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쫓는 사람들

눈에 보일듯 말듯 손에 잡힐듯 말듯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최근 들어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다. 가상화폐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격 변동 폭이 커 잘만 하면 한 번에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투자를 생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돈 냄새 맡은 해커들의 집중 타깃이 됐다. 심지어 청소년들까지 가상화폐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는 ‘현금 없는 사회’의 상징물이다. 실물은 없지만 결제기능이 있고 주식처럼 거래소서 사고팔 수 있다. 가상화폐는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명을 쓰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을 개발하면서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도박처럼 접근

가상화폐 가격이 급증하다 보니 전문적으로 채굴하겠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채굴이란 가상화폐의 종류에 따라 작동 구조는 다르지만 특정 알고리즘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어렵고 복잡한 암호화된 수학적 문제를 풀게 되면서 생성된 가상화폐의 소유권이 넘어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금광서 광부들이 금을 캐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채굴’ 또는 ‘마이닝’이라 부른다. 가상화폐는 고급 사양의 PC로 어려운 수학문제와 같은 암호를 풀어야 채굴할 수 있다. 

10분에 한 번씩 바뀌는 64자리 숫자·알파벳 조합을 맞추면 보상으로 주어지는 식이다. 용산전자상가에선 채굴에 용이한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런 열풍은 PC방 창업 업계에까지 번지고 있다. 복수의 PC방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에 따르면 PC방 창업을 문의하는 이들 중 본사의 그래픽 카드 보유 현황을 집요하게 체크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계약금을 정확히 내고 인테리어까지 본사 지침을 충실하게 따르는 그들에게 의심을 거두지만 개업 이후 계속 그래픽 카드 AS 요청만 반복돼 사정을 알아보니 PC방이 채굴장으로 변해 있었다는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게 6개월 전부터다. 임대료가 싼 지방서 이런 현상이 더 자주 벌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매물로 나오는 중소 지방도시 PC방 역시 이런 채굴 목적으로 매매를 타진하는 경우 또한 다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상화폐 채굴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져 집중 타깃이 되고 있는 그래픽 카드는 1060K 그래픽 카드로 3GB, 6GB 제품이 있는데 원 제품은 거의 안 나오고 시중에는 중고 물량만 거래되고 있다. 

다만 프랜차이즈 본사는 종전 제품을 다량 구비하고 있는데 원래 가격은 개당 27만원대지만 지금은 오히려 35만원 이상 호가한다. 한 PC방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불로소득을 노리는 사람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이런 의도로 창업계에 물을 흐릴까봐 심히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돈 냄새를 맡은 해커들도 가상화폐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상화폐거래소가 해커들의 타깃이 되면서 계정을 해킹당한 투자자들이 최대 수억원까지 피해를 입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거래소는 금융기관이 아닌 단순 정보기술(IT)사업자로 분류돼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어도 보상받기 어렵다.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다.
 

해커들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공격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가상화폐를 통해 금전을 취득하면서 추적까지 불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계정 탈취뿐 아니라 직접적인 거래소 공격까지 이뤄지고 있다. 


전문 ‘채굴꾼’ 멀쩡한 PC방 소굴로
“이거 진짜 돈 되나?” 청소년들 서성

국내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빗썸’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계정을 털어 금전을 취득한 것과 달리 내부 직원의 자택에 있는 개인용PC 내에 있는 3만여명의 회원정보를 탈취했다. 

이후 비트코인이 사라지는 등 금전적 피해부터 보이스피싱까지 회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한국인터넷진흥원을 비롯해 경찰 및 검찰까지 나서 수사에 나섰다. 

빗썸 측도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회원들에게 10만원씩 보상키로 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는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로 조만간 해커들의 공격으로 인해 폭탄처럼 터질 것”이라며 “이미 공격정황이 보이고 있으며 빗썸뿐 아니라 다른 거래소도 모두 해커들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가상화폐 열풍’이 불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모(18)군은 요즘 수업시간에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500여만원을 투자한 가상화폐의 시세가 분 단위로 급등락을 반복해서다. 

김군은 “1주일 새 1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며 “불법 사설 토토(스포츠복권)도 해봤지만 가상화폐 투자가 더 짜릿한 것 같다”고 했다. 김군은 “쉬는 시간마다 가상화폐 시세를 놓고 반 친구들과 얘기한다”며 “비트코인 개념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학원 수강료까지 ‘올인’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소년들이 가상화폐에 열광하는 까닭은 부모 동의를 받지 않아도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증권계좌처럼 법정대리인과 함께 은행이나 증권사를 방문해야할 필요가 없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이모(17)군은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 주식 투자를 해보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반대해 대신 가상화폐에 몰래 소액을 투자 중인데 수익이 쏠쏠하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투자로 돈을 크게 잃는 청소년이 속출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비트코인 시세가 절반 가까이 급락한 지난 5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동생 병원비까지 넣었는데 크게 잃었다” “학원비를 날렸는데 부모님께 뭐라고 말해야 하나” 등의 사연이 줄지어 올라왔다.

국내서 가상화폐는 일반적인 상거래보다는 재테크 수단으로 더 주목받고 있다. 가상화폐의 몸값이 뛰면서 투자 대상으로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최근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금융감독원이 투자 주의보를 내릴 정도다.

가상화폐 투자가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변동의 폭이 크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거래가 몰릴 때 가격이 올랐다가 급락하는 식으로 변동성이 크다. 문제는 이 같은 변동성은 객관적으로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적정 가격이 얼마인지도 불투명하다. 다단계 투기세력에 악용될 위험도 있다. 또 비트코인은 법정 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 정부는 물론 세계 어느 나라 정부도 관련 거래가 안전한지 보증하지 않는다. 사기를 당해 손실을 크게 입는다고 해도 구제받을 방법이 없다. 익명성 때문에 각종 범죄에서 자금세탁 용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패가망신 지름길

한 투자 전문가는 “미래에는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의 사용이 지금보다 더욱 활발해질지 모른다. 하지만 투자 대상으로서 가상화폐는 위험 요소가 많기 때문에 맹목적인 신뢰나 ‘몰빵’ 투자는 지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투자자 보호 장치 등 규제가 미흡한 만큼 악용 사례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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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