로 크게 잘못되지 않았다”며 “범죄 예방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조 수석을 통해 청원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식적 답변을 통해 문제 해결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현재 청와대는 두 번째 공식적 답변을 준비 중이다.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에 관한 청원이다. 해당 청원은 지난 9월3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한 달 동안 총 23만5372명이 참여했다.

청원인의 청원 내용을 살펴보면 “현행법은 ‘여성’에게만 죄를 묻고 처벌을 하고 있다”며 “임신이 여자 혼자서 되는 일은 아니다. 더 이상 여성에게만 독박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세계 119개국서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을 합법으로 하고 있는 점을 들어 미프진 합법화를 요구했다. 이에 청와대는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답변 시기와 방식 등을 논의 중인 상태다.

현행법에 따르면 임신한 여성이 약물을 이용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낙태를 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낙태 시술을 한 의료인 역시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참여인이 20만명을 넘었다는 보고가 있었고, 20만명을 넘으면 응대하기로 돼있는 만큼 당연히 답변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답을 할지 청와대가 답할지는 논의해봐야 한다”며 “대통령령이나 청와대 지침에 따라 진행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라 법률문제고, 헌법재판소서 4대4 동수로 합헌 결정이 난 사안인 만큼 답변 준비도 잘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이슈는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이다. 


지난 9월16일 등록된 해당 청원은 오는 12월5일까지 청원이 이어진다. ‘제발 조두순 재심 다시해서 무기징역으로 해야 됩니다!!!’라는 한 줄짜리 내용으로 올라온 해당 청원은 총 41만8541명이 동의했다(지난 10일 기준). 12월5일 마감 여부에 상관없이 정부 및 청와대는 답변을 준비해야만 한다.

조두순은 2008년 8세 여야를 성폭행해 이듬해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당시 국민 법 감정은 조씨의 잔혹한 여아 성폭행 범죄 내용에 비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요청했다. 

촛불집회도 열렸는데 그 이유는 검찰이 조씨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고 등에 관한 법률’이 아닌, 일반 형법상의 ‘강간상해·치상’을 적용해 기소했기 때문이다. 

정부 ‘국민 청원’ 오픈…폭발적 반응
20만 넘으면 공식답변 ‘첫 케이스는?’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의 연령과 범행 잔혹성에 근거해 무기징역을 선택하고도, 범인의 나이가 고령이란 점과 알콜중독으로 인한 심신미약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해 형을 감경했고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10여년이 흐른 현재 조씨는 3년 뒤 출소를 앞두고 있다. 그렇다면 조씨에 대한 재심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재심을 통해 조씨의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형이 확정된 뒤 재심은 ‘피고인이 불리한 재판을 받았을 때’ ‘새로운 범죄가 드러났을 때’ ‘새로운 증거가 나왔을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대학의 법학과 교수는 “현행법상 그에 대한 재심은 불가능하다. 피해자에 대한 신변 보호 강화, 출감 후 조씨 거주지 제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씨를 재심법정에 세우지는 못하더라도 조씨에 대한 ‘보안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형사처벌은 과거 범죄에 대해 벌을 내리는 것이지만 보안처분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막기 위해 내려지는 행정적 재제”라며 전자발찌 부착, 신상공개, 화학적 거세 등을 보안 처분의 예로 언급했다. 

이어 “출소 전에 이뤄져야 한다. (‘조두순 법’ 입법을 위해)면밀한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에는 이색 청원들이 올라와 있다. 베스트 청원 목록에 따르면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에 이어 두 번째에 위치한 청원은 ‘동반자 등록법’ 촉구 청원이다.


해당 청원은 가족증명서로 대표되는 직계 가족체계의 허점을 지적하며 국가가 본인의 보호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총 4만1474명이 동의한 상황이다. 

세 번째 베스트 청원은 ‘주취감형 폐지’ 청원이다. 우리나라는 주취상태서 범죄를 저지를 경우 심신미약이란 이유로 감형을 받게 된다. 

청원자는 폐지 이유로 ▲범행 시 음주상태 입증 어려움 ▲형법 무시 가능성 증가 ▲선진국 법 사례 등을 들었다. 그는 “똑같은 범행을 술을 먹고 저질렀다고 해서 봐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법의 구멍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총 3만4370명이 해당 청원에 동의를 했다. 청원 동의자 중 한 명은 “‘음주했는데요’이 한마디에 형량이 줄고 무죄가 입증되면 오히려 범죄자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니겠느냐”며 “그에 비해 피해자분들은 억울하고 더 두려울 것 같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이밖에 ‘여자 집값 70% 지원정책 폐지’ ‘자유한국당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 ‘여성이 결혼 후 불러야 하는 호칭 개선’ ‘불법 만화 공유 사이트 ’마루마루‘ 폐쇄’ ‘동성간 혼인 합법화’ ‘일간베스트 폐지’ ‘제사 폐지’ 등 청원이 뒤를 이었다. 

청와대 청원은 국민 간 소통의 장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순기능’이 크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현실과 동떨어진 청원글이 다수 게재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소통의 장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민청원 게시판처럼 시민들이 정부와 활발히 소통하는 ‘오픈 시스템’은 정책 오차를 줄이고 국민의 만족도를 높인다”며 개설 취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임 교수는 “국민청원 게시판은 청원에 찬성해야 댓글을 달 수 있는 일방적 시스템이라 무분별한 청원들을 걸러내지 못한다”며 “국민들이 게시판에서 토론을 통해 ‘팩트체크’를 할 수 있는 양방향적 시스템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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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