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섹스투어’ <백태>

저렴한 가격 이색적 유흥업소 찾아라!

최근 해외로 떠나는 직장인‘섹스투어족’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세계화 추세에 맞춰 30∼40대 직장인들이 일본·동남아·중국 등으로 ‘섹스 및 환락 투어’를 떠나고 있는 것. 특히 인터넷 등에 해외로 ‘환락 파티’를 다녀온 섹스 투어족들의 경험담이 속속 올라오면서 ‘섹스 투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동남아 등지의 한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유흥업소’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해외 ‘섹스 투어’의 백태를 들여다봤다.

과거 일부 부유층이 해외로 ‘섹스 관광’을 나서 물의를 빚곤 했다. 그러나 최근 ‘섹스 관광’은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들어 섹스 관광의 고객으로 직장인, 대학생 등 일반인들까지 가세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의 ‘섹스 관광’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그저 ‘성매매’만을 탐닉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유흥문화’를 즐기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중견기업체에 다니는 J(35·남)씨는 지난 8월말 회사출장을 핑계(?)로 한 섹스 투어를 다녀왔다.

J씨는 “현지 공장에 대한 시찰을 하기 위해 중국 북경을 방문했는데 그냥 돌아올 수가 없었다”며 “의견이 맞는 직원들과 중국 유흥업소 탐방을 했다”고 털어놨다.
J씨 일행은 우선 한국인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북경의 K룸살롱에서 화끈한 하룻밤을 즐겼다.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물가로 인해 40여 만원으로 술과 안주값을 치를 수 있었다. 또 아가씨들의 팁과 2차비용으로 30여만원 등 70여만원의 비용으로 융성한 대접을 받았다고 J씨는 말했다.
이같이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저렴한 가격의 중국·동남아 ‘섹스 투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일부 여행사들도 ‘룸살롱·나이트클럽·마사지’ 등을 코스에 넣은 섹스 관광 패키지상품’을 내놓고 있다.
L여행사 K실장은 “일부 직장인들이 노골적으로 ‘해외의 은밀한 유흥가’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이 있느냐고 상담해 온다”며 “이런 사람들을 위해 신분노출을 피할 수 있도록 일반 패키지 여행상품에 ‘섹스 투어’ 상품을 끼워 넣고 있다”고 밝혔다.
K실장에 따르면 ‘섹스 투어’를 가는 관광객들의 경우 일반 관광객들과 함께 현지에 도착한 뒤 현지가이드에게 웃돈을 주면 ‘섹스 패키지’상품을 따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섹스 투어’로 각광받고 있는 곳은 한국보다 물가가 싼 중국과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
중국 ‘섹스 투어’상품을 팔고 있는 C여행사 B씨는 “현지 가이드를 잘 포섭해야 중국 유흥문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며 “가이드를 포섭하지 못하면 한국사람들을 상대로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업소만 가기 일쑤다. 저렴하게 중국의 확실한 밤 문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현지 가이드에게 적당히 돈을 쥐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섹스관광’은 옛말…중국·동남아 ‘밤문화’ 즐기기
일부 직장인 노골적 ‘은밀한 유흥가’ 상품 찾아
섹스투어로 인해 한국 이미지 크게 실추 추세
‘국가 이미지 실추’·‘현지 교민 피해’ 폐해 심각

최근 중국 북경을 다녀온 G(34)씨는 “사우나, 안마시술소 등이 겸비된 3층 규모의 유흥업소를 갔는데 그곳은 한국의 90년대 룸살롱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시설은 좋지 않았다”고 밝힌 뒤 “하지만 서비스는 한국 못지않았다. 50여 명 중 괜찮은 아가씨를 선택해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고 흡족해 했다.
직장인들의 ‘섹스 투어’ 경험담은 ‘인터넷 성인사이트’ 등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북경과 연길, 장춘 등 6박7일로 중국을 다녀왔다는 직장인 A씨의 경험담은 눈길을 끈다. A씨는 먼저 북경에 머무는 동안 룸살롱에서 중국 아가씨들과 신나게 놀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어진 연길에서 A씨는 “‘안마방’ 두 곳을 다녀왔는데 정작 안마는 받지 못하고 부수적인 파티(?)만 즐겼다”며 “또 중국의 노래방문화도 한국과 유사하다. 한국 돈 10만원 정도만 있으면 아가씨를 불러놓고 맥주파티를 열 수 있다”고 전했다.
한 여행사 직원은 “하지만 최근 이같은 한국과 일본 남성들의 ‘섹스 투어’가 중국내 사회문제화 되면서 최근 단속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로 섹스 투어를 즐기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직장인들이 중국 다음으로 ‘섹스 투어’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곳이 동남아다.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동남아국가들도 한국 ‘섹스 투어족’을 상대로 한 ‘밤 문화’가 찬란하다.
지난 2000년부터 1년에 한두 차례 베트남을 찾는다는 K씨는 “3일 정도 직장에 휴가를 내고 베트남을 찾곤 했는데 한국에서 즐기는 유흥보다 훨씬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며 “3백 달러 정도면 아가씨와 함께 시내관광은 물론 밤 서비스까지 완벽하게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성인 사이트에 남겨진 ‘동남아 섹스 투어’ 경험담들도 K씨와 별반 다르지 않다. J씨가 가봤다는 필리핀 ‘보자기 집’ 얘기는 네티즌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고 있다.
J씨는 “현지 ‘보자기집’은 먹다가 어느 정도 지나면 보자기 씌워 놓고 알아서 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에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며 “한국의 북창동 비슷한 시스템으로 현지 가이드들은 다 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의 ‘섹스 투어’ 중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마사지’ 업소다. 물론 건전하게 마사지만을 받을 수 있는 곳들도 많은 편. 그러나 한국인 섹스 투어족을 상대로 한 퇴폐적인 마사지 업소들이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직장인 J씨는 “동남아의 마사지 업소 중에는 우리나라 ‘터키탕’과 비슷한 곳이 많다. 목욕시켜주고 간단한 안마, 오일 마사지… 그리고 마지막 서비스까지”라며 “사우나 역시 퇴폐적이다. 사우나에서 아가씨들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고 설명했다.
골프와 함께 하는 동남아 섹스 투어도 최근 인기다. 최근 필리핀 Y씨의 경험담도 화려하다.
Y씨는 “동남아 호텔 골프장에서의 라운딩은 가히 ‘황제 골프’다. 그리고 골프를 마치고 나면, 초특급 술집에서 최고로 즐길 수 있다. 무대에서는 여자들의 ‘나체쇼’를 보고 이들 중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고르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중국, 동남아뿐만 아니라 중남미, 아프리카 등 아직 익숙하지 않은 지역으로 떠나는 모험(?)적인 ‘섹스 투어족’들도 있다. 상대적으로 ‘빈국(貧國)’인 이들 지역에서도 섹스파트너를 찾고 있는 것이다. D씨는 인터넷에 “정열적인 중남미 아가씨들이 최고”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D씨는 “아직 정치적으로 안정되지 않아 게릴라나 마피아들의 위험을 무릅써야겠지만 그만한 대가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무절제한 직장인 섹스 투어에 대해 여행사 관계자는 “일부 직장인들의 섹스 투어로 인해 한국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고 있다”며 “한국 특유의 밤 문화 역시 독버섯처럼 세계 각지로 번지고 있어 큰 문제”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이런 섹스 투어로 인해 중국, 동남아 등 현지에 살고 있는 교민들이나 유학생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섹스 투어족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청소년 성매매 온상 ‘티켓 다방’ <실태고발>
전국 3만3천명 티켓 영업 중
 
전국 다방의 절반 이상이 속칭 ‘티켓 영업’을 하고 있고 이 가운데 74.3%가 청소년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국적으로 티켓다방에 종사하고 있는 청소년이 3만3천여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보호위원회(이하 청보위)가 최근 전국 티켓다방 3천8백개를 조사해 분석한 결과 전국 다방(2만8천2백20개)의 13.5%인 3천8백개 업소의 50.4%(1천9백15개)가 티켓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업소당 청소년 종업원수는 평균 3.3명으로 전국에서 총 3만3천여명의 청소년이 티켓 다방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국적으로는 경기도(82.7%)가 티켓다방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강원도(82.5%), 경북 (70.4%) 등의 순이었으며 대전(19.2%)과 대구(11.6%)가 가장 티켓다방 비율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티켓다방의 70% 이상이 ‘능력제/입금제(티켓제)’, ‘월급제와 능력제 병행’방식으로 월수입을 정함으로써 여종업원들의 티켓영업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능력제’일 경우에는 시간당 티켓비용(주간 2∼3만원, 야간 3∼4만원)을 업주와 5:5(또는 6:4, 7:3)비율로 분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티켓다방 중 80%정도에서 여종업원들의 근로시간은 1일 13시간 이상의 열악한 조건이며 24시간 영업하면서 주·야 교대 근무 형태로 운영하는 티켓다방도 있었다고 청보위는 밝혔다.
여기에 티켓다방에서 차를 주로 배달하는 장소는 ‘일반 기업체’(31.2%), ‘소규모 상점’(32.5%) 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그 외에 숙박업소, 노래방, 당구장, 단란주점, 유흥업소, 사무실, 게임방, 대학생 원룸 등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보위는 “티켓 다방이 청소년 성매매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르면 내년 6월부터 청소년 성매매 알선 업주들의 얼굴은 물론 상세한 개인정보까지 공개하는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터넷상에서 ‘티켓다방 구인광고 사이트’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보위는 “티켓다방 업주들은 이런 사이트를 통해 여종업원을 구하고 심지어 업소에서 도주한 여종업원의 인적사항, 사진 등을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 수배하여 그 소재를 추적하는 등 네트워크까지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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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