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혼자인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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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7.11.06 09:27:37
  • 호수 11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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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자 저 / 문학동네 / 1만8800원

<자주 혼자인 당신에게>는 성격색채분석학이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독신자들의 심리를 분석한다. 그들의 마음에는 네 가지 빛깔이 있다. 레드, 블루, 옐로, 그린. 이 책의 서두에는 자신의 마음에 가장 짙게 드리워 있는 빛깔 유형을 찾아내는 테스트가 있고, 이후 그 결과에 따라 독자들은 내 마음의 빛과 그늘을 어떻게 다스릴지에 대해 차근차근 찾아나가는 여정을 밟는다. 
러자의 성격색채분석은 혈액형 성격학이나 별자리 운세 같은 비과학적인 테스트가 아니다. 각자의 의사결정 과정과 내면의 생각을 토대로 성격과 행동패턴을 분석한 것이다. 그래서 레드, 블루, 옐로, 그린으로만 성격을 나누지 않고 레드+옐로, 그린+블루 등으로도 복합적인 성격과 행동 양식들이 가지를 친다. 하지만 어떤 테스트도 그 사람의 성격 전부를 대번에 진단해내고 단정할 수는 없다. 
러자는 520쪽에 달하는 이 두툼한 책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가며, 성격색채분석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각 색채별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이별이나 갈등 상황 같은 난관 속에서 서로 어떻게 다른 행동을 보이는지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내용이 ‘레드는 이렇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분석한다. 그래서 내용을 읽다보면 나도 이렇지 않은지, 혹은 비슷한 내 친구가 이런 생각은 아니었을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더불어 우리 주변에는 매우 다양한 성격의 사람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게 되면서, 그동안 이상하게만 생각했던 타인의 행동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러자가 제시하는 수많은 ‘이상하고 외로운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분명 자신의 모습 혹은 친구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남에게는 부끄러워 차마 이야기하지 못했거나 혹은 왜 이러는지 몰랐던 마음속 고민에 대한 해답도 어쩌면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자기애가 강한 당신에게’ ‘짝사랑이 익숙해진 당신에게’ ‘쉽게 불타오르고 쉽게 사그라드는 당신에게’ ‘아저씨를 유독 좋아하는 당신에게’ ‘유부남을 도둑질하는 데 발을 담가버린 당신에게’ ‘남의 마음을 괴롭히길 좋아하는 당신에게’ ‘늘 기다리기만 하는 당신에게’ 등 살에 와닿는 수많은 사례들을 기반으로, 여성의 심리와 삶을 분석하고 조언하는 이 책을 참고삼아 우리는 더 잘 사랑하고, 더 잘 살아나갈 수 있다. 
이 책은 여타 미디어처럼 ‘싱글 상태’에서 벗어나라고 주장하거나 연애비법을 전수하는 실용서가 아니다. 자주 혼자가 되는, 혼자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어떤 타인에게 이해받길 기다리기보다 혼자인 자신이 스스로를 가장 먼저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러자는 이처럼 수많은 이야기와 캐릭터들 속에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보길 권유한다. ‘아, 나는 그린이니까 이런가보다’가 아니라 ‘그래, 나한테는 이런 모습도 있고 사실 속마음은 이랬었지’라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 이 책의 원서에는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는 문안이 적혀 있다.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저자의 철학이 담긴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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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