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포진한 ‘낙하산인사’ <완벽공개>

겉으로는 ‘공정사회’ 벗길수록 ‘비리천국’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출범 초부터 마이크만 잡으면 ‘공정사회’를 외쳐댔다. 그러나 눈만 뜨면 벌어지는 권력형 비리로 청와대와 정치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3일 민주당 정책위는 저축은행사태와 관련, MB정부 금융권 낙하산 인사가 53명이라고 발표했다. 끊이지 않는 권력형 비리는 바로 MB정권의 ‘보은인사’ 때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믿는 도끼로부터 시작되는 비리의 실체를 따라가 봤다.

보은 인사들의 말썽으로 MB는 몸살
비리는 믿는 도끼와 등잔 밑에서 시작

때만 되면 공직기강을 바로잡겠다고 외쳤던 이명박 대통령. 그러나 비리는 오히려 등잔 밑에서 벌어졌다. 청와대 경호처 간부는 경호장비 업체에서, 군 장성은 방위산업체에서, 경찰청장은 건설현장 식당(속칭 함바집) 운영업자로부터 돈을 받았다. 여기에 ‘부산저축은행사태’라는 초대형 폭탄이 터지자 성난 민심은 처음부터 전문가 발탁보다 선거 지지하고 한 자리 꿰차겠다는 일념으로 사리사욕에 급급했던 측근 ‘낙하산인사’에 화살을 돌렸다.

낙하산이 부른 재앙
예고된 권력형 비리세트

부산저축은행의 로비스트들이 퇴출 저지를 위해 감사원, 금융감독원에 로비를 벌인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청와대까지 연루되었다는 설에 청와대와 정치권, 금융계는 아비규환상태다. 캐도 캐도 고구마 줄기처럼 연줄연줄 의혹 관련자들이 계속 나와 수사는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부산저축은행관련 감사 무마 청탁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됐다.

은 전 감사위원은 2007년 대선 당시 MB대선캠프에서 ‘BBK 사건’ 대책팀을 맡아 검찰 수사를 적극 방어한 전력이 있다. 집권 후 이 대통령은 그를 감사원 요직에 앉혔다. 당시 대통령의 최측근이 감사위원으로 가는 것에 대한 극심한 반대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통령을 등에 업고 막강한 실세로 통하던 그는 지난해 시민단체가 낸 ‘4대강 시민감사 청구사건’의 주심을 맡았다. 하지만 4대강 감사를 무력화시키며  MB정권의 ‘충복’ 역할을 성실하게 이행했다.

이에 현 정부의 낙하산인사에 대한 문제점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굵직한 권력형 비리들이 터지는 원인을 MB정부가 전문성과 거리가 먼 보은차원으로 심은 인사들 때문으로 보고 있다.

비외교 전문가 발탁
‘상하이 스캔들’ 비극

올해 초에는 중국 여성 ‘덩신밍(鄧新明)’을 둘러싼 상하이 영사들의 치정관계 및 비자비리, 국가기밀 유출 정황 등이 드러나면서 국가적으로 망신을 자초했다. 희대의 스캔들로 국제적 망신살이 뻗치자 국무총리실 산하 합동조사단이 나서 조사에 착수하면서 전원징계를 다짐했다. 합동조사단은 지난 3월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 사건에 대해 현지조사 결과, 스파이사건이 아닌 단순 치정사건으로 결론 내렸다.

상하이 스캔들 파문으로 비외교관 출신의 공관장 보은인사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당시 중국 상하이 총영사는 김정기씨였다. 김 전 총영사 역시 2007년 MB대선캠프에 참여해 집권 후 상하이 총영사에 임명됐던 것.

상하이 스캔들로 김 전 총영사는 지난 4월 19일 중징계인 해임 처분을 받았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 중 해임은 파면 다음으로 수위가 높은 중징계로, 3년간 재임용이 불가능하며 연금 및 퇴직금에 불이익을 받는다.

그러나 지난 2월 24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김 전 총영사는 특임공관장 면직 60일 후인 4월 24일 자동으로 공무원 신분에서 벗어나 해임 조치의 실효성은 거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3일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덩신밍 사건’에 연루된 외교관 11명 가운데 고작 2명에게만 징계를 내렸고, 9명은 법률상 징계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 ‘불문’조치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미미한 경고 수준의 솜방망이 처벌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심지어 한 누리꾼은 “한 중국여자에 놀아나는 국가적 망신에도 ‘가카의 보은’으로 제대로 처벌 되겠냐”며 낙하산 인사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도 보은 인사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김재수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 이하룡 시애틀 총영사 등 MB대선캠프 인사들이 손꼽힌다. 김 총영사는 BBK사건 대책단의 해외팀장을, 이 총영사는 대통령 예비후보 정책특별보좌관과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낸 바 있다.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과 인연을 앞세운 낙하산 인사들을 외교부에서 어떻게 제대로 관리감독 하겠느냐”며 “이번 상하이 스캔들 역시 이런저런 소문이 지난해 초부터 나왔지만, 외교부는 별다른 감사조차 하지 못한 채 결국 뒤늦게 일부 직원 소환으로 마무리하려 했다”고 보은인사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했다.


다시 불붙는 함바집 비리
낙하산인사의 불명예 퇴진

이 대통령 측근 실세로 알려진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은 이른바 함바집 운영과 관련, 브로커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은 혐의로 불명예 퇴진을 당했다. 장 전 청장은 이 대통령의 선거운동 시절부터 ‘MB노믹스’를 제창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2008년 조달청장을 맡은 지 1년 만인 이듬해 1월 국방부 차관에 취임했고, 지난해 8월 방사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다 6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을 당한 것. 이 대통령 측근으로 실세 중의 실세였던 장 전 청장은 국방차관 시절 장관을 거치치 않고 청와대에 직접 예산 개혁을 보고·추진하며 하극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함바집 운영권과 관련해 금품 로비를 벌인 브로커 유상봉(65)씨의 입을 통해 이번 비리에 연루된 걸로 지목된 인사만도 30여명이 넘었다. 또 현 정권의 실세까지 거론되면서 권력형 게이트로 번질 조짐마저 보였지만, 최영 강원랜드 사장과 경찰 수뇌부들의 구속으로 일단락됐다. 최 사장 역시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시울시청 산업국 국장, 경영기획실 실장 등을 지낸 측근인사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유씨가 다시 입을 열면서 검찰의 함바집 비리 수사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임상규(62) 순천대 총장(전 농림부 장관)을 출국금지했으나,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임 총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큰 파장을 일으켰다.

유씨가 서울은 물론 지방 곳곳에서 함바집 사업권에 손을 댄 점을 감안할 때 그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여 또 어떤 거물급 인사들이 걸려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전문·도덕적 흠결에도 심고 또 심기
언제 또 특대형 비리폭탄 터질지 몰라

이 대통령은 첫 내각 인선에서부터 도덕적 결함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권 창출에 도움 준 사람들을 발탁해 국민에게 실망을 안겼다. 이번 5·6 개각에도 장관 내정자 5명이 비전문가인 데다 도덕적 흠결이 속속 제기됐지만 모두 장관으로 채택됐다. 이번에도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인맥이었다는 점에서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또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KT나 포스코 등의 대기업에도 창업공신들을 줄줄이 앉혀 놨다. 2009년에는 경제자문위원이던 이석채씨가 KT 회장자리에 올랐고, 2010년에는 청와대 대변인을 거친 김은혜씨가 KT 전무자리를 꿰찼다. MB선거대책위원을 역임한 허준영씨도 2009년 철도공사 사장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대통령의 당선에 큰 기여를 한 ‘선진국민연대’에서는 3명의 장관을 배출한 전력이 있고, 20명의 인사가 공공기관의 이사나 감사로 발령났다.

한 방송사에서는 참여정부 5년 동안 측근인사가 총 185명 등용되었던 것에 비해 MB정부 3년 동안 측근인사가 306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곳곳에 심겨진 보은인사들의 비리시한폭탄이 또 언제 터질지 모른다고 것을 문제 삼고 있다.

도덕적 흠결쯤은 눈감아?
공정사회는 공허한 외침

야권의 한 관계자는 “물가와 전세 대란, 비싼 등록금 등으로 서민들은 허리가 휘다 못해 구부러진 상태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몇몇 고위층은 권력을 이용해 한푼 두푼 아껴온 서민들의 돈으로 비리를 저지르며 사리사욕을 채워가고 있다”고 꼬집으며 “MB의 최측근 은진수 전 감사위원의 부도덕성이 전 국민을 분노케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측근들의 잇따른 비리에 청와대는 곤혹스러운 입장을 내비치며, 이를 계기로 친인척·측근 관리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실효성은 여전히 공감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공정사회’를 줄기차게 외치고 있지만 현실은 딴판으로 흘러가며 비판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성난 민심이 등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도로 비리공화국’이 되지 않기 위해 어떤 특단의 조치를 내릴 지에 관심이 쏠리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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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