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 비상> 공포의 바다 생물들

휴가철 바다 물놀이 ‘안전할까’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 해수욕장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수시로 나타나는 위험한 해양생물들이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로 열대지역서 서식하는 바다뱀이나 맹독문어까지 잇따라 출몰라면서 피서객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동해안서 식인상어가 발견됐다. 해경은 동해안서 식인상어가 발견됨에 따라 동해안을 찾는 해수욕객이나 해녀, 스킨스쿠버를 비롯한 레저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며 상어를 발견할 경우 즉각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바다의 포식자] 상어

포항해양경비안전서는 지난 4월 경북 영덕군 원척항 동방 800m 해상서 백상아리 1마리가 그물에 갇혀 죽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15t급 정치망 어선 S호(구계항 선적) 선장 김모(54)씨는 이날 조업을 위해 영덕 구계항을 출항해 설치해 둔 그물을 끌어 올리는 중 백상아리 1마리가 그물에 죽은 채 감겨 올라오는 것을 발견하고 포항해경에 신고했다. 

이날 혼획된 백상아리는 길이 2.5m, 무게 150㎏으로 영덕 강구항서 15만7000원에 위판됐다. 

상어는 총 360여종이 있는데 우리나라 바다에는 40여종이 살고 있다. 특히 청상아리와 백상아리, 칠성상어, 흑기흉상어, 귀상어, 미흑점상어, 무태상어 7종은 사람을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어가 사람을 공격한 사례는 국내 연안서도 여러 차례 있었다. 

1959년 7월 서해안 대천해수욕장에선 대학생이 상어에 물려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1981년 5월에는 충남 보령 앞바다서 해산물을 채취한 후 배에 오르던 해녀가 상어 2마리에게 물속으로 끌려들어가 희생됐다. 

1995년 5월과 1996년 5월에도 서해서 해녀와 어부가 상어에 물려 다리가 절단돼 숨졌다. 지금까지 국내서 식인상어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총 6명이다. 

상어는 남쪽서 올라오는 난류와 북쪽의 한류가 만나면서 풍부한 먹잇감이 형성되는 5월부터 남해안서 서해안으로 이동한다. 국내 사망사고도 대부분 서해서 발생했다. 

해양전문가들은 이번에 경북 동해안서 백상아리가 발견된 것은 온난화에 따라 동해안의 수온이 상승한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상아리는 물속에서도 매우 빨리 움직이고 1㎞ 떨어진 곳의 피냄새까지 맡을 정도로 후각이 발달했다. 

사람 공격하는 상어 등장 동해안 긴장
징그러운 해파리가 어업 피해 유발도…

따라서 상처가 있을 때는 절대 바다에 들어가면 안 된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경북 동해안, 연안 해상에서 식인상어가 발견되어 어업인들과 다이버 등 레저 활동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상어를 만났을 때에는 고함을 지르거나 작살로 찌르는 자극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즉시 그 자리를 피해 곧바로 119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호감 생물 1호] 해파리

동해 중남부지역에는 해파리가 늘어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북도 어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초 영덕 축산항 근해서 보름달물해파리가 발견된 이후 경주시 감포, 울진군, 포항시 구룡포 지역으로 해파리 출현 범위가 확대되고 출현율이 상승하고 있다.

경북 관내 해역의 주로 출현 해파리는 보름달물해파리와 노무라입깃해파리다. 보름달물해파리는 5월부터 8월 사이 연안에 대량 출현하며 독성은 약하나 무리지어 다니는 경향이 있어 어망파손, 조업지연 등 어업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7월부터 11월까지 대량 출현하며 큰 것은 200kg에 이르러 어업피해는 물론 독성이 강해 해수욕장 이용객의 비호감 대상 1호다. 

경북도 어업기술센터는 이처럼 경북관내 해역서 해파리 출현율이 증가됨에 따라 어업인 피해 예방을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신속한 상황 전파와 방제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어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앞으로 해파리 대량 출현이 예상되는 만큼 보유 인력·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신속한 구제작업 실시로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조기 대응하겠다”며 “어업인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정확하고 신속한 해파리 모니터링과 방제작업에 큰 도움이 되므로 해파리 발견 시 경북 어업기술센터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제주항 인근 해상서도 강독성의 유령해파리가 발견됐으며 수온이 증가하는 이달 말부터는 해파리 개체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는 전망했다. 연구소는 해마다 반복되는 해파리 쏘임사고를 줄이기 위해 제주 전 연안을 대상으로 해파리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해파리 접촉피해 응급대처법을 포스터로 제작해 도내 주요 해수욕장과 유관기관에 배포했다. 

안철민 제주수산연구소장은 “해수욕장 이용객들은 해수욕장 내 게시판이나 탈의실 입구 등에 부착된 해파리 포스터 내용을 반드시 숙지하고 해파리 쏘임 피해를 피하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맹독 잔뜩 품은] 바다뱀

대만과 류큐열도 남부서 흔히 발견되는 맹독 바다뱀이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에도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대식 강원대 과학교육학부 교수팀은 남해와 제주 바다서 잡은 바다뱀 12마리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를 지난달 24일 발표했다. 

바다뱀은 코브라과에 속하는 맹독성 생물이다. 이름 그대로 바다에 사는 뱀인데 육지에 사는 뱀과 유사하지만 꼬리 모양이 ‘노’처럼 넓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물리면 죽을 수도 있어 일본 오키나와 근처 등에서는 바다뱀의 출몰을 경고하는 게시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박 교수는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며 주로 열대·아열대에 사는 바다뱀이 러시아 근해에서도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다”며 “한반도 해역으로 유입되는 바다뱀이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 그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교수팀은 국내 서식 바다뱀의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 2014년부터 포획에 나섰다. 2015년 4월부터는 남해안과 제주 주요 항구에 바다뱀을 찾는다는 포스터를 붙이고 전단을 돌리며 제보를 받아 작년 10월까지 어민들에게 총 12마리의 바다뱀을 입수했다. 

이들은 모두 갈색 줄무늬가 있는 넓은띠큰바다뱀이었다. 주로 필리핀, 일본 남부의 오키나와, 대만 인근서 발견되며 한반도에선 발견됐다는 기록이 없었다. 기록에 의하면 한반도서 발견되는 바다뱀은 이보다 더 크기가 작은 ‘진정바다뱀류’다. 
 

바다뱀의 유입 경로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은 뱀의 특정 유전자(미토콘드리아 Cytb 유전자)의 서열을 분석했다. 제주 우도·덕돌·강정·서귀포·마라도와 전남 여수서 발견된 바다뱀 6마리는 류큐열도 전역에 걸쳐서 나타나는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었다. 

부산 기장(고리)과 제주 애월·모슬포·강정서 발견된 바다뱀 4마리는 류큐열도 남부서 주로 나타나는 유전자형을, 부산 기장(일광)·제주 위미서 발견된 2마리는 대만 해역서만 나타나는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었다. 

따뜻한 바다서만 살던 바다뱀 출몰
위험천만 파란고리문어 잇따라 발견

박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바다뱀이 주로 대만과 류큐열도 남부서 타이완난류나 쿠로시오해류를 타고 한반도 해역으로 들어왔음을 시사한다”며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 해수의 유입이 많아질수록 바다뱀의 유입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바다뱀 연구는 생물 다양성과 해양생태계의 변화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맹독성 생물이므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도 기초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복어 독 1000배] 파란고리문어

맹독을 지닌 파란고리문어가 거제 연안서 발견돼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6월 거제시는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 항 방파제 인근에서 한 낚시꾼이 파란고리문어를 발견해 신고했다. 

파란고리문어는 열대성 생물로 갈색 바탕에 푸른빛 원형 무늬가 있고 10cm 내외의 크기다. 작은 크기지만 복어류에 있는 테트로도톡신과 같은 매우 강한 독을 지녔다.

이 문어가 가진 맹독은 1mg으로도 사람을 치사에 이르게 할 수 있으며 적은 양에 노출되더라도 신체 마비, 구토, 호흡곤란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몸 표면의 점액과 먹물 등에도 독성물질이 있어 절대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된다. 

지난 2015년 6월 제주 북서부의 협재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서 고둥과 게 등을 잡던 한 관광객이 파란고리문어에 손가락을 물리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사고로 병원 치료를 받은 관광객은 “문어에 물린 후 피가 조금 났고 벌에 쏘인 듯 욱신거리고 손가락 마비 증상을 느껴 119에 신고했다”며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계속해서 손뼈가 시릴 정도의 극심한 고통과 어지러움 증상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파란고리문어는 제주도 인근서 발견됐지만, 최근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남해안서도 발견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학계 보고에 따르면 파란고리문어의 독은 복어보다 무려 1000배나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불과 1mg가량의 독으로도 생명이 위험할 수 있고 이빨 외에도 몸 표면의 점액 등에 독이 묻어 있어 발견 시 절대 맨손으로 만져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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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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