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중정당 창당의 비밀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9.11 10:22:15
  • 호수 11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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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얼굴에 그 색깔…제2의 통진당?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새민중정당이 공식 출범했다. 새민중정당은 ‘국민주권시대 완성’ ‘민중의 직접 정치’를 기치로 내걸고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해산된 통진당 출신들이 새민중정당의 주축을 이뤄 사실상 ‘제2의 통진당’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민중정당이 노동자와 농민, 빈민과의 적극적 연대를 기치로 내걸로 지난 3일 공식 창당을 선언했다. 새민중정당 창당준비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서 당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당대회를 열고 ‘민중의 단합에 기초한 당’ ‘자주와 평등의 새 시대를 여는 당’ ‘촛불시대 정당’을 다짐했다. 

부활 신호탄?

새민중정당 당 대표에는 무소속 김종훈 의원이, 원대대표에는 무소속 윤종오 의원이 각각 추대됐다. 강규혁 민주노동조합 총연맹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노동대표로, 김기형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치위원장은 농민대표로, 이영순 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여성대표로 각각 합류했다. 

민중정당은 10대 기본정책으로 ▲직접민주주의 구현 통한 국민주권시대 완성 ▲일하는 사람이 주인되는 세상 건설 ▲민중의 직접 정치 실현 ▲진보 집권 ▲종속적 한미동맹 체제 폐기 등 민족의 자주권 확립 ▲민중이 경제의 주인이 되는 평등사회 실현 ▲전쟁과 분단 체제 해체 ▲존중과 포용의 사회 실현 ▲성평등 실현 ▲생태위기 극복 등을 내세웠다. 새민중정당은 다음 달 중순 민중연합당과의 합당도 준비하고 있다.

새민중정당을 실질적으로 진두지휘 할 김 대표, 윤 원내대표의 면면을 살펴보면 노동자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출신이며 윤 원내대표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출신이다. 


두 사람을 출신뿐만 아니라 정치적 행보도 유사하다. 김 대표는 울산광역시의원, 울산광역시 동구청장을 지낸 뒤 지난해 국회에 입성했다. 윤 원내대표도 마찬가지로 울산시의원, 울산북구청장을 거쳐 지난해 총선서 승리했다. 

두 사람 모두 우리겨레하나되기란 단체에 몸담기도 했다. 우리겨레하나되기는  ‘북한 동포 지원’ ‘남북 사회문화교류’ ‘평화와 통일 가치’란 목표를 가지고 2004년에 창립한 대북지원 NGO다. 또 다른 공통점은 ‘노동자’ 중심의 의정활동을 들 수 있다.

김 대표의 경우 지난 6월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앞에서 민노총과 함께 단식을 진행해 노동자 권익을 대변했다. 또, 고용관련 법인 ‘고용정책기본법 일부법률개정안’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대표 발의했다.

윤 원내대표도 마찬가지로 노동자의 지위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달 22일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을 연 그는 “특고 노동자 행정지침으로 노조설립을 인정하라”고 촉구키도 했다. 지난해에는 ‘쉬운해고금지법’을 1호법안으로 내 노동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최근 새민중정당 창당으로 함께 뭉친 두 사람은 새민중정당의 세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유능한 정치인을 선별·선출하던 시대는 갔다”며 “특정 정치인보다 민중의 단결과 행동이 보다 유능하다는 것을 촛불혁명은 보여줬다”며 새민중정당의 창당 배경과 역할을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도 새민중정당 창당에 앞서 “새로운 진보정당은 촛불시민혁명 정신을 제대로 모아 가는 정당이어야 한다”며 “정치적 소외계층인 비정규직·농민·노점상·아이엄마가 직접 정치에 참여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 정당은 대부분 지역정당”이라며 “이를 극복하는 철저한 계급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훈·윤종오 주축 공식 출범
민중연합당과 합당 앞두고 뒷말

새민중정당이 진보진영의 새로운 이정표 역할을 자임하며 정당을 창당했지만 일각에선 과거 해산된 ‘통진당’의 부활이 아니겠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통진당 출신들이 새민중정당 창당에 주축 멤버들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 윤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중의 꿈’ 강병기 상임대표, 김창현 진보대통합추진위원장 등이 통진당 출신이다. 

새민중정당의 주요 인물들의 출신뿐만 아니라 강령에 있어서도 ‘제2의 통진당’이 아니냐는 지적이 불거졌다. 지난 5일 중앙선관위가 공고한 새민중정당 기본정책(강령)에 따르면 통진당이 핵심 강령으로 도입한 ‘진보적 민주주의’는 담지 않았지만 이는 통진당과의 유사성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통진당 해산 결정 당시 결정문을 통해 “폭력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 새로운 진보적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해 집권한다는 입장이 이석기 전 의원 등의 내란 관련 사건으로 현실로 확인됐다”며 진보적 민주주의를 해산의 주요 근거로 삼았다. 

그 대신 새민중정당은 “노동자, 농민, 빈민, 여성 청년학생 등 민중의 직접정치를 실현하고 민중 자신의 힘으로 노동 존중, 인간 존중의 새로운 사회를 실현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하지만 한미동맹 등에 대해선 과거 통진당과 강령이 유사하다. 

새민중정당은 “종속적 한미동맹 체제를 폐기해 사회 전 분야서 민족의 자주권을 확립한다”고 주장했다. 통진당도 “주한민군을 철수시키고 종속적 한미동맹 체제를 해체해 동북아 다자평화협력체제로 전환한다”고 강령을 내세운 바 있다. 

또 새민중정당이 “초국적 자본 및 재벌독점체제를 해체한다”고 주장한 부분과 통진당이 “초국적 독점 자본과 재벌의 횡포와 수탈로 얼룩져온 오욕의 역사를 바로잡는다”고 한 점도 유사하다. 

이밖에 새민중정당은 3·1운동,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외에도 “갑오농민전쟁과 7∼9월 노동자 투쟁, 촛불혁명 등 도도히 이어져온 민중투쟁의 역사와 정신을 계승한 정당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 되는 세상을 건설한다”고 기본정책에 담았다.

이는 통진당이 3·1운동 등 외에도 강령에 “갑오농민전쟁과 7·8·9월 노동자 대투쟁, 촛불항쟁 등 도도히 이어져온 민중이 저항과 투쟁을 계승하는 정당”이라고 한 부분과 사실상 일치한다. 


유사한 강령

정당법 40조에 따르면, 정당이 헌재의 결정으로 해산된 때에는 해산된 정당의 강령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정당을 창당하지 못한다. 하지만 유사 정당 창당을 제한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새민중정당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헌재의 해산 결정이 선례가 없었고 정당 활동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엄격하게 해석했다”며 “북한 체제를 따른다는 내용 등이 있는지를 위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통합진보당은?

통진당은 2011년 12월6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가 통합해 창당했다.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을 앞두고 진보진영 단일 대오를 형성하기 위해 뭉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보편적 복지사회 실현, 보편적 의료보장체계 구축, 교육의 공공성 확보, 국민 기본생활 보장,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요 강령으로 했다. 


19대 총선에선 지역구 7석, 비례대표 6석을 얻어 당시 새누리당·민주통합당에 이어 원내 제3당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총선 직후 비례대표 경선 과정서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내분으로 당은 약 10개월 만에 분당 수순을 밟는다. 

2013년 8월에 ‘내란음모 사건’이 터지면서 통진당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국정원은 이석기 전 의원을 내란음모와 선동 및 국보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국회에서는 이 전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같은 해 11월 통진당은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건’으로 헌재에 넘겨진다. 

결국 통진당은 2014년 12월19일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하고 북한의 대남혁명전략과 노선을 같이 한다’는 이유로 해산됐다. 이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 법으로 정당이 해산된 것이고 소속 국회의원들도 자연 의원직을 상실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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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